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2015년 4월 19일 오전 9시 40분
자연분만, 무통X, 제모X, 관장X, 회음부 절개 조금O
아기 이름: 최서원(또동이)/여아/ 3.2kg
드디어 마음 속의 숙제(?)를 꺼내어 하기 시작.
둘째 또동이의 출산 후기를 드디어 쓰다.
묵힌만큼 엄~청 긴 글입니다.^^
나에게는 특별했던 둘째 출산의 경험을 꼭 자세히 기록해두어야지 다짐만한채 10개월이 흘렀다.
그러다 얼마전 시어머니께서 둘째 또동이를 받아주신 심상덕 원장님이 SBS스페셜에 양심병원으로 나왔더라며
"그런 좋은 의사는 널리 알려야하지 않겠니 너가 홍보 많이 해라~"
하시길래 묵혀둔 숙제-출산후기-를 어서 정성스레 써야지했다가........또 두아이에 치여 며칠이 흐르던 차,
잠들기전 뒤적이던 동네엄마 커뮤니티에서 진오비 출산한 엄마와 우연히 이야기를 하게되었다.
어제밤 내내 또동이를 임신한 동안 그리고 낳은 날의 감동적이고 따뜻한 기억에 잠기면서,
내 출산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어서! 오늘 큰 애를 유치원 보내고 둘째가 잠들자마자 얼른 컴퓨터 앞에 앉았다.
첫째 출산의 기억 (대구 ㅁ병원)
출산: 2012년 3월 27일 10시 31분
자연분만, 무통X, 제모O, 관장O, 회음부 절개 O
아기 이름: 최서하 (또아)/여아/ 2.38kg
첫째 또아는 2012년에 대구 친정 옆 대형여성전문 병원에서 출산했다.
그 동네 사는 사람이 가장 많이 가는 큰 병원으로 그냥 골랐다.
회사일에 바쁜 하루하루였고(변명), 임신출산은 처음이었고(변명), 모든일에 깐깐하게 검색하고 알아보고 결정하는 타입이 아닌지라
임신 중에는 가까운 ㅂ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았고(젊은 여자 선생님이셨는데, 무미건조한 타입이지만 좋았음^^)
출산 한달전 친정으로 내려가 대구ㅁ병원에서 출산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가진통으로 3일밤을 꼴딱새고 밤 11시에 병원에 갔는데 아직 1센치밖에 열리지 않아
입원실에서 기다리다 아침 6시에 분만대기실로 내려오라고 했다.
새벽 6시에 병원 응급실처럼 생긴, 간이침대만 쭉쭉쭉- 놓여있는 분만 대기실에 누워서,
옆에 산모는 무지 소리를 질러대고,
나는 (도움이 그닥 안되는)남편 손만 잡고 혼자 내내 진통을 하다가, 가끔 간호사가 들러서 봐주고,
도저히 못 참겠어요 무통 놔주세요(어디서 주워들은 무통)하니
간호사는 '이미 너무 열려서 무통 안돼요' 하고 휙 가시고
그러다 정말정말 마지막 순간에 의사선생님이 드디어 오셔서 바로 아기를 출산하고,
그리고 어디론가 다시 실려가서 덜덜덜 떨면서 있다가(아마 회복실) 다시 병실에 누웠는데
아기는 면회실로만 하루 두번인가 보다가
그 다음날 오후에야 처음 안아보고 수유를 하게되었다.
미리 아는것도 없이 어리버리 거기서 해주는대로 가만히 있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때 정말 무지했다.
그리고 무관심했다. 생명에대해.
질문하고 요구하고 더 알아보고 결정했어야하는데...
좀 더 진통 과정도 두렵지 않게 겪을수 있었을테고
엄마뱃속에서 나온 우리 첫째 또아가 엄마 심장소리 들리지 않는 곳에서 이틀이나 혼자 있지 않았어도 됐었는데. (뭐 먹였는지도 아직 모름 ㅜㅜ.정말 바보 엄마)
그곳이 나쁜 병원이었다 생각지는 않는다.
