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제가 먹은  "감자탕 국밥"의 레시피 올려드립니다.
이젠 눈치 채신 분도 있겠지만 제 레시피는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렵습니다. ㅋㅋ
우선 따스한 밥을 큰 대접에 듬뿍 퍼담습니다.
이때 밥은 다소 고들밥인 것이 더 좋고 떡진 밥이면 국을 마는데 애로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이 감자탕 국밥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의 반은 밥의 찰진 정도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밥을 푼 다음에는 잘 끓은 감자탕 국물을 밥의 양의 1.45배 정도만큼 양만 담습니다.
저는 오랜 경험에서 이 정도 양이 딱 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이 메뉴에 도전해 보지 않은 초보자 분들은 조금 어려울 수 있으니 계량컵을 이용하시면 좋겠지요. ㅋㅋ
뭐 고수가 달리 고수겠습니까?
다음 단계는 거의 모든 종류의 비빔밥, 국밥, 곰탕등 국물이 가미된 요리에서는 필수 과정이자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비비는 과정입니다.
먼저의 버터 간장밥도 비비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이 레시피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비비는데 있어서는 힘과 속도의 조절이 중요한데 힘은 짜장면 비빌 때보다는 조금 세게, 전주 비빔밥 비빌 때 보다는 조금 약하게 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이 역시도 고수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수치화해서 말하기가 쉽지 않아 안타깝군요.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행이라고 한번 실행해 보는 것이 가장 빨리 배우는 지름길입니다.

속도는 너무 빠르면 국물이 튀어서 주변이 지저분해 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 감자탕 국밥은 외양이나 색깔이 깔끔하지 않기 때문에 (다 좋은데 색이 X색이라 좀 그렇죠? ㅎㅎ)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하며 섬세한 손길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한 2년 정도 사귄 애인을 다룰 때의 그런 느낌을 가지고 하시면 되겠지요.
첫날밤의 신랑처럼 너무 서둘다가는 죽도 밥도 안되는 수가 있으며 그렇다고 60 넘은 노인처럼 느리면 그것도 곤란하겠지요.
한마디로 너무 느리지도 너무 빠르지도 않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중용을 지켜야 한다는 말인데 이 중용은 공자님께서 가장 강조한 덕목이기도 하며 세상을 사는데 있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삶의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밥이 국물과 잘 섞였다고 판단되더라도 다 끝난 것이 아닙니다.
간혹 국물과 밥양의 조절에 실패하여 간이 맞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음식의 맛을 내는 기본은 간 맞추기라는 것은 이제 음식을 어느 정도 해본 헌댁(각주: 새색시를 일컫는 말 새댁의 반대말. ㅋㅋ)들은 아실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간이야말로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른 것으로 오랫동안 길들여진 입맛에 따라 같은 음식이라도 싱겁게 느끼는 사람이 있고 짜게 느끼는 사람이 있습니다.
대체로 미각이 발달한 사람이 짜거나 달거나 쓰거나 시거나 하는 등의 맛을 예민하게 느끼는데 이는 미각을 좌우하는 미뢰의 숫자가 많고 적음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성인의 경우 총 미뢰의 숫자는 4000개에서 5000개 정도로 그 대부분이 혀에 몰려 있습니다.
참고로 매운 맛은 미각에 속하지 않는데 미각 세포인 미뢰가 담당하지 않고 통증을 담당하는 통각 세포가 느끼는 것입니다.
흔히 고추에 들어있는 캡사이신이 통각을 자극하여 매운 맛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여하튼 사람에 따라 개인차는 있지만 음식이 너무 싱겁거나 너무 짜면 아무래도 맛이 없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런 간을 적당히 맞추기 위해 너무 싱거울 경우 간장이나 소금을, 너무 짤 경우 물이나 밥을 더 넣는 방법 중 하나를 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의 간 조절 방법을 보면 그 사람의 성향을 어느 정도 알아 낼 수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간을 조절할 때 물이든 소금이든 무언가를 넣는 경향이 있으며 간이 짠 국물을 덜어내거나 밥을 덜어내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이는 음식에 대하여 인간이 오래동안 가져온 본능에 기인한 것으로 일단 내 손안에 들어온 음식 혹은 내 몸안에 들어온 음식은 내보내지 않고 비축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으로 하여 비만이 지금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한 것입니다.
따라서 음식의 간을 조절할 때 국물이나 밥을 덜어내는 사람이라면 식욕이라는 욕망의 큰 굴레를 상당 부분 벗어난 성인의 반열에 든다 하겠습니다. ㅎㅎ

