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이를 낳은지 어느덧 2주의 시간이 흘렀네요.
출산후기를 최대한 빨리 기억이 생생할때 작성하고파서
조리원도 가지 않고 바로 집에서 아이를 보며 생활하느라 너무너무 바쁘지만 짬짬이 틈을 내어 후기 써봐요.^^
임신 20주때쯤,, 자연주의 출산에 대해 알게 된 후,
이런저런 자료들을 찾아보며 '그래 이거야'라며 병원을 알아보다가 진오비 산부인과를 알게되었어요.
집이 김포여서 다른 곳들은 너무 멀기도 하고 터무니없이 비싸서 갈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김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진오비가 있었던게 저에겐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몰라요.
결혼전에 홍대에서 10년을 넘게 살았었기에
제 2의 고향과도 같은 홍대에서 아이를 낳는다는게 마음이 왠지 편했습니다.
그럼 본격적인 출산후기 써볼게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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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39주 출산
자연분만
남자아이
4.0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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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임신 39주 되던날 저녁 축 탄생하신 울 아들.
4.00kg의 어마무시한 우량아로 태어나셨다.
아이가 넘 커서인지 내가 힘을 잘 못줘서인지 너무너무 힘겹게 아이를 만나게 되었다.
이래서 아이낳다가 사람이 죽는구나. 싶을정도로
산고의 시간은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
임신 37주 2일 되던날.
처음으로 가진통이라는 것이 찾아왔다.
티비를 보다가 생리통처럼 살살 배가 아파왔지만 별거 아니라 생각하고 암생각없이 있다가
서서히 더 아파오는 아픔에 깜짝 놀래서
이게 진통인건지 뭔지 정신도 못차리고 병원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우왕좌왕 난리가 났었던..ㅋㅋ
다행히 한두시간 진통이 계속되다 멈추었고,,
그 뒤로는 완전 말짱했다.
이틀 뒤,,,
가진통이 또한번 찾아왔다.
역시 두어시간정도 5분에서 10분간격으로 진통이 와서
병원에 가야하는건가 하고 샤워를 하는데 진통이 그새 또 없어지더라는.
가진통에 또한번 낚여서 김샘..ㅋ
그 뒤로 37주 6일 되던날 병원 정기검진 있던 날.
원장님께 상태를 설명하고
태동검사와 내진을 받았다.
원장님께서는 자궁수축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며
2~3일 내로 아이가 나올것 같다는 후덜덜한 말씀을 하셨다.
아.. 떨려...
아이가 며칠내로 나올것 같다는 말을 듣는데 정말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두근두근
두근두근
.
.
.
.
.
하지만 2~3일이 지나도 아무소식이 없었고
가진통마저도 감감무소식이었다.
36주때 이미 3.3kg을 넘어섰기에 아이가 좀 빨리 나와주었으면 하고 은근 바라고 있었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으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아이가 너무 커버리면 나오기 힘들텐데....ㅠㅠ
이때쯤 정말 미친듯이 걷기운동을 했다.
뭐 그 전에도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하고 그랬었지만
그렇게 간절하게 열심히는 하지 않았었는데
이땐 정말 미친듯이 라는 단어가 어울릴정도로 열심히 여기저기 닥치는데로 돌아다녔다.
아이가 커서인지 배도 다른사람들보다도 훨씬 많이 나오고 치골통도 심해서
사실 움직이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걷는것은 물론이고, 앉았다 일어섰다 하는 사소한 것조차도 너무너무 힘든 일이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아이를 만나야 된다는 생각에
열심히 걷고 또 걸었다는.
열심히 걷기운동을 한 덕분인지
38주 5일 되던날 이슬이 비쳤다.
드디어...... 이제 나올때가 된 것인가..?!!!
이슬이 비추고서도 계속 걷기운동 멈추지 않고 일산호수공원 가서 열심히 산책하다가
치골통도 넘 심해지고 아이가 아래로 너무 내려와서인지 걷는게 힘들어서
집으로 와서 휴식을 취했다..
그 다음날. 새벽. 화장실을 갔는데 출혈이 좀 많아서 깜놀하고..
