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하고 초반은
일하다가 바로 갈 수 있는 직장 앞 산부인과로 진료를 다녔는데
미용쪽에 치중된 곳이라 그런지
임신 중반쯤 되니 산부인과를 옮기란 권유(?)를 받게 되어
동네 산부인과로 옮겼다가 그곳은 분만 산부인과가 아닌 관계로

막달엔 많은 검색끝에
진오비 산부인과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초산이다보니 혼자 감당해야 할 모자병동이란 부분이 겁이 났지만,
제왕절개나 무통주사를 쉽게 권유하지 않는다는 후기들에 끌려 결정했습니다.

김종석원장님께 진료를 받기 시작한게 34주 3일차였던 3월 28일
그 이후 다섯번째 뵙던 날 마요를 낳게 되었네요 ^^;;



아래부턴 제가 메모해뒀던 내용이라 어투가 짧은데 내용은 좀 길어요~
아기 보면서 다시 쓰려니 정신이 없어서 그대로 옮기니 이해해주세요 ㅎ






예정일이 지나며 점점 조급해지는 마음에
하루 4km걷기 열심히,
신랑과 동행시엔 4~6시간은 기본으로 걷고,
쪼그려 걸레질,
매운음식 먹기, 항정살 먹기 등 (야매인 것 같지만;;)
별짓 다 하다가 지쳐서 의욕상실로 누워서 방콕한 다음날



2015.05.17.일요일 (41주+2)

새벽 2시, 4~5시 왈칵 따뜻한 느낌
기대하고 확인했으나 이슬은 아닌 듯
분비물이 잦았던 시기라 실망하고 다시 잠
아침 7시 조금 넘어 속옷이 축축한 느낌에 잠이 깸
병원에 전화하니 담당쌤이 9시 퇴근이니
그전까지 내원하라 함
8시 45분 병원 도착
태동 검사 하면서 양수 검사, 내진
진통은 아직 없고 (생리통 정도의 느낌은 있었는데 그정도는 진통도 아닌거였음)
새는건 양수 맞다 함
자궁은 1cm 열린 상태
바로 입원 ㄱㄱ
양수터진 시간 기준 12시간마다 항생제 투여한다고
오후 2시에 항생제 맞고
주기적으로 진통 체크
진통없으면 다음날 유도분만 들어간다 함
양수가 새니 과하게 움직이진 못하겠고
짐볼운동만 소심하게 하며 긴 하루를 보냄



2015.05.18.월요일 (41주+3)

저녁에 입원한 옆 방 산모는
새벽내 진통하고 아침 일찍 출산
애기 울음 소리 들리는데 너무 부러웠음

6시 50분쯤 태동검사
금식이란다.. 물도 안된대 맙소사!!!
아까 마셔둘껄
점점 허리가 아파온다 ㅠ
신랑 출근하라했는데 겁난다 휴

8시쯤 촉진제 투여 시작
일단 소량 넣으면서 태동검사
애기가 잘 견디는지 먼저 보는거라고
아직 진통이 오진 않을거란다
(신랑도 병원 도착)

간호사분들이 지속적으로 체크하며 왔다갔다함
9시 40분
진통이 없어보였는지
투여량을 늘리고 가는 듯?;;

10시15분
촉진제 더 늘리는 것 같다
(뭘 자꾸 띡띡띡 누름)
새벽에 느끼는 그정도 진통이 온다
태동검사기에 진통이 규칙적으로 잡힌다고 한다
자연분만 가능하겠다는 소리? ㅎㅎ
껌도 씹지말고 금식 지키라 함

계속 체크하며 진통 없냐함
있긴한데 아파죽을 정도는 아니고..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파지면 내진하자는데 무섭;
골반뼈쪽이 뻐근하게 아프긴하다
얼마나 더 아파야 애기가 나올까

12시 반쯤 내진 (으악 아파)
2cm 열렸다고 함
저녁까지 진행 더디면 수술가능성 있다고..

내진 후 태동기 잠시 뺌
10분정도 후 진통시작
눈물 땀범벅
눈물이 왜나는진 모르겠는데
아픔과 동시에 쏟아짐
오후 2시경 뭔가 마려운 느낌
소변보러가니 내진혈
간호사분이 자연스런 현상이라 함
10분 후 태동검사기 다시 달고 누움

2시 20분
친척동생한테 보낸 카톡이 나의 마지막 여유였음 ㅋ
10초도 안되는 간격의 어마무시한 진통 시작
이후 시간은 어찌 흘러갔나 가물가물하다
분명한건 내진만 하면 진통이 배가 된다는거

낑낑 소리 낼 때 내진 - 30% 진행 되었다 함
와.. 아직 30이라니 급 절망
하지만 쉴 틈 없음 계속 진통
으허어.. 소리가 나올 때 내진 - 50% 진행 되었다 함
겨우 50이라니..
의사쌤 말을 전달받은 신랑은
진행 잘되고 있고
50% 이후론 탄력 붙는다니
넉넉잡아 10시 생각하고
좀 더 힘내자고 뽀뽀해주는데
그때가 5시 넘었을땐가?
진심 미치는줄 ㅋㅋㅋ

