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렇게 출산후기를 쓰게 된 날이 왔다니.. 가슴이 벅찹니다.


처음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남편이 산부인과를 알아보던 중 진오비를 알게 되어 분만까지 잘 하게되었네요.

인터넷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심원장님의 진료스타일이나 병원방침등 참고하였고,

맞벌이였던 터라 상대적으로 적은 진료횟수와 집에서 가까웠던 점..
모자동실이라는 것, 분만을 최대한 자연분만을 돕는다는 것..등.. 이전 출산하신 분들이 모두 좋다고 생각한 부분들이
저희 부부에게도 이 병원을 다니게 한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임신중 크게 문제가 있다거나 했던 산모가 아니었던 터라 원장님도 저를 기억이나 하실까 할 정도로
약간의 무심한 부분이 느껴졌던 건 있었어요..^^
그러나... 분만때는 정말 더할나위없이 챙겨주시고 생각해주시는 게 느껴져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
남아 A형 3.15kg
38주 5일
입원 후 진통 13시간
무통x,관장x,제모x,회음부o

26일 예정이었던 꾸꾸는 17일에 태어났다.
38주였던 날 내진을 했고, 그 다음날 이슬비스무리한 것을 보게 되었다.
슬슬 배가 아프기 시작했지만. 그냥 생리통 심한 날 정도의 느낌이어서 요가는 하루 쉬기로 했다.
선생님은 배가 너무 너무 크다고 난산을 예고하셨고, 40주때는 3.7kg까지 나가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매일 아기에게 이제 마음의 준비하고 나와도 된다고 귀띔해주던 차였다.
"지금쯤이면 3.2kg겠지. 그정도면 나도 힘내서 낳을 수 있겠어!! 꾸꾸야 엄마도 너도 안힘들게 그만큼 컸으면 나와도된다~"하며;;;;

그뒤로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까지.. 저녁이 되면 가진통이 심해졌고,
월요일 새벽에는 제대로된 이슬까지 보게 되어 이제 진짜 진통이 오기만 하면 되겠다 싶었다.
그와중에 배아프다고 다시 되돌아올 거 알면서도 새벽에 병원가서 1cm열린걸 확인하고 돌아오고 말았다.
다른 사람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갈게 뻔하니 진짜 죽을것같을때 가라고 하던데..
난 다시 되돌아와도 진찰을 받아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선생님의 피곤도와 남편의 수고함은 고려치않고 다녀왔다는-
그 후 원장님은 몇번의 전화를 하시고 내 상태를 지켜봐주셨다.
그리고 다음날 화요일 오전 진료때 바로 병원에 갈 생각이었으나, 진통을 해도 병원에서 해야 마음이 더 편하겠다 싶어
새벽5시에 입원을 했다.

그와중에 3cm가 열렸고, 진행이 느린 탓에 오후 2시에는 촉진제를 맞았다.
그때부터 소리소리 지르며, 제발 수술수술 외치고,
남편에게 선생님께가서 애원이라도 하라고 빌며, 퉁퉁 불은 얼굴로 진상은 있는대로 다 피웠던 것 같다.
정말 소리 안지르고, 교양있게(ㅋ) 모든 진통을 감내하리라 했던 마음은 다 없어진지 오래였다.

나는 하필 진통이 허리로 오는 타입이어서 남편은 진통내내 내허리에서 손을 뗄 수 없었다.
요가때 배웠던 호흡법, 자세 모두 생각나는대로 써먹었지만. 촉진제 투여후에는 모든게 무색해졌다.
오후 5시쯤 됐을 때 제발 수술을 외치던 내게 드디어 간호사님이 다 열렸다고 무슨 수술이냐며 핀잔 주시고
다시 격려하시고 달래며 분만실 이동, 힘주기를 하기 시작했다.

절대 수술은 안하려고 내 스스로 아이 낳아보겠다고 다짐했던 10개월이
체력과 진통의 한계에 무너지고 말았다,
학생때부터 체력장에서 맨 꼴찌 였던 내가 마음까지 약해지니 힘을 주기가 더 힘들어지고,
아기가 내려오는 느낌을 받지 못해 겁이 나 이상태로 가다간 아이까지 힘들고 마지막엔 수술까지 받지 못할까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은 흡입분만에 대해 이야기하셨고,
마지막 힘주기에 흡입기로 아기가 태어났다.

