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며 많이 찾아보고 듣고 건강하고 안전한 출산을 위해
자연주의 자연분만으로 출산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었습니다.
막상 진짜 진통이 오니 자연분만은 미친 짓인거 같다며 수술할 껄 그랬다며
둘째까진 무조건 낳겠다고 했었던 저는 둘째는 없다고 하며
무통 그냥 놔주시면 안되겠냐고 마지막 순간 의미없이 매달려도 보고
나는 자연분만으로 못 낳을 여자인가보다며 울고불고 소리치고
그렇게 진상 진상피우며 출산 한지 8일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초산에 40주 꽉 채운 큰 아기 치고는 정말 5시간이


극한의 고통을 지나고 나니 역시 정말 잘 했구나 싶은 자연주의 자연분만 출산!
예정일 꽉 채운 태아는 큰데 산모능력 힘주기 능력 부족으로
마지막 2% 못채운 자연주의 자연분만 +흡입분만으로 첫 아이를 두 팔로 품에 안았습니다.


40주+1일, 3.7kg, 49cm, 여아

촉진제 X, 무통 X, 관장 X, 제모 X, 회음부 절개 O, 흡입분만 O


<출산일 기록>
출산 예정일: 12월 9일
출산일: 12월 10일 오전 9시 1분
진통 및 분만: 12월 10일 새벽 3시 40분경~ 오전 9시 1분 (총 5시간 20분)



임신 38주 진료 시 자궁경부 부드러워져 있고 약 2cm정도는 열린 상태로 40주 예정일 넘김


40주 +1일

새벽 3시 40분 자다 일어나 화장실 다녀온 후 부터 진통 느끼기 시작
       4시 30분경 양수 터짐
       5시 30분경 병원으로 이동
       5시 50분경 병원 도착, 첫 내진 결과 자궁 6cm 열림
아침 6시~8시 극한 진통의 시간
아침 8시        내진 결과 자궁 다 열려 분만실로 이동
아침 8시~9시 초초초초초 극한의 진통 및 분만 힘주기
아침 9시 1분   분만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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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2.8kg으로 약간은 큰 편이라고 38주 검진 시 말씀 들은 후 약간의 걱정 속에서도 잘 지냈습니다.

또한 내진 결과 자궁경부가 부드러워져있고 약간 열려있다고 하셔서 조금 빨리 나올 수 도 있으니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배는 점점 더 커지고 예정일이에도 소식이 없었고 예정일 검진에서 아기는 갑자기 폭풍 성장하여 3.9kg까지 예상.

아기가 큰 얘기를 듣고나니 무섭기도하고 걱정도 되어

당장이라도 유도분만이나 수술로 낳아야하나 마음에 수백 번 속으로 흔들렸습니다.

예정일 진료일날 심원장님께서는 많은 후기에서 읽어 온 것 처럼 말씀 주셨습니다.

우선 41주까지 자연진통 지켜보자하셨고 그 때까지 소식이 없으면

그 날 유도를 바로 들어가거나 하는 걸로 말씀주셨었습니다. 마음이 정말 울적했습니다.


집을 돌아가는 길 속으로 아기 무게는 크지 않다고 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초산이라 감이 없기도하지만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생각하며 순산할 수 있을 거라고 다짐했었습니다.

참 아무것도 모르고 한 생각이라는 게 다시 생각해도 ㅎㅎ


진료 후 집까지 1시간 걷고, 저녁먹고 남편과 약 2시간 가량 또 걷고 걸었습니다.

그날 밤 뒤숭숭한 마음으로 새벽에 진통이 와주길 간절히 바라며 잠이 들어었습니다.

늘 그렇듯 새벽 3~4시쯤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났다 다시 누웠는데 통증이 몰려오면서 잠들 수가 없었습니다.
나도 드디거 온건가 !! 이건가!!