배도 꽝꽝 뭉치는데 좀 걱정이 되어 병원에 전화해보니 한번 오라 하셨다.
병원 가는 길에 진통이 슬슬 시작되는지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했다.
15~20분간격으로 진통이 오고...
가서 내진 해보니 출혈은 이슬인거였고,
자궁문은 1cm 열렸다고...
아... 떨려...
드디어 시작된 것이었다.
원장님께서는 집에가서 쉬다가 진통이 3분간격으로 오거나 아니면 다음날 아침에 오라고 하셨다.
집에 와서 두근거리는 마음 진정시키며 아이맞을 마지막 준비를 하였다.
신랑은 정신나간 사람처럼 집안을 계속 돌아다니고 있었다.
ㅋㅋㅋ
그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후훗
진통은 계속 되었지만 참을수 있는 아픔이었다.
이정도 진통이라면 까짓거 괜찮았다.
그렇게 진통이 계속되다가 오후에 들어서는 5~10분 사이로 줄어들었다.
그런데 오후 3시경 진통이 멈추는게 아닌가.?!!
오잉?!! 뭐지?
가진통이었던건가?
쨋든 진통이 오다가 멈추니 좀 살것 같았다.
이때 좀 쉬자며 푹 쉬고 있는데
5시 좀 넘어가니 다시 진통이 오기 시작했는데
이전의 진통과는 세기가 달랐다.
오오오~ 아픔이 남다름...
그래도 참을만했다.
하지만 진통 주기는 완전 불규칙.
5분간격으로 왔다가 또 20분까지 벌어지기도 하고.
뭐 완전 들쑥날쑥.
밤이 되자 나는 일단 신랑을 재웠다.
본격적인 진통이 시작되면 날 케어해줘야하니깐.ㅎㅎ
왠지 긴긴밤이 될것 같아서..
나도 진통이 오지 않을땐 잠좀 자두려고 침대에 누웠다.
그런데 이게 왠걸...
진통의 세기가 점점 심해지고 주기가 5~10분 사이로 일정해 지면서
아픔을 참기가 힘들어졌다.
그래도 진통이 오지 않을땐 좀 자려고 노력했지만
넘 힘들었다.
그렇게 2어시간을 혼자 끙끙데다가
더이상 진통의 아픔을 참을수가 없어서
새벽 3시경 신랑을 깨웠다.
"오빠!! 너 더이상 참을수가 없어. 너무 아파.ㅠㅠ"
신랑은 깜짝 놀래서 잠에서 깼고, 눈이 똥그래지더라...
그때부턴 신랑이 진통주기를 체크해줘야 할만큼 난 제정신이 아니었다.
진통 주기는 4~5분.
원장님께서 3분 주기가 되면 오라셨던 말씀이 있어서
좀더 있어보기로 했다.
새벽 4시가 넘어가지 2~4분 주기가 되었다.
ㅎㄷㄷㄷㄷ
진통의 아픔도 너무 참기 힘들었다.
새벽 5시30분. 진통 주기는 3~4분..
아픔은 더 심해졌다.
더이상은 참기가 힘들어서 병원에 전화했더니.
아직 목소리 쌩쌩하다며 한시간 있다가 다시 연락해보란다.
ㅠㅠ
아~~ 난 죽겠는데...
전화를 끊고 나니 더할수 없는 고통이 찾아왔다.
허리가 끊어질것 같고.
정말 죽을것 같았다.
겨우겨우 한시간을 참고 병원에 전화해서 나 죽을것 같다고..
그랬더니.. 언넝 오란다.
ㅠㅠ
병원에 가는길... 그렇게 멀게 느껴질수가 없었다.
병원에 도착해 내진을 해보니 자궁문은 겨우 2cm 열렸다고.ㅠㅠ
나는 "겨우 그거 열렸어요?ㅠㅠ" 했더니
간호사 쌤께서는 2cm 열렸지만 자궁벽이 부드럽고 얇고 어쩌고 저쩌고 해서 금방 진행될것 같다고 하셨다.
양수도 약간씩 새고 있어서
아침 7시경 입원했다.
그렇게 계속 진통이 계속되었다.
