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 이제서야 정기검진 이야기를 올리네요.

얼마전에 19주 6일째 검진을 받았어요.
저희는 지방에서 올라가는지라, 그날그날 도로 사정에 따라서 서울도착시간이 달라져서ㅠㅠ 대부분 예약시간을 지나게 되네요.
이날도 어김없이 경부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났는지, (보통은 2시간거리인데) 막혀서 한 세시간(?)정도만에 서울도착했습니다. 매번 늦을꺼라 시간 늦춰달라고 연락드리는데, 친절히 응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쨌거나, 병원에 갔더니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처음봤습니다.
다른 예약분들이 계속 있으셔서 병원에서도 한시간정도 기다렸었나봐요. 어쨌거나,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별로지만^^) 이렇게 북적북적 산모들로 넘쳐나는 진료잘하고 분만도 잘하는 착한병원으로 나날이 발전하시기를!

이날, 저도 남편도 너무 지치고 졸리웠는데, 우리 아기도 그랬나봐요.
초음파하는데, (제 느낌에) 인상쓰고 손으로 얼굴가리고ㅠㅠ 잘 안보여주더라구요.
초음파실장님이 아기가 생각하는 사람 포즈를 취한다고..ㅎㅎㅎㅎㅎ

사실 저희 사무실에 저랑 임신2주차이가 나는 동료가 있는데, 거기는 딸이라고 그러드라구요. 주변에서도 저희는 뭐냐고 자꾸 물어보길래, 저 다니는 병원은 32주전에는 절대 안갈켜주신다고, 그냥 딸 아들 상관없다고 말을 그렇게 했지만~! 쫌 많~이 궁금하긴 했어요.
그렇지만, 진오비에서는 32주가 되기까지 절대 성별을 안가르쳐준다고 하셔서,
그전에 진오비에서 성별을 들을 생각은 애시당초 접었구요^^;

저랑 남편은 궁리를 했죠. 인터넷에 초음파 사진도 올라오고 이럴때 성별이 뭐라고 나와있는 경우도 있으니깐, 우리도 초음파사진으로 유추를 해볼수는 있지 았을까? 오늘 우리 아기가 포즈를 잘 취해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잔뜩 벼르고 갔었는데, 포즈는 커녕 얼굴도 손으로 가리고 잘 안보여주는 아기ㅠㅠ. ㅋ

의사선생님도 우리가 오늘 절실히(!) 원했던 부위는 찍어주지도 않으시고,
머리랑 복부둘레랑 팔다리만 열심히 보면서 설명해주시고…검진때, '아우~~거기말고딴데요~~~'이렇게 속으로 백만번(! 쫌 많이 부풀려서)은 외쳤을꺼예요.

병원을 나오며 남편이 하는말, 아기가 제 성격을 닮은것 같다고..피곤한데 자꾸 초음파찍는다고 귀찮게 하니, 승질(?)나서 자꾸 얼굴가리고 숨는다고.. (체엣~)

어쨌거나, 집에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무엇에 집착하고 있나, 뭘하고 있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사지 멀쩡하고, 아이가 주수에 맞게 잘 크는게 중요한데..그래서 의사선생님도 팔다리랑 아기의 전반적인 것을 열심히 보여주시고 설명해주시는거잖아요. 성별이 뭐냐가 중요한게 아닌데 말이죠. 반성했습니다. 아기에게도 미안하다고 했구요. 건강하게 잘 자라고 행복하라구 말해줬답니다.  
뭐, 그래서 성별 안 궁금하냐구요? (궁금은 합니다만. 아 이노무 남자사람/여자사람 나누는 자동 분류의식이란~ㅋ)

암튼.
제일 중요한 말을 한마디하고, 두서없는 글을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병원에서 나오기 바로 직전에, 초음파실장님이 아기얼굴사진 두장을 더 주셨어요.
얼굴사진이 제대로 안나온것 같아서, 다시 영상처리해서 드린다고.
아 감동~~ 이 사진에는 아이가 웃는듯한 표정에 얼굴살도 적당히 통통한 귀여운 아이가 있었어요!!!
이 사진을 집안 어른들에게 보여드렸더니, 완전 좋아하셨습니다.
누구를 닮은것 같다느니, 반반 닯은것 같다느니, 외할아버지를 닮아 코가 잘 생겼다느니..등등등..ㅋㅋ  마지막에 주신 그 사진이, 저희 집에서는 정말 큰 기쁨이였답니다. 초음파실장님 그 마음과 세심한 배려에 완전 감동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근데, 뱃속 애들은 다 비슷하게 보이나봐요?? 얼마전에 우연히 남의집 아이 초음파 사진을 봤는데, 저희집 아이랑 비슷하게 생겼더라구요. 아우, 이걸로 누굴 닮았다는 등의 얘기를 한 기억이 떠올라 또 저 혼자 피식~웃었답니다.

다음에 또 뵐께요. 더운 여름 건강 잘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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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산모 [2013-11-18 23:44]  심상덕 [2013-09-01 22:20]  
7# dyoon 등록시간 2013-11-22 14:24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땅콩산모 2013-11-18 23:52
이 글 쓰시고  바로 다음날 주원이가 태어났네요^^    아들인지 딸인지 궁금하셨을 때구나...  친절히 링크 ...

