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상수동에 살고있고 서른다섯살에 결혼을해서 서른 다섯에 임신을 하게되었습니다
이른 결혼이 아닌만큼 임신의 기쁨이 얼마나 컸었는지는 산모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상상이 될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니던 여자선생님이 계시던 산부인과에서 분만을 하지 않았으므로 동네에서 가깝고 자연출산을 할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진오비 산부인과를 찾았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적극적으로 말씀하시는 심원장님을 뵙고 심원장 선생님께 진료받기로 예약을하고 내원을 했습니다
아기집이 보이지 않아 여러가지경우의 수에대한 이야기를 듣고 일주일뒤에 방문하기로 했죠
그리고 일주일 뒤 피비침이 보였고 병원에서 초음파를 하였지만 아기집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고 자연유산의 확률이 가장 높다는 절망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피검사를 하고 삼일뒤 방문예약을 하고 떠났습니다
많은 산모들이 저와같은 경험을 했다면
그것이 얼마나 절망적이고 슬픈일인지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길 모퉁이마다 서서 남편과 함께 울었습니다
만에 하나일지도 모르는 허망한 희망을 품고서 집으로 왔지만 늦은밤. 복통과 함께 하혈이 시작되었고 겁이난 저는 그밤에 다시 병원을 찾았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마음이 그런마음일까
믿을수 없는 상황들속에서 저는 얼마나 많이 병원과 선생님들을 의지했었나 생각해봅니다
스스로 가장 나약한상태였고 저는 병원의 조치를 눈여겨볼민큼의 여유같은건 없는 상태였죠
어떤 산모도 내아이의 건강을 책임져주는 병원에서 그런 여유를 갖기는 힘들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유산의 위험을 경고받은 상태의 산모라면 말할것도 없고 말입니다
사흘이 지났고 오늘 다시피검사를 받고 집으로 와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연유산이 거의 확실한 상태이며 저는 마음을 추스리는중이고요
그리고 병원에서 받은 느낌들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에 글을 남깁니다
저와 같은 상황의 산모가 가장 약해져있는 상태에서 병원을 믿지 못하겠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래서입니다
다시 임신을 하겠지만 진오비산부인과를 또 갈수있을지는 자신할수없습니다
그것은 의료진에 대한 불신때문이며 그 불신은 몇몇 상황들로부터 나왔습니다
첫번째
피검사를 위한 채혈과정에서 저는 대략 오백원짜리 동전보다 더큰 까만멍이 들었습니다
경황이 없어 그것도 모르고 있다 팔이 욱씬거려보았더니 보기도 흉측할만큼 큰 멍이들어 있더군요
원장선생님 말씀으로는 한달쯤 지속될거라고 하시더군요 오늘은 다른 팔에서 채혈을 했습니다
채혈을 여러번해봤지만 이와같은 경우는 처음이고 누구라도 저의팔을본다면 인상을 쓸정도로 형편없는 채혈솜씨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업무일테고 이것이 익숙하지 않은 간호사의 실수라면 당연히 사과가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능하지 못할수는 있어도 실수를 사과하지못하는건 믿음과 멀어지는 일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새벽에 복통과 하혈로 병원을 갔을때
진료해주신 남자선생님 한분이 계셨습니다
태어나서 그런 기분나쁜 진료는 처음이었습니다
유산이. 확실시될까 무서워하고 있는 산모를
눕혀 아무말없이 질을 벌여서 거즈로 힘차게 닦아내는 기암한일을 겪으며 놀라서 간간히 소리를 지르는 저에게 아무설명 없이 늘상 해오는 지겨운일을 또 했다는식의 태도를 보이고 나가시더군요
혹시 이것이 유산이 거의 확실한 일인가요 묻는 제게. 그냥 편하게 생리가 늦어졌다고 생각하세요 라고 사흘에 한번 일어나는 별일아닌것처럼 말씀하시는 태도는 혹시 위로입니까?
