진오비 산부인과

제목: 자연출산의 시작은 산모의사의 존중에서부터라고 생각합니다. [프린트]

글쓴이: momo20137    시간: 2014-02-18 02:28
제목: 자연출산의 시작은 산모의사의 존중에서부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진오비 산부인과에 처음 내원했었습니다.
   그런데 다녀오는 마음이 너무 불쾌하고 찜찜해서 사람들한테 진오비 산부인과에 대해 물어보고 자출카페에 제 의견을 이야기하려고 하다가
   그래도 제 생각을 가장 먼저 전달해야 할 곳은 이곳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진오비 산부인과 이름을 들은 것은 얼마 전 자연출산카페와 마마둘라에서 진행하는 자연출산 모임에서였습니다.
   그 곳에 오신 분 한 분이 진오비산부인과를 다니신다고 했고, 마포구에도 자연출산을 지지해주는 병원이 있다는 것에 반가웠습니다.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보던 중이라 혹시 병원에 급하게 갈 일이 생기면, 마음 편하게 지지받으면서 방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진료를 보면서는 도대체 진오비가 무슨 자연출산을 지지한다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미 진오비에서 출산하신 분들의
  사례를 볼 때 더 많은  선택지와 배려를 받았다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소위 병원중심의 출산이라고 이야기되는 항목들에 대해서 최대한 지양하고
  계신 것도 출산 후기를 통해 알 수 있었구요. 그치만 오늘 느낀 건 체크리스트를 통해 산모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자연출산의 핵심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첫째를 병원에서 출산하면서 고민하게 된 것들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가족 내에서 여러가지 출산 방법을 고심한 끝에 둘째를 가정에서
  만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 진오비에 내원했던 것은 37주 3일을 경과하면서 첫째에게 옮은 감기가 심해져 며칠 째 열이 나고 있었기 때문이었
  습니다. 열자체가 태아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도 되고 증상을 완하시킬 수있는 약을 처방받을 겸 혹시 열이 지속적으로 날 경
  우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여쭤보러 간 것이기도 했습니다.

  내과가 아니니 감기로 인한 염증상황을 봐주실 것을 기대하고 간 것은 아니었고 적어도 다른 병원에서 진료받으러 왔으면 열이 나고 있는 맥락에 대해
  자세히 묻고 처방해주시리란 기대가 있었습니다. 일단 별로 그렇지 않았던 것 같구요. 그냥 기침이 많이 난다니까 기침약 처방해주겠다는 거셨습니다.
  물론 거기서 진료받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낳을 것도 아니니 대충 처방전 써주시려고 한 것도 이해는 갑니다. 그치만 가정 출산 준비중이라 걱정이 되서
  왔다는 것에 대한 원장님의 태도는 매우 불쾌했습니다. 일단 가정출산 준비중이란 말에 '첫째 떄 애 낳는 거 안힘들었어요?' 는 맥락상 '겁도 없이 집에
  서 애를 낳겠다는 거냐.'로 다가왔습니다. (그럼 병원에서 낳으면 무통 맞지 않는 이상 안아플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그렇게 말씀하실 거면 자연출산을 지향하시는 분이라면 왜 그런 결정을 했냐. 위험 요인에 대한 점검은 다 한거냐라는 방식이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사실 맨처음에 첫쨰 떄 애낳는 거 안힘들었냐는 말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었고 그 이후 던져지는  말 속의 맥락에서 파악하게 됬습니다. '가정 출산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거다.'(신중하게 결정한 거 아니었을까요?) 거의 겁주기 수준으로 들리는 '엄마가 열나는 가운데 집에서 애낳으면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등. 자연출산 지지하는 병원인줄 알고 왔는데 아닌가보네요 라고 여쭈니 '가정출산 지지하지 않는다. 병원에서 하는 자연출산 지지한다'고 진오비 산부인과의 입장을 확인시켜 주시더군요. 어쨌거나 그 자리에서 저는 매우 무모하고 위험한 결정을 내린 산모가 된 듯한 기분이었고, 마치 출산의 고통을 모르는 철 없는 엄마가 된 것 같았습니다. 자연출산을 지향하는 것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겠지만 가정 출산 또한 그 스펙트럼 중 하나라는 것을 꼭 알고 계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가정출산이 가지는 위험성에 대한 대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초점이 있지 않고 그 자체의 위험성만을 부각시키는 거라면 그건 기존에 출산을 마치 질병처럼 인식하는 일반 병원의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적어도 출산을 얼마 안남겨둔 산모에게 자연출산을 지지한다는 병원이 큰 불안감을 안겨주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셔야 할 것 같네요. (고위험 산모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에요!)

자연출산 문화가 확산되면서 병원 밖의 출산(조산원 출산 또는 가정출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지 궁금합니다. 산부인과 수익의 감소로만 생각되지 않기를 바라구요. 시간이 되신다면 유튜브에서 홈벌쓰를 검색하셔서 왜 가정출산을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고민해 주셨으면 합니다.

병원에서 자연출산을 지지하려면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산모가 아이를 낳을 수있도록 감정으로부터 지지받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장, 회음부절개 등의 체크리스트를 결정하는 일보다 앞서서요.) 진오비가 그런 병원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글쓴이: 심상덕    시간: 2014-02-19 14:40
안녕하세요. 진오비 산부인과 홈페이지 관리자입니다.
어떤 전후 사정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되시어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지적 해 주신 내용을 잘 참고하여 저희 병원을 찾아 오시는 산모분들께서 불편한 점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개인적으로 가정 출산이나 조산원 출산을 지지하는 입장은 아니나 산모의 의견과 상황에 따라 원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하실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하튼 따끔하고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어디서 출산하시든 순산하시기 바랍니다.





환영합니다. 진오비 산부인과 (http://gynob.kr/) Powered by Discuz! X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