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모임에 쓸까  쿠킹맘 모임에 올릴까 하다 이곳으로 결정했습니다.
아래는 오늘 점심에 먹은 우동입니다.
제가 면 종류를 싫어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유독 면 종류 음식이 자주 나오는 것 같습니다. ㅠㅠ
전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여튼 오늘 글의 제목은 "우동 그릇 비우기"입니다. "우동 먹기"가 아닙니다. ㅎㅎ
그럼 사진 먼저 보겠습니다.


사진으로는 알기 좀 어렵겠지만 이 사발이 아주 대자 사발입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거의 냉면 그릇 만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라면 반갑겠지만 그 큰 사발에 우동 가득이라..ㅠㅠ
큰 사발을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하더군요. 이걸 어떻게 다 먹지?


일단 맛을 보기 위해 적당히 비벼서 한 젓가락 먹어 봤습니다.
목넘김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어떤 분들은 시원한 생맥주의 목넘김을 잊지 못한다던데 저도 이런 밀가루의 생생한 목넘김은 아무리 오래되도 익숙해지질 않는군요.
그래서  맛을 음미하지 않기 위해 가급적 숨을 들이 쉬지 않은 채 폭풍 흡입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시겠지만 냄새가 맛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크니까요.
그래서 감기가 걸려서 후각  기능이 떨어지면  음식의 맛을 제대로 음미하기가 힘듭니다.
그렇게 해서 숨을 쉬지 않고 흡입하고 삼킨 다음에는 숨을 깊이 내쉬었다가 들이 쉬어 참은 상태에서 다시 흡입하고....
흡사 순산 체조 호흡법을 하듯이 그렇게 서너번을 완수하니 다행히 반 그릇 정도까지는 그럭저럭 비워졌습니다.


문제는 남은 반이었습니다.
더 이상은 못 먹겠더군요.
이 정도에서 그만 포기할까 생각했습니다.
사실 이 정도만 먹어줘도 제 성의는 다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먼저 배실장님이 제가 면 종류를 안 좋아한다고 꼰지른 말이 있어서 주방 여사님께서 분명 제가 다 먹는지 확인할 게 틀림이 없었습니다.
일단 연기를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싫어하는 내색을 하지 않음으로써 직원들의 메뉴 선택권을 박탈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각오를 다지고 다시 젓가락을 들었습니다.
오늘따라 젓가락이 참 무겁더군요.
왜 이리 먹어도 먹어도 끝이 안 보이는가 싶은 게 전에 마라톤 풀코스 뛸 때의 생각도 잠시 났습니다.
뛰다 보면 결승점이 보이겠지, 먹다보면 바닥이 보이겠지.
젓가락 처음 들고 한 30분 가량 지났을 때 드디어 바닥이 다 드러났습니다.


제가 식사에 투자하는 시간이 짧으면 1분 길어도 10분을 넘지 않는데 오늘은 평소의 3배가 걸렸습니다.
그래도 완수해 내었다는 성취감이 있어서인지 뿌듯하군요.
직원들을 아끼는 원장의 마음. 직원들의 메뉴 선택권조차도 배려하는 마음.
이런 제 마음을 직원들이 잘 알아 줄 지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우동까지는 제가 어떻게 해 봤는데 다음에 혹시 수제비가 이런 식으로 나오면 완주 자신은 없습니다.
#2 땅콩산모 등록시간 2014-08-06 16:52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전 없어서 못 먹는 면요리를... ㅋㅋㅋㅋㅋ
그런데  그 느낌은 알아요!  면요리라면 자다가도 깨어나서 그릇째로 먹을 기세인 저도 임신중엔 면요리가 싫어지더라구요 ㅋㅋ 밀가루 특유의 쌉싸름하고 거친 식감에 빈정이 상했달까요 ㅎㅎ
물론 임신중이 아닌 지금은 다시 면요리 킬러로 돌아왔지만요^-^

댓글

주원이는 이미 면요리를 폭풍흡입 하고 있답니다 ㅋㅋ 칼국수 잔치국수 스파게티 냉면 모밀국수 ..주원이가 즐겨먹는 음식들이라는... ^^  등록시간 2014-08-06 16:58
식성이 임신 중과 후로 많이 바뀌나 보군요. 아마 주원이가 면요리를 싫어해서 그럴 겁니다. ㅎㅎ.  등록시간 2014-08-06 16:56
#3 동민 등록시간 2014-08-06 22:04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전 대략 22살때 까지 거의 못먹는 음식 또는 참 싫어하는 음식이 있었는데
수제비 & 국수종류 였죠. 그런데 어찌어찌 하여 국수는 전부 잘 먹게 되었고~~~ 아마 세계 모든 면요리를 좋아할듯 ^^ 여전히 안 먹는건 수제비네요. 아 싫어싫어 수제비.

우동. 동동 떠있는 튀김? 같은애들은 맛있지 않나요?^^

댓글

이상하다.... 제가 임신 8개월째 분명히 심장님은 9개월 정도 되어 보였는데... ㅋㅋㅋㅋㅋㅋ  등록시간 2014-08-06 22:23
싫어하던 면 종류가 출산하면서 좋아지기도 하나 봅니다. 그럼 저도 출산이나 해야 끔찍한 면 종류를 좋아하게 되려나요? 제가 출산할 방법은 없는데...ㅠㅠ  등록시간 2014-08-0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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