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오비 산부인과

제목: 출산후기(19.09.20.초산 39주 여아) [프린트]

글쓴이: xothak    시간: 2019-09-26 14:30
제목: 출산후기(19.09.20.초산 39주 여아)
안녕하세요.
진오비에서 9월 20일 오전 4시 50분 첫 아기 출산하고 조리원에서 후기를 남깁니다.^^
조리원에 와보니 진오비에서 출산하신 분이 두분이나 계시고 그 중에 한 분은 같은 날 출산하신 분이시더라구요.ㅎ 출산하고 모자동실로 2박 3일을 보냈던 그 곳에서의 기억이 너무 좋게 남아있어서 저도 후기를 남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ㅎ

아기는 39주가 딱 되는 날에 태어났는데 그 전까지 이슬이 비친다거나 가진통이라고 할 만한 증상이 아무것도 없어서 ‘나는 주수를 다 채우거나 넘어서 나올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디 아기가 너무 커져서 나올 때 많이 힘들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컸습니다.
38주 초음파에서 아기가 탯줄도 한 번 감고있고 내진했을 때 질벽이 두꺼워보인다는 얘기도 들어서 걱정도 되고 긴장이 많이 되더라구요.

어쨌든 나오는 날은 아기가 정한다고 하니 편안한 마음으로 출산 호흡법도 찾아보고 비록 산모수첩에 순산체조 (-)마이너스 표시를 받았지만 ...ㅠㅜㅎ 평소 해왔던 체조도 계속하면서 지냈습니다.

그리고 39주 되는 날이 금요일이었는데 그 전날 목요일 새벽에 처음으로 배가 아파서 잠에서 깼습니다. 이게 그 가진통이라는 건가 싶어서 그 날 처음 진통어플도 깔았어요. 생리통처럼 배가 싸한 느낌이었습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아프긴하는데 날이 밝고 점심때가 지나가니까 다시 괜찮아지더라구요.
내 몸도 출산준비를 하는구나싶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남편이 그 날 계속 전화해서 몸 어떻냐고 물어보고 했는데 출산으로 이어지는 진통은 아닌것 같다고하고 저녁에 밥도 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저의 출산 전 마지막 음식은 소고기 카레였습니다...ㅎ)

근데 밤 10시쯤 남편이 그 날 따라 피곤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고 저는 거실에 있는데 배가 다시 아파오더라구요. 그리고 직감적으로 나도 누워서 쉬어야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보고있던 TV를 끄고 침대에 누웠는데 그 때부터 아랫배와 허리쪽으로 진통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주기는 체크해보기는 했는데 내가 시간을 잘 체크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다만 가진통이라 생각했던 것은 생리통처럼 배가 싸한 느낌. 그리고 이때는 배랑 허리랑 같이 아팠습니다.

시간이 12시 넘어가고 거실로 나와서 조용히 진통을 견뎠습니다. 이러다 새벽에 병원 갈 수 있으니 남편은 좀 재우고요 ㅎ 이때 진통은 아랫배로 시작해서 허리가 아프고 머리쪽으로 열이 확 오르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병원가기 전에 최대한 집에서 진통을 하고 가고싶었어요. 조금 아픈데 병원갔다가 진통이 늘어져서 힘빼다가 분만할때 힘을 못줬다는 후기도 봤었고 심리적으로 편한 집에서 자유로운 자세로 진통하는게 더 수월할 것 같아서요. 그래서 최대한 호흡하면서 새벽 2시 30분 까지 있었습니다.

진통이 올 때마다 아픈데 아프다고 생각하면 더 못견디겠어서 아파올 때마다 ‘잘 진행되고 있어’라고 중얼거리면서 진통을 보냈는데 아픈건 똑같지만 심리적으로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그리고 화장실에 갔는데 출혈이 섞인 냉이 엄청 나와서 그 때 병원에 전화를 드렸어요. 강도랑 증상 말씀드리고 간호사 선생님이 초산이면 병원에 와도 진행이 많이 안된 경우가 많다고 진통이 못참을 정도인지 물어보셨는데, 음...호흡하면서 참으면 못참을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가능하면 아침까지 있다가 밥 먹고 가서 아기 낳을 때 힘 잘줘야지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랬으면 집에서 낳을뻔했네요.

아무튼 선생님이 30분정도 더 있어보고 연락을 주신다고 해서 기다렸고 다시 전화를 주실 즈음에는 진통이 아랫배로 힘이 들어가는 상태였습니다. 친정엄마가 애 나올때는 저절로 아랫배로 힘이들어간다고 그러셨는데 이게 그 느낌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화장실에서 힘주는 것처럼 아랫배로 힘이 들어가더라고요. 그리고 3시 30분쯤 병원으로 와보라고 하셔서 출발했습니다.

