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난해 11월 진오비 산부인과에서 건강한 딸 아이를 안게된 산모입니다. 출산을 앞두고 뒤숭숭한 마음을 이곳 후기 게시판 글을 보면서 다잡았던 기억이 있어서 저도 작은 도움이 될까 글을 올리려고 해요.


임신 9달 동안 가장 고민했던 건 '순산운동'이었던거 같아요. 진오비에 진료 올때 마다 원장님이 순산 체조 꼭 하라는 말을 빠짐없이 하셨지만 평소 운동을 좋아하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어요.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으로 유튜브로 임산부 요가를 몇번 따라서 해봤지만 과연 효과가 있는건지 모르겠어서 꾸준히 하기 어렵더라고요.

순산체조에 조금 마음이 편해지게 된 계기는, 요가를 시작하기 전에 '배속의 아이에게 같이 운동하자~고 인사하세요'라는 요가 선생님의 말이었던 거 같아요.

처음엔 왠지 오그라들었지만 막달이 점차 다가오고, 초음파에서 보는 아기 모습이 커지면서 진짜 말을 건네는 느낌이 들었달까요. 막달에는 산전요가 수업을 들었었는데요. 거기서는 요가 수업을 마치고 명상을 하면서 '배 속에 환한 빛을 떠올려 보세요'라면서 아이에게 따뜻한 느낌을 전하라고 하거든요. 뭔가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 들었었습니다. 분명 아기와 함께 있는데, 회사를 다니느라 저 혼자 동동거리면서 지내며 미안했던 마음을 전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만약 자연분만을 유독 강조하는 진오비 산부인과에서 출산하지 않았다면 순산체조, 운동에 그만큼 공력을 들이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 태어난지 백일이 지나고 이제는 눈 맞추기도, 웃어주기도 제법 잘하는 아이를 보니 지난 여름에 열심히 걷고 매트 위에서 땀을 흘렸던 시간이 소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체력은 분만 과정에서도 중요했던 듯 합니다. 초산인지라,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유독 분만 과정이 장기전이고 힘이 빠지는 일이라는 점에서 놀랐어요. 한두시간 딱 아프고 아기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가진통에 마음 졸이면서 자궁경부가 충분히 열리기까지 진통 세기가 높아지는데 저의 경우엔 7시간 쯤이 걸렸습니다.

분만 징조라는 이슬이 나오고 규칙적인 진통을 느끼고는 이틀째 아기가 태어났는데요. 이슬을 본 날은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병원 진료를 예약했던 당일 새벽이었요, 잠을 자고 있는데 물이 흐르는 기분이 들어 화장실에 가보니 이슬이 비쳐있더라고요. 그때부터 약한 진통이 오기 시작해서 어플을 켜고 기록하느라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것 같아요. 아침에 병원에 내원하니 아직 경부가 충분히 열리지 않았다면서 오후 2시에 다시 오라하셨지만 역시나였어요. 그 사이 계속 진통은 오다가 말다가 했고, 오후에 낮잠 좀 자고 저녁밥을 먹고나니 다시 규칙적인 진통이 오더라고요.

진통 강도가 세지 않으면 병원에 가봤자 다시 집에 돌아오기 때문에 최대한 새벽까지 기다리다 다음날 오전 3시쯤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런데도 충분히 경부가 열리지 않아서 아침에 촉진제를 맞고 11시쯤 낳았으니 그 사이엔 정말 정신없이 아팠어요.

결과적으로 이틀간은 제대로 푹 잠을 자지 못했던 거죠. 분만대에 누워 진통이 최고조에 달했을때는 정말 너무너무 아프면서도, 이 고비만 넘기면 결국 식사도 할 수 있고 잠도 잘 수 있다는 생각에 더 힘을 내게 되더라고요. 임신 중기부터 매일매일 1시간씩은 가벼운 산책이나 요가를 해서 힘든 진통에도 정신줄을 잡고 있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히 산전 요가 시간에 배운 호흡법으로 진통을 참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엔 양수가 새는 증상이 있어서 촉진제를 맞고 따로 무통 주사를 맞지는 못했는데요, 촉진제 투여 이후 정말 너무 아픈 진통이 주기적으로 오는데 기계적으로 심호흡을 하면서 견뎠던 것 같아요. 아직도 호흡이 통증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는게 믿어지지 않지만ㅋㅋ 정말 그랬답니다.

분만때에 원장님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새벽에 입원했을때 간호사 선생님이 상황을 보시고는 아침이 되기 전이었는데도 곧장 원장님이 진료를 보러 오시기도 했고요. 그때는 평소 진료와는 다른 다급한 표정이 보여서 저도 긴장이 되더라고요.

사실 저는 진오비 산부인과에 대해 잘 모르고 찾아갔거든요. 집에서 가깝고 대형병원과 달리 대기 시간이 길지 않은 것 때문에 선택했어요. 코로나 때문에 대형병원에 가고 싶지 않기도 했고요. 맘카페 같은 곳에서 TV 프로그램이 방영됐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했지만 일부러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결국 나와 아이의 생명을 맡길 의사선생님인데, 의술 실력이 아닌 사회적으로 유명하다거나 도덕적이라는 이유로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진통이 너무 심할때는 유명하다는 이유로 진오비산부인과를 선택한 저를 탓하다가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도요.

