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이른 출산 후기 같지만, 기억이 생생한 지금 그 소중했던 느낌을 간직하고자 글을 남깁니다.

저는 뿌꾸 아빠입니다.

12월 9일이 예정일이었습니다. 8일 새벽 3시부터 진통이 시작되었고, 간격이 7분으로 규칙적이기에,

병원을 갈 준비를 하며 기다렸습니다.(사실,.... 남편인 저는 편하게 자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내가 저를 깨우며, 양막이 터진 것 같다고 말해, 눈이 번쩍 뜨여 일어났고, 그때가 5시 반쯤이었습니다.

바로 진오비에 전화를 했고, 양수가 흐르지 않게 침대에 누워서 대기 후에 9시반까지 병원에 오라는 말을 듣고,

대기 하고 있었습니다. 기다리면서 진통이 심해지지는 않는지, 흐르는 양이 많은지 지켜보던중,

진통이 갑자기 심해지고 간격이 3-4분으로 짧아지기에, 아! 안되겠다!

해서 바로 전화를 드렸고, 병원으로 출발했습니다. 일산이 집인지라,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7시였습니다.

병원에 도착 후 긴장된 모습으로 기다리던 중에, 심상덕 원장님께서 젖은 목소리(?)로 저희를 맞아주었습니다.

다행히도 제 아내는 지금까지 심원장님 진료를 받던 중이라 안심했었습니다.

이미 경부가 6cm 열려있는 상태였고, 1시간이 지나자 10cm 거의 완전히 열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때까지만 해도, 별 어려움이 없이 진행되어서 내심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아내가 많은 아픔 없이 출산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죠.

경부가 완전히 열리고, 자궁 수축에 맞추어 힘을 주기 시작함으로써, 그날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순산체조를 잘했다면 그시각으로 부터 1시간 안에(9시 반) 분만할 수 있을 것이라 해서.... 아... 큰일났다 싶었습니다.

제 아내와 저는 체조를 하기는 했지만, .....  산책에 초점을 맞추어 임신 기간을 지내왔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산전 진찰 초음파에서 우리 아기의 머리가 조금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여러차례 들었던 터라...

걱정이 되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 분만때까지 3시간은 남편으로서, 참으로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수축에 맞추어 힘을 줄때, 저도 모르게 끙 소리를 내서 힘을 주기에 이르렀고, 분만 후에 제 온몸의 근육도 약간은 뻐근해지더군요.

산도에 아이가 있는 시간이 조금 길어지면서, 걱정이 많이 되던 차에,

제 아내가.... 이제 그만 하고 싶다고 말을 하면서, 눈을 못 뜰 정도로 온몸이 축 늘어진 상태로 있는 모습을 보니...

아내가 이제 그만 아팠으면, 분만을 단축 시킬 수 있는 방법이 어떤 것이든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술까지도 생각했었죠..

하지만, 그때 까지 겪어온 고통을 생각하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아내에게는 제 속마음과는 다르게,

조금만 더 하자고, 힘을 더내라고 쉽게 얘기 하며, 속으로 마음 아팠습니다.

저는 겪어 보지는 않았지만, 제 아내의 얘기에 의하면,

아주 매우 큰 대변을 보는 것 같고, 그 대변으로 인해 찢어질 것 같은 공포를 가지고 힘을 주어야 한다며, 그 느낌을 생생하게

설명해주었습니다. 얼마나 아팠을 지 저는 예상조차 할 수 없지만, 말만 들어도, 제 회음부가 아파옴을 느꼈습니다....

결국 제 아내는 못한다못한다 하면서도 끝내 해냈고,

우리 뿌꾸는 약간의 태변이 나왔지만,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나왔을 때 저는 이상하게도 묘한 느낌이 들면서 감동, 안도의 눈물이 나더라구요.

아내가 그 어려운 과정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까지 달려와 주어서 감사하고, 고맙고, 건강하게 별 탈없이

분만을 마쳐서,

그리고 분만 후 아내의 가슴 위에 놓여있는 우리 사랑스런 딸이 건강한 혈색, 호흡, 맥박, 그리고 울음소리로

우리를 기쁘게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지막 까지 새벽에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신 간호사 선생님들, 그리고 심상덕 원장님께 감사한다는 말

게시판을 통해 전합니다.


새로 리모델링한 입원실은 시설이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춥지도 않고, 밥도 맛있었습니다.(보호자인 제 밥도... )

다만, 습도, 온도를 측정할 수가 없어서^^ 난방 후에 건조한 방에서 수건을 널었습니다만,

아이와 산모에 적당한 온습도 조절이 쉽지 않았던 점은. 0.1% 아쉬운 점이라 생각되요..

하지만, 임신 초기에서 부터 분만에 이르기 까지 이 진오비를 선택한 것은

아주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같은 학교를 나온 것은 아니지만, 심원장님의 까마득한 후배의사로 현재 공중보건의로 근무중입니다.

산부인과는 다른 과 의사들이 범접하기 힘든 아주 전문적인 분야이기에, 의사라 하더라도,

모든 과정이 늘 신기하고, 배울 것이 많습니다. 제 아내의 모든 진찰, 진료 시간은 저에게도 많은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산모가 분만하기 까지 모든 과정에 섬세하게 불편하지 않도록 조치를 많이 해놓으신 것은

이병원에 다니시는 산모, 보호자 분들은 모두들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늘 궁금했던 것에 대한 답변은 자세하며, 환자의 입장을 잘 살펴 주시기에, 조금은 무뚝뚝하시더라도,

그 내용은 알차고, 좋았다고 확신합니다.

