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팔랑심표 볶음밥에 이어 오랜만에 좋은 레시피 하나 올려 드립니다. ^^
가지고 있는 재료가 밥 혹은 햇반과 버터 밖에 없을 때 유용함직한 레시피입니다.
이름하여 버터 간장밥인데 우습게 생각하는 분이 계실까봐 말씀드리는데 유명한 일드(일본 드라마) 중 심야 식당에도 나오는 레시피입니다.
참고로 거기 나오는 것과 씽크로율 90% 가량 된다고 보심 됩니다.
즉 제가 그걸 보고 베꼈다는 이야기지요. ㅋㅋ
우선 따뜻한 밥과 버터, 간장, 그리고 비비기에 적당히 큰 사발을 준비합니다.
사발은 가능하면 플라스틱 재질보다는 사기 그릇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플라스틱 그릇은 밥이 빨리 식어서 버터가 굳으면서 맛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흔히 뚝배기에 장국을 담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재현성을 높이기 위하여 각 과정에 소요되는 제조 시간을 철저하게 계산된 초단위로 올려드리므로 가능하면 그 시간을 지킬 필요가....예 없습니다.
왜냐하면 최종 결과물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이 요리를 만들면서 옆에 타이머를 갖다 놓는다거나 하는 쓸데없는 일은 안 하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우선 따스한 흰밥을 사발에 적당량 퍼담습니다.
이때 "선생님. 밥양은 얼마로 해야 하나요"? 하고 묻는 학생 아니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들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하지만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하여 특별히 알려 드리자면 밥양은 본인의 위양을 감안하여 맞추시면 됩니다.
밥량은 위양의 48.5% 정도의 양이 적정량입니다.
이 거 쓰면서 사실 좀 뜨끔하군요. 제가 의사이다보니 이 수치 보고 정말인가 하는 분이 혹시 있을까봐서요. ㅋㅋ
여하튼 그럼 자신의 위양은 어떻게 아느냐고요?
조금 어려운 방법이지만 자신의 위양을 알고자 하시는 분은 아래의 방법을 따라하시면 됩니다.
우선 1.5L 페트병을 1개 준비합니다.
그리고 빠른 시간 내에 벌컥 벌컥 물을 마십니다.
가능하면 숨쉴  틈도 없이 마셔야 합니다.
그렇게 마시다보면 어느 순간엔가는 더 이상 물이 들어가지 않고 입과 코로 물이 토해져 나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럼 이때까지 들어간 물의 양이 본인의 위용적이라 보시면 됩니다.
물론 식도에 쌓인 물도 있고 마시는 동안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빠져나간 물도 있고 하여 약간의 오차는 있지만 대체로 거의 정확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참고로 정말 이 방법으로 자신의 위 용적을 알아 보시겠다고 하시다가 부작용이 생겨도 저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일시에 염분이 없는 물을 다량 섭취할 경우에는 Water Intoxication (물중독증)이라고 하여  전해질 불균형이 초래되어 기절하거나 대사 장애를 초래하는 질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흔히 장시간의 탈수 후 염분이 가미되지 않은 맹물을 급하게 마실 때 이런 현상이 종종 발생하고는 하는데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ㅠㅠ.
그런 걸 보면 과거 우리 선조들이 바가지에 나뭇잎 하나 띄워서 나그네에게 전해준 것은 참 지혜로운 처방이라고 해야겠지요.
산후의 미역국도 그렇고 그런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
여하튼 그렇다면 우리나라 성인의 위의 용적이 얼마인가 하는 것을 알고자 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어서 알려드리기는 하지만 사실 위는 신축적인 기관이고 사람마다 개인차가 심하여 딱히 얼마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알려지기로는 대략 500cc 전후라고 합니다.
물론 공복으로 쪼그라 들어 있을때가 아닌 음식이 충분히 들어가 있을때의 경우를 말합니다.
이 양은 최대 방광용적량인 500cc와 같은 양인데 정말 신기하죠?
그러나 들어가는 양과 나가는 양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갑자기 이야기가 빗나갔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버터 간장밥을 만들때 보리밥이나 잡곡밥은 피하는 것을 권하는데 맛도 맛이려니와 보기에도 깔끔하지 않아서 좋지 않습니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도 있잖습니까?
그리고는 사각 버터를 준비하여 수저로 두덩어리 혹은 세덩어리를 푹 떠서 밥에 살짝 얹습니다.
이때 혹시 이렇게 기름지게 먹어도 되는가 하는 마음속 울림이 있거든 그냥 무시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것까지 신경쓰면 혈중 콜레스테롤은 조금 줄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스트레스 받아 제 명대로 못 삽니다.
중요한 것은 버터를 밥에 올린 후 바로 비비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버터는 보통 냉장고에 보관하는데 바로 비비면 잘 비벼지지도 않을 뿐 아니라 힘도 많이 들어 작품(저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군요. 동네주민님께서 만드시는 이상하게 ?? 생긴 브로치만 작품인 것은 아니죠.ㅋㅋ)을 완성하기도 전에 짜증이 밀려 오는 수가 있으니까요.
이때 버터를 살짝 녹이는데 걸리는 시간은 밥의 온도와 대기의 온도, 그리고 제작자의 끈기와 취향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하는데 심야 식당에서는 30초를 추천하고 있더군요.
그러나 저는 개인적 경험상 한국인의 입맛에는 심야식당의 레시피에 나오는 시간이 조금 맞지 않는 듯 싶어 그 시간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온 가장 적절한 시간은 32초입니다. ^^
2초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시간은 빛이 지구에서 달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는 시간과 맞먹는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긴 시간입니다.