그런 제가 출산 과정에선 진오비 원장님이 산모와 아이의 건강에 대해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걱정하신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초음파 검진도 위험요소를 꼼꼼하게 보시지만 검진 내용을 녹음해서 공유하는 것부터가 스스로 말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특히 분만 당일엔, 아홉 달 동안 계속 지켜본 선생님이 촉진제를 쓸지, 분만대로 이동할지, 수술 확율은 있는지 정확하게 판단해주신다고 생각하니 신뢰가 갔어요.

진통이 세지면서 이렇게 아프다가 잘못되는 건 아닌지, 결국 수술하는 거 아닌지 하는 걱정이 커졌는데요. 만약 당일 처음 본 의사 선생님이 아이를 받았다면 자연분만이냐, 수술이냐에 대해서 더 머리가 복잡했을거 같아요. 먼저 수술 받겠다고 소리쳐야 하는지 고민도 더 했을 거 같고요. 반면 계속 봐주신 선생님이 보기에 자연 분만을 할 수 있으니 수술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시는 거겠지, 하고 마음 놓고 집중 할 수 있었어요. 분만 직후에 남편과도 이 부분에 대해선 동의했네요.

마지막 힘주기할 때엔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의 한마디 한마디로 의지를 다졌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분만대에서 힘주기를 헤맬때 간호사 선생님이 '손잡이로 노를 젓는다고 생각하세요'라고 조언을 해주시거나,  원장님이 '한번만 더 힘을 줘보세요'라고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해요. 저의 경우 결국 주말에 출산을 했는데요. 대형 병원에서 처음 본 당직 의사과 분만을 했다면 그만큼 집중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진오비에서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 뒤에 다른 선택지를 고민한 적은 없었냐고요? 제가 개인 병원에서 낳는다고 하자 주변에선 응급 상황에서 수혈은 받을 수 있는지, 마취과 의사가 상주하는지를 물어보면서 걱정을 하긴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원장님이 자연분만을 할만 하다고 보니 전원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겠지 하면서 넘기긴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길 잘 한 거 같아요.

저도 처음부터 자연분만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만약 예정일을 훌쩍 지났거나, 아기가 크거나 하는 이유로 수술이 권장된다면 주저 하지 않고 했을 겁니다. 그러나 9개월동안 병원을 다니면서 필요하지 않는 경우에 회복이 빠른 자연분만을 위해 최대한 노력해보자는 원장님의 생각에 동의하게 됐습니다.

임신 초기 진료 때 선생님이 '산모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었는데 아기를 안고 나니 그 뜻을 이해하게 됐어요. 그 과정을 정확하고 편안하게 도와주신 원장님과 진오비 산부인과 식구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아기가 태어난 날, 불과 몇시간 전만 해도 배 속에서 딸꾹질을 하던 아이를 신생아용 침대에 누이고 바라보는 신비하고 다행인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산부인과 선택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께 한마디 덧붙이자면요. 저는 임신 초기엔 원장님이 위험 요소를 충분하게 검토해서 그런지 다소 무뚝뚝하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꼭 필요한 검진만 받을 수 있었고, 특히 초음파 검진은 굉장히 꼼꼼하게 봐주신 듯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분만 당일, 산모가 방치되어있는 느낌은 절대 들지 않습니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른 병원에선 진통하는 동안 의료진을 자주 보지 못한다고 하던데요 저는 그렇지 않았어요. 결과적으로 굉장히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았습니다. 출산 비용은 저희가 외려 너무 조금내는 것 아닌가 하고 느낄 정도였어요. 출산 방식에 대한 생각은 산모들마다 다를 수는 있으나 제가 경험한 진오비 산부인과는 진지하고 팀웤이 좋은 의료진의 괜찮은 병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등록시간 2021-04-07 11:12

이 글에 좋아요를 표시한 회원

ksw53 [2023-02-27 13:29]  윤정선 [2021-04-07 10:51]  zzzini [2021-03-23 11:32]  한유림 [2021-03-23 08:12]  심상덕 [2021-03-23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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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kcho77 등록시간 2021-03-27 23:50 |이 글쓴이 글만 보기
Well written!
#3 진오비 등록시간 2022-03-26 21:54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저도 운동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지라..ㅎㅎ 순산체조하시고 호흡법 공부하시고, 가끔 산모수첩에 하루하루 운동량 기입해주시는 산모님들 보면 너무 대단하시다고 생각했어요! 백일이면 아기가 너무 예쁠때네요. 항상 생후 몇일만 보아서 아쉬워요..
예쁜 공주님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길 바랄게요! 곧 봄이오는데 예쁜아기한테 예쁜꽃 보여주세요~

댓글

자세한 피드백 감사합니다. 아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등록시간 2022-04-11 15:18
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당^^  등록시간 2022-04-04 00:01
임신 기간이 저의 마지막이나 최대치 운동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스트레칭 한번 못하고 있어요 ㅋㅋ 꽃 보여주려고 경의선 숲길 공원 자주 가는데요. 언젠가는 묭묭이한테 저기가 태어난 병원이라고 알려줄 수 있  등록시간 2022-04-03 23:22
산모수첩에 매일 30분, 60분 걸어가며 적었었은데 심상덕 선생님이 "걷는건 의미가 없다"며 채조를 하라고 쿨하게 이야기해주셨던게 생각나네요 ㅋㅋ 애기가 500일이 된 지금은.. 음 임신 기간 운동했던게 저의 마  등록시간 2022-04-0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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