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명: 열매
예정일: 8월 12일
출산일: 8월 6일
양수파수로 인한 촉진제투여
무통x 제모x 관장x 회음부절개o
맞벌이를 하던터라 임신 37주까지 회사를 다니고 38주부터 출산휴가를 들어갔다~ 그동안 계속 아기가 주수보다 커서 이대로 예정일까지 가면 아기가 4킬로가 넘을것 같다고..거대아라고..정기 검진때마다 심장님한테 순산체조 열심히 하라고 매번 혼나고ㅠㅠ
막달검사에선 살상가상으로 아기가 탯줄을 목에 두번이나 감고있다고..
아..진짜 그말 들었을땐 완전 멘붕..ㅠㅠ
그래서 원래 계획보다 일주일 먼저 출산휴가를 들어갔다~
38주부터 열심히 운동을 해서 38-39주안에 아기가 나와야 한다는 생각으로~절대 4킬로만은 넘지않으리라 하는 굳은 다짐을 하며 그동안 못해왔던 순산체조와 운동을 열심히 해야지하고 생각만 하고는ㅋㅋ 모처럼만에 느끼는 휴식의 자유와 낮잠을 만끽하며 38주를 보냈당ㅋㅋ
그렇게 아기가 언제 나올까 걱정반 설렘반으로 일주일을 보내고 39주차가 된날 저녁~
점심밥을 늦게 먹은 탓에 신랑만 저녁을 차려주고 씻고 거실로 나와서 순산체조를 하고 쪼그려 앉기 자세를 하고 티비를 보고 있는데 순간 뽁 소리가 나면서 양수가 주욱~하고 나왔다..허거걱..!!
다리사이로 물이 주루룩 흐르는데 아~양수가 터졌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40주 안넘기고 아기를 낳겠구낭~하는 생각에 뭔지모르게 마음이 들떴당ㅋㅋ
웃으면서 신랑을 불러서 양수터졌다고 얘기를 하고 입고있던 바지와 속옷을 갈아입으러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또한번 양수가 주르륵~ 양수가 넘 많이 나오는것 같아 순간 긴장을 하고 미리 사두었던 오버나이트 생리대를 차고 병원에 바로 전화를 해서 양수터졌다고 얘기를 하고 신랑과 준비를 해서 병원으로 갔다.
병원에 도착해서 태동검사를 하고 심장님이 오셔서 내진을 하셨는데 아직 자궁에 변화도 없고 자궁수축도 약하다고 집에갔다가 내일아침에 올지 아니면 병원에 입원을 할지 결정을 하라고 하셨다..근데 왠지 이대로 집에 가면 안될것 같은 느낌이 왔고 어짜피 양수도 새서 집에서 누워만 있기가 애매할 것 같아서 그냥 입원하기로 하고 3층에 입원했다~ 산모복을 입고 침대에 누워있으니 그제서야 진짜 애기를 낳는구나 실감이 나면서 생리통처럼 아랫배가 쎄하게 아픈 진통이 시작됐다..진통 start..!!ㅋㅋ
저때까지만해도 마음이 여유로워서 핸폰에 다운받아놓은 진통 어플로 진통 간격도 체크하고 숨쉬는 것도 배운대로 연습해보고 하면서 진통을 했다..시간이 흐를수록 배는 살살 더 아파져서 잠을 푹 자거나 할정도는 안되고 진통 사이사이 안아플때 잠깐 조는 정도? 그렇게 진통을 하며 밤을 보내고 아침이 됐다..
이때쯤에 나는 아직 이성은 있지만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잔탓에 헤롱거리는 상태였고 심장님이 오셔서 내진을 했는데 밤새 자연진통으로 자궁이 '달랑 3센치' 열렸다는 청천병력같은 소리를 들었다ㅠㅠ
아놔..밤새 아픈거 참고 진통주기도 체크해봤을땐 2-3분 간격인거 같았는데 고작 3센티라니..여기서 1차 멘붕..
진행이 느려서 촉진제맞고 오후쯤에 출산하자고 해서 그때부터 촉진제와의 사투가 시작되었다..!!!