참을수 없는 고통도 같이 동반되어..
오전 11시쯤. 아픔은 최고조가 되고.
나는 더이상 참지 못했다.
있는 소리 없는소리 질러대며 신랑한테 나좀 살려달라고. 소리치고.ㅠㅠ
벽을 박박 긁어데고..
하도 소리지르는 통에 무슨일 생긴줄 알고 간호사들이 다 달려왔다.
내가 진통때문에 소리지르는거 보고서
호흡하는거 알려주고,,
소리지르면 아가가 스트레스 받아서 태변볼수 있다고
소리지르지 말라고 하셨다.ㅠㅠ
나는 알겠다며 호흡 열심히 따라하며 열심히 참아보려 노력했으나..
또 참지 못하고 또 소리를 고래고래~~
진통의 아픔이 이렇게 클줄이야..
어떻게 할수 없는 큰 고통이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아픈건 첨인듯.ㅠㅠ
몇시간을 진통으로 진을 빼니 온몸에 힘이 남아나질 않았다.
이래가지고 애기날때 힘을 줄수나 있을지 걱정도 되고.
그와중에 또 진통이 와서 또 소리 지르고...
간호사들 계속 달려오고.
지금 생각해도 정말 고통스러운 기억이다.
진통이 너무 심해지자 진통제를 하나 놔주셨다.
그거 맞고 소리 안지르기로 약속하고...ㅠㅠ
주사맞고서 훨씬 살만했지만 그래도 아픔이 완전 사라지진 않았다.
아무래도 난 진통이 정말 세게 온 모양이다.
그래도 진통제를 맞고난 후부턴 진통 오는 사이사이 잠을 잔것 같다.
진통때문에 진이 다 빠져서인지 이때부터는 사실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진통이 안오는 사이 잠시 잠이 들었을때 원장님께서 내진을 하셨고
자궁문이 7~8cm 열렸다며 분만실로 가자고 하셨다는데 나는 기억이 없고..
지금 내가 뭐하는건지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며 분만실로 걸어간 기억만 있다.
그때 시간 오후 1시경.
원장님께서 잘하면 3시쯤엔 아가 볼수 있겠다는 말씀을 하신것만 흐릿하게 기억이 나지만.
그때 그 얘기를 들을땐 과연 이 고통이 끝나기는 하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어
원장님 말씀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렇게 분만실로 자리를 옮기고 본격적인 힘주기가 시작되었지만
진통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힘주기도 쉽지 않았다.
너무너무 아파서 소리만 지르고..
계속 간호사 언니들한테 혼나고.ㅠㅠ
정말 많이 혼났다.
아기 생각해서 좀 참고 힘주라고... 막 뭐라 하시고..
ㅠㅠ
난 계속 소리지르면서 몸을 이리 비틀고 저리비틀고,,
또 혼나고.
ㅠㅠ
그렇게 시간이 계속 흘렀다.
오후 3시쯤 양수가 터진것 같았다.
원장님께서는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며
빨리 나야 한다하셨다.
하지만 나의 힘주기는 순조롭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골반에 아이가 끼어서 나오질 못했던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계속 흘러 5시가 넘었고...
나는 이러다 아이랑 나랑 둘다 죽는건가 싶은 생각마저 들정도로
죽을것 같았고.
이 고통이 끝나지 않을것만 같았다.
신랑은 내 머리 위에 앉아서 내가 정신을 잃지 않도록 계속 날 토닥거려줬고
내 정신줄을 잡아주고 있었다.
아... 신랑이 없었으면 난 아마 벌써 정신을 잃었을지도..
갑자기 병실이 분주해졌다.
원장님께서 아이 심장박동수 체크하라시며 간호사 언니들이 분주하게 내 배에다 뭘 가져다 데고
난리가 난듯해보였다.
다행히 아이 심박수는 완전 정상이고 잘 뛰고 있다고 하시는 간호사 언니의 말이 들리고.
그때 난 뭔가 지금 상황이 굉장히 좋지 않다는걸 깨달았다.
그 전까진 거의 정신줄을 놓고 내 몸을 내버려두고 있었다.