많은 산모분들이 출산에 이르는 과정에서 불안함 마음이 많으실 것이지만, 심원장님과 함께라면!

안심하셔도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뿌꾸 사진 투척하고, 전 이만...

뿌꾸.JPG (1.86 MB, 다운수: 99)

천사뿌꾸

천사뿌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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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유진 [2013-12-12 09:53]  박혜진 [2013-12-12 01:42]  

본 글은 아래 보관함에서 추천하였습니다.

#2 심상덕 등록시간 2013-12-12 09:36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안녕하세요.
출산하신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후기를 올려 주셨네요.
아마 가장 빨리 출산 후기를 올려주신 분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도 아빠께서.
근데 하시는 일이 공중보건의셨군요.
미리 알았으면 좀더 전문 용어로 상태를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드렸을텐데.
여하튼 산모께서 진통도 잘 참으시고 힘도 잘 주어서 쉽게 출산하신 편입니다.
막판에 조금 시간이 지체되기는 했지만 뭐 진통 양상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니까요.
이제 아기도 순산하셨으니 3식구가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 일만 남았군요.
뿌꾸 건강하고 이쁘게 잘 키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병실에 대하여 지적해 주신 사항은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도록 지시하겠습니다.
더불어 산부인과 의사로서 해야 하는 당연한 일에 대하여 좋게 보아 주시고 격려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참 아기는 언제보아도 이쁘죠?
사진 잘 감상했습니다.
그리고 아기 이름이 정해졌으면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공지 사항에 적어 놓은대로 아기 이름으로 작은 도장 하나 만들어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아기 이름은 최예서입니다. 선생님. 늘 좋은 일만 가득하셔서 앞으로도 많은 산모와 가족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등록시간 2013-12-12 20:00
#3 배유진 등록시간 2013-12-12 09:52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아 아빠분께서 써주시는 출산 후기라~.
아빠분의 엄마와 아기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어
더 훈훈하네요~.

분만이 라는 것이 엄마 혼자만의 일이 아닌 아가 더불어 아빠와 함께하는 것이라는 걸
또 한번 느끼게 되었어요.

사랑스런 뿌꾸와 함께 더 사랑이 가득찬 가정 이루시길 바래요~{:4_96:}

댓글

정성스럽게 초음파를 봐주시건 선생님. 지난 10개월동안 감사했습니다. 많은 산모들또한 저와 같이 생각할겁니다!  등록시간 2013-12-12 19:58
#4 오현경 등록시간 2013-12-12 19:16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뿌꾸 잘있나요?
잠시 나와있을때면 엄마는 괴로운 신음소리, 아빠는 달래고 힘주는 소리!
얼굴의 변화없이 엄마 곁에서 묵묵하게 잘 지켜주셔서 저희 또한 든든했답니다.

수월하게 진행되서 다행이다 하던찰나, 힘주기의 고통은 말도 못하셨을거에요.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건강한 뿌꾸공주님 만날걸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p.s 뿌꾸의 뜻이 무얼 의미하는건가요?
저는 만화 두치와 뿌꾸 생각 나던데, 여쭤본다는게 이어지는 분만이 있어서 얘기를 많이 못 나눴네요.

댓글

아.. 뿌꾸를 처음 초음파로 확인한날 그 심장소리가. 뿌꾸뿌꾸 그래서 그 힘찬 소리가 너무 기특해 제가 지어줬습니다 튼튼하게 잘 뛰어줘서 고맙다구요! 선생님. 분만실에서 너무나 노련하고 안정된 모습으로 제 아내에게 아주 큰 힘이 되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등록시간 2013-12-12 19:56
5# medsway 등록시간 2013-12-12 20:45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오현경 2013-12-12 19:16
뿌꾸 잘있나요?
잠시 나와있을때면 엄마는 괴로운 신음소리, 아빠는 달래고 힘주는 소리!
얼굴의 변화없이  ...


아.. 뿌꾸를 처음 초음파로 확인한날 그 심장소리가. 뿌꾸뿌꾸 그래서 그 힘찬 소리가 너무 기특해 제가 지어줬습니다 튼튼하게 잘 뛰어줘서 고맙다구요! 선생님. 분만실에서 너무나 노련하고 안정된 모습으로 제 아내에게 아주 큰 힘이 되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 글에 좋아요를 표시한 회원

오현경 [2013-12-12 22:21]  
6# medsway 등록시간 2013-12-12 20:46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배유진 2013-12-12 09:52
아 아빠분께서 써주시는 출산 후기라~.
아빠분의 엄마와 아기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어
더  ...


정성스럽게 초음파를 봐주시던 선생님. 지난 10개월동안 감사했습니다. 많은 산모들또한 저와 같이  친절하고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할겁니다!
7# medsway 등록시간 2013-12-12 20:47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심상덕 2013-12-12 09:36
안녕하세요.
출산하신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후기를 올려 주셨네요.
아마 가장 빨리 출산 후기를 올려주 ...


아기 이름은 최예서입니다. 선생님. 늘 좋은 일만 가득하셔서 앞으로도 많은 산모와 가족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8# 이수진 등록시간 2013-12-18 03:20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예서아버님의 출산후기 잘 봤습니다. 비록 분만시에 있지는 않았지만~ 저 역시도 많은 산모님들의 진통을 보면 힘든데.. 남편분이야 오죽하셨을까요. 병실에서 뵈었던 듬직한 아빠의 모습처럼 쓰신 글에서 왠지 모른 그런 듬직한 기운(?)같은게 느껴지는 군요. 이걸 진정성이라고 하는걸까요? ^^ 날씨가 많이 추우니 부디 엄마와 예서의 건강도 듬직히 진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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