만약 그것이 산부인과에서는 너무 빈번한 일이고
선생님생각엔 위로였다면 다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빈번한일이라도 누군가에겐 잠을 자지 못할만큼 큰 태어나 처음겪는 일이고 그런식의 위로는 조금도 받고싶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병원이야 늘 아픈사람천지에
죽어나가는게 다반사에
치이는게 산모라해도
적어도 아이를 갖고 병원을 찾는 마음정도는 헤아려주시는게 도리아닌가요
감정적으로 굴일이 아니라하더라도
최소한 함께 아파하는 느낌정도는 전달되야 하는것 아닌가요?
그것이 대단한 일이거나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저는 산모의 마음을 읽어내지 못하는 병원을 신뢰할수없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예약한 날짜에 가지못했을때도
병원으로부터 왜 오시지않냐는 전화를받은적도 없고
산모수첩을 받지못했다는 이야기를 삼일전에 하고 또 하는 것은 누가누구인지 너무 바빠 알수없더라도 최소한 알아채려고하는 느낌조차 못받았다고 하는것은 예민한 반응이겠지요
친절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최소한 여러면에서
불안해보이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다음주에 검사결과를 받고
저는 다시임신준비를 하려고합니다
그런 축복된 순간을 함께 할수 있는
진심어린 출산파트너들을 만날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진오비산부인과에서도
많은 산모들이 더 안전한 마음으로 함께
출산의 기쁨을 맛보기를 바랍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될것을
웬 말이 이렇게 많나 하실수도 있겠지만
늦은 저녁에도 시간 내서 진료봐주시고
환자들을 위해 쓰신 심원장님글 보다가
글 남깁니다
좋은 팀을 꾸리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뚝뚝한듯해도 성심성의껏 상담해주신것
감사드립니다
초음파볼때도 신경써주시는것도
너무 기대하게도 좌절하게도 아니게
사실을 잘 전해주시는것도
감사드려요
머리 자르신것도 잘 어울리시고요
그럼 이제 저도 정신을 좀 차리고
몸조리 잘하고 월요일에 가서 뵐게요
모두 주말잘보내시구요
제 짧은소견이 진오비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되길 바랍니다 글쓴이: 심상덕 시간: 2014-07-31 21:00
오늘 낮에 오신 분이시죠?
팔에 시퍼렇게 멍이 든 것을 보고 마음 속으로 죄송했는데 그 자리에서 사과를 못 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채혈한 직원이 경험이 많지 않은 직원이다 보니 제대로 채혈을 못하였습니다.
바로 올라가서 따끔하게 혼내기도 하였고 다시 교육을 시키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채혈하다 보면 혈관이 잘 안 보여서 다시금 채혈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직접 한 채혈도 그렇기는 했지만.
그러나 멍이 든다는 것은 이미 혈관이 터져서 채혈이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임에도 방치하고 계속 채혈을 시도할 때 생기는 일로써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겠지만 가급적 생겨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멍이 꽤 오래 남아서 보기도 흉하고 욱신거려서 상당히 불편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직원 교육을 좀더 충실히 했어야 하는데 원장인 제 불찰입니다.
그리고 며칠 전 오셨을때 초음파를 보니 유산의 가능성이 높아서 희망적인 말씀 드리지 못하였는데 오늘 확인한 피검사 결과도 희망적인 것이 아니라 안타깝습니다.
산부인과 의사로서 유산이나 혹은 자궁외 임신의 가능성, 기타 태아의 이상 등을 알리는 것은 마음 편한 일은 아닙니다.
산모나 남편분의 마음이야 말할 것도 없이 안타까우시겠지만.
그러나 아닌게 아니라 종종 그런 경우를 보다 보니까 환자나 산모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무덤덤하게 말하게 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다른 의사들이나 저나 모두 그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타성에 젖다 보면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더욱 신경쓰고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혀하튼 좋은 소식을 전하지도 못하고 마음 편하게 진찰 받고 가시도록 하지도 못하여 죄송합니다.
다만 진료후에도 말씀드렸지만 별 다른 이상도 없이 임신 초기에 유산이 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으며 다음에 건강한 아기를 낳기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시면 받아들이기가 좀 편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유산 재발율이 높지 않아 원인을 찾는 검사도 따로 하지 않을 정도라고 말씀드렸다시피 너무 실망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쓰시기 쉽지 않았을텐데도 따끔하게 지적해 주시고 발전을 위한 충고 해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미흡한 점이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