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이름 : 안서연
담당의 : 심상덕 원장님
출산일 : 2015.11.10 (40주 6일)
여아, 3.04kg, 초산, 자연분만(유도분만)
촉진제O, 관장△, 무통X, 제모X, 회음부절개O



출산후기를 신랑보고 쓰라고 했더니 아무래도 해가 바뀌고도 썼다는 소식이 없을 것 같아 아기 자는 틈에 제가 씁니다ㅎㅎㅎ
진부한 말이지만 저도 제가 출산후기를 쓸 날이 오다니 아직도 잘 믿어지지가 않아요.
벌써 아기가 50일이 다 돼서 볼에 살도 오르고 이제 뭐가 좀 보이는지 방긋방긋 웃어주기도 하는게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가네요.


테스터기를 확인하고 어느 병원에 가야하나 고민하다가 마을버스가 지나는 길이라 자주 봤던 진오비 산부인과가 생각났어요.
병원을 검색해 보니 분만도 하신다기에 예약을 잡고 아기집을 확인했던게 3월 즈음이었는데 어느새 시간이 흘러 막달검사를 하게 됐습니다.
전날에 언니랑 만삭 사진을 찍는다고 오래 걸어서 그랬는지 수축이 잡힌다며 예정일 전에 출산할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예정일 다 되도록 소식이 없었고 예정일을 지나니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나가던 문화센터 교실에서 다른 아주머니 분들이 예정일 지나면 아가가 쑥쑥 커진다며 겁을 주시기에 안 되겠다 싶어 집 청소를 열심히 한 저녁이었습니다.
왈칵 뭐가 쏟아지기에 이슬인가 싶어 화장실에 가봤더니 그냥 속옷만 젖어있더라구요.
이슬은 피가 비친다던데 이상하다 싶었지만 별일 아니겠지 하고 잠을 잤는데 담날 아침에도 똑같이 맑은 물이 쏟아지기에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 싶어서 아침에 부랴부랴 병원에 갔습니다.
내진 결과 자궁문은 하나도 안 열려 있었고 양수가 조기파수 된 것 같다며 월요일에 유도분만을 해보자고 하셨어요.


주말동안 진통이 안오나 기다렸지만 소식이 없었고 월요일에 짐을 챙겨 병원으로 갔습니다.
여전히 자궁문이 하나도 열려있지 않아서 촉진제와 자궁문 열리는 질정 같은 걸 같이 썼습니다.
그런데 막달에 너무 잘 먹었는지 혈압이 높다며 계속 혈압이 높으면 수술해야 한다며 원장님이 겁을 주시더군요ㅠㅠ
촉진제가 들어가고 나니 처음에는 참을만한 고통이었는데 점점 약을 강도를 올리면서 진통이 잦아졌어요.
혈압도 높고 진행도 더디고 과연 낳을 수는 있나 싶었습니다. 유도분만 하면 대부분 수술로 간다기에 그것도 걱정이었는데 혈압까지 높으니 더더욱 걱정이었죠.
진통 중간에 관장을 하고 싶어서 관장약을 넣긴 했는데 화장실이 밖에 있어 얼마 참지 못하고 가서 별 소용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유도를 다음날에도 하는 바람에 더더욱 소용이 없었어요. 진통이 1-2분 간격으로 올 정도까지 약을 올렸지만 결국 1cm밖에 열리지 않아서 다음날 다시 유도해보기로 하고 저녁을 보냈습니다.


다음날에도 똑같은 과정이었어요. 질정을 좀 더 쎈 약으로 하신다며 넣어주셨고 촉진제를 다시 맞기 시작했고, 주기적으로 태동검사를 했습니다.
전날보다 진통이 심해진 느낌이었지만 여전히 진행이 더뎠습니다. 태동검사를 몇 번이나 했는지 정말 나중에는 검사할 때 가만히 있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오후 두 세시 쯤이었나 확 뭐가 쏟아지기에 여쭤 봤더니 양수가 파수되었다며 이제부터는 움직이지 말고 누워서 진통하라고 하시더라구요.
화장실도 병실에서 보라고 하시구요. 제 기억이 맞나 모르겠지만, 그 때 간호사분이 근무 끝나기 전에 잠깐 오셔서 방광 잘 비우고 진통하면 좀 수월하실꺼라고, 5cm정도 열리면 금방 진행된다며 오늘 꼭 잘 낳으실 수 있다고 말씀해주시고 가셔서 감사했어요.ㅠㅠ
그 후론 침대에 누워서 몇 시간 동안 진통을 견뎠지요.     


