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심상덕 등록시간 2013-11-17 00:48 |전체 글 보기
안녕하세요.
조리원 후기 만큼이나 역시 자세하고 꼼꼼하게 적으셨네요.^^
아기 돌보기에 그리고 짬짬히 쉬기에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실텐데 어떻게 시간을 내서 글을 쓰셨나 보네요.
저도 종종 글을 써 올리지만 모르긴 몰라도 아마 여러 날에 걸쳐 틈틈히 정성을 다해 쓰고 정리하셨지 않았을까 싶군요.
여하튼 중간 중간 유머도 있고 감동도 있고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산모나 가족의 입장에서는 아직 재미와 기쁨으로만  출산 순간을 기억하기에는 좀 이르기는 하겠지만 글을 읽는 이의 입장에서는 누군가의 고생스러운 이야기조차도  감정은 거두고 내용으로만 보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었다는 것이 그리 이상하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글 중간의 한두군데 부분에서 설명을 요하는 부분 혹은 오해(?)를 살만한 부분이 있어 우선 설명드립니다.
첫째, 분만 침대는 남편의 적극적 참여를 위해 그런 것이 아니고 망가진 것이 맞습니다. ㅠㅠ
얼마전 어느 남편분이 산모 등 뒤에 산모를 부축하고 진통을 하겠다고 올라가셨는데 체구가 상당히 큰 편이라 뚝 하고 등판 지지 쇠막대기가 부러지면서 등판이 주저 앉아 등판이 세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뒤 장비 업자를 불러서 수리를 부탁했는데 빨리 오지를 않는군요.
산부인과는 의사도 그렇고 간호사나 조무사등 직원도 그렇고 심지어는 이렇게 장비 업자까지에게도 인기가 없습니다.
둘째,  회음부는 절개나 파열시 봉합을 하기 전에 국소 마취를 하기 때문에 많이 아프지는 않은데 파열이 많이 된 경우 통증이 좀 심하기도 합니다.
물론 출산으로 인한 벅찬 감동 때문에 통증을 잘 모를 수도 있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약 (국소 마취제)의 도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ㅎㅎ
셋째, 음악은 일부러 그 음악을 골랐던 것은 아니고 제가 전에 진료실이나 분만실에 틀어두면 좋겠다 싶어 사 두었던 CD를 분만실에서 틀어 드리고 있는데 사실 모든 산모들께 같은 CD만 반복해서 틀어 드립니다.
게을러서 이 CD 저 CD 바꾸어 가면서 틀어드리거나 산모의 취향을 생각해서 고르고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ㅠㅠ
넷째, 광채 혹은 후광에 대한 오해.
제가 땀을 비오듯 흘리는 것은 맞습니다.
더위나 추위를 잘 못 견디는 데다가 분만 가운이 두껍기도 하고 분만실이 덥기도 해서 출산을 도울 때 또는 수술을 할 때 땀을 많이 흘립니다.
물론 긴장도 해서인 점도 있구요.
그런 점 때문에 출산이 끝나고 나면 얼굴이 땀으로 번들거리게 되는데 그런 상태에서 어둡게 되어 있던 분만실의 불이 켜지면 얼굴에 빛이 반사되면 후광처럼 보일 수도 있나 봅니다. ㅎㅎ
뭐 저야 그렇게 봐 주시면 감사하지만 괜히 다른 분들이 배우 최민수처럼 정말 무언가 강렬한 카리스마라도 뿜나 보다 오해할까봐 걱정됩니다. ㅎㅎ

아뭏튼 저는 그리 고생 크게 안 하시고 진통도 잘 참으시고 힘도 잘 주어서 순풍 낳았다고 생각을 했는데  글을 보니 나름 상당히 고생하시고 또 분만실에서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셨나 봅니다.
사실 출산이 누구에겐들 힘들지 않을까마는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는데 저로서는 겉 모습만 보고 나름 상당히 편하게 순산하셨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제가 종종 언급하는 물 위의 백조였던 것이군요. ^^

그리고 끝 부분의 조언에 대하여:
산모를 위한 안내지는 문안쪽에 붙여 놓았던데 냉장고 이야기 부분이 있는지는 모르겠군요.
다시 확인해 보고 조치하겠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이제 4층에 출산 산모를 위한 입원실을 따로 확충하니 그런 점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할 듯 싶습니다.
발전을 위한 조언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참 전에 청주에서 진찰을 받으신 적이 있다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네요.
왜냐하면 제가 20여년전 군 대체 복무로 지방에 근무할 때 청주의 율량동이라는 곳에 살았고 청주의 몇몇 산부인과 원장님들과는 친분도 있어서요.

이제 순산을 하시고 잘 회복도 되셨다니 산후 체크만 한번 더 받으시면 오프라인에서 저를 볼 일은 별로 없을 듯 합니다.
물론 2년이나 3년 후 쯤 다시 뵐 수도 있겠지만.
산모들의 순산을 돕는 것까지가 제 역할이라서 말이죠.
출산 후 모유 수유에 대하여도 별달리 도움을 못 준 것 보시고 아셨겠지만 전 아기에 대하여는 정말 잘 모릅니다. ㅠㅠ

그리고 후기를 보니  저희 병원을 찾아오시는 산모분들께 제가 여러 서운한 이야기 (너무 늦게 왔다는 둥 혹은 검사를 빼먹었다는 둥 혹은 순산 체조를 제대로 안 하는 것등등) 혹은 무덤덤한 말투의 언사를 매우 자주 던지기 때문에 상처를 받는 분도 꽤 많은 데 좋은 이야기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라도 이 후기를 보고 저를 인간적이고 자상한 의사라고 오해하시는 분은 없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나름 열심히 순산을 돕고자 하지만 천성적으로 무뚝뚝하고 별로 잔 정도 없는 의사인데 말이죠.
진료실에서 본 모습이 제 전부가 아닌 것처럼 홈페이지에서 글로 본 제 모습도 전부가 아니니까요.

쓰다보니 저도 두서없이 답글을 달았는데 반가운  마음에 그리 되었다고 생각해 주시고 이제 퇴실하셔서도 조리 잘 하시고 자유 건강하게 잘 키우시길 바랍니다.
항상 행복한 가정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순산과 훈훈한 후기 글 감사합니다.

댓글

그러고보니 디윤님 후기 열심히 읽고 댓글 달러 들어와선.. 얼떨결에 원장님 댓글에 낚였네요^^ 조만간,,,,  등록시간 2013-11-17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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