이제 이렇게 하여 간이 잘 맞았으면 먹는 과정이 남아 있는데 여기서는 별 다른 요령은 없으며 그저 자신이 만든 작품을 감상하는 여유를 가지면서 천천히 드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때 다른 반찬은 필요 없다는 사실입니다.
감자탕 국밥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영양소를 커버할 수 있고 오히려 다른 반찬이 섞이면 감자탕 국밥 고유의 맛을 훼손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달랑 밥그릇 하나만 있으며 젓가락 조차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제 먹는 단계에 임하여 그림은 눈으로 감상하고 음악은 귀로 감상하고 음식은 입으로 감상하고.......가 아니죠.
다들 아시고 계시겠지만 음식은 음식의 색을  눈으로, 씹는 소리를 귀로, 그 맛을 입으로, 그리고 냄새를 코로 감상하면서 먹는 것입니다.
즉 무언가를 먹는다는 단순한 사실이 총체적 예술 감상의 기회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음식이란 먹이이며 먹이란 허기를 면하면 족하다"는 개똥철학을 가지고 있어 이렇게 충분한 시간 음미하면서 먹지는 않습니다.
원래 급한 성격에다가 산부인과 의사라는 직업적인 특성에 기인한 바도 클 것이라 생각하는데 보통 한끼 식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30초에서 2분 정도입니다. ㅠㅠ
총체적 예술 감상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점에서 불행한 삶이라 하지 않을 수 없죠.  
여러분들은 매일 매일 그것도 하루 두번 내지 세번씩 찾아오는 총체적 예술 감상의 기회를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이상 감자국밥의 레시피와 그것에 담긴 철학을 살펴 보았습니다.
레시피가 좀 어렵기는 하지만 아주 도전해 보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요?
그리고 얼마전 우유밥에 대하여 어떤 분께서 야옹이 밥이라고 하시던데 혹시 이것보고는 돼지죽이라고 하지 않을까 염려되는 군요.
그렇게 되면 제가 졸지에 돼지가 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다른 동물에 비유되는 것은 견디겠는데 돼지에 비유되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라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피에 다른 분들의 글이 너무 없어서 과감하게 올려 보았습니다.
다른 분들도 이 글 보시면 "새벽별 보며 글쓰기"혹은 "10문장 쓰고 숨 한번 쉬기" 과업에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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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oon [2014-05-11 00:11]  땅콩산모 [2014-05-09 09:42]  
#2 땅콩산모 등록시간 2014-05-09 09:47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야옹이밥의 충격이 좀 크셨군요?  실제로 제가 어릴때 키우던 '메리(1980년대 말 유행하던 이름입니다 ㅋㅋ)'란 고양이의 주식이 우유에 만 밥에 멸치 띄운거였기에...^^
물론 심장님은 메리처럼 앞발을 이용해 달짝달짝 귀엽게 핥어드시진 않으시겠지만...꾸엑! ㅎㅎ
감자탕국 밥엔 잘익은 깍두기가 환상의 궁합 아니던가요? 반찬도 없이 드시는 듯....

그나저나  예전에 비해 식생활에 좀 더 적극적이어지신 것 같아 보기 좋아요^^
살 좀 찌세요!!

