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철학을 전공한 40 대 후반 나이의 슈테판 볼만이라고 하는 독일 작가의 책이다.
그의 짤막하게 소개된 이력에서는 그림과 관련된 것은 그다지 볼 수 없다시피 이 책은 많은 그림이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그림에 관한 책이기 보다는 책과 여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매장 마다 등장하는 책 읽는 여자의 그림은 그가 말하려는 것-그것이 무엇이던 간에-에 대한 장식 효과 내지는 관심을 불러 일으키려는 도구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요즘은 책을 읽는 것이 즐겁고 여러가지로 도움되는 일로 적극 권장되고 있지만 이 책을 보면 과거에도 그렇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특히 여자에게는 더욱 그랬다는 것이 여러 저술과 그림으로 남아서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한다.
책의 제목 그대로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는 생각은 불과 17세기에서 18세기까지도 사회 전반에 널리 통용되던 생각이었다고 하며 그 예의 하나로 저자는 18 세기의 교육 이론가 카를 바우어의 다음 말을 들고 있다.
"책을 읽을 때 생기는 신체 활동의 부족은 상상력과 감정이 억지로 뒤바뀌는 것과 결부되어서 근육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가래가 들끓고, 가스가 차고, 변비가 생기도록 만들 것이며 잘 알려진 것처럼 여자의 경우 생식기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여하튼 이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것은 이름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많은 화가들이 그린 책을 읽는 여자의 모습이 많았구나 하는 것과 더불어 이렇게 불과 얼마전까지도 책을 읽는다는 것이 그렇게 위험한 일인 것처럼 받아 들여졌다는 사실이었다.
독서라고 하는 당연히 유용하기만 하다고 생각한 문화도 어떤 시기에는 매우 해로운 것처럼 알려졌다는 사실 말이다.
즉 한 시대를 풍미하는 어떤 사상이나 이론도 이렇듯 때에 따라서는 잘못될 수 있다는 것이며 그것을 고치기 위하여 많은 희생이 뒤따랐다는 것.
그 당시의 마녀 사냥으로 불타 없어진 많은 대상이 여성과 책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확고한 생각도 다른 시기에는 매우 틀린 생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자의식이 강하고 철저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란 그만큼 틀린 생각을 철저하게 신봉하고 호도할 위험을 가진 사람들일 수도 있다는 말에 다름이 아닐 수 있는 것이다.

책을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는 책의 타이틀은 조금만 확장한다면 신념이 확고한 사람은 위험하다라고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내가 지금 옳다고 생각하면서 주장해 왔던 많은 것들이 과연 시대를 넘어서 모든 이에게 맞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모든 도덕률과 윤리를 포함하여.....  
세월을 뛰어 넘어서까지 옳은지 옳지 않은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심지어 책이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위험하고 틀렸다고 생각했던 것이 나중에는 유용하고 옳은 것일 수도 있다는 것.
그것은 희망일까 아니면 절망일까 ?
#2 땅콩산모 등록시간 2014-05-07 23:53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책을 많이 읽어 지식이 풍부한 여자는 남자를 피곤하게 한다는 거죠? ^^ 남자는 일단 '말발'에서 지고 들어가니...
아이를 낳을수가 없어 2세를 어떻게든 찜뽕하느라 가부장적 부계제도로 묶어두고 아버지의 성을 따르게 하는 남자들이란... ㅎㅎ
#3 심상덕 등록시간 2014-05-08 00:04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땅콩산모 2014-05-07 23:53
책을 많이 읽어 지식이 풍부한 여자는 남자를 피곤하게 한다는 거죠? ^^ 남자는 일단 '말발'에서 지고 들어...

길지  않은 인류의 역사지만 그 대부분의 시기는 남성 위주로 유지되고 발전되어 왔죠.
이런 기조는 21세기 들어서면서  서서히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역사가들은 18세기부터 21세기까지를 다음과 같이 구분했다고 하죠.
18세기는 "민중의 재 발견시대", 19세기는 "여성의 재 발견시대", 20세기는 "어린이의 재 발견시대" 그리고  21세기를 "3F 시대"라고  말이죠..
3F 시대란  미래학자 존 나이스 비트가 자신의 저서 "메가트렌드"에서 처음 쓴 말로 앞으로는 여성(Female), 감성(Feeling), 상상(Fiction)이 중요하게 되는 시대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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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산모 [2014-05-08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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