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휴대폰 모드 | 컴퓨터버전으로 계속 방문
태아의 발달

의과대학생들은 발생학이라는 과목을 배우는데 보통 본과 1학년 학습 과정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발생학은 인간 태아가 착상되서부터 태어나기 전까지 거치는 발생 과정을 다루는 학문이다. 의과대학 본과 1학년에 배우는 과목은 발생학 외에도 해부학, 조직학, 생리학, 약리학 등이 있는데 모두 의학의 기초가 되는 학문들이다.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기본을 아는 것이기 때문에 병의 원인과 과정을 배우는 병리학이나 임상 의학인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에 앞서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다.

17세기 이전 사람들은 남자 여자가 성관계를 통하여 임신이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임신이 되면서부터 출산까지의 과정을 거의 알지 못했다. 19세기에 들어 와서야 임신 과정과 출산에 대한 생리와 과정에 대한 지식이 급격히 늘어났다. 사실 현미경의 발견은 17세기였지만 19세기에 해상도 높은 현미경이 개발이 된 것, 그리고 진화론으로 인하여 생물의 발생과 기원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덕분에 발생학도 많이 발전하였다.
칼 자이스가 당시 조악하던 현미경의 렌즈 가공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해상도가 상당히 높은 현미경을 만든 것이 1882년이다.  그래서 지금도 의료 영역에서 쓰이는 현미경 중에는 칼 자이스 회사의 것이 가장 유명하다.  진화론의 출발이 되는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간된 해는 1859년이다.  모든 학문적 발달, 혹은 과학적 진전은 상호 영향을 주면서 나아가게 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학이 19세기에 본격적 학문의 기틀을 잡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의학에서는 이처럼 연관 분야의 발달과 더불어 함께 발전해 나가는 사례들이 적지 않은데 제왕절개 수술의 발전도 그런 예의 하나이다.
역사에 기록이 남은 최초의 제왕절개수술은  1610년에 이루어진 것으로 되어 있지만 제왕절개 수술은 상당 기간 동안 보편적 출산 방법의 하나로 활용되지 못하였다. 이는 수술 후 상처의 감염 문제나 수술로 인한 통증의 문제를 그때까지  해결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18세기까지만 하여 제왕절개 산모의 1/4이 수술 후 부작용으로  건강과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 이후 19세기  중반에 감염에 대한 개념이 확립되고 살균법이 도입되면서 수술 상처의 감염으로 인한 사망이 줄어 들었다. 19세기 중반인 1842년에는  롱이라는 의사가 최초로 에테르를 이용한 마취 하에 소년의 발가락을 통증없이 절단하는 수술이 성공하면서 이후 마취법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이 두 발전에 힘입어 제왕절개 수술의 성공율도  올라가서 19세기 중반부터는 제왕절개 수술이 자연분만이 힘든 경우에 출산 방법의 하나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발생학하면 생각나는 개인적인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내가 의과대학 다닐 때 발생학 시험 바로 뒤에 해부학 시험이 있었는데 두가지를 다 공부하면 어느 하나도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까봐 발생학 시험은 포기하고 재시험을 치뤄서 중간 수준의 점수를 받고 해부학 시험 공부에 올인하는 친구도 있었다. 두가지 과목에서 어중간한 점수를 받느니 해부학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발생학은 조금 낮은 점수를 받아도 전체로 봐서는 득이었다. 이는 해부학의 학점이 발생학에 비하여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약삭 빠른 친구들인데 그런 경제학적 계산이 밝은 친구들이 드물지 않았다.  나야 물론 지금이나 그때나 경제학적으로 계산이 빠르지 못하여  둘다 어중간한 수준이었다.
발생학 교과서는 150페이지 남짓으로 얇고 해부학 교과서는 300페이지가 넘어 두꺼웠다. 산부인과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사실 해부학보다는 발생학이 더 중요한 학문이지만 의학 전체로 놓고 보면 아무래도 해부학이 가장 기초 학문이라서 그런 모양이다.

발생학이 중요한 것은 어느 개체의 발생 과정을 알아야 어떤 이상에 대하여 그 질병의 원인을 추적해 들어가고 주변에 끼치는 영향을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임신 중 태아의 발달도 마찬가지다. 임신 중에 어떤 증상이나 현상이 생겼을 때 그 당시의 발달 단계를 알면 판단에 도움이 된다.
임신 20주가 되면 임신부는  자궁 내부에서 무언가 툭툭 차는 느낌 혹은 꿈틀거리는 느낌의 태동을 느끼는데 이는 이 시기에 태아의 팔다리의 근육량이 늘고 움직임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태아의 움직임이야 임신 아주 초기부터 있지만 양수양이 많아 움직임이 자궁벽까지 전달되지 않아  태동을 느끼기 어렵지만 이 시기는 태아의 크기가 상당히 커져 자궁벽을 건드리게 되고 태아의 힘도 강해지기 때문에 태동을 느낄 수 있다.

일반인들이야 임신하면 정자 난자가 만나서 수정되고 자궁에 착상되었다가 어느 순간 뿅하고 출산하는 것으로 알지만 임신 만 9개월 동안 태아가 자궁 내에서 거치는 과정은 신비로움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눈에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던 것이 쌀알과 비슷한 크기와 모양을 띄었다가 소위 젤리곰이라고 하는 모양을 띄기도 한다. 임신 12주 정도가 되면 아주 작은 크기지만 손발도 생기는데 그 하나하나가 성인 인간과 하등 다를 것 없는 모습이다.
3D 프린터에서 입체적인 어떤 형태들이 구성되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람의 형성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니다. 3D프린터야 그저 복잡 다단한 형태를 입체적으로 갖추는 것뿐이지만 태아는 그 안에서 다양한 기능까지 갖추어 나간다.  3D 프린터가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는 것처럼 우리 눈으로 실제 태아의 발달 과정을 볼 수 있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 순간은 정말 경이롭고 가슴 벅찬 순간일 것이다.
이런 태아를 임신부가 9달간 몸에 품었다가 출산한다는 것은 그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일이다.

