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롱이 아빠입니다.

안녕하세요.
11월 11일 세상에 나온 트롱이의 아빠입니다.
이 출산 후기 게시판에 대부분 산모분들께서 글을 올려주셔서 제가 글을 쓰는게 많이 낮설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자 이렇게 적어봅니다.

사실 와이프가 처음에 이곳으로 진료를 다니고 또 출산을 하고 싶다고 했을때 의아하기도 하고 많이 걱정했습니다. 집에서 거리가 멀기도 하고 또 맘 속 한편에는 다른 병원도 많은데 왜 굳이 여길 다녀야하지 라는 의문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러던 저에게 와이프가 유투브로 선생님께서 나오셨던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더라구요. 선생님이 하고 계신일에 적어도 요령을 피우지 않고 정직하게 우직하게 환자를 대하시는 모습을 보고 제 와이프와 아이를 안심하고 부탁드려도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큐멘터리에서 마음을 사로 잡은 장면이 하나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유일하게 다시 보자라고 할수 있는 병동이 산부인과"(정확한 워딩이 기억은 안나는데 이런뜻으로 코멘트 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라고 말씀하신 것에서 뭔가 산부인과 의사로써의 세상에 나오는 첫 생명의 등대지기의 사명감을 당당하게 보여주신 모습이 제게 와닿았던거 같습니다.

11월 10일이 예정 출산일이었지만 아직은 아닌거 같다고 하셔서 와이프와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갔는데 새벽에 갑자기 양수가 터진거 같다며 너무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와이프를 태우고 허겁지겁 병원에 왔네요.

와이프가 병원에서 너무 힘들어해서 사실 저는 선생님께 수술 그냥 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와이프가 꼭 자연 분만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계속해서 이야기했고 선생님도 그 의지를 끝까지 믿고 존중해주셨기에 옆에서 와이프가 잘 호흡하는 것만 볼수 밖에 없었네요.

분만이 결정되고 수술실로 내려가서 긴장도 풀겸 수술실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선생님께서 쓰신 녹색 마스크를 보게 됐는데요.
그 마스크가 저에게는 안식이 되었던거 같습니다. 하하 사실 굉장히 생뚱 맞은 말일수 있는데, 그 마스크가 되게 오래 되보였거든요.(제 말이 그 마스크의 위생상태가 이상하단 말이 절대 아니니 오해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 마스크와 선생님이 오랫동안 하나가 되어 수많은 산모들이 건강하게 출산할수 있도록 많은 힘을 쓰셨을거라고 생각을 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마음의 안정을 취하면서 와이프를 달랠수 있었습니다.

와이프가 힘을 주기 힘들어해서 몇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그럴때마다 선생님께서 격려해주시며 끝까지 포기 안해주시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생명의 울음소리를 듣게 해주셨네요.(사실 그 과정을 다 적을려면 이 공간은 부족할겁니다 ㅠㅠ)

분만이 끝나고 나서도 끝까지 늦은 시간에도 와서 확인해주시고 또 사진도 같이 찍어주시며 수줍어 하시던 선생님의 같은 모습에 저는 많은 마음의 위안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선생님의 수술복입은 캐릭터가 실제로 많이 비슷해보여서 속으로 빵터진 것도 슬며시 고백합니다 ㅋ

제 아이를 건강하게 태어나게 해주신 선생님께 어떤 말로 표현해도 부족할겁니다. 다만 앞으로도 건강 잘 챙기시고 유쾌하고 너무 좋으신 간호사 선생님들과 오래오래 새생명들이 홍대에서 많이 태어날수있도록 오래오래 진오비 이끌어주시구요, 그리고 항상 얼타면서 어리버리 했던 제게 많은 조언해주신 분만실 간호사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말씀 전달드립니다.

다시한번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