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6월 9일에 태어났는데 200일이 다 되어서야 출산 후기를 씁니다

아기 낳는 것이 어려운 줄은 알고있었지만
키우는 것이 훨씬 고된 것은 이제서야 알게되었습니다

저도 아기를 낳기 전에 여기에서 출산 후기를 매일매일 읽으며
기다려왔었는데 저같은 분이 또 이 후기를 읽어주시겠죠

처음에는 다른 병원에 다니다가 집에서 가깝고 자연분만을 원해서
3개월 정도부터 진오비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조금 무섭다는 얘기를 인터넷에서 여러번 봤지만
과잉진료를 안하고 아기를 낳고 나면 선생님이 왜 좋은 선생님인지
알거라는 말을 듣고 용기를 냈습니다
그리고 병원 갈 때마다 간호사 분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진료 과정에서 아무래도 돌려 말하지 않으시고
위험한 상황에 대해서도 직설적으로 이야기 해주시기 때문에
저도 진료를 마치고 나와서 집에 가는 길에 울면서 간 적도 있었습니다
주변에서는 대학병원에서 아기를 낳아야 하는것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듣게됩니다 큰 병원으로 가라는말도 많이 듣게됩니다


그래도 선생님이 홈페이지에 적으신것처럼 표현을 안하실 뿐
다정한 마음으로 걱정하고 봐주시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시나 아기를 출산할 때 또 출산하고 나서 정말 꼼꼼하게
주말임에도 직접 나와 확인해주시는 것을 보고 저희 가족은 감동했습니다

출산 계획을 써볼 수 있는 병원이라 좋았습니다
내가 어떤 출산을 원하는지 어떤 수유를 원하는지
미리 생각해보고 계획서를 써서 의사선생님과 공유하는 것입니다

예정일 저녁에 너무 아프다고 생각되는 진통이 왔고 밤 늦게 병원에 찾아가니
이정도는 진통이 아니니 집으로 가서 편하게 있다가 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집에서는 진통을 견디려고 따뜻한 물에 샤워도 다섯번도 넘게 했고
예능도 켜놓고 보면서 한숨도 못자고 10분 간격의 진통, 5분 간격의 진통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아침이 되어 다시 병원으로 출발했습니다
진통이 올 때는 걷지 못하고 멈춰있다가 아닐 때는 걷고 움직였습니다
병원 주차장에서도 진통이 와서 진통이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괜찮은 동안 얼른 병원으로 올라갔습니다

8시 쯤 병원에 갔는데 오전 중에 아기가 태어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계속 되는 진통이 있었고 내진이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내진이 시원하다고도 하시던데 내진은 아주 아팠습니다
이때 부터는 잘 기억나지 않고 아픔을 참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숨을 크게 내쉬려고 계속 노력했고 임산부 요가에서 배운 자세를 계속 시도했습니다
임산부 요가를 꼭 해야한다고 이야기해주신
선생님 말씀을 들었던게 다행으로 느껴졌습니다  
정말 유연하지 않은 저인데도 순산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기가 나오는 마지막 순간에는 힘주는 연습을 해야하는데
정말 쉽지 않았지만 설명을 잘 듣고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습니다
너무 힘들었는데 항상 병원에 올 때마다 마주쳤던 간호사분이
출산하는 곳에 함께 있어주셨습니다 그게 너무 힘이 되어서 눈물이 다 났습니다
수박이 나오는 느낌이라고들 하던데 저는 오렌지를 낳는 느낌이 났고
2.88의 아가가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부터 문제가 있었습니다 태반이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회음부 절개 후 이미 후처리를 했는데 태반이 나오지 않는 문제가 생겨
후처리한 부분을 다시 풀어야 했고 태반을 직접 꺼내는 상황이었습니다
아기를 낳는 것에 10배는 아픈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2차로 후처리를 다시 했고
너무 출혈이 많아 계속 저의 상태를 확인해야해서 잠도 잘 수없고 물도 마실 수 없었습니다
밤을 새서 힘을 주고 참은 상황이라 너무 졸렸는데 잘 수 없어서 너무 괴로웠고
출혈로 눈앞이 노랗고 어지러운 상황이었습니다
태반 유착이라는 것을 그동안 들어보지 못해서 더 놀랐던 것 같습니다

제가 누워있어야 해서 남편이 간호사분과 함께 갓태어난 아기를 돌봐주었습니다
주말이었지만 몇시간 마다 선생님이 계속 직접 오셔서 확인해주셔서
큰 병원이었으면 있을 수 없는 일 일텐데 지금 생각해도 감사합니다
입원기간 중에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가 있었고 식사가 너무 맛있게 잘 나왔습니다

아기가 자는 동안 얼른 쓰는 출산 후기라
수정하지도 못하고 바로 올리려고 합니다

모든 출산은 힘들고 엄마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진오비를 선택한 것이 저는 너무 좋은 기억이 되었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



댓글

저도 아기 나오는 것보다 태반 나올 때 더 아프더라구요. 다 끝났다 생각했는데 또 뭐가 나와서 더 아팠던건지^^ㅎㅎㅎ  등록시간 2018-12-3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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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happybud19 등록시간 2018-12-19 20:50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정말 고생이 많으셨네요ㅠ 태반 유착과 출혈.. 글로만 봐도 너무 통증이 심하셨을 것 같습니다.
저도 진오비의 무자극 천연 음식이 넘 맛있었고.. 특히 큰사발 미역국은 질리지가않더라고요^^
주말에도 주치의 샘이 수시로 들러주시고 간호선생님들도 불편함 없도록 필요한 것 다 챙겨주시는 점은.. 진오비에서만 받을 수 있는 시그니쳐 서비스인것 같습니다.  
설렘과 고통을 넘어서 아기를 무사히 낳고 나니 회복되기바쁘게 잘 돌보고 기르는 일이 훅 닥쳐오더라고요. 고된 육아 중이실텐데.. 진솔하고 생생한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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