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이미 수정되는 순간 정해져 있는 것이라 바꿀 수도 없는 거고, 워낙 정신없이 사는지라 출산 준비는 전혀 하지 않고 있으며(11월 말 국제 학술 대회까지 끝내고 12월부터 약 한달 반동안 빡세게! ㅎㅎ), 아기 선물을 사주시려는 분들은 알아서 흰색이나 노란색으로 사주시기 때문에 전혀 불편한 것이 없다 ^.^
나는 딸만 있는 집에서, 남편은 아들만 있는 집에서 자라서 서로 '아들', '딸'이라는 존재를 낯설게 느끼기는 하지만, 우리는 특별히 딸을 바라지도 아들을 바라지도 않았다. 딸은 딸대로 예쁠 것이고, 아들은 아들대로 예쁠 것이므로- (주변 어르신들 중에는 대놓고 말씀하시지는 않으셔도 종손이 대를 이을 아들을 낳기를 바라시는 분들도 꽤 계신 듯하지만 ㅋㅋ 주변의 젊은 도시남녀, 특히 남편 친구들은 딸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도 같음-)
임신 초기에는 시온이가 딸일 것 같았는데, 요즘은 아들일 것 같기도 하다. 잘 모르겠다. 어제랑 그제 빡센 야근을 하고... 울 아가한테 마음을 못 써준 게 참 미안했는데- 오늘 퇴근 몇 시간 전 배를 툭툭 차는 것이 어쩐지 집에 일찍 가자고 얘기하는 것 같아서 오늘은 집에 와서 잔무처리 ㅎㅎ 이제야 첨으로 진지하게, 배를 톡톡 차는 이 귀여운 아가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쪼꼼 궁금하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고, 남자와 여자의 특성을 다르게 만드셨고, 그래서 남자와 여자가 하느님을 찾아 가는 방식도 부르심의 방식도 다른데- (물론 사람마다도 다르지만~) 우리 아가는 어떤 부르심을 갖고 태어날까... 어떻게 자라게 될까... 결코 쉽지 않겠지만 '엄마'로서의 삶 역시 참 설레는 부르심(=소명)이다
아, 우리 시온이의 이름은 사실 성경에 나오는 지명 시온은 아니고 ^^ 마태오복음 11장 29절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라는 구절에서 따온 이름이다. 우리는 아이를 많이 갖고 싶은데(싶었는데?ㅋㅋ) 결혼 전에 재미 삼아 아이들 이름에 대해 얘기하다가 예수님을 닮은, 온유하고 겸손한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겠어서 이름에 '온, 유, 겸'을 넣자고 했다 ㅎㅎ 두 글자로 만들려고 이거 저거 넣다보니 '시온, 시유, 시겸'이라고 하면 발음도 예쁘고 '베풀 시'(施)자를 쓰면 뜻도 좋은 것 같아서 ㅋㅋ 둘째 생기면 태명 시유, 셋째 생기면 태명 시겸이, 넷째 생기면 (겸이 동생이 현이니까) 시현이로 할까 싶다 ㅋㅋ 진짜 이름은 아마 돌림자를 써서 짓겠지만... (=어른들이 지어주시겠지만...)
음..... 페북에 간만에 글을 썼다. 일하기 싫은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