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오비 산부인과

제목: 출산 한 달 뒤, 진오비에서 진료를 기다리며 남기는 셋째 출산후기 [프린트]

글쓴이: 봄싹이    시간: 2020-06-18 14:55
제목: 출산 한 달 뒤, 진오비에서 진료를 기다리며 남기는 셋째 출산후기
출산 후 계속 후기를 남기고 싶은 마음만(?) 가득이었는데, 이런 후기를 남겨본 경험이 없는 내겐 숙제같은 일이었다.
출산 후 한 달 뒤에 병원 검진이 예약되어 있어 진오비에 왔는데(혼자만의 외출이 너무나 오랜만이라 설레였는지 예약시간보다 20분이나 병원에 일찍 도착했다.) 분만하는 산모가 있어 진료까지 시간이 많이 남게 되어 후기를 작성하라는 기회인 것 같아 잠시 고민하다 병원 컴퓨터 앞에 앉았다.

출산 예정일은 5월 20일이었는데, 2주 정도 일찍 나온 셋째의 출산 후기
첫째, 둘째를 모두 예정일보다 일주일 늦게 유도분만으로 낳은지라 셋째도 '늦게 나오겠거니'하는 혼자만의 착각으로 임신기간을 보냈다.
5월 3일 오후 5시정도 콧물 냉과 소량의 피가 섞인 이슬이 비췄다. 출산 가방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이슬이 보여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짐을 싸기 시작했다. 첫째도 이슬을 본 뒤 자연진통이 오지 않았기에 '설마 오늘 나오겠어? 아직 2주 넘게 남았는데?'라며 오늘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가족들과 저녁도 먹고, 야식으로 치킨까지 시켜서 배부르게 먹고 난 뒤 누워서 티비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퍽' 하는 소리가 들렸다.
둘째 유도분만 중에 무통주사를 맞기 위해 새우자세를 할 때 양수가 터지는 경험이 있어서 소리만 듣고도 이건 양수가 터졌구나 직감할 수 있었다.
소리를 듣자마자 화장실로 갔는데 화장실로 가는 도중 양수가 주르륵 흘렀다.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간단하게 물로만 샤워를 했다.
미리 준비해 놓은 팬티형 생리대를 하고 옷을 챙겨 입고 병원으로 바로 가야하나 잠시 고민을 했다. (바로 병원으로 갔어야 했던 것 같다.)

양수만 터졌을 뿐이지 진통이 전혀 없었기에 집에서 진통이 좀 오면 병원에 가려고 쇼파에 누워 있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했던가... 무지한 엄마의 용감함 같다.)
진통 어플을 다운받고 진통이 시작되길 누워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있으니 생리통같은 싸르르한 진통이 시작되었다.
병원에 전화를 했다. 바로 병원으로 오라고 해서 나가려 하는데 급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이것이 자연관장인 듯 싶다. 그럼에도 출산 중에 응가가 나온 것 같아 엄청 창피했다.)

병원 도착하니 새벽 1시 30분....
도착하자 마자 내진을 했는데 양수가 너무 많이 줄어서 태아가 위험할 수 있고, 탯줄이 먼저 나오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라는 어마무시한 이야기를 듣고난 뒤 옷을 갈아입고 분만실로 이동했다. 촉진제를 사용하고도 참을만한 진통이었는데, 잠시 뒤 주기가 엄청 짧아진 진통이 시작되었다.
첫째, 둘째를 모두 무통주사를 맞아 출산의 고통이 어느정도인지 몰랐던터라 더 두렵기도하고 가늠이 안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하늘이 노랗게 변할 정도의 고통은 아닌 것 같았는데 원장님이 힘을 주라고 하신다. 힘을 주기는 하는데 ‘벌써? 이렇게 힘을 주면 아기가 나오는걸까?’라는 생각이 잠시잠깐 들었지만 원장님을 믿고 시키는대로 하려고 노력했다.

5월 4일 새벽 2시49분 봄싹이가 나왔다.
회음부 절개 없이 출산을 해서 출산 뒤 컨디션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새벽 출산이라 잠도 못 주무신 원장님과 퇴근길에 전화받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온 간호사님 정말 너무 죄송하고, 감사했다.

첫 진료 때 집이랑 병원이랑 거리가 있어서 다른 병원으로 가라 하셨던 원장님!
첫째가 심장기형이 있으니 셋째도 큰 병원가서 정밀검사 받으라하셨던 원장님!
나는 원장님과 진오비가 좋아서 기쁜 마음으로 왔는데 자꾸만 다른 병원으로 보내려는 것 같아 좀 섭섭한 마음도 있었지만 지나고나니 이 모든 것 또한 산모와 아기를 위함이었음을... 원장님의 깊은 뜻과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저는 죄송함과 부끄러움에 아직도 혼자 이불킥을 날릴 때가 있답니다;;;;;;

어쩌면 평생 몰랐을 출산의 참 맛과 참 기쁨을 알게해 주신 진오비 원장님과 간호사님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존경합니다!!!! (병원에서 작성하다 생각보다 원장님이 일찍 오셔서 급 저장하고, 집에 가는 차 안에서 마무리하는 정신없는 후기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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