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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 “생명지키는 의사가 할일 아니었다”

2013-03-19 00:44| 글쓴이: 심상덕| 댓글: 0


[사회] “생명지키는 의사가 할일 아니었다”

2009.10.18
심상덕 원장 “미혼모 출산 등 사회적 대책 필요”

“어려운 산부인과 의료 환경에서도 교과서적인 진료를 하고자 했는데, 당당하게 ‘그렇다’고 말하지 못하는 부분이 딱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낙태 시술입니다.”
서울에서 산부인과 의원을 운영하며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심상덕(49·사진) 원장은 그동안 자신이 해온 낙태 시술을 반성하며 이렇게 말했다. 심 원장은 “미혼모이거나, 더 이상 출산을 원치 않은 다산모이거나, 기형에 대한 걱정으로 낙태를 원하는 이들의 요구를 들어준다는 명분이었지만 (낙태는)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돕는 산부인과 의사가 할 일은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심 원장은 “의사들 스스로 생명을 죽였다는 괴로운 마음을 없애기 위해 낙태 시술은 몸에 난 종양을 제거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여기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이런 생각으로도 괴로움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 학생 신분이거나 경제적 형편이 되지 않는 등 사회경제적인 조건 때문에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심 원장의 생각이다. 10년째 미혼모들의 진료와 출산을 돕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심 원장은 “놀랍게도 출산을 하고 난 미혼모의 거의 대부분은 낙태를 하지 않고 출산하게 된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사회경제적으로도 모든 임신과 출산이 차별받지 않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공개적으로 자신의 불법을 고백하고 근절을 다짐하고 나선 데에는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동료들이 큰 힘이 됐다.

심 원장은 “낙태를 산부인과 의사와 수술을 원하는 산모 개인의 문제로 남겨두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동료들이 많다”며 “다른 산부인과 의사들도 이 운동에 동참하라고 호소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생명을 살리고 지키는 산부인과 의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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