임신 주수별 태아의 발달

1. 임신 1 주 ~ 2 주
여기서 임신 1주라고 하는 것은 임신 전 마지막 생리 첫날로부터 시작하여 1주된 날이라는 뜻이다
이 시기는 아직 태아는 형성되지 않았으며 난자는 배란이 되어 수정될 준비를 하고 정자도 정소에서 배출될 준비를 하고 있는 시기다.
정자의 질 내 생존 기간은 보통 짧게는 48 시간에서 길게는 72 시간으로 보며 난자의 생존 기간은 하루 정도 이내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남성의 생식기로부터 사정된 정자는 약 3 억 마리 정도이며 이중 1 % 정도의 소수만이 자궁 경관을 지나 자궁에 도달하며 최종적으로는 이중에 단 하나의 정자만이 난자 내로 뚫고 들어 가게 된다.

2. 임신 3 주 ~ 4 주
정자와 난자가 난관에서 만나 수정이 이루어 지고 자궁 안에 착상이 되는 시기이다.
수정이 되면 난자와 정자의 염색체가 하나로 섞이게 되고 이어서 세포의 분화가 일어 나서 두개에서 네 개로, 네 개에서 여덟 개로 빠르게 분화가 되어 뽕나무 열매인 오디처럼 생긴 형태로 발달한다.
그리고 수정 후 3 일 내지 4 일 정도 지나면서 난관을 떠나 자궁 안으로 들어 가게 되며 착상이 이루어 지게 된다.
자궁 내에 착상이 된 수정란은 태아로 자라는 부분과 태반 부분으로 나뉘어져 발달이 된다.
혈관도 형성이 되어 태반을 통한 혈액 순환이 시작되며 이 때 태아가 약물 등에 의해 영향을 받으면 스스로 완전 회복되거나 아니면 유산되며 형태적인 이상을 지닌 채 태어 나지는 않는다.

3. 임신 5 주 ~ 6 주
이때로부터 10 주까지를 장기 형성기라고 하는 데 태아가 어느 정도 생물체의 모습을 갖추게 되며 중요 장기들이 형성된다. 약물이나 환경 오염 물질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시기이다.
신경관이라고 하는 것도 이 시기부터 형성되는 데 나중에 뇌나 척추로 분화되는 기관으로 이 과정에 이상이 생기면 무뇌증, 전뇌증, 신경관 결손증 등의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심장과 혈관 조직도 분화되고 있으며 혈구도 형성이 된다.
심장 판막도 형성되고 심장 박동이 뚜렷하며 전체적으로 태아는 C 자 모양을 하고 있다.

4. 임신 7 주 ~ 8 주
태아는 쌀알 만한 크기로 팔다리가 생기고 있는 시기이며 눈의 수정체도 생기고 위장, 담낭, 간, 갑상선 등 많은 기관들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식도가 길어지고 요관이 형성되어 방광으로 소변이 흐르며 다리와 발이 구분되어 분화되기 시작한다.
팔도 손과 어깨 등으로 나뉘며 얼굴은 눈, 귀, 코, 이가 형성이 되기 시작한다.

5. 임신 9 주 ~ 10 주
뼈와 관절이 형성되며 장은 복강 내에 형성되기 시작하고 심장은 4 군데의 방으로 나누어 지며 기관지가 형성된다.
눈꺼풀, 코, 손가락과 엄지 발가락도 짧지만 형성되는 시기이고 난소와 정소 등 외성기가 형성된다.

6. 임신 11 주 ~ 12 주
항문이 형성되며 발가락이 나누어지고 머리는 둥글게 변하지만 아직 머리가 커서 전체 크기의 반정도 차지한다.
얼굴은 사람의 모양 비슷하게 형성되기 시작하며 성대도 형성되어 소리를 낼 수 있는 기능이 갖추어진다.
중요 장기의 형성이 끝난 시기이며 간은 담즙을 분비하고 혈액 순환도 시작되며 태반이 기능을 하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반사 작용도 생겼으며 피부는 매우 민감하여 촉감을 느낄 수 있다.

7. 임신 13 주 ~ 14 주
태아의 성장기로써 각각 장기의 기능적인 성장이 일어나는 시기이다.
물론 이시기에도 신경계와 생식기는 형성이 계속되므로 기형이 초래될 수 있지만 나머지 장기는 거의 형성이 끝나고 성장 과정만 남는다.
손가락 발가락이 분리되며 머리와 손톱이 자라기 시작한다.
콩팥이 기능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소변이 만들어 지기 때문에 양수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장이 복강 내에 차게 되고 손에는 지문도 형성된다.

8. 임신 15 주 ~ 16 주
볼 수만 있다면 육안으로 외성기가 남아인지 여아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태아는 몸통과 손발을 움직이기 시작하고 손가락을 빨기도 하고 폐도 기능을 시작해서 양수를 마시고 내 뱉기도 한다.
아직 피부는 얇고 투명하지만 몸에 털이 자라나서 26 주 무렵까지 계속 자라게 된다.

9. 임신 17 주 ~ 18 주
태아는 눈을 깜박이기도 하고 팔과 다리가 길어지고 움직임이 활발하기 때문에 이 시기의 임신부 중에는 간혹 태동을 느끼는 분도 있다.

10. 임신 19 주 ~ 20 주
눈은 이제 얼굴의 중심부로 위치하여 거의 사람의 모습을 갖추었으며 장내에는 태변이 형성된다.
태아의 피부에는 지방질의 태지가 형성되어 있는 데 이는 수분으로 피부가 불어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층 역할을 한다.

11. 임신 21 주 ~ 22 주
태아는 수시로 깼다 잤다 하지만 많은 시간을 자며 여아의 경우에는 자궁이 발달하기 시작한다.
태지는 온몸을 덮으며 심장 박동은 점점 더 강력해진다.

12. 임신 23 주 ~ 24 주
기관지가 형성되고 여아의 경우 질이 생기고 남아의 경우 고환이 음낭 내로 들어온다.
눈꺼풀과 눈썹이 생기며 뇌가 급격히 발육하기 시작한다.
피부는 아직 투명하고 얇아서 혈관이 보인다.