여하튼 32초의 시간이 경과한 후 비비기 시작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숫가락도 역시 플라스틱 제품은 권하지 않습니다.
사발 그릇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가 되겠습니다.
스댕 수저를 이용하여 한손으로는 그릇을 잡고 한손으로는 밥을 비비는데 간혹 꾀를 부린다고 한손으로 휴대폰 질을 하면서 비비다가는 그릇을 통째 엎는 수가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아마 땅콩산모님께서는 이런 경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혹시 그런 경험이 없다면 죄송합니다.ㅎㅎ
밥을 비빌 때 처음에는 덩어리가 잘 부서지지 않아서 비비기가 조금 힘든 점이 있습니다만 탄력이 붙어 덩어리가 녹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신속하게 비빔작업이 가능합니다.
제 자랑 같아서 말씀드리기 좀 그렇기는 하지만 이때의 비비는 모습은 전에 팔랑심표 볶음밥을 만들 때 나오는 영상의 제손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손의 움직임이 고속 카메라로 촬영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날렵한 솜씨라는 점은 말씀드려 두고 싶군요.
아마도 연경님의 남편분이신 쿰 원장님께서 커트하실 때의 가위질보다 조금 빠른 속도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혹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신다면 연경님께서 보시는 앞에서 한번 당당하게 대결을 벌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여 총 1분 35초 정도의 사간이 경과한 후 버터 간장밥이 다 비벼지면 다음 작업으로 들어가는데 간장 투여 작업이 되겠습니다.
간장의 양은 저는 큰 수저의 반 정도 분량을 담았는데 이때의 간장양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하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너무 짜게 드시는 것은 좋지 않은데 뭐 다들 잘 아시다시피 염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되면.....
고혈압이니 뭐니 하는 서덥지 않은 이야기는 별로 와닿지 않고 당장 오밤중에 목이 말라 잠을 깨는 수가 있어 매우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간장의 종류는 가능하면 조선 간장을 사용하는 것이 국민 정서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맛은 보통 왜간장이라고 하던가요? 양조 간장이 더 낫습니다.
무슨 연구소엔가 근무하신다는 dyoon님께 왜간장이 조선 간장보다 왜 우리 입맛에 더 맛있는지 하는 이유에 대하여 한번 연구 조사를 부탁드리고 싶군요.
간장을 넣은 후에는 역시 빛의 속도로 밥을 비비는데 이때는 힘 조절을 잘 해야 합니다.
모락모락 올라오는 고소한 버터 냄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급한 마음에 빨리 먹으려고 힘을 너무 세게 해서 밥을 비비면 밥이 떡지게 되서 그야말로 다된 밥에 코떨어뜨리는 격이 되고 맙니다.
그러니까 애인을 안듯 부드럽게 비비는 것이 요령인데 저는 사실 애인을 안아 본 적이 없어 (ㅠㅠ) 그 감을 솔직히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아기 머리를 골반에서 잡아서 뺄 때의 강하지만 부드러운 힘을 생각하면서 비볐습니다.
다된 버터 간장밥의 모습은 사실 그리 맛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왜나하면 색깔과 미각의 관계를 조사한 어떤 보고에 의하면 빨강색의 음식이 사람들의 식욕을 가장 많이 자극하며 파랑색의 음식이나 그 다음으로 검은색의 음식에서는 식욕이 상당히 저하되는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그런데 간장의 색깔이 약간 검은 색 쪽에 가깝다 보니 색깔의 관점에서는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는 저는 일상 식자재로 많이 사용되는 간장의 색을 빨간색으로 바꿀 수 있다면 주부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빨간색으로 하기 어렵다면 최소한 중간색인 하얀색이나 무채색으로만 할 수 있어도 좋겠지요.
그러나 맛을 낸다고 소금을 사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버터의 고소한 맛을 소금이 상쇄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비벼진 버터 간장밥은 음미한답시고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드시는 것도  권하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는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시 왜지? 하시는 분은 이 창 닫으시고 가서 한숨 주무시고 오시기 바랍니다.
뇌기능에 약간 문제가 있을 때는 잠이 보약입니다. ^^
버터 간장밥은 이대로 먹어도 좋지만 무언가 허전하다 생각하는 분들은 김가루를 살짝 얹어서 드시는 것도 추천할만 합니다.
단 조심할 것은 가미가 된 김일 경우 간이 짜지는 수가 있으니 이렇게 드시기로 계획하신 분들은 중간 단계인 간장 투입 단계에서 간장의 양을 조금 줄여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고 무계획하게 가미된 김가루를 투입할 경우 밤중에 최소 두번 이상 잠을 깨게 될 것이라고 저는 장담합니다.
한번은 목이 말라 물을 먹으러 또 한번은 먹은 물을 쏫아 내기 위해서 말이죠.
그래도 난 꼭 간을 쎄게 해서 먹어야 겠다는 분은 요강을 미리 준비하면 다소 도움이 될 듯 싶습니다.
요즘은 요강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남성의 경우는 페트병을 요강으로 대용하기도 한다고 그러더군요.
다만 실제로도 그런 사례가 있지만 페트병에 보관해 놓은 ㅅㅂ은 잘 치워 놓으시기 바랍니다.
혹 식구 중 다른 사람이 또는 건망증이 심한 분은 자기 스스로 보리차인 줄 알고 마시는 수가 있습니다.자기 소변으로 질병을 치료한다는 해괴한 연구자도 있기는 합니다만 효과를 떠나서 너무 우엑스럽지 않겠습니까?