내진 이후 더 심해진 진통
신랑한테 살려달라고..
어디가지말고 옆에있어달라고..
울면서 손 꽉 붙잡고 있었다
중간에 '아이씨' 까지 내뱉고
발 뒷꿈치로 침대를 내려 찧는
폭력적인 모습도 나오고 ㅋㅋㅋ
(기분나쁜 아픔이라 짜증이 났다 ㅠ)

내 비명소리가 커지니 쌤이 또 내진을;
70% 정도랬나? 기억도 가물..
간호쌤한테 진통제 놔주라 하시고 사라짐
와.. 진통제 약발돌면서 나도 모르게 졸고
다시 진통이 잦아지며 깼을땐
더 커진 진통에 비명도 덩달아 커짐

간호쌤이 보러 오셔서는 응가마렵듯 뒤가 땡기면 부르랬나? 제정신이 아니라 정확하진 않음
근데 조금 뒤 진짜
소변인지 대변인지 자꾸 마려움
간호쌤한테 얘기하니 땡기냐 되물으심
모르겠고 원래 대변 하루 한번은 보는데
오늘 못봤다 하니
그럼 장실다녀오라 촉진제 전깃줄 빼주심
근데 급 진통이 또 와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다가
누워서 소리지르기 시작

이상했는지 간호쌤이 의사쌤이랑 오셨고
내진했나? 것도 모르겠다 ㅋㅋㅋ
쌤이 분만실 준비하고 산모 옮기라며 떠나심
일어나니 불규칙한 호흡때문인지
사물이 두개로 보이고 어질어질
부축받으며 걸어 분만실 도착

소변대변 나오면 어쩌냐 계속 물으니
대변은 애기느낌일거라고
대변 나와도 괜찮으니 힘 잘주라고 하심
(양막파열로 관장못한다 했었음)
소변은 빼줄테니 기다리라고..
이윽고 소변줄 꽂은 건지 뭔가가 줄줄 배출됨

의사쌤이 분만실 준비된사항 체크하시고
나한테 힘주는거 설명하시고 퇴장하셨나?
이때 거의 제정신 아니라 기억 가물

이후 간호쌤이 내 진통을 모니터 하시며
진통과 함께 내진을 시작
힘주는 요령 반복 설명
잘한다 격려 속에
실망시키지않으려 노력하는데
생각따로 현실따로
나중엔 배누르면서 내진하고
회음부 안쪽을 잡아늘리는 느낌도 들고
(회음부 절개한다고 마취하는 느낌 느꼈으나
절개는 느껴지지않음, 후처치도 따끔 했으나
애기 보느라 뒷전 ㅋㅋㅋ)

모두가 힘써서 낳았다
수박 낀 느낌도 모르겠고
시원한 느낌도 모르겠고
태어나자마자 울질 않아서
내 배위에 올려져
산소줄 코에 꽂고
입에서 양수빼내는 모습을 보면서
비로소 낳은 줄 알았다
>>> 20시 47분 출산!



(*갠적으로 분만시 내진이 자극이 되어서 힘주는데 한몫해줬다
분만 내진 글만 읽었을땐 공포의 대상이었는데
실제론 '어서 내진해서 힘주게 해줘!' 라고 생각하게 됨
근데 배누르는건 으헑뷀퀄 이런소리가 절로남 ㅋㅋㅋ 멍들었음 ㅠ)

회음부 후처치 끝나고
탯줄을 잘랐는데
간호쌤이 신랑한테 자르겠냐 물어보니
선뜻 하겠다고 하고는 한번에 잘~ 잘라줌

아가는 씻긴다고 간호쌤이 데려가시고
태반 빼내는데
이건.. 아픔보단 대변을 요도로 왈칵 싸는? 그런 느낌이라
아랫배에 힘이 절로 들어가는 불쾌한 기분
(근데 쌤이 힘빼라하셔서 난감 ㅋ)

원래 진통까지만 함께 하기로 했던 신랑이
간호쌤의 주도에 분만실까지 왔던건데
진심.. 너~무 힘이되었다
신랑이 후에 얘기하기로
분만실 들어갈때 울컥 했다고 ㅋ
애기낳고 애기 입에서 양수 제거할때
사진찍어도 되냐고 묻던 신랑
의외의 모습에 내가 놀랬다
낳은 나보다 신랑이 더 좋아하고
애기 곁을 못떠남 ㅋㅋㅋ
볼도 제대로 못만지고 어쩔줄 몰라하고
내 아랫배 마사지해서 피 빼줘야하는데
애기쳐다보느라 마사지 해주던 손길이 자꾸 정지되고 ㅋ