13. 임신 25 주 ~ 26 주
척추가 형성 되며 33 개의 링과 150 개의 관절이 생긴다.
폐혈관도 발달되는 데 나중에 산소 교환이 일어 나는 부분이다.
영구치가 형성되고 콧구멍이 생긴다.

14. 임신 27 주 ~ 28 주
폐에는 혈관 뿐 아니라 산소를 교환하는 폐포가 형성되어 숨을 쉴 수 있는 기능이 생긴다.
대뇌는 좌우 반구가 형성되고 활성화 되어 뇌파가 나타나고 시각과 청각 기능이 생긴다.
눈을 뜨고 망막도 기능을 시작하기 때문에 태아는 빛을 감지할 수 있다.

15. 임신 29 주 ~ 30 주
머리칼이 계속 자라며 눈은 완전히 형성된다.
아기는 외부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냄새도 맡고 맛도 알아 챌 수 있다.
뇌는 체온 유지 기능과 호흡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16. 임신 31 주 ~ 32 주
눈꺼풀은 열렸다 닫혔다 하며 피부도 조금씩 주름이 진다.
골수에서는 피가 형성되고 뇌 발육이 빠르기 때문에 머리도 커지고 폐는 완전히 성숙이 된다.

17. 임신 33 주 ~ 34 주
임신 전 기간에 걸쳐 양수가 가장 많을 때이며 이후로는 말기까지는 대체로 양수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피부는 핑크 색에서 다소 색깔이 옅어 진다.

18. 임신 35 주 ~ 36 주
태아는 놀라서 눈을 뜨기도 하고 잘 때는 감기도 한다.
면역 시스템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지방이 축적되어 태아의 팔과 다리는 포동포동해 지고 자궁 내에 꽉 차게 되고 손톱이 자라 뾰족해 진다.
위장관의 기능은 아직 미숙한 데 이는 출산하고 나서도 일정 기간 마찬가지다.

19. 임신 37 주 ~ 38 주
이때부터 태아는 언제든 나올 준비가 되어 있다.
팔과 다리, 목에는 주름이 잡히고 쥐는 힘이 강하여 물건을 움켜 쥘 수 정도가 되며 빛을 비추면 고개를 그 방향으로 돌리는 반사가 나타난다.
태변은 장에 많이 쌓이고 출산하면서 배출이 된다.
아기가 커져 자궁을 꽉 채우게 되어 움직임이 둔해지고 팔다리는 구부린 상태로 있게 된다

20. 임신 39 주 ~ 40 주
태아의 머리와 복부 둘레가 비슷한 크기가 되며 태지는 거의 없어진다.
자궁 내 공간이 좁아 태아는 잘 움직이지 않는다.
머리뼈는 다른 뼈와는 달리 아주 단단하지 않아 출산 시 산도에 맞추어 쉽게 변형이 된다.
눈물샘은 아직 형성되지 않아 울어도 눈물은 흐르지 않으며 출산 후 수주가 지나야 이런 기능이 생긴다.
출산 시 아기는 300 개 정도의 뼈가 있지만 성인이 되면서 합쳐져 206 개의 뼈가 되고 태어나면서부터 70 가지 이상의 반사 작용을 가지고 있다.

장기별 태아의 발달

기관
임신 주수
뇌 등 신경 기관
5주 초부터 40주 말까지
폐 등 호흡 기관
5주 중반부터 40주 말까지
심장 등 혈관
5 주 중반부터22주 말까지
위, 장 등 소화기관
6주 부터40주 말까지
비뇨기관
12주부터18주 말까지
팔 다리
6주 중반부터10주 말까지
눈 등 시각 기관
6주 중반부터 40주 말까지
귀 등 청각 기관
6주 중반부터 18주 말까지
이나 입술
8주 말부터 20주 말까지
구개
8주 말부터 14주 말까지
외성기
9주 중반부터 40주 말까지


위 표는 장기 별로 태아의 발달을 보여주는 표다.  Moore and Persaud의 The Developing Human: Clinically Oriented Embryology의 내용에서 가져 온 것으로 착상일 기준으로 된 임신 주기를 의학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최종월경일을 기준로 수정하였다.  폐에 대한 것과 비뇨기에 대한 것은 원래 없던 것을 추가하고 심장에 대한 것은 원저에는 8주말로 되어 있는 것을 수정하였다.
표를 보면 알 수 있다시피  태아의 발달은 개체에 있어 중요 기관인 신경계통과 심장 혈관 계통, 그리고 폐와 호흡기 계통이 가장 먼저 발달한다.

그러나 이런 발달 과정을 거치고 40주가 되어 완전 성숙한 채로 태어난다고 해도 아기는 실질적으로는  상당한 정도의 미숙아로 태어난다고 할 수 있다. 다른 동물들처럼 태어나자 마자 걷거나 먹이를 찾아 먹는 것은 고사하고 일어설 수도 없다. 이는 천적의 위협으로부터의 보호라는 점에서 보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그러나 인간 아기가 동물들처럼 천적의 위험으로 부터 스스로 도망칠 수 있는 정도가 되려면 최소한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한데 1년 정도된 아기의 체중은 9.4kg 정도다. 즉 현재 만삭 출산아의 대략 3배 크기의 아기를 출산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금이야 제왕절개의 도움으로 상당히 큰 아기도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지만 제왕절개가 없던 과거라면 아기는 물론이고 산모의 건강과 생명도 구하기 힘들 것이다. 그런 이유와 더불어 태어나서 다양한 환경의 영향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하고 발달하는 것이 생존에 더 유리하기 때문에 미숙아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아래 각각의 기관별로 발달 과정을 간단히 살펴 본다.