가진통하실때쯤이셨군요..아 그시간 어떻게 지났는지 이제 기억도 나지 않으시죠? 주원이가 워낙에 이쁜짓을 많이 하니..어려웠던건 기억안날지라도 가슴뭉클함은 계속 남아 있을것 같아요.
그러게, 인연의 실타래가 이렇게 교차했네요. 그때는 별 의미없어보였을 얇은 실타래였는데 이렇게 홈피서 노닥거리고 있을줄이야 ㅎㅎㅎㅎㅎ 이렇게 저렇게 여러번 더 교차하다가 보면 인사동에 파는 꿀타래처럼 달콤하면서도 은근 굵은(?)인연이 되겠지요^^?
6# 땅콩산모 등록시간 2013-11-18 23:52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이 글 쓰시고  바로 다음날 주원이가 태어났네요^^    아들인지 딸인지 궁금하셨을 때구나...  친절히 링크를 걸어주셔서  여기까지 와봤는데요, 날짜를 보니 제가 가진통 시작하던 그 날짜란 생각에.. 왠지 뭉클합니다 ...  전 주원이와 만나기 직전의 설레임과 걱정...듄님은 또다른 설레임과 감동... 같은 시각 각자의 삶의 조각을 하나씩 끼워 맞추며.. 그렇게 교차했네요^^
5# dyoon 등록시간 2013-07-10 18:24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배유진님이 2013-07-10 18:13에 등록함
안녕하세요:-)
19주 6일이란 말에 열심히 누구실까 찾아보다 떠오르는 분이 계시는데요!
진료 ...

^^감사합니다~ 담번 검진땐 아이가 협조를 잘 해주기를 기도 빡시게 하구 가야겠어요 :)
#4 dyoon 등록시간 2013-07-10 18:14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심상덕님이 2013-07-10 16:50에 등록함
초음파 실장이 잘 챙겨 주었나 보군요.
잘 나온 사진이 없어서 좀 미안했었나 봅니다.

맞아요. 저희는 초음파봐도 잘 몰라요..단순히 중간에 삐죽이 나와있는것이 있으면 아들, 아니면 딸~ 이런 논리죠 뭐^^;;;;;;; 근데 중간에 삐죽이 나와있는것도 아이 손가락일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더라구요. 전문가가 아닌이상 잘 알 수 없지요 :)

생명을 키운다는것 자체가 기다림인것 같아요. 때가 찰때까지 잘 지켜봐주는것. 말씀대로 느긋하고 편안하게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3 배유진 등록시간 2013-07-10 18:13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안녕하세요:-)
19주 6일이란 말에 열심히 누구실까 찾아보다 떠오르는 분이 계시는데요!:loveliness:
진료보시고 나서 이렇게 기분 좋게 가셨다니 제가 더 기분이 좋네요!
입체 초음파 같은 경우에는 아기 자세라던가 여러가지 요소 때문에 가끔 제가 다 땀이
삐질 거릴 정도로 얼굴을 안보여주는 경우가 있어서ㅜ
얼굴이 궁금하신 엄마 아빠의 기분 만번 이해해요!
지금은 아직 얼굴 윤곽이 확실하지 않아서 더 살이 포동포동 찌면 누구 닮았는지
얼굴 확인 시켜 드릴께요!! 아가가 협조를 잘해주길 기도는 엄마 아빠의 몫이에요~;P

다음 진료때까지 날이 더우니 건강 잘 챙기시고 다음번에 또 뵐께요:):$
#2 심상덕 등록시간 2013-07-10 16:50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초음파 실장이 잘 챙겨 주었나 보군요.
잘 나온 사진이 없어서 좀 미안했었나 봅니다.

그리고 아기 성별은 아시는 대로 절대~ 32주 전에는 안 알려드립니다.
그것이 무뚝뚝 대마왕의 이미지를 만드는데도 일조한다는 것을 알지만 법에서 정한 것과 교과서에서 정해둔 원칙을 지키면서도 병원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진오비 산부인과의 모토라서요.
성별을 알려주면 산모 입장에서 고맙고 또 쓸데없는 언쟁?을 안해도 되고 이유를 설명하느라 에너지 소비를 하지 않을 수 있어서 좋겠지만.....
성별을 32주 전이라도 알려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면 먼저 법을 바꾼 후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고 있으니 이해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아직 32주 되려면 시간이 많이 남기는 했지만 지내보면 순식간입니다. 너무 조급해 하지 마시고 느긋하고 편안하게 기다려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성기 부분을 일부러 피해서 보는 것은 아니고 일상적인 과정에 따라 보는데 아무래도 보시는 산모와 가족분들이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보셔도 그게 무언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오해가 생겼겠지요.

여하튼 더운 여름철 조리 잘 하시고 정기 진료일에 뵙겠습니다.
평일은 좀 한가해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초음파도 보고 상담도 하는데 토요일은 아무래도 마음이 급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직장이 주중 휴일을 토요일 말고 요일별로 달리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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