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오비 산부인과

제목: 숟가락 사용료라는 것을 들어 보신 적이 있습니까? [프린트]

글쓴이: 심상덕    시간: 2013-01-30 14:33
제목: 숟가락 사용료라는 것을 들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지금은 그렇게 하는 병원이 거의 없겠지만 한때 진료 내역서에 보면 숟가락 사용료라는 것을 적어서 낸 병원도 있었습니다.-br-처음 듣는 분들은 아니 숟가락 사용료라니 그런 건 지금은 그렇게 하는 병원이 거의 없겠지만 한때 진료 내역서에 보면 숟가락 사용료라는 것을 적어서 낸 병원도 있었습니다.
처음 듣는 분들은 아니 숟가락 사용료라니 그런 건 식대에 다 포함되어 있는 것이지 왠 황당한 항목인가 생각하실 것입니다.
숟가락 사용료가 아니면 쓰레기통 사용료가 되기도 하고 혹은 입원 물품 사용료라는 명목으로 적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진료 내역서란 총 입원 비용의 구성 내역을 요청하는 환자나 산모 또는 보건 당국에 그 구체적 내역을 적어서 내는 것으로 입원비 총액을 대충 정하고 그 액수에 맞추어 항목을 꾸며내다 보니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생기게 된 이유를 따지기에 앞서서 우선 분만을 위해 입원하여 내게 되는 비용에 관해서 말씀드립니다.
분만 비용은 크게 두가지 항목으로 되어 있는데 하나는 분만 개조 비용과 회음부 절개 비용, 기타 수액제나 처치비등의 의료 보험 급여 내용과 상급 병실 차액과 초음파 비용 등 비급여 비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의료 급여 비용은 분만의 경우 전액 정부에서 급여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산모 본인이 따로 내는 것은 없습니다.
비급여 비용은 전액 본인 부담으로 내야 하는 것으로 현재 상급 병실 차액, 초음파 검사료, 영양제, 그외 비급여 식대 일부 비용 및 몇가지 비급여 검사나 신생아 일부 예방 접종비, 그리고 대학병원의 경우 특진료 등이 있습니다.
이외의 항목은 임의 비급여라고 불리는데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보험 급여 비용은 정상 자연분만이냐 또는 흡입기를 사용했는가 아니면 야간에 분만했는가 여부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일부 병원에서는  흡입기 사용에 따라 급여가 많아지기 때문에 일부러 흡입기 분만을 유도한다고 듣기도 했지만 흔하게 있는 경우는 아닙니다.

따라서 분만 입원 비용이 달라지는 것은 주로 병실료 차액과 초음파 검사등의 비급여 항목 때문으로 병실료 차액은 산부인과의 경우 적게는 7만원에서 많게는 삼사십만원으로 병원간 격차나 병실 수준에 따라 격차가 큰 편입니다.
초음파 비용도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역시 격차가 큰 편이구요.
아래는 저희 병원에서 출산하고 2박3일 입원후 퇴원한 어느 산모의 총 입원비 영수증입니다.
보험 공단에는 약 100만원 안팍의 액수를 청구하게 되었는데 밤새 진통을 하고 새벽 5시 무렵 출산을 해서 야간 가산이 붙어서 그렇고 산모가 지불하고 가시는 비용은 36만 6950원의 비급여 비용입니다.
산모가 원하면 1박2일 만에 즉 출산하고 바로 다음날  퇴원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 상급 병실 차액이 줄어들겠지요.



입원비 총액이 어느 수준이던 다 그 병원의 수준과 사정에 맞추어 결정하는 것이라 그 액수는 병원마다 약간씩 다르며 위 내용은 저희 병원의 예일 뿐 그것이 정답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또한 분만 비용으로 본인이 내는 3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의 비용에  공단에서 급여로 나오는 100만원의 안팍의 비용을 더하더라도 분만 사고의 위험이나 업무의 강도로 보았을 때 병원 입장에서 그리 많은 것이라고 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만일 그 수준이 업무량이나 사고 발생 위험에 비하여 충분히 높은 수준이라면 늘어나는 성형외과처럼 산부인과 병의원도 줄지 않고 늘어났겠지요.
경제적 수준이 비슷한 일본이나 다른 외국에 비하여도 우리나라의 분만 비용은 낮은 편인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아이를 낳아 기르는데 부담이 큰 산모와 가족의 입장에서는 비록 몇십만원이라 하더라도 부담이 가는 것이 사실이고 이를 위해 정부에서도 고운맘 카드 등 지원책을 펴고 있지만 미흡한 수준입니다.
저는 정부가 현재의 지원액수를 대폭 늘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출산에 드는 일체의 비용--산전 검사와 입원을 통털어 모든 비급여를 포함하여--을 급여화해서 전액 지원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걱정하는 것은 정부 재원의 한계  때문에 병실료나 초음파 등의 수가가 관행 수가의 1/2이나 1/3  정도로 책정되어 의사들에게도 큰 부담을 지우게 되는 경우입니다.
현재 산부인과 의원의 경영 현황을 보았을 때 소수 대형 병원 또는 분만 전문 병원을 제외하고는 경영상 손익 분기점 주변을 왔다 갔다 하는 곳이 많은데 그런 곳들에는 상당히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경영자인 의사의 입장에서 현재의 의료 수가 체계는 불합리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불합리한 점을 벗어나기 위해서 숟가락 사용료는 지금은 박리다매의 방식으로 또는 출산후에 비보험인 회음성형술을 권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가는 곳도 있고 병원마다 나름대로   여러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는 원칙을 지키는 병원이라는 모토에 맞게 그런 것을 일체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며 원칙을 지키다 폐업을 하여 더 많은 산모나 환자를 위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게 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그런 기회의 상실보다는 약간은 비겁하게 운영해서라도 유지하는 것이 나은지는 제도가 바로 잡아 지기 전까지는 끝없이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다만 그렇게 해서 폐업을 하게 되더라도 원칙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해 애를 쓰는 병원들도 있어야 제도의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국민들이 느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저희 병원은 가능한한 끝까지 그런 것을 지키고 싶습니다.

악법도 법이라고 한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의사라고 해서 법이나 제도 위에 군림하거나 어겨도 되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에 다소 불합리한 제도이고 규정이라 생각하지만 우선 그런 규정도 지키도록 하면서 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가능한한 규정을 지키자는 뜻입니다.
혹시 그런 점에서 저희 병원에서 잘못 적용한 것이 있다 생각하면 언제든 시정하겠지만 저는 그렇게 원칙을 지키려 하는 병원들이 하나둘 사라지지 않도록 국가와 사회도 좀더 관심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만 수가를 이야기하다가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힘든 출산을 앞둔 산모들의 입장에서 의사가 그런 경영과 수가에 대하여 고민이나 하고 있다는 것은 좋게 보아지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시스템이 왜곡되어 있으면 그렇지 않을때보다는 훨씬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왜곡과 부패도 더 심할 것이고 최소한 더 나은 발전을 위한 재투자도 어렵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숟가락 사용료는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그런 사용료를 만들어 내게 된 시스템적인 문제는 과연 없는지 고민해 보자는 이야기입니다.




환영합니다. 진오비 산부인과 (http://gynob.kr/) Powered by Discuz! X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