태아의 뇌 발달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한 지 4주 즉 임신 주기로 보아서 6주가 지나면 아주  작은 크기이기는 하지만 뇌를 확인할 수 있다. 임신 9주쯤 되면 전뇌는 부풀고 좌우 반구가 나누어진다. 임신 26주 무렵에는 호두 모양으로 변하면서 성인의 뇌와 흡사한 모양을 띈다.  임신 7개월 경까지 뇌는 거의 모든 신경 세포가 형성되며  이후 큰 변화가 없으며 출생하고 나서는 뇌 신경 세포는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  임신 7개월 이후부터 뇌의 크기 변화는 뇌의 신경 세포가 아닌 지방의 증가에 기인한 것이다. 출생하고 나서는 뇌의 시냅스 연결이 재편되고 활성화되면서 본격적으로 뇌의 기능을 갖추어진다.
뇌의 경우에서는 태아의 발육은 형태적인 부분에서의 성장이 주된 것이며 시냅스 연결과 같은 뇌의  중요 기능을 갖추어 나가는 성숙은 출산 후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이는 대부분의 다른 장기의 기능이 태내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다른 점이다. 대부분의 신체 기능은 환경적 변화에 좌우되는 부분이 적지만 뇌는 태내에서는 겪어 볼 수 없는 온갖 상황에 대하여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하기 때일 것이다. 기온의 변화에 따라 심장이나 폐의 기능이 크게 달라져야 할 것은 별로 없지만 뇌는 그런 상황에서 각 기관이 어떻게 조화롭게 대응해 나가야 하는지 결정해야 하는 고도의 임무를 맡고 있다. 인체를 오케스트라로 치자면 뇌는 지휘자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뇌는 출생 후에도 계속 신경 세포의 연결을 재배치하고 강화해 나가면서 전체 기능이 완성된다.

태아의 머리 둘레의 크기 변화

hc.png

그림에서 보다시피 태아의 머리 둘레는 직선에 가깝지만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면서 임신 8개월인 32주까지 성장하다가 그 이후는 완만한 곡선을 유지한다. 머리 크기의 변화가 크지 않다는 뜻이다. 태아 체중의 변화는 임신 후기에 급격히 증가하는 시그모이드 커브를 그리는 것과는 다소 다른 점이다.  

태아의 심장의 발달

심장은 임신 5주 중반에 형성되는데 하나의 심장관을 형성한다. 심장관은 커지고 굴곡이 생기면서 임신 6주 경에는 원시 심장에 혈액이 흐른다. 더불어 태아 전체로 혈액을 보낸다. 심장은 계속 성장하여 판막을 형성하고 임신 17주 말에는 4개의 방으로 나뉘고 판막은 혈류를 조절한다.  임신 22주에는 심장의 기능을 완벽히 조절할 수 있도록 신경망이 완성되고 이후부터는 기능과 형태의 큰 변화는 없이 크기의 증가가 주를 이룬다

태아의 폐의 발달

임신 중의 태아는  산소를 자가 호흡이 아니라 임신부의 산소를 통해 공급 받기 때문에 폐가 자궁 안에서 당장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언제든 출산을 하게 될 경우에 대비하여 기능을 갖추어 놓는다. 태아에게 필요한 산소는 태아의 태반의 융모와 산모의 혈액이 만나서 교환되며 이때 두 혈액은 섞이지 않도록 분리되어 있다. 산소와 영양 성분, 그리고 노폐물만 태반에서 교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태아의 폐에 있어서는 형태적 성장보다는 폐기능의 성숙이 중요한데 이런 폐기능의 성숙은 태아의 생존에 있어 매우 중요하며 현재 임신 24주 이전의 출산시 생존율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도 폐의 기능 미성숙이 주요인이다 . 그러나 폐성숙에 대하여는 임신 32주 전에는 검사하지 않는데 이 시기까지는 거의 대부분 폐성숙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임신 38주 이후의 계획 출산 (제왕절개 수술)의 경우에도 폐성숙도 검사를 하지 않는데 이 시기 이후에는 거의 대부분 폐성숙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태아 폐성숙을 확인하는 지표들에 대하여서는 뒷 부분 조산 부분에서 다루도록 할 것이다.
태아의 폐의 다른 기능 한가지는 양수의 순환이다. 임신 초기 이후의  양수는 주로 태아의 소변으로 만들어 지지만 일부는 태아의 기관지에서도 만들어지며 폐나 위를 통해 흡수된다.  폐는 하루 약 15ml/kg의 양수를 만들어 기관지를 통해 내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아의 폐의 발달은 양수에 상당 부분 의존하기 때문에 양수 과소증이 있는 경우 태아 폐의 발달은 지체가 된다.

태아의 복부 장기의 발달

임신 6주 정도에 원시 장관이 형성된다. 위와 소장, 대장이 먼저 형성되고 이어서 식도가 형성이 되면서 위와 연결이 되고  소장과 대장은 늘어나서 코일과 같은 모습을 갖춘다. 8주가 되면 모든 소화관이 형성되며 이후에는 크기가 커지는 과정을 밟게 된다.  이자나 간, 담당도 6주에서 7주 사이에 형성이 된다. 출생 무렵이 되면 완전한 기능을 갖춘 소화기관이 된다.

태아의 비뇨기의 발달

태아의 신장은 임신 12주부터 발달하기 시작하여 소변은 임신 첫 삼분기 말경인 임신 14주 정도에 생성되기 시작한다. 태아의 콩팥은 보통의 복부 초음파를 통해서는 이르면 임신 14주 정도에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임신 18주 정도에 관찰이 된다. 태아 방광 역시 마찬가지다.
태아 소변은 임신 20주 무렵에는 시간당 5ml 정도 생성되다가 임신 40주 무렵에는 시간당 50ml 정도 생성되고 태아 방광은 매 20분에서 45분마다 비워진다.