남편 깨워서 병원에 가는데 이때부터는 아랫배에 힘이 진짜 세게 들어가서 걸음을 멈추고 손으로 무릎을 잡고 있으면 입에서 으으으 하는 소리가 새어나왔습니다. 그리고 병원에 도착하고 1시간만에 아기 낳았네요.ㅎ

병원에 가서 아기 심박수랑 수축 체크하고 원장선생님 오셨는데 그 때 일어나신 것 같아보여서 죄송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아침에 오고싶었는데...이런 생각도 들고요.ㅎ

내진을 해주셨는데 다 열렸다고 분만실로 올라간다는 얘기하셔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이렇게 빨리 진행되었을 줄 몰랐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진행이 순조롭게 되어 너무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내진하고 수액 맞고 바로 분만실로 올라가서 침대로 올라가서 자세를 잡는데 원장선생님한테 자궁문 다 열렸냐고 한 번더 물어봤던 기억이 나네요 ㅎ

그리고나서 침대에 달린 손잡이 놓치말고 진통올때마다 힘 잘 주라는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배가 아파오며 함이 들어가는 순간에 맞추어 숨 크게 들이쉬고 가능한 길게 힘을 아래로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진통이 지나가면 몸에 힘빼고 틈틈이 숨쉬며 혹여 아기에게 산소 부족할까 호흡했습니다. 한 5번, 6번 힘을 주었나? 중간에 진통이 지나가고 연속으로 힘을 주라고 하실 때는 좀 힘들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에 아기 머리가 끼어있는 압박감이 느껴지면서 이때도 연속으로 힘을 주는데 이때가 제일 힘들어서 입밖으로 소리가 나갔습니다.

아기 머리가 나왔다는 선생님의 목소리 들었을때 안도감이 들고 너무 좋았어요. 근데 아기 어깨가 나오는데 그 때도 배가 진통오듯 아프더라고요 ㅎ 그리고 다른 분들 후기에서만 봤던 뜨끈한 느낌과 함께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는데 너무 신기하고 ... 뭐라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기분을 느꼈어요. 너무 신기한 기분 ㅎ 아기를 가슴에 올려주셔서 남편하고 같이 바라보면서 후처치 받았는데 저는 그 후처치가 너무 아팠습니다 ㅜㅜㅎ 몇 번이나 엉덩이 내리라고 하셨던 것 같아요. ㅎ

그렇게 후처치받고 분만실에서 1시간 정도 쉬다 병실에 간다고 했는데 저 뒤에 분만하실 분이 계시다고 하셔서 금방 일어나 모자동실하는 병실로 갔습니다. 나중에 들었는데 그 날 저 포함 3명이 출산하셨다고...ㅎ 순산해서 참 다행이었고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가족들이 기도도 많이 해주셨고, 출산할 때 도와주신 원장선생님과 간호사님의 노고로 안전하고 건강하게 출산했다고 생각합니다.

태어난 아기 보니까 너무 예쁘고 행복하네요. 모자동실의 경험도 남편과 저 둘다 잊지못할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식사도 너무 맛있었구요.(남편이 특히 밥 너무 맛있다고 몇번이나 그러더라구요 ㅎ)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버렸네요.^^;;ㅎ 아무튼 출산은 정말 특별한 경험인것 같습니다. 아기를 만나는 순간뿐만아니라 임신하고 출산까지 그 과정의 모든 기쁨과 걱정, 고민들까지 모두 다 해서요..

저는 중간에 세브란스로 갔다가 다시 진오비로 온 경우라 고민의 순간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실은 엄청 고민했었죠. 아기와 저의 건강과 안전이 연결된 문제인지라...

그래도 다시 진오비로 온 건 원장선생님이 만들어 주신 산모 수첩 읽으면서 출산 계획이라는 걸 세워보면서 내가 원하는 출산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그런 점에서 대학병원 보다는 진오비에서 낳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원장선생님이 무뚝뚝 하신듯해도 진료해주시는게 신뢰가 갔구요. 외래 간호사 선생님들은 너무 친절하시고요 ㅎㅎ

아무튼 돌이켜 생각해볼수록 감사한 마음뿐이네요^^. 지금도 하루하루 조금씩 달라지는 아기보며 즐겁게 조리원생활 하고있습니다ㅎ
다시한번 안전한 출산과 회복을 도와주신 원장선생님과 분만실 간호사 선생님들, 병원 방문 때마다 친절하게 안부도 물어봐주시고 진료 받는거 도와주신 외래 간호사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글쓴이: 심상덕    시간: 2019-09-26 15:24
출산 후기 글을 상당히 일찍 올려 주셨네요? 그만큼 회복이 빠르다는 뜻이니 감사한 일입니다.
그날은 흔치 않게 몰려서 출산이 있었던 날이라 저나 돕는 직원이나 모두 경황이 없었는데 생전 처음 진통이라는 것을 겪어 보는 출산 산모들께 비할 바는 아니겠지요. 그래도 오래 고생하지 않고 순산해서 다행입니다.

출산 하기 전 산전 관리만큼 출산하고 나서 산후 조리도 중요하니 영양 관리, 운동 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뼈나 관절이 원할히 회복되어야 산후풍이나 골다공증이 덜 생깁니다.
후기 글과 격려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육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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