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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는 날

임신을 하면 여러가지로 걱정이 많아지게 마련이다. 그 중에 무엇보다 가장 큰 것은 뱃 속에 있는 아기가 건강하게 잘 있는지 하는 것 아닐까 싶다. 병원에 간다고 100 퍼센트 완벽하게 아기의 상태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임신과 출산에 관하여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까지는 병원 진찰을 통하여 아기와 산모의 건강을 체크해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나 바쁜 현대 생활에 시간을 내서 병원을 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출산을 돕는 분만 병원들은 점점 줄어들어서 현재 900 여곳에 불과하다. (토막정보 3 참고) 집이나 직장에서 30분 이내에 산전 진찰을 받고 출산을 도와줄 병원이 있는 산모들은 감사해야 할 지경이다.
임신하면 실제적으로 행동을 동반하는 것으로 가장 먼저 하게 되는 고민은 어느 병원을 정해서 다녀야 하나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출산 병원의 선택 요령에 대하여는 차후 다른 장에서 말씀드릴 계획이며 우선은 언제 병원을 가야 하는 지에 관하여 적어 본다.

병원에 가야 할 때

1. 정기 검진일
2. 임신 중 위험 신호가 있을 때
3. 출산 진통이 있을 때

1,3 번 항목이야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 이것에 대하여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정기 검진에 대하여는 나라마다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다. 산과학의 교과서라고 일컬어지는 책 [윌리암스]에는 임신 중의 정기 검진 주기에 대하여 간단하게만 언급하고 있다.  적정 횟수를 말해주는 내용은 없으며  임신 시기별로 필요한 검사에 관하여만 설명하고 있다.

1. 초기 검진을 위해 1번--가능한 대로 일찍 기본적 혈액 검사 받을 것
2. 8주에서 18주 사이--초음파 검사
3. 16주에서 18주 사이--기형아 검사
4. 26주에서 28주 사이--임신 당뇨 검사
5. 32주에서 36주 사--초음파 검사 및 막달 검사

위 권고를 바탕으로 하여 8주 무렵 초기 진찰 시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받는다면 그 후에는 16주에서 18주까지 초음파 검사와 기형아 검사를 위해 1회,  임신 당뇨 검사를 위해 1회, 초음파 검사 및 막달 검사를 위해 1회하여 총 4회의 진찰이면 필요한 내용을 다 마칠 수 있다. 산부인과 교과서는 주로 미국의 실정에 맞추어져 있는데 유렵 쪽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주의 보험 제도인 유렵은 임신 전 기간 중 산부인과 의사 얼굴을 두번이나 세번쯤 볼 수 있다고 한다. 의사나 법관의 얼굴은 살면서 평생 보지 않거나 보더라도 가능한한 적게  보면 좋을 것이다. 다만 꼭 봐야 할 때 보지 않으면 위험한 것이 의사의 얼굴이다. 산모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적으로 권고되는 정기 검진 주기는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산모 수첩에 있는 내용을 참고해 볼 수 있다.

1. 임신 초기 연속 2회 진찰
2. 임신 28주까지는 매 4주에 한번 진찰
3. 임신 28주 이후부터 임신 36주까지는 매 2주에 한번 진찰
4. 이후 출산 시까지 매주 진찰

위의 권고대로 진찰을 받을 경우 임신 전 기간 동안 총 14번 내지 15번 정도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병원을 자주 가면야 그만큼 안심은 되겠지만 일과 가사를 병행하는 산모든 가사만 전담하는 산모든 시간적, 경제적 비용이 많이 들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무거운 몸을 이끌고 먼 거리의 병원을 가야하는 경우라면 그 고역은 적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적인 권고 주기의 반인 7번이나 8번 쯤으로 병원 방문 횟수를 줄여 진찰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권고하는 검진 주기는 아래와 같다.이런 검진 주기에 맞추어 실제 진료 현장에 일년 이상 적용하여 본 결과 산모나 아기의 건강에 특별히 문제되는 점은 없었다. 따라서 모든 경우에 이런 변경 검진 주기를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산모와 아기가 고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검진 주기 횟수는 다소 줄여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추천 검진 주기

임신 주기
검사 항목
7
초음파  검사. 내진. 초기 산전 검사
12
초음파  검사. 목덜미 투명대 검사
16주 혹은 18주
초음파  검사. 기형아 검사
24주 혹은 26주
초음파  검사. 임신 당뇨 검사
32
초음파  검사
36
초음파  검사. 막달  검사
38
태동  검사. 내진
40
초음파  검사

정기 검진표

pn_check_1.png

위 이미지는 2016년 7월이 최종 월경일인 분을 위해 만들어 본 표이다. 월경일과 출산일이 달라지면 그에 맞게 조정하여 표를 만들어야 한다. 표에서 상단의 숫자는 날짜이고 좌측의 숫자는 월을 나타낸다. 좌우 두 단으로 나누어진 이유는 저희가 제작하는 산모 수첩 사이즈에 맞추어 좌우로 나누어서 인쇄를 하느라고 나누어진 점도 있지만 표가 커서 아주 큰 노트가 아니라면 한면에 다 인쇄할 수가 없고 양면에 인쇄해야 하기 때문에 나누어 놓은 것이다. 회색은 휴일인 날이고 같은 날짜의 위칸은 임신 주기, 아래칸에는 검진 내용을 적는다. 이렇게 표로 만들어 두어 기록해 두면 언제가 방문일인지 미리 알 수가 있고 어느 날에 무슨 검사를 했는지 기록의 의미도 있다. 또한 진통도 그렇지만 임신도 막연히 이어지는 끝도 없는 일이 아니라 어느날엔가는 반드시 끝난다는 것을 실감 나게 알려주는  이득도 있다. 무슨 일이든 끝을 알고 있다면 계획을 세워 알차게 보내기도 쉽고 힘든 점이 있다면 견디는데도 도움이 된다.
아래 표는 그런 틀을 바탕으로 작성해 본 예이다.  2016년 7월 18일이 최종 월경일이고 2017년 4월 24일이 출산 예정일이다. 노란색은 병원 진료를 받은 날을 표시한 것이고 노란색이 없는 날은 앞으로 방문해야 할 날짜이다. 7+ 표시는 7주에서 하루나 이틀 등 시일이 지난 것을 의미한다. 검진 내용 중 초는 초음파 검사하는 날, 쿼는 쿼드 기형아 검사하는 날, 당은 임신 당뇨 검사하는 날, 태는 태동 검사 하는 날이다. 칸이 작아 약자로 표시했는데 자신이 아는 표시로 해 두면 된다. 혹은 진료 받는 병원에서 정해준 기준에 따라도 될 것이다. 아래 표에서 쿼로 표시된 기형아 검사나 당으로 표시된 임신 당뇨 검사 등  보건소에서 검사해서 올 수 있는 것들도 따로 구분없이 표시했다.