촉진제를 맞기 시작하고 초반엔 뭐 이정도면 참을만한데?? 하며 거만을 떨다가 점점 심해지는 진통에 아..촉진제님 무시해서 죄송해요 했다..ㅠㅠ
이때부터 나의 짐승빙의가 시작된듯..-_-;;;
근데 중간중간 태동검사며 내진이며 하는데..심장님은 진통강도가 약하다고..저한테 많이 아프냐고 물어보셨다..아마 촉진제는 약하게 들어가는데 내가 계속 아프다고 하니까 이정도가 아파요? 하신듯ㅋㅋ
어쨌든 시간은 점점지나 오후가 되고 촉진제는 점점 세게 들어가는데 진행은 아예 안되고..오후 12시쯤인가 지나서 내진 했을때 심장님이 진행이 전혀 안되고 있다고..여전히 자궁이 3-4센치 밖에 안된다고..그말을 듣는 순간 2차멘붕..엉엉 울면서 이렇게 아픈데 왜 자궁이 안열리냐고 오열을 했다..진심 억울해서..ㅠㅠ 오늘 저녁쯤에 애기를 못낳으면 수술해야 할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그순간엔 수술한다는 말이 왜그렇게 반갑던지ㅋㅋㅋ 암튼 촉진제 강도는 더 세지고 나는 세렝게티 초원의 한마리 야수처럼 소리지르며 울부짖고..그나마 정상인인 신랑은 계속 호흡하라고 말해주고..근데 솔직히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호흡이며 자세가 안좋았다는걸 모르고 있었당ㅋㅋ 몇시간이 지났을까 내진을 했는데 이제 4센치가 열렸단다..ㅋㅋ
뭣이?? 아까전에도 4센티라고 하셨잖아요 흐어엉..이때부턴 내가 뭔 정신이었는지도 모르겠다ㅋㅋ
심장님이 심각하게 이정도 시간이면 벌써 아기가 나와야하는데 진행이 너무 느리다고..자궁경부가 단단한것 같다고 하시는데 제왕절개해달라고 빌었당ㅋㅋ
그래..어짜피 난 글렀어..자연분만은 무슨..자궁경부가 단단하다자나..난 애초부터 자연분만을 못하는 몸이었어..하는 생각으로 몇시간을 더 고생하느니 걍 이쯤에서 수술하자는 생각만 들었다..ㅠㅠ
심장님은 얄짤없이 원래 5센티까지 열리는게 제일 힘들다며 6센치 정도 열리면 분만실가자고 하시며 촉진제를 더 올리셨다.. 그와중에 6센치만 열리면 분만실 간다는 생각에 2센치만 참아보자 했는데 사실 내가 너무 힘들어하니 당근을 하나 던져주신듯 하당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6센치에 분만실 가는건 택도 없는 소리였음ㅋㅋ 암튼 지옥의 시간은 그래도 잘도 흘러 다음번 내진때 겨우겨우 5센치가 열렸다..나는 진짜 간호사들이 수시로 들어와서 확인할 정도로 소리를 질러댔공ㅋㅋ
이제부턴 진행이 빨리 될거라고 9시전에 애기 낳자고 심장님이 얘기하셨는데..이때가 진통의 클라이막스..!!
진통의 쉬는 타임이 없어어어어어어어어...!!!!!!
어제 저녁부터 좀전까지 아팠던건 이거에 비하면 세발의 피야..ㅠㅠㅠㅠ 신랑한테 나좀 살려달라고 그냥 수술해달라고ㅠㅠ 나진짜 죽는다고 애걸복걸..
그렇게 막판 두시간정도? 의 진통으로 몸부림치고 있는데 심장님은 왜 안오시는거야..ㅠㅠㅠㅠ
나중에 알고보니 나 진통하는 사이에 다른 산모가 들어왔는데 제왕절개로 출산을 했던것..진짜 세상에서 제일 길었던 두시간이었다ㅠㅠ 그리고 전날 저녁부터 오늘 하루종일을 쫄쫄 굶고 진통을 하다보니 속이 아파서 계속 위액을 토해내서 속도 말이 아니였다..ㅠㅠ
여기까지 1차 저장.. 애기가 깨서 수유하고 아윌비백ㅋㅋ
아임 컴백ㅋㅋ출산후기를 1박2일로 쓴건 나밖에 없는듯ㅋㅋ 어제 유축하고 애기재우고 자버림ㅋㅋ
어제 쓴부분을 읽어보니 너무 주저리 써놓은것 같아서 마지막을 간략하게 정리해야겠당ㅋㅋ
진통의 클라이막스에서 소리도 못지르고 발가락들을 쪼그리며 침대위에서 흐물거리기를 두시간..드디어 심장님 입장..!! 아..님이 오신듯 진심 반가웠다..내진을 하시고 하시는 말씀.."진행이 다 됐으니 분만실로 옮기자고.."
진행이 다됐데..!! 분만실로 옮긴데..!! 진짜..??ㅠㅠㅠㅠ
정말 하늘에서 한줄기 빛을 타고 내려오는 천사의 목소리처럼 분만실이란 단어는 나에게 구원의 메세지였다ㅋㅋㅋ
정말 죽을것 같은 진통이지만 있는 힘을 짜내 분만실로 걸어가서 드디어 침대에 누웠다..!!