대형병원의 시스템상 어쩔수 없는 구조라는 것을, 나중에야 아이 키우면서, 다른 엄마들과도 이야기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진오비를 만나다
둘째를 임신하고, 서울에서 출산까지 할 것이라 계획했기에 병원 선택이 고민이었다.
우리 동네에서 규모가 좀 있는 곳으로, 집에서도 가장 가까운, 많이들 다니는 ㅇ병원이 있었지만
첫째때의 기억때문에 중대형병원에서 뭔가 공장처럼 낳고 싶지는 않았다 ㅠ.ㅠ
그러던중 동네 친한 엄마에게서 친한동생이 다닌다는 진오비 산부인과를 소개받게 되었다.
제일 먼저 인터넷 검색.
인터넷의 출산 후기들과 홈페이지를 둘러 보고...나는 완전
심상덕 원장님께 말그대로 꽂혀버렸다.^^;;;
결혼 전에는 친구 누가 연애하다 임신했다고 하면 애 지워야지 쉽게 말하기도하던 때가 있었다.
첫째 또아를 키우면서 생명에 대한 무한 감동과 소중함을 깨달은 나는,
만약 내가 장애아를 임신하게 되더라도, 하루 살다 죽을병에 걸린 아이를 임신하게 되더라도 그 아이는 꼭 낳아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겪지 않은 일에 대해 함부러 이야기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그만큼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에 대해 깨달았다는 의미로 이해해 주시길)
어떠한 생명도 소중하다는 것을 더 깊게 느끼고 생각하게 되었고,
더불어 생명은 본연의 순리대로 낳고 키우는 것이 옳은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심상덕 원장님은 그 소중한 원칙을 이 힘든 세상 속에서ㅠㅠ 지켜나가고 계시는 분이었다.
(이것을 지켜나가기 위해서 얼마나 힘든 일이 많으셨을까 ㅠㅠㅠㅠ)
생명을 너무나 소중히 여기시고,
자연주의 출산을 지향하시는,
출산은 산모가 하는 것이며 의사는 도울 뿐이라는 겸손하신 마음.
때문에 과잉진료하지 않고(다른 병원의 절반 수준으로 임신 기간동안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았다),
한번이라도 더 자세히 꼼꼼하게 봐주시는 것(한번가면 20분이상 초음파),
당직이 아니라도 본인 산모 아이는 꼭 직접 다 받아주시는 것(365일 일하신다)
성별은 31주 6일까지도 절대 알려주시지 않는 것(나는 이점도 너무 좋았음. 기다리고 궁금해하는 마음이 둘째때는 너무나 즐거웠다)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사람들과 인터넷, 방송 등으로 소통하시는 것(이것이야 말로 반전 매력)
등의 심상덕 원장님만의 특징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행동이실 것이다.
우연히 알게된 진오비가 너무나 선물처럼 여겨졌다.
게다가 우리집과 이리 가까이 있었다니!
특별한 산모수첩, 츤데레 심상덕 원장님께 혼나다(?)
소문대로 원장님은, 아니 소문보다 더 무뚝뚝하셨다.
'365일 애기 출산 도와주시고, 직접 산모수첩 만드시고, 홈페이지 운영에... 고객응대(?)를 위한 친절 에너지는 남아있기 어렵다. 더욱 중요한 일들에 에너지를 모두 다 쓰고 계시기에 이리 무뚝뚝하신거다.'
이미 원장님의 진심을 (혼자)알고 방문한 나였기에 무뚝뚝함까지 긍정적으로 해석되었다.ㅋㅋ
첫째 엄마라면, 좀 소심한 엄마라면 질문하기 어렵고 엉뚱한 질문했다가 상처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었다.