pn_check_2.png


임신 중의 위험 신호

1. 질출혈
2. 얼굴이나 손이 붓는 경우
3. 심하고 지속적인 두통
4. 눈치 침침하거나 사물이 흐리게 보이는 경우
5. 심한 하복부 통증  
6. 지속적인 구토
7. 오한이 있거나 열이 나는 경우
8. 소변 볼 때 아픈 경우
9. 태동의 횟수가 대폭 줄거나 강도가 아주 약해진 경우

출산 진통시 병원 방문 시점

임신 36주 이후에 자연적 진통이 있을 경우 출산을 시도합니다. 집에서 병원 까지의 거리에 따라 병원으로 가야 하는 시간은 다를 수 있지만 그 시간 1시간 이하라면 다음 기준에 따르면 된다.

1. 초산모의 경우에는 5   분 이하의 주기적인 통증이 있을 때
2. 경산모의 경우에는 10분 이하의 주기적인 통증이 있을 때


[토막 정보]

1. 임신 주기

산부인과에서 말하는 임신 주기는 태아가 자궁에 착상된 날 (알 수도 없지만 ^^)로부터 계산한 것이 아니며 임신으로 이어진 성관계를 한 날을 기준으로 한 것도 아니다. 임신하기 직전의 최종 생리가 시작한 날을 기준으로 한다. 그날을 기준으로 40주 또는 280일이 되는 날이 출산 예정일이다.

2. 각종 동물의 임신 기간

gestation_age_by_animal.jpg
(위 숫자는 갓 태어난 개체의 평균 체중, 아래 숫자는 평균 임신 기간)

임신 기간은 개체의 덩치에 비례하고 한번에 임신하는 개체 수에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임신 기간이 짧은 동물들은 새끼도 많이 낳지만 같은 개체 안에서도 개체수가 임신 기간에 영향을 준다.  사람의 경우에도 쌍태 임신이나 그 이상의 다태 임신인 경우 만삭인 37주를 채우지 못하고 조산하는 경우가 많다.물론 비례한다고 해서 단순 비례는 아니다. 작은 동물일수록 크기에 비하여 임신 기간은 상대적으로 길다. 그렇기 때문에 쥐의 경우 20일에 1gm이 되지만 코끼리의 경우에는 20일에 무려 2.8kg이나 늘어난다. 사람으로 치면 거의 한명의 신생아 정도의 체중이 20일만에 늘어나는 셈이다. 바꾸어 말하면 아무리 신생 개체의 크기가 작아도 형성되는데 상당한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아기의 각종 기관의 형성과 기능의 발달에 반드시 소요되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천적에게 노출되면 위험하기 짝이 없는 임신 기간이  개체의 생존 기간에 비추어 볼 때 상대적으로 길게 된 이유는 어미나 산모에게도 출산을 감당할만한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임신 기간이란 출산을 위해 그저 억지로 참고 때워야 하는 무의미한 기간이 아니라 아기에게나 산모에게나 매우 중요한 기간이다.

3. 출산 병원 수의 감소 추이

출산 병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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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아수

obbook_birth_count.png


(출처: 보건복지부 자료)

2004년에 1311곳이던 출산 병원은 2014년에는 667곳으로 반으로 감소하였다. 같은 기간의 출생아 그래프를 보면 출생아 수도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2004년의 출생아수 472,761명에 비하여 2014년의 출생아수는 435,400 명으로 불과 그리 많이  감소한 것은 아니다.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 출산 병원이 감소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4. 보건소에서 해 주는 검사

보건소에서 무료로 해 주는 검사는 보건소마다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거주하는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 대체로 다음의 항목들은 보건소에서 무료로 검사해 주는 편이다.
. 초기 산전 검사 중 일부 (빈혈 검사. 간염 검사. 혈액형 검사 등)
. 기형아 검사 (트리플 검사나 쿼드 검사)
풍진  검사나 임신 당뇨 검사는 일부 보건소에서 해 주는 곳이 있으나 그렇지 못한 곳이 더 많다.

댓글

podragon님/ 그렇지 않아도 재미있는 일화도 있으면 넣어 보려 하는데 마땅한 것이 잘 생각이 안 나는군요. 여하튼 참고하여 찾아 보겠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등록시간 2016-09-19 19:29
너무 좋아요~~~ 집필 화이팅입니다! 원장님, 그런데 진료실에서의 일화나 산모 이야기 같은 걸 중간 중간에 조금 넣어도 이해하기 더 쉽고 재밌을 것 같아요... ^^ 아무튼 기대돼요~!  등록시간 2016-09-1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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