간호사분들이 이것저것 분주하게 움직였고 심장님은 지름신이 하사하신 블루투스 스피커에 음악을 트셨당ㅋㅋ
사실 애기낳기 힘주면서 음악소리가 귀에 하나도 안들어 왔지만 나중에 출산동영상을 보니 음악이 bgm역할을 해줘서 동영상 때깔이 다르더라는ㅋㅋㅋ
분만실에서 마지막으로 심장님의 협박 한마디..!!
40분안에 출산 못하면 수굴해야 합니다..
아..진짜..내가 그 개고생을 하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무슨 수술이얌..!! 심장님의 그말 한마디에 오기가 생겨 악착같이 힘주리라 맘을 먹었는데 이것 또한 심장님이 던지신 당근이었던듯ㅋㅋ
몇번이나 힘을 주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난다~
진통이 오면 후후후 하고 숨을 쉰다음 똥꼬쪽으로 힘을 끙하고 주었다~다른건 하나도 안들리고 심장님의 목소리만 들렸고 변보는 걱처럼 끙하고 힘주세요 하는 말만 귀에 쏙쏙 들어왔다~ 사실 양수가 파수되서 관장도 못하고 힘주기 했는데 변보는 것처럼 똥꼬쪽에 힘주는게 너무 힘들어서 응가가 나오면 어쩌나 그런 걱정따윈 생각도 안났당ㅋㅋ 뭐 결국엔 똥꼬에 힘주다가 진짜 응가도 했당ㅋㅋㅋㅋㅋㅋㅋ심장님! 간호사님들! 죄송^^;;;
나중에 신랑한테 들은 얘기인데.. 분만실안에 냄새도 났다더라..ㅋㅋ그래~나 애기 낳으면서 똥쌌당ㅋㅋ
근대 그건 내힘으로 어쩔수 없는거라 걍 잊기로 함ㅋㅋ
암튼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골반쪽이 꽉 끼는 듯한 느낌이 나면서 압박받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나서 2-3번인가 힘을 더 줬는데 힘을 빼라신다..하아하아..숨을 몰아쉬며 힘을 뺏는데 뭔가가 빠지는 느낌이 났당ㅎㅎ
다른 분들처럼 막 시원한 느낌이라던가 하는 느낌은 그닥 없는듯ㅎㅎ 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아기가 내 배위로 올라놨다...아아아아아아..ㅠㅠ 진짜 소름끼치게 감동했다..애기를 보자마자 신랑이랑 같이 울었다ㅠㅠ
아기를 안고 있는데 그와중에 아기가 눈을 떠서 너무 신기했고 눈코입귀 손가락 발가락 다있는지 확인했당ㅋㅋ
그리고 이어진 후처치..ㅠㅠ
이거 누가 안아푸다고 했음..??!! 진심 겁나 나팠음..ㅠㅠ
꼬매는거 다 느껴지고 욱신욱신 아프던데..ㅠㅜ그리고 태반을 빼내는 것도 진짜진짜 아팠음..ㅠㅜ
지난밤 12시에 입원해서 16시간 넘게 진통하고 6일 저녁 8:30에 너무너무 예쁜 울 열매를 만났당~♥
진짜 신랑과 심장님 아니였으믄 난 자연분만 포기했을듯..
애기 낳고 병실로 옮겨서 신랑이랑 출산 얘기를 하는데 신랑이 심장님 너무 좋다며~다른 병원들 같았으면 벌써 수술했을 거라고~근데 심장님이 끝까지 자연분만 하도록 해주신게 너무 고맙다고~진짜 요즘세상에 저런의사 없다고~폭풍칭찬^^
맞아요..심장님..진짜 덕분에 저 자연분만 했어용~♥♡
너무너무 감사합니당^^ 참! 예전에 읽었던 어떤 후기에서 분만실에서 심장님이 쓰신 수술모자가 귀여웠다고 했었는데 힘주기 와중에 그게 생각나서 모자를 쳐다봤는데 지금생각하려고 보니 어떤 모자였는지 가물가물하넹ㅋㅋ
여기까지가 두서없었던 나의 출산후기이당~♥
정말 신기한게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살려달라고 울며불며 하던 고통이 애기낳고 병실로 옮기고 나서는 기억이 안나더라~ㅋㅋ역쉬 사람은 망각의 동물ㅋㅋ 이래서 사람들이 둘째, 셋째를 낳나부당~
저도 둘째 낳울 계획이니깐 심장님 앞으로 최소 3년은 더 일하셔야 해용ㅋㅋㅋ
어제 드디어 울 열매의 이름이 정해졌당^^
박찬현~♥
우리아들 예쁘게 잘 키우겠습니당~소아과도 꾸준히 다닐 생각이구 순5모임도 열심히 참석할 예정이니 심장님~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길고 두서없는 출산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출산을 앞둔 모든 산전맘님들 힘내세요~빠샤!!ㅋㅋ
울아들 찬현이 사진 몇장 투척하고 갑니당~슝=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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