태아 감각 기관의 발달

임신부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임신 중에 자신의 아기가 배속에서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눈이나 귀는 임신 6주부터 형성이 되지만 임신 28주 정도는 되어야 외부의 빛이나 소리를 감지할 능력이 형성된다. 따라서 이 시기 이후는 외부 환경의 자극에 반응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외부의 빛이나 소리는 임신부의 복부와 두터운 자궁 벽을 통과하여야 하고 양수에 의해 둘러 쌓여 있기 때문에 대부분이 차단이 된다. 다만  큰 진동을 동반한 소리는 양수를 통해 전달이 될 수 있는데 분명한 소리로 들리는 것은 아니며  웅하는 소리처럼 들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음악 태교나 혹은 동화책 읽기와 같은 태교를 한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태아에게 그런 내용이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임신부의 정서적 안정은 태아에게 해로울 수 있는 호르몬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태아의 외성기의 발달

태아의 성별은 수정 순간에 이미 정해지지만 외성기의 발달은 비교적 늦은 시기에 이루어진다. 임신 13주에서 15주 정도가 되면 육안으로 혹은  초음파 검사를 통하여 성별을 구분할 수 있다.
태아 성별 관련하여서는 국가에 따라 성별을 알려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나라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나라도 있다. 우리나라는 임신 32주 전의 성감별은 허용하지 않으며 32주 이후부터는 성별을 알려줄 수 있게 법으로 정해져 있다. (토막정보 1 참고)
이는 국민의 알 권리보다 성감별로 인한 낙태를 억제하기 위한 취지에서 정해진 것으로 성별 선택 낙태의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보다는 많이 개선되기는 하였지만 아직 충분하다고 할 수 없으며 일부 외국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심하여 큰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힌다.  (토막 정보 2 참고)

태아 발달 혹은 착상과 관련하여 논란이 있는 주제들

태아의 발달과 관련하여 이슈가 되는 몇가지 주제가 있어서 함께 살펴 본다.
  •   시험관 임신
  •   대리모
  •   자궁 이식
  •   인공 자궁


시험관 임신은 난임으로 고통 받는 많은 부부들 중 수정에 문제가 있는 부부들의 난자와 정자를 체외에서 수정을 시켜서 일정 단계까지 수정란이 분열하면 자궁안에 착상을 시켜 임신을 돕는 방법이다.
시험관 시술을 제외한 나머지 3가지 방법들은 정자와 난자의 수정에는 문제가 없지만 배아 (토막정보 3 참고) 혹은 태아를 착상시켜 성장 시켜야 하는 자궁에 문제가 있어서 배아를 정상적으로 성장 시킬 수 없는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거나 연구되고 있는 것들이다.

시험관 시술

시험관 임신은 1978년에 영국에서 로버트 에드워드 박사와 패트릭 스텝토 박사에 의해 성공하였고 국내에서는 1985년에 서울의대 장윤석 박사 팀에 의해 처음 성공하였다. 시험관 수정은 수정된 배아를 체외에서 3~5일 정도 인큐베이터에서 배양한 후 자궁 안에 착상시켜 주는 것으로 임신 전 과정 중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과정, 난관에서 수정이 이루어지는 과정, 수정 후 수정란이 분할 과정을 거치면서 자궁 내에 들어오는 과정까지를  의료적 개입을 통해 치루어 내는 것이다.

fertilty.jpg

대리모

속칭 씨받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자궁의 이상으로 출산을 할 수 없는 난임 부부들이 이용한다고 알려져 있는 시술이다. 현재 관련법이 없기 때문에 한해에 정확히 얼마나 많은 사례들이 발생하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일선의 전문가들은 적지 않은 사례가 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대리모 임신은 임신을 원하는 부부의 난자와 정자를 체외에서 수정시켜 배양한 후 난자 제공자가 아닌 다른  건강한 여성의 자궁 안에 착상시켜 출산하는 방법이다. 현재는 자궁에 문제가 있어 임신을 하기 어려운 난임 부부들에게 대리모 시술은 매력적인 대안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다음의 몇가지 문제를 안고 있어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1.대리모 여성의 문제
임신과 출산은 여성에게 있어 상당히 많은 위험을 가진 일임과 동시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숭고한 일임에도  여성의 임신 출산을 도구화하 하는 행위이다.

2. 아이의 문제
유전적 엄마, 낳아준 엄마, 길러준 엄마가 다를 때 초래되는 아이의 정체성 혼란은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매우 심한 갈등 요인이 된다.

3. 사회적 문제
그렇지 않아도 심한 혈연주의를 고착하게 하며 가족 이기주의를 부추기게 되는 일이다.
더불어 빈부격차에 따른 종족 보전력 차이를 심화시키게 되고 더 바람직한 불임 치료법인 자궁 질환 치료나 자궁 이식, 인공 자구 개발과 같은 치료 기술에 대한 발전을 방해하게 된다.

인공 자궁

영화 매트릭스에서는 현실 속의 사람들이 배양속이 담긴 통 속에서 자라고 생활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런 것이 인공 자궁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인공 자궁 개발은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현재까지도 실험실 수준에서 연구되는 정도이고 동물 실험에서도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였다.
인공 자궁은 두가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하나는 인공 심장이나 인공 간처럼 외부의 물질을 이용하거나 혹은 실험실에서 자궁 조직을 배양하여 만드는 방법이고 다른 한 방법은 염소나 기타 인간과 유사한 동물의 자궁을 개선하여 인간 태아의 착상과 발육을 꾀하는 쪽의 방법이다.
그러나  인공 자궁은 자궁 뿐 아니라 인공 태반, 인공 양수 등 동반하여 개발해야 하는 많은 난제들이 있어 개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 졸탄 이스트반(Zoltan Istvan)은 " 2034년에는  인공 자궁을 통한 출산 모습을 흔히 접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자궁 이식

자궁 이식은 자궁의 내막 이상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착상이 불가능한 경우나 "마이어 로키탄스키 퀸스터 하우저(MRKH) 증후군"처럼 아예 자궁이 형성되지 않는 기형을 가진 여성에게 타인의 자궁을 이식하는 시술이다.
1998년 인간에서의 첫 자궁 이식 사례가 발표되었으나 출산까지는 성공하지 못하다가 2014년 9월  스웨덴의 과학자들이 이식한 자궁을 통한 출산에 최초로 성공하였다. 스웨덴 외테보리 대학의 매츠 브랜스트롬(Mats Brannstrom) 교수팀은 자궁이 선천적으로 없는 36세 여성에게  가족의 친구로부터 공여 받은 자궁을 이식하여 1.8kg의 건강한 남자 아기를  제왕절개로 출산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이후 미국 등 몇몇 국가에서도 자궁 이식으로 출산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있다.
하지만 자궁 이식은 자궁 제공자의 확보나 면역  반응과 같은 이식 부작용 문제로 하여 흔히 시도할 수 있는 시술이 아니라서 난임 부부의 보편적 수술로 자리 잡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1978년에 시험관 시술로 태어난  최초의 아기인 "루이스"라는 이름의 여자 아기는 엄청난 유명세를 타서 그녀의 생활과 건강 그리고 결혼과 출산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는데 2014년도에 자궁 이식으로 태어난 아기  "빈센트"의 경우는 어떨지 모르겠다.

