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명: 희망
예정일: 2013.10.31(목)
출산일: 2013.10.24(목) 새벽 1시 56분
신체사항: 여아 / 체중 3.06 kg / 신장 44.5cm / 두위 32.5cm / 흉위 32.5cm
그외: 자연분만, 촉진제 o, 무통 x
10월 8일(화) 막달검사시 자궁이 3cm가 열려있다고 했지만, 막달이라 그런지 점점 몸살이 오는 것처럼 힘들고, 견딜만한 허리통증 외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동생결혼식도 치루고,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2주후인 10월 22일(화).. 유난히 요통이 더 느껴져서 임산부 수영을 갔는데 돌아오는 길에 탄 셔틀버스가 급정거를 하는 바람에 하루종일 배가 뭉쳐 있었다. 왠지 좀 찝찝하기도 하고, 검진도 할겸 그 다음날일 23일(수) 산부인과에 갔다.
가니 의외의 선생님의 말씀.
아기가 나오려면 자궁이 10센티 열리는데, 난 벌써 4센티 열렸다고... 고통이 없었냐며 특이하다며 오후에 다시 검진하자고, 오늘 내일 나오겠다... 하시는데... 믿기지 않았다. 물론 요통이 있긴 했으나 허리 디스크 증상이 좀 있던 나로썬 임신막달이라 그게 더 심화된건 줄 알았지... 진통과 관련된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기에...
집에 와서 출산가방을 싸는데, 화장실에 가니 이슬이 보였다.
생뚱맞게도 그 순간 돼지고기구이가 너무 먹고 싶었다(출산 시 다른 산모보다 출혈이 많았다고 하셨는데.. 그래서 출산 전 고기가 먹고 싶었던 건가??). 하지만, 가방도 싸야하고 병원에 다시 가야해 꾹꾹~ 참고, 가기전 샤워를 하려하니 하필 수도공사날이라 단수... 또 참아야할 게 생기니 이것저것 막히는 게 많은 것 같고...(지금 생각하니 출산전 감정폭발한 것인듯 ^^;) 눈물이 났다. 친정어머니께 전화해 같이 단골 돼지고기집에 가서 출산하러 가려하니 고기 달라고 했다. 놀란 사장님... 그날 문을 연지 얼마 안 되셨는데도 불구, 막~ 뛰어다니시면서 준비해주셨다. 실~ 컷 먹고 남편이 와서 출산가방 가지고 병원 가려는데,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오후진료인데 안 오시냐고... 괜히 일찍 병원가면 암것도 못하고 자궁이 열리는 동안 병원에 갖혀 있으니 최대한 늦게 병원 가라던 출산선배들의 말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래서 첫 아기는 보통 진통간격이 얼마되면 나오냐고 했더니 5분간격이라고 해서... 그럼 5분간격이 되면 병원에 가겠노라고 얘기했다.
저녁 8시쯤... 심 원장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10분 간격까지 빨라졌지만, 다시 20-30분 간격으로 늘어난 진통간격과 내 상황을 얘기하니.. 검진해봐야겠다고 본인도 병원 가겠으니 지금 와 보라 하셔서 병원으로 고고씽~ 커뮤니케이션이 잘못된 건지.. 3층으로 가니... 오후부터 기다리고 있노라고 하심 (지송 ㅡ,.ㅡ;;) 곧 오신 심원장님께서 검진하시고 하시는 말씀... '곧 나오겠다고 입원하라'

침낭까지 가져와 덮고 잠에 든 남편을 옆에 두고, 진통을 계속 느끼고 있는데... 점점 진통간격이 빨라지면서 23일 밤 11시.. 진통이 본격적으로 오기 시작했다. 몸이 배배~ 꼬면서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24일 새벽 1시경 진통이 (내 생각에) 거의 1-2분 간격이라 원장님께서 이젠 분만실로 가야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진통 때문에 일어나질 못해 침대서 못 움직이고 있으니 원장님께서 얼른 일어나 분만실 가야한다고 아니면 병실서 낳는다고 하셔서 비몽사몽 부축을 받아 분만실에 가니.. 의외로 진통이 나아졌다...
잠시 후 오던 진통... 잘못 알고 있었던 분만 호흡법 때문에 배에 힘을 주지 못해 분만실의 모든 사람들이 고생했다. '진통이 오면 엉덩이를 들고, 등을 새우등처럼 구부리고, 팔을 밀어내는 게 아닌 당기면서! 변비 걸렸을 때 변을 내보내듯이 힘을 줘라'고 말씀하시는데... 난 무슨 말인지 몸에 어떻게 힘을 줘야할지... 감이 안 와 40분이나 고생하고 있는데, 분만하는 게 1시간이 넘어가면 산모가 지쳐 분만이 힘들다고 우선 촉진제를 투여(효과가 나려면 시간이 걸려 미리 놓는 거라 함)했다. 하지만 효과가 일어나기 전 배에 힘을 주는 것이 감 잡은 나... 남편이 뒤에서 밀어주고, 엉덩이 들고 팔을 당기며 배에 힘 주니... 드디어... 24일 새벽 1시 56분... '응애~~~'하는 아기소리가 들렸다.
원장님께 미리 말씀드린대로 탯줄을 자르기전 희망이를 가슴에 안게 해 주시려고 했으나 탯줄이 짧아 안타깝게도 배위에 올려놓고 희망이를 맞이했다. '응애~'하고 울던 희망이.. '희망아~'하며 남편과 이런저런 말을 건네니 신기하게도 울음을 그치고, 빤~ 히 쳐다봤다.

첫날에는 엄~ 청 얌전해서 순둥이 아기를 낳은 줄 알고 좋아했더니... 그 담날부터 엄~ 청 울어댄 희망이.

3.06kg로 태어난 희망이는 이제 '수아'란 이름을 가지고 2달만에 5kg도 넘구요, 배고프거나 잠투정 할 때를 제외하면 잘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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