댓글

이미 아주 예전에 (산후검진) 심장님 바지가 넘 헐렁하다 못해 휘휘 돌아가는 게 보이던걸요? 넘 마르신 건 아닌지... 아땅님 요즘 수영배우는데 다이어트에 도움 되는것 같더라구요 ㅋㅋ 양껏 드시고 수영하세요^^  등록시간 2014-05-09 10:04
몇달 전에는 저녁은 아예 토스트 한조가리만 먹고 운동을 했었는데 좀 허기도 지기도 하고, 그리고 이젠 배가 다행히 많이 나오지 않아서 저녁은 먹습니다. 야식은 가능하면 안먹으려 애쓰는 편이구요. ^^  등록시간 2014-05-09 10:00
#3 dyoon 등록시간 2014-05-10 23:24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삼박 사일을 음미하며 읽었습니다. 한컷한컷 상상하며 ㅎㅎㅎ 레시피와 철학공유 감사드립니다. `음식은 허기를 채우는' 요 대목에서는 저의 아빠가 얼마전에 식사했냐는 엄마의 질문에 하신말씀 (순대만 간신히 채웠지머)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내려가던중  사진도 있어서 참 반가웠습니디만, 그러나 저는 마지막 사진에서  분노했습니다~도대체 감자는 어디있는것입니까아~~?!최소 발라먹은 뼈다귀라도 하나 보여야 감자탕인증이 아니겠습니까아?
#4 심상덕 등록시간 2014-05-10 23:32 |이 글쓴이 글만 보기
dyoon 2014-05-10 23:24
삼박 사일을 음미하며 읽었습니다. 한컷한컷 상상하며 ㅎㅎㅎ 레시피와 철학공유 감사드립니다. `음식은 허...

순대 채우다.
아 그 표현이 제 개똥철학 문구보다 더 확 와닿는군요.
앞으로 제 문구도 바꾸어야 겠습니다.
"음식이란 먹이이며 먹이는 순대를 채우는 것으로 족하다." ㅋㅋ

그리고 감자요?
감자탕은 원래는 감저탕이라고 했는데 감저는 돼지 등뼈를 의미하는 말이라는 사실은 아시고 있죠?
그러니까 감자탕에는 원래 야채 감자가 들어 가는 것이 아닙니다.
뭐 물론 지금이야 감자가 기본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이 국의 소스에도 감자와 돼지 등뼈가 들어 있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전 분명히 말씀드렸는데 감자탕이 아니고 감자탕 국밥이라고요.
국밥 모르세요?
국에 밥 말은 거요.
그리고 글의 첫부분에서 "국물을 밥의 양의 1.45배 정도만큼" 라고 쓴 문장도 흘려 보셨나 봅니다.
여하튼 이 레시피 설명에 넣었어야 하는데 제가 실수한 듯 싶습니다.
이제라도 아래에 보충하겠습니다.
"참고로 이 감자탕 국밥에서 조심할 것은 등뼈나 감자가 포함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등뼈가 들어가면 이 레시피의 비쥬얼이 확 떨어지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감자는 취향에 따라 넣어도 좋지만 간 조절이 상당히 힘들어지고 비빌때도 감자가 뭉개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 애로가 있으므로 초보자는 가급적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전문가라서 감자를 넣어도 되었지만 이 글을 보실 초보자의 눈 높이에 맞추어 감자는 넣지 않았다는 점 이해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답이 좀 되었을까요?
5# dyoon 등록시간 2014-05-11 00:08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심상덕 2014-05-10 23:32
순대 채우다.
아 그 표현이 제 개똥철학 문구보다 더 확 와닿는군요.
앞으로 제 문구도 바꾸어야 겠습니다...

그럼요~ 감자탕의 감자가 야채 감자가 아닌건 알고있죠. 제 감자탕의 흡입역사가 뻥좀 살짝 쳐서 강산이 벌써 두번 변할락말락하는걸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란 말도 있지않습니까? 무릇 상대(감자탕)을 맛있게 먹을라면 감자의 원래 의미를 알고 먹어야 제대로 맛을 안다고 할 수 있지요.  어쨌거나 친절한 설명 감사합니다.
사실 야채감자로 혼동하실까봐, 감자는 어디 있냐는 물음뒤에 바로 뼈얘기를 했는데,독립적으로 보셨나봅니다.뭐 질문을 애매하게 한 제 불찰이 큽니다. ㅋㅋㅋㅋㅋ
감자탕에 뼈가 들어가지 않아야하는 이유는 비주얼뿐만아니라 가뜩이나 애 낳고 부실해진 이를 보호하고자 하는 측면도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아무리 푹 삶아서 뼈가 너덜너덜(?)해졌다고해도 예상치못하게 잔뼈라도 씹는날엔 이가 상할수도 있고, 또한 저작동작의 갑작스런 불균형으로 인해 턱근육이 놀랄수도 있고 이것이 반복되면 악관절로 이어질수 있는 것이니까요.