나는 주로 큰애를 데리고 진료를 받으러 갔는데
큰애가 한창 말 배우며 쫑알쫑알거릴때라 초음파 중에도 진료실에서도 자꾸 떠들고 방해했지만
항상 헤어질때 '다정한 말투'로 "잘가라~"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원장님은 마음이 정말 따뜻한 분이라고 더욱 확신했다.^^
그런 원장님께 혼난 에피소드.
딱 하루 산모 수첩을 두고 병원에 간 것이다.
큰애 챙겨서 부랴부랴 나오느라(핑계)..
그날 선생님에게 여러번 갈굼(너무나 이 단어가 가정 적절하기에 고민하다 사용)을 당하였다.
진료 후 설명하시면서
"수첩을 안가져왔기땜에 적어 줄수 없고-"
"수첩을 안가져왔가땜에 지난 기록이랑 비교가 안되서.."
심지어 마지막엔 "내가 직접 종이 잘라서 만든건데..”
ㅋㅋㅋㅋㅋ
선생님 방에 쌩뚱맞게 놓여있는 종이 자르는 기계(이름 모르겠음, 내가 대학 사진부일때 인화지 자르며 사용했던)의 정체가 그거였던 것이다.
얼마나 죄송하던지.ㅜ
이렇게 정성들여 모든 걸 준비해주시는 원장님에게 내가 얼마나 대충~성의없이 덜렁 온 산모처럼 보였을까.
항상 "궁금한거 있으세요?" 물어도 늘 "아니요-"하고 갔으니
그게 나는 너무 선생님을 믿어서였는데(둘째여서 궁금한게 많지 않기도 했고)
산모수첩 불지참과 더불어 '무성의함'으로 보이진 않았을까...생각했었다.
그 다음부터 병원가기 전날은 산모수첩,usb 두번 세번 챙겨두고 잠든 기억. ㅋㅋ
여기서 산모수첩 이야기 조금 더.
진오비 산모수첩은 내가 진오비에 첫번째로 반한 요소이다.
출산에 관련된 사항을 질문지로 만들어두고 산모가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게 준비해주셨다.
첫째때처럼 임신출산에 대해 무지하고, 어떤 선택의 여지들이 있는지도 모르는 나같은 산모가 아마 많을 것이다.
이런 질문들이 왜 던져지는지, 어떤 것을 내가 선택할 것인지 고민할 기회를 주는 것만으로도
그 질문지는 크기는 작지만 의미는 너무나 큰, 특별한 종이이다.
그러니 진오비 다니면 산모수첩 소중히 여기시오.ㅎㅎㅎ
드디어 또동이 나오다!
출산: 2015년 4월 19일 오전 9시 40분
자연분만, 무통X, 제모X, 관장X, 회음부 절개 조금O
아기 이름: 최서원 (또동이)/여아/ 3.2kg
38주에 갑자기 머리 속에 딱지 하나가 떨어졌는데 지혈이 되지않고 피가 계속 줄줄 흘러내리는 것이다.
홈페이지에 심원장님께 질문을 남기니 바로 내원하라고..
그리고 지혈 검사를 직접 해주시고는 날 세브란스로 보내셨다. 결과 받고 문제있으면 세브란스에서 출산하라고.
오마이갓.
으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심 원장님이랑 꼭 함께 출산하고 싶었는데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었다.
다행히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고,
나는 또동이를 만날 날만 기다렸다.^^
모든 환자를 직접 받으시기에 쉴 날이 없으신, 무척 피곤할 것 같은 원장님을 생각해서
또동아… 주말에는 나오지말아라 기도할 정도였음.ㅋㅋㅋ
그런데 요 개구장이가 엄마말을 듣지 않고
일요일에 나왔다. ㅎㅎ 그래도 다행히 해뜨고…
일요일 새벽 5시 배가 싸르르 아프더니 대변을 2번 보았다.
아 이게 바로 자연관장이구나.
우리 몸은 정말 알아서 출산 준비를 한다.
대변을 2번 보고는 이슬을 보았다.
