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심상덕 등록시간 2013-11-28 00:39 |전체 글 보기
안녕하세요. 배O지님.
벌서 출산하신지 50일이나 되었군요.
사실 지금은 그 당시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고생고생 하면서 난산이 되지 않은 분들은 오래도록 기억이 나지 않는 편인데 그런 점에서는 제가 잘 기억 하지 못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죠?
여하튼 동시에 양방으로 분만이 되서 제가 바로 가 보지 못했었나 보군요.
그런 날이 일년에 몇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드문 일인데 마침 그리 되어 상당히 불안했겠습니다.일생에 한두번 겪는 일인데 좀더 편안하고 순탄하게 준비가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죄송하네요.

그리고 예정일보다 빨리 나오고 아기가 작아서 순산하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기가 작아도 힘주기나 호흡이 좋지 않으면 난산이 되기가 쉽습니다.
그러니 힘한번 주고 순풍 나았다는 것은 평소 꾸준히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해야 겠지요.
그래서 요즘 제가 산모들께 은근히 협박합니다. ㅋㅋ
체조를 잘 하시고 호흡법을 잘 익혀 두었는지는 이제 진통이 오면 여실히 드러나게 되어 있으니 평소 체조를 열심히 해 두시라고 말이죠.
그런 체조와 노력 덕분에 다행히 오래 고생하지 않고 순풍 순산하실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행인 점이 또 하나 있군요.
이미 무뚝뚝함에 대하여 각오(?)하고 이해하고 오셨기 때문에 비교적 충격이 덜하였다는 점 말입니다.
불가에서도 말하지만 삶이 고행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그 고통과 괴로움도 받아들일만하다더군요.
제가 진통으로 고생하면서 수술을 해 달라고 요구하시는 산모분들께도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진통은 사실 만만치 않으며 누구나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원래 좀 아픈 것이라고 인정하고 그런 통증이 아기를 밀어 내기 위하여 꼭 필요한 자궁 수축으로 인해 오는 것이라는 점을 가슴으로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통증도 견딜만해 지고 실제로도 통증이 줄어든다"라고 말이죠.
그런 노하우를 이미 깨치고 오신 셈이네요.

글 중 모자동실로 아기를 돌보면서 겪는 어려움은 저희가 좀더 준비를 해서 불편함이 덜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부분이군요.
아닌게 아니라 그것말고도 저희 병원으로서는 미흡한 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 점들은 앞으로도 생각나는대로 지적하여 주시고 다른 분들도 말씀해 주시면 개선되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그런 지적과 격려를 통해 진오비 산부인과가 믿음직한 산부인과로 오래도록 여러분들의 사랑을 받고 또 튼튼이가 결혼해서 아기를 낳게 될 때 마음 놓고 찾을 수 있는 병원으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그때는 제가 함께 있지는 못하겠지만 그런 철학을 변함없이 유지하는 후배 의사들이 끊임없이 이어져서 진오비하면 많은 이들이 원칙과 최선이라는 두 단어가 바로 떠오르고 원칙을 지키면서도 병원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롤모델과 같은 병원이 되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여하튼 바쁜 와중에도 소식 전해 주시고 조언도 해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튼튼히 튼튼하고 밝게 잘 키우시고 항상 행복한 가정 되길 바랍니다.

스마트폰 모드|진오비 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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