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일 오후에는 인사동에 있는 한국 디자인 공예 전시관에서 있은 동네주민님의 개인전에 갔다 왔습니다.
다른 직원들도 형편이 되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가려 했는데 다들 사정이 있다고 하여 배실장과 둘만 같이 갔습니다.
둘만 차를 타고 가는 것도 좀 뻘쭘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축하하는 자리인데 혼자 가면 제 체면이 말이 아닐뻔 했는데 그나마 다행입니다.
인사동은 평일에도 그렇지만 토요일이라 역시 사람이 많더군요.
한국 디자인 공예 전시관은 전에 한번 가 본 적이 있어 단박에 찾을 줄 알았는데 역시 길치인 제 유전자 덕분에 조금 헤매다 찾아 갔습니다. ㅠㅠ
전시장은 2층에 아담한 공간에 마련되어 있더군요.
약간 멀찌감치 복도에서 전시장 안을 들여다 보니 깔끔한 하얀색 공간에 주로 빨간색의 알록달록 한 목걸이와 브로치들이 흡사 벽에 앉은 예쁜 나비들처럼 보였습니다.
저희가 들어서는 것을 보시고 동네주민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고 작품 설명도 일일이 해 주시어 오랜만에 문화 생활을 즐겼습니다.
작품 중에는 제가 드린 낡은 가운을 소재로 한 것도 있어서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그냥 버렸으면 처치 곤란한 쓰레기 밖에 안 되었을 건데 작품 안에 녹아 들어가서 멋지게 보였습니다.
추석이고 설이고 하루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하고 365일 밤낮 없이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견뎌야 하는 고된 업무, 충분한 생활비도 벌어다 주지 못하고 은행 빚만 늘어가는 열악한 병원 경영 상태,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직원을 구하기 어려운 사정 등 여러가지 이유로 지쳐 올해까지만 일해야 할지 아니면 조금 더 견뎌볼지 고민하던 차에 잠시 그런 시름을 잊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작품에 대하여는 제가 이 방면에 문외한이라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히 개성이 돋보이고 아름다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불어 작품을 만드시면서 쏫으셨을 작가의 수고가 어렴풋이 전해져와서 예의상으로 그저 잠깐 슬쩍 둘러보고 나오기에는 죄송하여 거의 두시간 정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왔습니다.
덕분에 작품에 대한 의미도 듣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중간에 dyoon님께서 남편분과 우량아 ㅋㅋ 우겸이, 그리고 동생분들과 함께 오셔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dyoon님이나 남편분은 그대로이신데 안고 있는 겸이는 돌도 훌쩍 넘은 아기처럼 기골이 장대하고 팔다리가 굵직굵직하더군요. ㅎㅎ
저를 보고 울지도 안고 엄마 아빠를 닮아서인지 순둥이 아닐까 싶습니다. 집에 만만한 사람들이랑 있을때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다 전시장 마감 시간도 가까워지고 또 dyoon님 부부의 오붓한 데이트 시간을 너무 빼앗은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전시장을 나왔습니다.
오랜만에 뵌 dyoon님 부부와 겸이, 그리고 동네주민님 모두 반가웠습니다.
함께 가서 축하해 준 초음파실 배유진 실장님에게도 고맙다는 인사 전합니다.
아래는 전시장에서 찍은 사진 몇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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