태아의 발달을 통해 배워야 할 것

시험관 임신부터 인공 자궁까지 살펴 보면 임신과 출산이라는 것이 얼마나 신비롭고 또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수많은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것인지 새삼 느낄 수 있다. 그만큼 태아나 임신부나 모두 소중하고 값지다는 것을 임신부 스스로는 말할 필요도 없고 사회도 함께 깨닫고 편안한 임신, 안전한  출산, 양질의 양육 환경을 위해 최선의 토양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하철 내에 임산부 배려석 한두자리 두는 것으로 혹은 출산 장려금 몇십만원 주는 것이나  양육 보조 수당 얼마 주는 것으로 사회와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면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지하철 내 좁은 자리 한두자리로 임신 9개월 동안의 그 불편함을 과연 몇 %나 덜 수 있는지 모르겠다.  출산 장려금 몇십만원으로 안전하고 제대로 된 진료와 출산 환경이 만들어지는데 과연 얼마나 기여를 하는지 의문이다. 양육 수당 지원금 몇십만원은 0세부터 최소 19세까지 성인이 되기 전까지 들어가는 교육비를 포함한 온갖 비용의 1 % 쯤이라도 되면 다행이다.

태아가 발육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만 9개월이다. 그 9개월에서 1개월이나 2개월이라도 모자라면  태아의 건강은  위협을 받는다. 그동안 태아는 모체로부터 각종 영양 성분을 충분히  전달 받지 않으면 건강하게 자랄 수 없다. 임신부는 건강한 아기의 출산을 위하여 먹는 것부터 생활에 이르기까지 숱한 부분에서 조심하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게 한 생명이 제대로 성장하여 이 세상에 태어나기 위하여는 시간과 영양과 누군가의 정성과 노력 등 많은 것이 필요하다.
태아는 우리 모든 살아 숨쉬는 인간들의 뿌리이다. 모든 사회의 뿌리이고 모든 나라의 뿌리다.
그래서 수정란이 자궁 내의 내막에 다달아서 뿌리(의학 용어로는 태반이 되는 조직으로 융모라고 한다.)를 내리는 것을 식물이 땅에 뿌리는 내리는 것과 똑같이 착상이라고 부르며 영어로도  마찬가지로 implantation이라고 한다.
뿌리가 든든하게 착상이 되서 크지 못하면 많은 위험들이 생길 수 밖에 없고 그 댓가는 일차적으로 임신부를 포함한 가족이 감수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결국 그 사회나 국가에도 전혀 득이 아니다.어린이는 나라의 기둥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태아는 나라의 뿌리다.
그래서 9개월간 태아의 발육에 대하여 생각하면서 태아, 임신, 출산이 가진 숭고한 의미를 되짚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것은 임신부와 의사만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토막정보]

1. 태아 성별 고지 행위 금지

의료인은 임신 32주 이전에 태아나 임부를 진찰하거나 검사하면서 알게된 태아의 성을 임부, 임부의 가족, 그 밖에 다른 사람이 알게 해서는 안된다. (의료법 제 20조 2항)
이를 위반하는 의료인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의료법 제 88조의 3)

태아 성별 고지는 2008년도 이전까지는 임신 전 기간 동안 금지되었으나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헌법 소원이 제기되어 2008년도에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났다.
이후 여러번의 공청회를 거쳐 사회 각계 각층의 의견을 모아 현재는 탱타 성별 고지의 허용 시기가 임신 32주로 하향 조정되었다.

2. 성별 선택 낙태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부터 1990년대 까지  단순히 여아라는 이유로 많은 태아가 낙태 되었다. 이후 남초 현상이 심하게 발생하였으며 그런 현상은 지금은 많이 개선되기는 했으나 아직도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다. 특히 셋째 아이인 경우 남녀 성비의 차이는 아직도 상당한 수준으로 벌어져 있다. 아래는 2010년 통계청 자료로  자연적 남녀 성비가 105:10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특정 연령대에서의 성비 차이는 적지 않은 상황이다.

남녀 성비

연령
0~4 세 106.1 100
5~9세 108.0 100
10~14세 109.0 100
15~19세 113.3 100
20~24세 113.7 100


2010년도 자료니까 현재 6세부터 30세까지에 해당하는 나이다.
2014년도 통계청이 발표한 남녀 초혼 연령 평균이 남자 32.8세, 여자 30.7세인 것을 고려하면  막  결혼 적령기에 진입하는 연령대부터 향후 30년 정도까지 결혼 적령기의 성비 불균형이 상당히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도에서는 최근의 남녀 성비는 112:100, 중국의 경우 121:100명이었다.
인도와 중국 외에도 대체로 여성의 인권이 떨어지는 나라들에서 남녀 성비 차이가 심하며 그런 성비의 차이는 여아의 희생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이는 태어나서는 물론이고 태내에서 조차 여아의 생명이 상대적으로 경시된다는 의미라는 뜻에서 젠더사이드 (genderside)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문제에 대하여 마라 흐비스텐달이라는 여성은 "부자연스러운 도태(Unnatural Selectio)"라는 책을 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 국내의 낙태는 성별 선택 낙태보다는 경제적 이유나 아직 결혼하지 않은 미혼 여성의 임신 시의 낙태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3. 배아

임신 중 자궁안에 있는 아기는 흔히 태아라고 불리지만 의학적으로 엄밀히 구분하자면 임신 10주까지를 배아 (embryo)라고 하고 그 이후를 태아 (fetus)라고 한다.