총 소요 시간 5분도 걸리지 않는 레시피에 글을 쓰는데만 30분 이상이 걸렸군요.
다만 이곳 홈피의 훈장이  7개 이상인 4분을 기리는 의미에서 쓴 글이라 의미는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쓴 글이라 비록 재미는 없었겠지만.....
아래 사진은 시간 순서로 찍은 버터 비빔밥의 제조 모습이자 오늘 저녁의 제 먹거리 모습입니다.
음식 준비에 항상 골치를 썩이시는 홈피의 여러 맘들께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더불어 글에 강제로 등장해 주신 4분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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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짱짱 [2015-12-31 01:47]  podragon [2015-12-30 22:06]  이연경 [2014-05-03 11:28]  dyoon [2014-05-03 03:53]  땅콩산모 [2014-05-03 00:03]  
#2 동민 등록시간 2014-05-02 23:30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저의 아름다운 브로치들을 이상하다고 까시다니. 역시 안목이 ㅎㄷㄷ 하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음..........일단은 맛있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전 제가 어릴때  종종 먹던 이런 비슷한 밥을 좋아하거든요.
일명 버터 볶음밥 그리고 간장비빔밥.

다른점은 제가 먹던 밥은 버터와 간장 그리고 밥을 후라이팬에 넣고 볶아 먹었다는것.
그리고 버터 없이 간장 + 참기름 + 꺠소금 넣고 비비기도 하고요. 물론 별미로 계란 후라이 하나 얹어도 됩니다.