그렇게 1시간을 집 안을 뱅뱅 돌다 소파에서 뒹굴다 혼자 버티다 진진통이구나!
남편을 깨웠고 1시간 쯤 지난 후 양수가 터진 순간 병원에 전화했습니다.
양수가 터졌고 통증이 5분 간격인거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얼마나 됐냐고 하셨고
진통 느낀지 1시간 30분 정도 된거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너무 일찍 오셔도 해드릴 수 있는게 없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진통주기가 수많은 후기에서 봐온게 있어
진통간격 5분이고 양수가 터졌고 약간 빨갛게 많이 나왔다고 다시 말씀드렸으나 30분 더 지켜보고 연락 달라고 하셨습니다.
당장이라도 오라고 해주시길 바랬지만 말을 들어야지 하며 30분 체크해보니 주기는 3~4분 간격
다시 전화드렸더니 병원으로 오라고 해주시더군요. 드디어!!!
그 와중에도 심원장님께서 금일 당직이 아니시면 어쩌나 걱정이 되어 심원장님 계신지 여쭤보았습니다.
원장님께 연락을 해주셨다는 말씀에 안도감을 느끼며 병원으로 출발했습니다.




도착해서 간호사님 첫 내진. 산모님 정말 잘 참고 오셨다고 6cm정도 열렸다고하시는데 그 행복감도 잠시
다시 극심한 진통에 흐느끼며 있던 순간 심원장님께서 들어오셨고 5~6cm정도 열렸다고 하셨습니다.
2시간 정도 입원실 쿠션과 베개, 침대를 손으로 다 부셔버릴만큼 쥐어짜며 진통을 견뎠습니다.
극심한 통증이라도 죽지는 않을꺼라며 견딜 수 있을 거라고 참 만만하게도 생각했던거 같습니다.




안될걸 알면서도 수없이 다짐했었으면서도 무통 맞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내가 나를 몰랐나?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에 후회를 하며 고통에 몸부림 쳤습니다.
나는 사람이 아니라 동물인가 생각이 들정도의 소리를 내고 울부짖으며 견디고 있었습니다.
8시경 두 번째 내진 다 열린것 같으니 분만실로 이동하라고 하셨습니다.
너무 기뻤고 마음으로는 정말 뛰어라도 갈 것 같았지만 몸은 만싱창이였습니다.
1시간 안에 끝내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 또한 참 몰라서 한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참 저를 몰랐던 것도 같습니다.




분만실에서 계속 제가 제대로 힘주기를 못해 아기가 골반에 걸린상태로 못나오고 있었습니다.

호흡도 제대로 못해서 아기 힘들어 하는 상황. 간호사 선생님들 팔이 잡히면 쥐어짜고 울고 불고

이름은 모르겠습니다만 간호사 선생님 한 분께 힘주기, 호흡 제대로 못한다고 혼나가며 ㅠㅠ

애기 머리는 보이는 지 몇번을 여쭤보면서 울부짖고 있던 어느 순간

원장님께서 들어오시니 저는 이제 끝이 나긴 나려나 싶었지만 제 뱃속은 끝이 안날 것 같긴했습니다




원장님 언제나 그러셨듯 무채색 톤의 목소리로 간호사분들께도 지휘를 착착하시고

저에게도 힘 끙!! 힘 끙!! 다시 한 번 끙!!!

원장님께는 한 명의 산모겠지만 일방적인 무한 믿음 산모로서 갑자기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마음 뿐이더군요 ㅎㅎ 힘을 준 후 빼는 순간에 확 몰려오는 그 고통이 무서워 힘주기는 더 무서워졌습니다.

결국 1시간 다되어 갈쯤 더 이상 힘 제대로 못주면 흡입기 도움(최소한의 시간만 시도 가능, 위험성 설명들음)

또는 제왕 절개 수술 해야 할 수 도 있다고 하심. 선택하라고 하셨습니다.

남편은 수술을 하라고 했지만 막상 또 수술을 하겠냐고 하니 이제 다왔는데 억울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조금만 도와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흡입기 도움 받고 한 번에 해내리라 마음먹고 흡입기 시도해보고 싶다고 남편에게 이야기 하고 도전!!!!

마지막 흡입기와 함께 몇 번의 제 나름의 힘주기? 후 드디어 힘을 빼라고 하십니다 ㅠㅠ

정말 그 순간 배 진통이 사라지는게 정말정말 신기했습니다.




