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출산한 산모가 진통 막판에 탈진되어 힘을 못주는 탓에 배도 누르고 흡입기도 이용하여 간신히 자연분만을 하기는 했으나 너무 힘을 썼더니 온 몸에 기운이 없네요.
하여 늦은 저녁이지만 요기도 할 겸 바람도 쐴 겸 병원 앞으로 마실 갔다 왔습니다.
저녁은 헌책방 옆집 해장국 집에서 얼큰한 다대기(ㅋㅋ) 넣고 순대국 한그릇 말아서 잘 먹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헌책방에서 오늘도 책 4권 사서 왔습니다.
4권에 21,000원 밖에 안하는군요.
제 사치성 취미 생활의 비용이 헌책방 덕분에 반 정도로 줄어들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책 저책 둘러보다 오래전부터 제가 어릴 때 막내딸에게 했던 질문을 제목으로 단 책이 있어서 샀습니다.
"우리 눈은 왜 앞을 향해 있을까?"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새나 동물들 대부분은 눈이 양 옆으로 있는데 사람은 눈이 얼굴 앞에 몰려 있지. 그 이유가 뭔지 아니, 민혜야?" 하고 제가 물었거든요.
물론 넙치처럼 일부 생선은 사람처럼 눈이 한쪽으로 몰려 있지만 극히 드문 일입니다.
막내딸이 어떻게 대답했는지는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나진 않지만 아마 제 딴에는 무어라 이유를 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눈은 왜 1개나 3개가 아니고 2개인 지 이유도 물었고 굳이 2개라면 앞에 하나 뒤에 하나 있으면 더 안전할텐데 왜 그렇지 않냐고도 물었습니다.
사실 아빠가 초등 저학년인 어린 딸에게 물을 질문은 아니겠지요.
딸이 의사인 아빠에게 묻는다면 모를까.
여하튼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과학적으로 알려주는 책인 것 같아 읽어보려고 샀습니다.
저자가 진화론적 과학자이자 신경 생물학자인 마크 챈기지라고 합니다.
책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우리는 왜 색을 구별할까?
2. 우리 눈은 왜 앞을 향해 있을까?
3. 우리 눈은 왜 착시를 일으킬까?
4. 우리 눈은 어떻게 글자를 빨리 인식할까?
목차를 보니 왜 눈이 2개인지에 대한 답은 없는 모양입니다.
이 책도 다 읽으면 열린 서가로 보내겠지만 "모기가 슬픈 이유" 등 아직 읽어야 할 책이 밀려 있어서 금방은 아닐 것 같습니다.
참 헌책방에 보니 제가 즐겨 읽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모아 놓은 곳도 있네요.
며칠전 음방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한 작가의 책을 모두 읽는 것을 전작주의라고 말씀드렸는데 저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과 파올료 코엘료, 아멜리 노통브의 책은 거의 모두 다 읽었습니다.
타나토노트, 아버지들의 아버지, 피피용, 뇌 등 오래전 읽은 책들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한컷 찍어 봤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느 작가의 책이 마음을 빼앗았는지 궁금하군요.
여하튼 책은 정신적으로는 위안과 즐거움을 주고, 시간적으로는 소일거리를 줍니다.
다만 시력저하를 가져오는 단점은 있습니다.
세상만사 좋기만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