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오비 산부인과 이름으로 재개원하고 나서 산모나 가족분들로부터 받은 엽서와 편지들을 모은 것입니다.
분실된 것도 있고 깜박하고 미처 챙기지 못한 것들도 있기는 하지만 3년간 모은 양으로는 그리 많다고 하기는 어렵겠지요.
이름 조금 알려진 아이돌 가수가 하루에 받는 펜레터의 수보다도 훨씬 적은 양일 것입니다.
물론 저야 아이돌 가수처럼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아니고 아이돌 가수처럼 멋있게 생긴 것도 아니니 억울해 하지는 않습니다. ㅎㅎ
여하튼 그 이유는 아마 제가 무뚝뚝한 편이기도 하고 차갑고 쌀쌀맞은 말투로 상처를 주게 되는 분들도 꽤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특별히 더 한 것이 없이 그저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한 것 뿐이기 때문에 이런 감사의 편지를 받는 경우가 흔치는 않은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비록 적은 갯수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직접 써서 주신 격려와 성원의 편지와 엽서를 앨범에 꽂으면 여러 생각이 듭니다.
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보람도 느끼고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을 느끼기도 합니다.
물론 꼭 손글씨 편지가 아니라도 홈페이지를 통해 성원해 주신 많은 분들의 글에 대하여도 당연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거의 30년간을 분만 의사로 있게 한 것의 많은 부분은 아마 이런 것들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다시금 앨범을 꺼내 엽서를 꽂으면서 빌어 봅니다.
제게 분만 의사로서 남은 날의 길이가 그리 길지는 않겠지만 그것이 하루가 되었든 아니면 한달이나 일년이 되었든 하는 날까지는 처음 마음 그대로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더불어 드러나게든 드러나지 않게 남모르게든 성원하여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마음도 함께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원장님, 바른 길을 가시느라 너무나 많은 어려움이 있으시리라 짐작은 했지만, 어제 말씀을 들어보니 정말 그 이상이었습니다. 단순히 둘째 서원이를 건강히 낳게 도와주신 좋은 의사선생님의 넘어서서 제가 살아오며 만나본 분 중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를 보여주시는 몇 안되는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만 의사로 오래 못하시게 되더라도 또 다른 멋진 일을 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