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맘(mom)과 마음(心) 112회--2016.01.22 [프린트] 글쓴이: 심상덕 시간: 2016-01-22 15:19 제목: 맘(mom)과 마음(心) 112회--2016.01.22 오늘은 김춘수 시인의 시 "꽃"과 관련지어 떠오르는 음악으로 신청을 받았는데 pyojuck님과 정인하트님, 김미수님, podragon님 4분께서 신청을 해주셨네요.
꽃에게 이름을 지어 주는 것처럼 무엇인가에 이름을 지어 준다는 것은 참 의미 있고 기분 좋은 일입니다.
어린 시절 소꿉 놀이하면서 자신의 마음대로 물건들에 이것저것 이름을 붙여준 경험이 있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균이나 별 등 발견자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명칭을 붙여 주는 것도 무엇인가에 이름을 붙여준다는 것의 의미가 적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인 아기에게 이름을 지어 준다는 것도 일생에 한두번만 맛볼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경험이라 해야겠지요.
여하튼 모든 물건이나 인간이나 혹은 가게 이름처럼 어떤 장소도 마찬가지지만 이름이 없다면 의미가 없고 의미가 없다면 어쩌면 존재도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철학자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은 "나는 이름이 있다. 고로 존재한다."로 바꾸어 말하는 게 어쩌면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오비 산부인과라는 병원 이름도 진오비라는 모임을 만들 때의 그 마음과 철학이 사람들--의사나 환자, 혹은 산모--속에서 오래도록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은 것입니다.
오늘은 내가 이름을 붙인 대상의 이름을 한번 나직이 불러 보면서 그 이름을 지었을 때 가졌던 생각과 의미를 되새겨 보시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음악 출처:
유튜브에 올라온 걸그룹 포미닛의 "이름이 뭐예요?"와 아이유와 김창완씨가 콜라보레이션한 "너의 의미", pastelmusic이라는 분이 올려 놓은 심규선의 "꽃처럼 한철만 사랑해 줄건가요?" Jan Vincent라는 분이 올려 놓은 "빈사의 백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