근데 원장님 논리대로라면 미역 국밥엔 미역은 없어야 되는거죠?^^
6# 심상덕 등록시간 2014-05-11 00:20 |이 글쓴이 글만 보기
dyoon 2014-05-11 00:08
그럼요~ 감자탕의 감자가 야채 감자가 아닌건 알고있죠. 제 감자탕의 흡입역사가 뻥좀 살짝 쳐서 강산이 ...

상세한 보충 설명 감사합니다.
근데 혼동하시는 것 같아 설명드리는데 미역국밥에는 미역이 들어갑니다. ㅋㅋ

우리말은 조사나 띄어 쓰기에 따라 문장이나 단어의 의미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알고 계시죠?
대표적으로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시다"를 흔히 예로 드는데 어떻게 띄어 쓰느냐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있는 내용일 것입니다.
글을 자세히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감자탕 국밥의 글에서 단 한번도 감자탕과 국밥이 띄어쓰기 없이 쓰인 곳이 없습니다.
감자탕 국밥에서 감자탕과 국밥이 띄어쓰기로 쓰였다는 것의 의미는 감자탕이 꾸밈말에 해당하고 국밥이 주된 말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으로 된 밥이 골자이므로 감자탕 국밥에는 원칙적으로 큰 덩어리의 건더기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미역국밥은 보통 띄어 쓰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미역국밥은 미역과 밥이 합쳐진 고유의 단어입니다.
결국 미역국밥에는 미역이 포함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해를 조금 돕자면 감자탕과 국밥은 개별로 존재하는 음식이고 어디에 초점이 맞추느냐 하는 게 관건이지만 미역과 국밥은 따로 떼어내서 말하면 어휘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냥 생미역을 먹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따라서 미역 국밥이라고 해서는 안됩니다.
물론 미역국 밥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만 이때는 미역국 따로 밥따로 먹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미역국에 밥을 만 것을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미역국밥이 맞고 건더기 미역이 들어가는 게 맞습니다.
감자탕 국밥처럼 굳이 미역은 없이 국에 밥을 만 것을 의미하려면 미역국 국밥이라고 해야 겠지요.
어떻게 좀 설득력이 있습니까? 아님 궤변이라 생각하시는지.....ㅋㅋ
7# dyoon 등록시간 2014-05-11 10:09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심상덕 2014-05-11 00:20
상세한 보충 설명 감사합니다.
근데 혼동하시는 것 같아 설명드리는데 미역국밥에는 미역이 들어갑니다. ...


저는 귀가 얇기도하고 제 철학이 너도 옳고 쟤도 옳다라는 황희정승님 철학이라 그런지 읽는내내 머리를 끄덕끄덕하면서 읽었네요.참으로 지당하고 국어학자도 울고 갈 설명이십니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류의 요리에 입문하는 수많은 초보들을 위해서 이름에서부터 명확한 정의가 있는 것을 사용하면 더 좋을것 같슺니다. 즉, 감자탕국물밥 또는 미역국물밥 이렇게 말입니다.

댓글

아시다시피 전문가의 세계란게 원래 이런거 아니겠습니까? 실생활에 별로 도윰안되는 복잡한 분류체계 ㅠㅠㅋㅋㅋㅋㅋ  등록시간 2014-05-11 17:46
이야 ㅎㅎ 대단하세요 점점 회원분들의 댓글의 투가 심원장님을 복사해놓은것처럼 ㅋㅋㅋ 원장님 어투를 꼭 빼닮았어요 ㅎㅎ  등록시간 2014-05-11 14:46
그러겠습니다. 근데 점점 복잡해지는군요. 감자탕국물밥. 감자탕 국물밥. 감자탕국 물밥. 감자 탕국 물밥. 감자탕 국 물밥. 감자탕국 물 밥 등등. ㅋㅋ  등록시간 2014-05-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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