원장님이 내가 체력이 약하다는걸 아신건지 그래도 13시간 입원 진통 후 아이 볼 수 있게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원장님이 자연분만 한 사람들이 감사하다고 인사한다고, 수술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하셨던 게 100% 공감-

간호사님이 원장님이 꾸꾸 머리 혹 잘 지켜보라고 걱정하셨다는 말 전해듣고는
괜히 눈물이 핑-
이런 분이 우리 아들 받아주셨으니 참 복받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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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태어난지 1주일이 되었고
배넷짓도 하고, 살도 조금 찐 것 같지만, kg은 태어날때보단 조금 덜 나갑니다.
모유수유 4일차인데 양도 많이 늘었습니다.

분만에 도와주신 원장님 및 간호사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진 2015. 3. 22. 오후 6 28 08.jpg (1.96 MB, 다운수: 106)

사진 2015. 3. 22. 오후 6 28 0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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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경 [2015-03-25 18:59]  배소정 [2015-03-25 07:06]  진오비 [2015-03-23 22:23]  심상덕 [2015-03-23 16:58]  

본 글은 아래 보관함에서 추천하였습니다.

#2 심상덕 등록시간 2015-03-24 09:41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안녕하세요.
출산하신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몸 추스리기도 버거우실텐데 출산 후기를 빨리 올려 주셨군요.

태어난지 1주일된 아기라고 하기에는 아기가 머리도 동글동글해지고 많이 똘망똘망해 보이는군요.
출산시 좀 고생하셨고 흡입기로 힘들게 낳았지만 순산해서 다행입니다.
그래도 산모께서 막판에 힘을 잘 주신 덕분입니다.
제가 평소 순산 체조와 호흡법을 잘 익혀두라고 말씀드리는 것도 본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출산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노력해 두면 출산시 상당한 도움을 받으니까요.

지금은 조리원에서 잘 쉬고 계실텐데 모유 수유 잘 하시고 아기 건강하고 이쁘게 키우시기 바랍니다.
세 식구 함께 항상 행복한 가정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참 아기 이름 도장과 몰스킨 노트는 오늘 주문하면 며칠 후 도착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조리 잘 하세요.
#3 배소정 등록시간 2015-03-25 07:15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우왕~~

아가야 까꿍~~

그날 꾸꾸를 같이 받은 간호사예요
옆에 제얼굴보면 기억나실려나요... ㅎㅎ

초산모들 대부분은 막판에 힘들어서 수술한다고 다들 그렇게 말은 해요 ㅎ
그럴때 야단도 쳤다가 , 잘하고 있다고 칭찬도 해주다가
그렇게 하다보면 어느새 아가야는 쑴풍~

제기억으론 힘주기를 잘하셨던걸로 기억을 하는데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남편분이 열성적으로 육아 도와주시던거 같던데
행복하시겠어요~ ㅎㅎ

아무쪼록 몸조리 잘하시구
이뿐 꾸꾸 사진 올려주셔서 저희도 뿌듯하고 기분 좋으네요~

식구가 하나 더 는 만큼 행복도 더 늘길 기원할께요~{:4_109:}
#4 오현경 등록시간 2015-03-25 19:09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안녕하세요~
출산하시던날 진통할때 함께했었는데, 저도 검사 하면서 배가 커보인다고 말씀 드렸던것 같은데
생각보다 아기는 작았어요.
진통하는시간이 길어지면 대부분 힘주기 시작하면서 많이 지치는편이랍니다.
그래도 오로지 엄마 힘으로 분만 잘하신거에요! 도와드렸을뿐 :)

다음날 윗층 병실로 올라갈때도 아침만에도 벽에 기대서 움직이는것도 많이 힘들어하셨는데
오후에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씩씩하게 움직이는 엄마를 보니
역시 엄마는 강하다. 느꼈습니다:)

꾸꾸와 행복한 육아 하시길 두손 모을게요. 다시한번 축하드려요{:4_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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