심원장님께서  외래 끝나고 오후 6시쯤 올라오셨는데 내진결과 4cm정도 열렸다고 잘하면 8-9시쯤 낳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정말인가 싶었어요. 하루 종일 진통해서 4cm 열렸는데 언제 10cm 열려서 아기를 낳나 싶었거든요.
다행이도 심원장님 말씀대로 그 후엔 진행이 좀 되어서 드디어 분만실로 옮길 수 있게 됐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원장님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각보단 준비가 오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래저래 둘러보니 원장님이 클래식도 틀어주시고 출산후기서 보던 동그란 손잡이도 보이고 나도 드디어 아기를 낳는구나 싶었어요.
원장님 들어오시고 힘을 줘봤는데 힘이 부족했던지 곁에 있던 간호사 선생님이 배를 밀어주셨어요,
원장님이 골반에 아기가 오래 있으면 위험하다고 하시면서 흡입기를 쓸 수도 있다는 말씀에 더 열심히 힘을 줬던 것 같습니다.
배 밀어주신 덕택에 생각보다는 금방 아기를 낳았어요. 초음파 사진이랑 똑같이 생긴 아가가 배 위에 눈을 말똥말똥 뜨고 절 보고 있더라구요.
고생했다고 말해주니 울음을 그치는게 신기했어요. 많이 울어야 한다고 다시 울리시긴 했지만요ㅎㅎ


원장님께서 보통보단 출혈이 많다고 하셨지만 다행이도 걸어서 병실에 잘 올라왔습니다.
회음부가 아파서인지 소변도 잘 못보고 다음날 소독할 때도 엄청 아팠지만 진통제 놔주신 덕택에 회복해서 2박 3일 있다가 잘 퇴원했습니다.
조리원에서 지내다 이제 집에 온지 한 달 정도 됐어요. 이제 좀 아기 보는게 적응이 되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쓴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요ㅎㅎ
지난한 진통이었는데 도와주셨던 분만실 간호사님들, 심원장님 감사합니다.
심원장님 아니었으면 아마 수술했을 것 같아요.
예쁜 딸 잘 키우고 둘째 생기면 또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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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짱짱 [2016-01-27 06:21]  최소라 [2016-01-20 09:56]  박은영 [2016-01-20 00:31]  echolalia [2016-01-18 12:04]  damon23 [2016-01-04 16:42]  배유진 [2016-01-02 10:08]  오현경 [2015-12-29 23:59]  심상덕 [2015-12-29 09:44]  podragon [2015-12-29 09:18]  정인♥ [2015-12-28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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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달콤짱짱 등록시간 2016-01-27 06:26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오랜 시간 진통하시느라 넘 고생하셨네요... 그래두 차분하게 분만하신 것 같아요. 둘째때는 첫째보다 쉬우니 더 수월하게 낳으시겠네요^^ 육아&둘째 화이팅!♥
#3 이경진 등록시간 2016-01-08 09:18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오현경님이 2015-12-30 00:12에 등록
안녕하세요~
걱정하던 엄마아빠의 얼굴이 생생한데 벌써 50일이 다 됐다니
시간 정말 빠른것 같아요~

현경샘이셨군요^^ 그때는 성함 여쭤볼 정신이 없어서ㅎㅎ
덕분에 아가 잘 낳았어요^^ 감사해요^^
#2 오현경 등록시간 2015-12-30 00:12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안녕하세요~
걱정하던 엄마아빠의 얼굴이 생생한데 벌써 50일이 다 됐다니
시간 정말 빠른것 같아요~

교대시간 임박해서 양수가 터지는바람에 많이 걱정했었어요.
양수파수가 되면 좌변기에 소변 보는게 불편해서 참는분들이 많아요~
방광이 차있으면 진통이 오면 더 묵직하고 불편한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에 설명 드리고 있습니다.

별거 아닌 한마디가 감사함으로 느껴진다니
진통할때는 정말 여린감성의 아이가 되는게 맞는것 같아요.

바쁜 육아 틈에 긴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마남지않은 2015년, 더 행복하게 보내세요 :)
축하드립니다!

댓글

글 읽으면서 '난 정말 쉽게 낳았구나..'하고 다시한번 생각했답니다.. 읽는 내내 제얼굴이 일그러져있었나봐요..진통의 기억이 새록새록..ㅎㅎ 이틀을 진통하고 어떻게 수술을안하죠?? 체력 다떨어져서 정말 쉽지않  등록시간 2016-01-0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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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진 [2016-01-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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