진통이 규칙적으로 시작되고 8시경에 병원으로 간 것 같다. (기억 가물ㅋㅋ)
입원실 방을 하나 내주어서
거기서 TV를 보면서 진통을 잊어보고
어그적 어그적 걸어도 다니면서 남편 손을 잡고 진통을 했다.
(첫째때 좁은 간이침대에 누워서 천장만 보며 진통하던 거와는 천지 차이)
둘째라 그런지 급속도로 진행되었고, 분만실로 옮겨졌다.
심원장님은 재빠르게 카메라를 설치하시고, 고요한 음악을 틀어주셨다.
조명도 은은한 주황색으로 편안한 분위기였다.
남편도 머리맡에서 손을 잡고 출산을 도와주었다.
제대로 된 진통 시작 한시간 반 정도만에 5번 힘주고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났다.
아기는 바로 엄마 배위에 올려주시고
탯줄에 맥박이 저절로 사라진 후에야 탯줄을 끊으신다.
물론 바로 그 자리에서 젖도 물려보고
잠시 후에 회복실로 옮겨서는 목욕 한 아기를 바로 안겨주셨다.
원장님과 간호사님들 덕에 건강히 아기를 낳고
하루밤만 머물고 바로 조리원으로 옮겨 빠르게 회복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선물은 출산 장면의 촬영.
조리원에 usb를 가져갔다가 눈물이 날거 같아서 차마 못보고 있다가
몇개월이 지나서 조심스레 혼자 보았다.
너무 조용하고 평안한 분위기라 드라마 속 출산 장면과는 극과 극인^^ 다시봐도 감동적인 순간의 기록이었다.
(원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출산 시 에피소드 하나 더.
아기 낳고 분만실에 아직 누워있는데, 아기 같이 받아주신 간호사님이 오더니
혹시 효성여중 나오지 않았냐고.ㅋㅋ 중학교 동창이었음^^
내가 워낙 초등학교때부터 얼굴과 헤어스타일이 똑같은 타입이라 바로 알아봤나부다.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신기했다.
진오비와 내가 뭔가 더 인연이 있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기가 벌써 만 10개월이 지나고 봄이면 돌이 된다.
이렇게 진오비와 함께 했던 시간을 쓰고 있으니
빨갛게 쭈글쭈글하게 태어나 꼬물거리던 그때가 벌써 그립기도 하다.
아이를 키우는게 힘이 들지만,
아이가 뱃속에 생기고, 커가고, 또 태어나서 자라는 모습을 볼수 있는 지금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들인 것 같다.
이렇게 소중한 시기에 선물처럼 만난 진오비와의 인연을 다시 한번 감사하게 생각한다.
출산할 병원을 선택할때
물론 큰 병원이 유리한 응급 상황도 있고,
또 성격에 따라 나는 의사 선생님이 개똥같은 질문을 해도 웃으며 친절하게 해주시는 분이 좋아 이럴수도 있고,
나는 불안해서 병원을 자주 가야겠어, 아님 성별은 16주에 꼭 알아겠어 못참아 등등
진오비랑은 조금 궁합이 안 맞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이를 낳는데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가 우선 순위를 생각할 수 있는 엄마라면
진오비를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제왕절개를 하게되었거나, 무통을 맞았거나 등등
어떤 형태의 출산이었든간에 모두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 많이 힘들었고, 고생했다고 서로 토닥여주고 싶다.
피치못할 사정이 있을 수 있고, 또 각자의 사정이 있는 것이니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조차 첫번째 출산이 나의 선택이 아니었고 우연히 자연분만 되어지고 무통은 놔달라고 했는데도 못 맞은 경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 알고 나니, 꼭 그렇게 하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바라보고 추구해야하는 방향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진오비 산부인과를 미래의 맘들에게 더더욱 열씨미 알려주고 추천해주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심상덕 원장님 그리고 진오비 가족분들 모두 오래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늘로 313일 된 우리 또동이 사진 덧붙입니다^^
건강하게 잘 키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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