[출산 후기 6]

글쓴분: 아이디 etnk55님
임신 주수: 40주 3일
아기 체중: 3.78kg

9월27일 예정일 3일 지나서 모비가 태어났어요!! 중기부터 쭉~~ 아기가 크다는 말을 들어왔던 터라
추석쯤에는 나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예정일을 넘겨서 태어났네요!!

-여기부터 본격 후기에요!

27일 아침 8시에 왈칵 하는 느낌에 1초만에 벌떡일어나서 화장실로 뛰어갔음.
언제 이슬이나 양수가 샐지 모른다는 생각에 늘 대형 생리대를 하고있었는데 다젖고 바지까지 전부 젖음.
누가봐도 양수가 터진상황.
부랴부랴 옷입고 준비해둔 출산가방 챙기는데 슬슬 생리통같은 느낌이 옴.
남편깨워서 8시40분 병원으로 출발

이와중에 핫브레이크 챙겨서 먹음. 공복에 저녁에도 뭘 별로 못먹어서 이거라도 먹어야해 하면서 먹음
최후의 만찬은 샤브샤브를 먹을거라며 임신 초기부터 다짐했었는데. 핫브레이크라니.....

출근시간이라 차 엄청막힘. 생리통같은 느김은 점점 세짐.

병원도착. 차에서 내릴려고 일어났는데 주르륵 정말 쪼록 이정도가 아님. 바지다젖음
어떻게 병원까지 올라가지 싶음. 차시트 다젖음. 내가 앉은 자리가 물바다 됨.

병원으로 올라가니 검사할때 늘 입던 덧치마와 패드를 주심. 그마저도 곧 다 젖음 그래서 다들 앉아있으라고 하시는데 앉을수가 없었음 ㅠㅠ
다들 엄청 걱정해주심(간호사분들) 그래도 이때까지 나는 웃고있었엄. 생리통이 워낙 심했어서 이정도는 뭐.

대망의 4층 어딘가로 들어감.  가서 촉진제를 팔에꽂고. 이과정에서 엄청 좋았음
난 링겔도 맞아본적이 없어서 팔에 주사바늘을 꽂는게 좀 두렵. 계속 다시확인해주고 중간에 아프다고 하니 바로 다시 해주시고
여튼 날 해주신 간호사분(?) 이 엄청나게 친절함. 정신없는 와중에 핸드폰에 써놓은 걸 보면 친언니여도
이렇게는 못해줬을거라고 써놓음 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때 난 관장 어떻하냐고 물어봤는데
양수가 너무 많이 새고 있어서 못한다함......관장만은 꼭 하고 출산하고 싶었는데..

여튼 두분이 나를 계속 봐주셨는데 완전 천사같은 분들.

촉진제 맞고 철분제를 가져와야 해서 신랑을 집으로 보냄. 뭐 어차피 다들 엄청 오래걸린다 하니 걱정없이 바로 보냄.
셀카도 찍음. 출산 전 마지막 사진이 될 줄 이때는 몰랐음.

이때 출산할때 호흡법도 알려주시고 함.  사실 복식호흡. 나에게는 그냥 숨쉬는게 복식호흡. 고등학교때 연극부로 들어가서
스파르타 복식호흡을 전수받고 그뒤로는 늘 복식호흡. 근데 이게 그때배운 복식호흡과는 좀 다름.
가슴이 들썩거리지 않게 배로만 쉬었어야 했는데 가슴으로 쉬라고 알려주심. 헐 갑자기 알던것과 달라지니
맨붕. 게다가 나는 가슴으로 쉬는걸 정말 못하는편.... 맨붕맨붕

10시쯤 된건가. 갑자기 통증이 쎄짐. 뭐 7분 5분 3분 이렇게 진통간격이 떨어지는 거라고 주워들었는데
내가 어플로 해보니 대략 1분30초대.  셀카찍고 10분정도만에 벌어진 일.
마챠버림. 남편한테 전화함 왜 안오냐고 빨랑 오라고.

10시30분  첫 내진. 딱 잠깐 안아파진 틈에 오심
30% 진행이 되었다고함. 날 보니 아직 나을 때가 아니라고. 촉진제 투여량을 늘림.
억울함 ㅠㅠㅠ 엄청아픈데.
그리고 핫브레이크 다토함. 병원에서 아침밥을 먹어야하나 어쩌나 했는데
다들 그냥 안먹는것을 더 추천. 토할까봐.. 역시 핫브레이크도 다 토함. 진통중에 토까지 하려니 너무 힘들었음.
그리고 내 토까지 받아야 하는 신랑한테 미안함

이때부터 간격은 1분 안아프고 50초 아프고 이런식. 이제 진통주기 체크할 정신 없음.
그냥 대체 몇분이나 지난거야 하고 좀비처럼 안아플때 시간만 봐서 기억하는 주기. 한두번 보고
이 뒤로는 기억 없음.

호흡을 제대로 못해서 온몸이 바들바들 떨림.
촉진제가 걸려있는 그 봉(?) 붙들고 버팀. 남편이 옆에서 호흡 계속 도와주고
간호사 선생님들도 계속와서 호흡하라고 알려주시고 등 쓰다듬어주시고 난리난리.

어떻게 어떻게 소리가 절로 나옴. 머리를 쥐어뜯지도 못함.

드라마에서 막 진통하면서 남편 머리채 붙들고 소리지르는데
거짓말

거짓말!!!!
그럴 힘,정신 따위없음. 그냥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며 되도않는 호흡을 최대한 해보려고 정신을 가다듬어야 함

12시쯤 되었을까. 간호사선생님 다시 들어옴. 잠깐 진통이 멈췄을때 들어오셔서
아직 괜찮은것 같다고 하심. 그리고 혈압 재려고 하는데 30초도 안되는 시간에 다시 폭풍 진통옴
진통왔을때 내진해야 정확하다며 내진 해보자 하심. 내진진행.
이때 잘 기억은 안나지만 80%진행이 되었다고 하심 깜짝 놀라셨던것 같음.
분만실로 가서 좀 더 진통하다가 아이 낳자고 하심.

