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사 두기만 하고 읽지 않은 책인데 요즘 새로 꺼내 읽고 있는 책 중의 하나가 "인생을 글로 치유 하는 법"이라는 책입니다.
제가 언제건 읽어야지 하고 사두고서는  아직까지 못 읽은 책이 전체 책의 1/3 정도 됩니다. ㅠㅠ.
그래서 다른 분들이 제게 취미냐 뭐냐고 물으시면 저는 독서라고 대답하지 않고 "책 사 놓고 내 깔겨 두기"라고 대답합니다. ㅋㅋ
책을 사면 읽지 않더라도 왠지 그 내용이 내 마음 속으로 저절로 흘러 들어 오는 것 같은 기분 좋은 포만감이 있고, 가지고 있다 보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언젠가는 읽게 되겠지 하는 압박감도 듭니다.
아뭏든  이 책은 바바라 애버그롬비라고 하는 소설가이자 동화작가이고 글쓰기 멘토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 쓴 책입니다.
어느 매체에서는 이 책을 "작가를 위한 최고의 도서"에 꼽기도 했다는군요.
이 책은 한페이지 혹은 길어야  두페이지 정도의 짧은 글을 특별한 순서에 관계없이 적어 놓았는데 글의 총갯수는 365개입니다.
그러니까 일년 내내 하루 한편씩은 쓰라는 의미로 갯수를 그렇게 정한 모양입니다.
물론 글은 날짜와는 관련이 없고 작가의 사적인 일상이나 생각  혹은 다른 작가들의 경험을 적은 것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매 글마다 끄트머리에 글쓰기와 관련하여 여러 유명 작가 혹은 철학자들의 명구가 하나씩 달려 있습니다.

이렇게 일년 365일, 즉 우리내 인생의 전체를 암시하는 책은 제게는 좀 익숙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제가 쓰다가 만 글 "화가의 자화상"도 원래 다 써서 출판하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어느 유명 출판 기획자 한분과 상담해 보고 이런 졸필을 책으로 내는 것은 접기로 했습니다만. ㅠㅠ.
여하튼  화가의 자화상 글을 시작 한 것이 5년도 넘은 것 같은데 그 당시에 저는  대상 화가를 총 40명으로 하려 했는데 별 관련은 없지만 그건 임신 40주, 즉 태아의 전생애를 암시하는 숫자로 생각해서 그렇게 하려고 했습니다.
아쉽게도 지금까지 21명인가 밖에 쓰지 못하고 더 이상 쓰지도 못하고 있지만.....

"인생을 글로..." 이 책은 진료하는 중간에  잠깐, 자기 전에 잠깐씩 읽느라 아직 다 읽지 못하였지만 군데군데  마음에 담아둘만한 문장이 있어 우선 몇개만 올려 봅니다.


"글을 쓰는 일은 우아하게 활동해 들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본모습을 숨길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글을 쓰는 장소가 오두막이든 침실이든 사무실이든, 글을 시작할 때에는 침묵과 공허가 아우성치는 공간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글 속으로 들어가는 안전하고 쉬운 길은 없다. 당신과 당신의 기억, 경험, 상상이 있을 뿐이다. 발가벗은 채로 말이다."

"글쓰기는 취미생활이 아니다. 우표 수집이나 동전 모으기, 그런 게 취미생활이다. 글쓰기는 소명이다."  

"글을 쓸 때에는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아무도 내 글을 읽을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진실을, 혹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화가들은 스케치북을 갖고 있다. 플루트 연주자들은 끊임없이 앉아서 연습을 한다. 전문 무용수들은 매일 교습을 받는다. 그리고 작가들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 상상, 경험 등을 기록한다. 간단하지 않은가? 글쓰기는 실천이다."

"글쓰기는 마법이다. 다른 창의적 예술 못지 않게 생명수가 되어준다. 이 생명수는 공짜다. 그러니 마셔라. 마시고 채워라--스티븐 킹"

"글을 쓰는 일은 스트립쇼에 버금갈 만큼 아주 개인적인 일이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 기억, 환상이 만천하에 공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군가가 당신의 발가벗은 글이 완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공황에 빠지는 것이 당연하다. 피드백을 받았을 때 그것을 이용해 글을 개선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다. 그러나 워크숍이나 글쓰기 모임에서 누군가가 그저 잘난 척을 하기 위해 이기적이고 퉁명스런 논평을 내놓는다면 기회를 봐서 얼른 그곳을 떠나라. 자신의 기대치보다는 당신의 의도를 중심으로 논평 해주는, 건설적이고 관대한 집단을 찾아가라. 등 뒤에서 누군가가 칼을 갈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당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없다."

노먼 매클린은 70대에 첫 소설 '흐르는 강뭉처럼'을 썼다.그 소설은 로버트 레드포드의 영화 못지 않게 도서관의 고전이 되었다.
해리 번스타인은 평생 작가가 되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마침내 96세에 어린 시절에 대한 첫 회고록 '보이지 않는 벽'을 출간해 비평가들의 찬사와 문학적 명성을 얻었다."