입원실 4층으로 옮기고는
마요가 우는데
너무 작아 잘못될까
감히 안아올리지도 못하던 우리 부부 ㅎ

죙일 내 진통 받아주느라 퀭해진 신랑
집에가서 푹자고 출근하라고 보내고
금식령 풀린 나는 젤 먼저
미지근한 물 천천히 마시며 저녁밥상 받았는데
네 숟갈 먹고 속 울렁;;
신랑 보낸 후라 혼자 식판 들고 링거끌고 나가니 간호쌤들이 보고 도와주심
보호자 없으면 어쩌냐고 걱정해주시고 ㅎ

새벽 한시 반쯤 간호쌤이
내 소변 체크 하시고
애기 젖병먹이는 방법 설명해주심

모자병동이라
중간중간 깨는 아가 보느라
거의 날밤샜지만
겪어보니 이때 경험이 꽤 도움이 된 것 같다








김원장님은 진료시 산모한텐 푸근하게 웃어주시는데
간호사선생님들한텐 다소 냉정한? 말투이셔서 깜짝 놀랬어요 ^^;;
분만할때 김원장님이 계속
아가를 낳는건 엄마라고, 의료진은 도와주는거라고 말씀해주셨었는데
전 그 말씀에 정신이 흐려지다가도 다시 정신차리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분만할때 넘 정신이 없어서;;;
계속 잘한다 잘한다 하면서 도와주셨던 선생님 성함이 생각나질 않네요
약간 사투리 억양 있으신 분이셨는데
제가 오만 소리 다 질러대서 시끄러우셨을텐데도 잘 받아주셔서 넘 감사하고 힘이 되었어요

그 외에도 저희 신랑이 자꾸 산모 두고 자리 비운다고 오해 하시고
(예정일에 맞춰 휴가를 다 써버려 출근해야 하다보니 어쩔수없던 사정이 있었는데
산모 버려두는 신랑으로 오해하신것 같았어요 ^^;)

신랑한테 뭐라 해주셨던 간호사선생님들도 든든했습니다! ㅎㅎ



저희 마요는 이제 "조한" 이라는 이름으로 무럭무럭 잘~ 크고 있답니다 :D
순산하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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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라 [2015-06-17 09:19]  배소정 [2015-06-09 07:10]  박혜진 [2015-06-08 13:49]  오현경 [2015-06-08 09:26]  심상덕 [2015-06-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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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현경 등록시간 2015-06-08 09:30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마요랑 아빠랑 많이 닮아서 기억이 납니다.

아침에 출근하니 걱정 한가득 얼굴로 계시는데 아빠는 출근하셨다 하셔다 하셔서
정말 착한 산모분라고 생각했었는데
분만하고 다음날 보니 또 홀로 계셔서 또 한번 감탄!
분만실에 함께 들어가는것을 두분 모두 꺼려하셨지만 설명드리니 들어가신다고 하셨지만
망설임이 느껴졌어요.
그렇지만 좋은선택이라 생각하셨다니 참 다행입니다 :)

무뚝뚝한것처럼 보였던 아빠도 입원실에서 저렇게 다정다감 하셨군요!
역시 분만실은 여러모로 반전~의 연속이에요 .

분만은 함께하지못했지만 진통 하는동안 꽤 잘 참는편이셨어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더운날 지치지않게 몸조리 잘하시고, 행복한 육아 하시길 바랄게요.
건강하셔요 {:4_109:}

댓글

아~ 안녕하세요! 선생님 기억나요 ^^ 긴장하는 상황에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넘~ 안심되더라구요 ㅎㅎ 저희 신랑이 말수가 없어서 무뚝뚝하게 보였을수도 있겠네요 ^^;; 제가 분만하는 모습은 보이기 싫어서 함께 들어가길 겁냈던건데 선생님 덕분에 출산전에 생각바꾼건 정말정말 잘 한것같아요.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  등록시간 2015-06-08 12:12
#3 김종석 등록시간 2015-06-08 11:16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마요 낳느라 고생많았죠?정신없으셨지만 잘 하셨어요. 마요가 눈도 크고 예쁘게 잘 웃네요.엄마가 되는 과정은 힘들지만 행복을 충만히 느낄수 있어서 좋은거 같아요. 늘 행복한 가정되시고 기쁨이 넘치시기를 바래요.

댓글

순산하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 둘째도 또 이 병원으로 올께요 ㅎㅎ  등록시간 2015-06-08 12:13
#4 배소정 등록시간 2015-06-09 07:18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안녕하세요~
우리 글로써 다시 만나네요~
사투리의 주인공입니다.ㅎㅎ
한참 글을 읽어 내려가는데
간호복 입은 사진을 보는 순간 어디서 마니본 마른 비주얼... 바로 저인줄 알았어요.ㅎ

이끄는 대로 잘 따라오셔서
저또한 수훨해서 감사했어요~

여름이 성큼 다가온 일교차 큰 날씨에
마요랑 행복한 육아치르시길 바래요~

다시한번 축하드려요~{:4_109:}

댓글

와~ 선생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ㅎ 잘한다 잘한다 격려해주셔서 더 힘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ㅎ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등록시간 2015-06-11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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