정말 어이없게도 말이다.
ㅠㅠ
그때 원장님께서는 더이상은 안되겠다며
선택하라 하신다.
수술을 하던지 아니면 흡입기로 아이 빼내야 한다며..
더이상 기다리면 위험하다고...
순간 난 정신이 바짝 들었고..
내가 이럴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퍼뜩 들면서
그제서야 내 정신줄을 제대로 잡고.
마지막으로 힘 제대로 써보겠다며 굳게 마음먹으며
흡입기를 써달라고 했다.
무서웠다.
흡입기를 사용하는게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선 익히 알고 있었다.
주변에 지인의 아이도 흡입기를 썼다가 잘못되어 머리가 이상해졌다는 얘기도 들었었고..
하지만 그때 내 머리는 그 어느때보다도 선명했고,
원장님에 대한 무한 신뢰가 있었던것 같다.
'지금 내가 힘을 제대로 주지 않으면 아이랑 난 어떻게 될지도 몰라' 라는 생각을 하며
있는 힘 없는힘 죽을힘까지 동원하여
힘을 줬다.
신랑 말로는 숨도 오랫동안 참으며 힘을 주더란다.
그렇게 숨까지 참아가며 죽을힘을 주던 때,,
갑자기 내 다리 사이로 무언가 뜨거운게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아.......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그리곤 힘을 빼라는 간호사들의 말소리..
'이제 살았구나' 싶었다.
그때 갑자기 내 가슴위로 올려지는 큰 묵직한 무언가..
바로 신랑과 나의 아이였다.
ㅠㅠ
'응애~ 응애' 울면서 내 품에 처음으로 안긴 내 새끼..
지금 생각해도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부모와 자식으로 처음으로 만난 그 순간.
잊지못할 순간이다.
아이를 보느라 후처치따위 신경쓰질 못했다.
태반이 빠져나오고 뭐 이것저것 후처치를 하는 모양인데
아이가 나왔다는게 너무 신기해서 아픔따위 느끼질 못할정도였다.
그렇게 태맥이 끊기고,,
신랑이 탯줄을 자르고..
간호사들이 아이를 데려가서 말끔하게 목욕을 시켜주시고,
몸무게를 재왔는데
4키로란다..
ㅡㅡ;;
아들..너 그렇게 큰거였어?
그러니 잘 나올수가 있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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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나고 며칠간 참 속상했다.
아이를 날때 정신도 못차리고 아기가 위험하다는데도 힘도 잘 못주고
정신줄을 놓고 있었던 못난 엄마라는 자책감때문에..
갑자기 울컥울컥하고.
그러다 한번은 저녁을 먹고 쉬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그냥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때 마침 신랑이 들어와 날 보고는 깜짝 놀래서
왜그러냐고 묻는데
나도모르게 눈물이 더 흘렀다.
고맙게도 신랑은 나를 토닥거려줬고.
그 어떤 사람이었어도 그렇게 아프면 잘 해내기 쉽지 않았을 거라고,
그정도면 잘 했다고 고생했다고 하면서
자기도 같이 훌쩍 거리는데 어찌나 고맙던지..ㅠㅠ
아이를 날때 남편이 같이 분만실에 같이 들어가는건 참 좋은것 같다.
같이 보지않고 같이 느끼지 않았으면
지금 이 내 마음을 신랑이 알수 있었을까?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옆에서 같이 느꼈기에 신랑은 나의 마음을 십분 이해해주었고
정말 고생많았고 수고했다고 나를 진심으로 토닥거려주었다.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친 느낌이다.
이번일로 울 가족은 더욱더 돈독해진 것 같다.^^
점점 아이의 잠투정이 심해져서 하루하루 잠도 못자고 울 아들때문에 비몽사몽 고생이지만
어렵게 만난 울 아이.
열심히 키워볼란다.^^
못난 엄마 되지 않도록..
울 가족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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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지 겨우 2주일된 울 아들.
많이 먹을땐 150미리를 뚝딱 헤치운다.
내가 위대한 아들을 낳은건가?
ㅡ.ㅡ;;
신랑!! 돈 많이 벌어와야 되겠엉.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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