"회고록을 쓴 작가가 내 수업에 초빙되면 학생들은 가장 먼저 이렇게 묻는다. '어머니는 그걸 읽고 뭐라고 하셨어요?'
그렇다면 자녀 얘기를 쓴 엄마들은 어땠을까? 우리 아이들은 꽤 놀라운 소재를 갖고 있지만 나는 절대 그 애들의 사생활을 글로 침해하지 않는다. 아이들 얘기를 쓰긴 하지만 (우스운 얘기 말이다.) 절대로 그 아이들의 삶에서 심각한 순간들을 훔치진 않는다.
그러나 최근에 딸들 중에 하나와 그 문제를 논의하는데, 그 애가 어두운 어조로 말했다. '길런의 침대 밑에 있는 스니커즈 초콜릿 바 얘기 쓴 거 기억하세요?' 나는 그게 대체 무슨 얘기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애가 말했다. '길런의 지저분한 침실을 주제로 시를 썼었잖아요. 그런 다음, 그걸 길런의 반 애들에게 읽어줬죠.'
작가가 되기 위해선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나는 회고록에서 남편을 'R'이라고 언급했다. 그것은 내가 일기장에서 사용하는 호칭이므로 회고록에서도 그를 이렇게 부르는게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뉴욕의 내 편집자는 그 호칭이 조금은 간지럽게 느껴진다고 했다. 나는 남편에게 맡기기로 하고 그에게 회고록에서 로버트와 애칭인 밥 그리고 R 중에서 어떤 호칭을 썼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그는 톰으로 불러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너무 즐거워했으므로 나는 그의 이름을 톰으로 바꾸지 않았다. 나는 그냥 R을 고수했다.  소설을 쓰고 있다면 이름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냥 전화번호부를 펼쳐 이름 몇개를 추려낸 다음, 소설 속 인물들에게 옷을 입혀보듯 하나씩 붙여보면 된다. 앤 라모트는 소설 속 인물이 자신이라고 주장할만한 남자들이 있다면 소설 속에서 그 인물의 성기가 아주 작다고 묘사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논픽션에 등장하는 실제 인물들의 경우에는 문제가 좀더 복잡하다. 한가지 방법은 변호사를 통해 회고록에 언급된 가족과 친구들에게 소송을 걸지 않겠다는 합법적인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다. 어떤 회고록 작가는 전 남편에게서 이런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 회고록에서 그의 섹스 솜씨에 대해 엄청난 칭찬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소송을 걸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오래전부터, 우리 어머니가 내게 트와일라라는 이름을 지어준 순간 나의 창작 생활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했다.......어머니는 나에 대해 거창한 계획을 갖고 있었다. 내가 남다른 사람이 되길 원해서 그렇게 남다른 이름을 지어준 것이다.--트와일라 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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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희 [2014-06-15 22:44]  
#2 최현희 등록시간 2014-06-15 22:52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랑이를 갖기전에 융의 자서전을 읽고있었습니다. 임신사실을 알자마자ㅡㅡ 급 읽는데 흥미를 잃고 먼지가 잔득 싸여있지요. 랑이가 태어나고 첫 읽고싶은 책이 될것같아요!^^  문학반도 좋은데요! 그리고 왜그리 화가자화상을 담아두셨는지 궁금했었는데 이런 이유가 있었군요! ㅎㅎ 저는 학부때 처음 그린 모작이 구스타프 꾸르베의 자화상이였습니다. 그의 잘생긴얼굴에 반해서ㅋ..지금보면 제스탈 아니지만..그땐 눈이 낮아서..왜 그작가를 골랐는지 제자신이 나르시스가 쩔었었는지도..암튼 자알 읽었습니다. 감솨합니다! 전 수유하러 이만. 슝. 앗싸라비아

댓글

제가 낸 책은 "낙태와 낙태" 하나로 충분합니다. 필요하면 홈피에서 글로 쓰면 되죠. 사비 들여 가면서 혹은 출판 기획자들에게 아부를 해 가면서 더 내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ㅎㅎ. 그리고 무엇보다 책으로 내기에는 깜이 되지 않습니다. ㅋㅋ.  등록시간 2014-06-15 23:14
화가의 자화상에 쓰려고 했지만 아직 쓰지 못한 화가들이 몇명 더 있는데 구스타프 쿠르베는 생각 못했지만 그 화가도 시간과 열정이 허락하면 언제고 한번 써 봐야 겠습니다. 수유 잘 하시고, 줄거운 조리원 생활 되시길.....  등록시간 2014-06-15 22:54
참 글구 심장님 책 완전 궁금해요! 출간하심 좋겠어요! 완전기대!  등록시간 2014-06-15 22:54
#3 동민 등록시간 2014-06-16 04:27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역시 무거운 몰스킨펜은 문진으로 사용하기 적당합니다 ㅋㅋ
저도 제 인생에 이름이 끼친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입이다. 저기 트와일라씨 ㅋㅋ 처럼 말이예요. 그래서 20살 무렵 이름과 사주가 맞지 않다고 철학관에서 엄마가 다시 지어다 주신 흔하다 흔하고 너무나도 평범한 이름을 거부하고 원래 제 이름을 고수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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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스킨 스틸펜은 메모용과 문진 ㅋㅋ 으로 쓰고 형광펜은 중요 문장에 밑줄 긋기용으로 쓰기 때문에 제가 책 읽을때 항상 같이 따라 다니는 애들입니다. ㅎㅎ. 다시 지어주신 이름이 뭔지 궁금하네요. 제 여동생은 너무 흔한 이름이라 자기가 작명소도 가고 법원 가서 바꾸었습니다. ㅎㅎ  등록시간 2014-06-16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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