갑자기 분주해짐. 진통없을때 언능 분만실로 이동해야 한다며 내 진통이 가시기를 잠시 기다렸다
대이동을 시작. 정신없음. 기억도 잘 안나고
거의 실려가듯 질질질 분만실로 이동했던듯 ㅋㅋㅋㅋㅋ

도착해서 눕고. 신랑은 계속 땀 닦아주고 호흡도와주고 뭐지 듣던대로 클래식이 나오고
내진계속하고. 아가가 잘 나올수 있도록(?) 잘 열릴 수 있도록 마사지(?) 계속 해주심
누군가는 내진이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간호사한테 욕을 했다는데.

난 내진이 오히려 편함. 배랑 허리 아니 정확히 모르겠음 그냥 너무 아파서 내진이 오히려 편함.

슬슬 밑에 힘이 들어감.  말했더니 힘주는법이랑 막 다 알려주심.
간호사 선생님 눈이 엄청 크셨는데 똑바로 보며 호흡함 ㅋㅋㅋㅋㅋㅋ 내가 눈을 감아버리면 내가 기절했는지 어쨌는지
알수 가 없다고 함.  계속 눈 맞춰주시고 호흡을 도와주셨는데 넘나 감사함.

원장님 오시고 힘주라고 하시는데
내가 힘을 겁나게 못줌. 하 증말.   결국 흡입기 출동.
흡입기 사용시 부작용들? 주의사항? 급하게 말해주시고 진행. 10분안에 끝내야 아기가 안전하다고 함.

몇번 힘을 주니 턱 걸리는 느낌이 남.  애기 혈압? 호흡? 모르겠음 여튼 수치가 마구마구 절반수준으로 떨어지고
미치겠음. 아픈건 둘째치고 내가 어디에 힘을 주고 있는건지 알수가 없음.
원래 출산시에 아기가 더 아프고 힘든거라던데 딱딱한 뼈에 걸려있을 모비를 생각하니까 돌아버림
힘 못주는 내가 원망스러움.

원장님이 계속 숨참고 힘주라고 하시고. 지금아픈거 몇분뒤면 다 사라질꺼라고 힘주라고 하심
막 간호사선생님들한테 배 누르라고 하심. 온 힘을다해 내 배를 누름. 전혀 불편하지 않음.
내 온 정신은 모비와 고통에만 있는듯.  
머리가 나오는 느낌이 듦.
그리고 잠시후 몸이 빠져나오는게 느껴짐.
다급하게 처치후(입이랑 코 이물질? 을 빼는건가.... 그리고 아가가 잘 안울어서 울림) 내 위에 올려주심.

나는 결국 10분에 끝내지 못함. 흡입기 사용12분만에 모비 출산

내가 힘을 잘 못줘서 모비는 태어나자 마자 코에 호흡기를 달았음.

생후16일째 되는 오늘까지 그 호흡기 자국이 코에 남아있음

후처치 하는동안 모비는 계속 나와 있었고. 후처치 끝나고 모비도 씻으러 갔음.
남편이랑 둘이 남아있는데 실감이 잘 안남.

곧 모비가 오고. 상세한 설명을 다 해주셨고 일정도 다 일러줬는데 기억안남.
오빠가 알아서 하겠지 뭐 라는 생각이였던것 같음.  여튼 확실한건 분만실에서 잠시 더 있다가
입원실로 간다는 점!!!

한참 후 입원실로 올라가려고 일어났는데  분만침대 시트에 피가;;;;;;;;
나중에 간호사 선생님이 밑이 좀 많이 찢어진 편이라고 하심. 그리고 그래도 힘 잘 주셨다며 위로해주심 ㅠㅠ

입원실 가는데 간호사선생님2분, 심원장님, 남편 총 4명이 대동단결 나를 부축
피를 많이 흘려서 쓰러질 수 도 있기때문에 얼른 병실까지 가야한다고 함.

가는데 병실 입구쪽 까지 갔는데 갑자기 세상이 안보이고. 귀가 먹먹함.
바로 병실 앞 쇼파에 앉아서 다같이 심호흡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웃지만 그때는 무서웠음
조금 진정되고 병실로 또 줄줄줄 이동! 침대 근처에서 다시 세상 안보임.
바로 누움.

이렇게 병실에 들어와 안착하고. 모비도 같이 병실로 들어옴.
이날 저녁 화장실 가면서 처음으로 내 배를 봤는데 헐... 전부 멍들어 있고 살이 따갑게 아픔.
보기가 무섭기까지한 꼴이였음.

모자동실이라 두렵기도 했는데 확실히 더 좋았던 것 같음.
그렇게 쩔쩔매며 밥주는거, 기저귀가는거, 목욕하는것도 배우고 2박3일 후 집으로 왔고 오늘이 벌써
모비 태어난지 16일 되는날!! 무려2주도 넘음!!!!!!!

진통하던 그 시간들이 뭔가 꿈같고 현실은 현실인데 뭔가 현실성이 떨어지는 느낌,
더 일찍 출산 후기를 쓰려고 했는데, 뭔가가 현실이 아닌것 같고 기억이 뜨문뜨문 함. 앞뒤 순서도 잘 모르겠고.

여튼!! 8시50분에 병원도착 1시 37분 모비출산!
약5시간 걸려 출산했고. 내가 힘을 잘 못줘서 난산이였고!

한 일주일은 많이도 눌린 모비 머리를 보며 울었다는 출산후기 였어요!!!

이 글에 좋아요를 표시한 회원

ekan03 [2016-11-08 18:56]  김지선 [2016-10-21 21:41]  

스마트폰 모드|진오비 산부인과

© 2005-2024 gynob clinic

빠른 답글 맨위로 목록으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