아기를 배 위에 올려주시는데 정말 묵직한 아기가.... 눈물이 눈물이....
부모님이 날 이렇게 낳으셨구나 생각이 그 순간에 번뜩 또 들었습니다. 그래서 또 눈물이....
보자마자 참 아기한테 미안했습니다. 힘주기를 제대로 못해서 이렇게 고생시켰는데
건강하게 나와줘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또 눈물이 ㅠㅠ




그런데 모든 걸 잊게 하는 후처치 후 태반을 빼는 시간.
남들 보다 좀 더 파열이 있다고하시며 꼼꼼히 후처치 해주시는데 아 정말 또 죽겠구나
폭풍 눈물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출혈이 1.5배 정도 많으니 분만실에 누워서 출혈 상태를 지켜본다고 하셨습니다.




출산 한지 1시간도 안되서 남편과 이런 저런 그 진통시간에 대한 얘기 등등
얘기를 나누고 원장님께서 틀어주신 음악을 들으며 남편과 씻고 온 믿어지지 않는 아기와
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출산 소식을 알리고 꿈같은 상태로 누워있었습니다.
친구들이 다 그러더군요 금방 출산한 산모 맞냐고... 카톡으로 지금 얘기하고 있는게 맞냐고 하더군요 ㅎㅎ
역시 자연분만의 힘이라며 또 계속계속 스스로 엄청 뿌듯해했습니다.
그렇게 좀 시간이 흐른 후 입원실로 이동해서 2박 3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조리원으로 무탈하게 아기와 함께 퇴원했습니다.



하아....몰라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알고 나니 다시 겪기는 싫은
하지만 입원실 올라오는 그 순간부터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역시 참 잘했구나 싶은
품에 안아본 아기가 너무 이뻐 다시 둘째를 역시 낳긴 낳아야겠는데 다시 또 생각을 합니다.
자연분만의 고통을 다시 견딜 자신이 아직은 없다는 마음이지만요 ㅋㅋ
아직 다 아물지 못한 아래상처들과 바로 이어지는 육아훈련소에서의 생활로
끙끙 거리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다 좋아질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심원장님 아니셨다면 무통 주사도 맞고 결국 마지막엔 또 수술할 뻔 생각이 듭니다.
그랬다면 스스로 많은 후회가 남았을 것 같습니다.
글 솜씨가 뛰어나지 못해 제대로 적은지 모르겠습니다만 많은 후기들 읽으며 위로를 받았듯
제 이야기도 혹시나 도움을 드릴 수 있을거라 생각하며 남기고 싶었습니다.

원장님,  간호사분들 진심으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건강하게 아기 만나게해주셨으니 앞으로 더 건강하게 잘 키우겠습니다.

댓글

저도 진통할때 둘째는 절대 안되!...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2째가 욕심나요~ㅋㅋ건강하고 재미있는 육아 하세요~^^  등록시간 2016-02-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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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영 [2016-01-20 00:33]  apple1831 [2015-12-24 11:58]  오현경 [2015-12-24 11:38]  배유진 [2015-12-22 11:17]  김지선 [2015-12-21 10:16]  시온맘 [2015-12-18 01:36]  podragon [2015-12-17 13:27]  심상덕 [2015-12-17 12:54]  최현희 [2015-12-1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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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현희 등록시간 2015-12-17 12:57 |이 글쓴이 글만 보기
ㅋㅋ 재미지게?  읽었습니다.^^글솜씨좋으신데용~~ 혼자 예전 생각하믄서 히죽거리며 읽었나이다^^ 아주 많이 힘드셨겠지만~~ 쫌 지나심 생각안납니다. ㅋ  아주 건강한 아가님을 얻으셨군요!!!

댓글

감사합니다 ^^ 한 달 정도 지나가니 몸도 이제 거의 다 정상이 된 느낌이되고나니 잊혀지고 없네요 ㅋㅋㅋ  등록시간 2016-01-07 15:22
#3 심세은 등록시간 2016-02-12 07:34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잼있는 후기네요 ..근데 왠지 저 혼내는 분만실간호사는 저인듯 하네요 ``;
데자뷰처럼 그려지는...분만실1번방의 생생함이 느껴지는걸 보니.. 제가 맞아요..
체리가 건강하게 나와서 다행이죠 ~~하하하하~~
이렇게 후기 보고 있음 조금더 잘해줄걸~하는 생각이드네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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