그러고보니 쿠킹맘에 올라온 글 중 가장 레시피가 어마어마(?)한 글이네요 ㅋㅋㅋ
왠지 그 의미 또한 난해할것 같고요.
4명의 vip와 버터 비빔밥이라....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ㅎ

댓글

야옹이.....맞는데요? ㅋㅋ 예전에 눈감고 계시는 모습보고 야옹이 같다 생각했었음요  등록시간 2014-05-03 01:33
졸지에 제가 야옹이가 되는군요. ㅠㅠ 나중에 개밥이나 돼지죽 비슷한 레시피도 올려볼까 했는데 포기해야 겠습니다.  등록시간 2014-05-03 01:31
우유밥이야 솔직히 야옹이밥이지만^^;;;.... 이건 되게 맛나보여요 ㅋㅋㅋ  등록시간 2014-05-03 00:54
참 고민이네요. 그건 다른 분들에게 내보일만한 게 아니라서..심야식당 프로에서도 그 밥을 먹고 감탄한 요리 평론가도 맛은 정말 좋은데 요리 잡지에 소개하기에는 좀 그렇다고 할 정도니까요. 버터 간장밥 대신 삼겹살 굽고 팔랑심표 볶음밥을 해 드리는 쪽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 그게 폼은 좀 나죠. ㅎㅎ  등록시간 2014-05-03 00:32
훈장 7개 그냥 받은거 아니죠 ㅋㅋ 걱정마세요. 만들어 놓으심 7성급들이 억지로라도 먹어 치울겁니다 ㅋㅋ  등록시간 2014-05-03 00:07
#3 이연경 등록시간 2014-05-03 11:02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역시 원장님 글빨은 대박이십니다 ㅎㅎ 저희신랑의 컷트할때 모습은 참으로 멋지긴하지요....
제가 그 하얗고 뽀얀팔뚝에 반해서 결혼하게되었지만 남자는 등빨이라는 사실을 결혼하고 나서 알게되었지요...
뭐 하지만 등빨도 몇년이나 가겠습니까! ㅋㅋ 암튼 버터간장밥은 엄청 맛있을꺼같군요
마치 순34모임때 밥으로 만들어주신다면 제가 김치는 가져갈 의향이있는데 어떠신지요? ㅎㅎ

댓글

아 샥스판도 좋죠. 기대하겠습니다. 연경님께서 직접 잡으신 상어의 알과 지느러미라....벌써부터 침이 꿀떡 넘어갑니다...다만 청해진 소속 배는 타지마삼.  등록시간 2014-05-03 13:27
아놔 그럼 저 이번달에 원양어선 탑니다! 상어라도 잡아와야겠군요 ㅋ  등록시간 2014-05-03 12:13
자꾸 그러시네. 김치 같은 거로 대충 때우려 하지 마삼.!!  등록시간 2014-05-03 11:33
#4 dyoon 등록시간 2014-05-10 23:29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음..전 조선간장이 더 맛있습니다. o(^-^)o

댓글

근데...무도 왜 무가 있나봐요...? 혹 단무지?  등록시간 2014-05-11 00:11
그쵸. 사실 조선간장이 냄새는 거시기해도 더 구수하달까 뭐 그런...  등록시간 2014-05-11 00:10
매니아들은 사실 간장은 조선 간장, 무는 조선 무를 좋아하더군요. ^^  등록시간 2014-05-1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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