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봉천댁 몽실맘입니다~
지금 산후조리원 7일차에요. 아가 예정일은 10월 22일이었는데 10월17일에 3.28kg 여자아이 출산했어요.
(무통x,유도x,관장x,제모x,회음부절개o)
회사를 다니다가 4개월만에 어렵게 임신이 되었고(전 한방에 될 줄 알았다능...;;)
고된업무와 스트레스 때문인지 하혈기가 있어서 회사를 바로 그만두게 되었어요.
전에는 봉천동에 있는 혜림산부인과를 다녔었는데
하혈기가 있어도 아기는 심장 잘 뛰고 아무 이상이 없다고. 자궁벽에 고인피가 있는데 몸에 흡수되거나 배출될거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씀하셨지만 사실은 너무 걱정되고 무서웠어요.
그렇게 8주차부터 집안 살림을 하면서 안정기가 될때까지 쉬고 있었습니다.
자연주의 출산에 대해서 막연한 관심만 가지고 있던중, 사촌동생이 진오비산부인과에서 출산했는데 일반병원같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에 의사선생님의 철학도
남다르다라는 얘기를 듣고 22주차에 병원을 옮기게 되었어요.
집에서는 지하철타고 넉넉잡아 50분정도 걸리는 거리에요. 하지만 힘들지 않았고 결혼하기 전까지 마포에 살았기 때문에 오히려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었습니다.
제가 키 158kg에 71kg 비만이어서 심선생님께 체중관리와 산후체조 열심히 하라고 말씀 많이 들었어요.
주수와 체중을 그래프로 그려 꼼꼼하게 관리해주셔서 아가가 많이 크지 않고 건강하게 순산할 수 있었습니다.(하지만 제 체중은 그래프를 항상 벗어났더랬죠..;;)
매번 진료실에 들어갈때마다 교무실에 들어가는 학생같은 마음이었는데^^;; 홈페이지를 보다보니 마음은 원래 그런분이 아니라능....ㅎㅎ 첫인상이 너무 딱딱
해서 처음엔 좀 무서웠습니다ㅎㅎ
예정일 10일전에 쇼핑하면서 좀 많이 걸어다녔더니 윗배가 딱딱해지면서 심한 배뭉침이 왔습니다.
보통은 배뭉침이 와서 옆으로 누우면 나았는데 아무리 누워있어도 쉽게 풀리지 않더라구요. 자다가 새벽에는 배뭉침이 있으면서 아랫배가 사르르한 통증 때문
에 두차례나 깼습니다. 자다가 통증으로 깬적은 처음이었길래 심선생님께 메일을 보냈어요.(일요일이라 진료하러 갈 수 없어서)
그랬더니 아침에 바로 전화가 와서 상태 물으시고 지금 괜찮으면 월요일 진료에 오라고 하셨습니다.
다음날은 또 괜찮은 것 같아서 예정일에 진료가겠다고 했죠. 아마 가진통같은 거였나봐요.
예정일 6일전, 새벽5시에 생리통같은 통증과 함께 허리 아랫부분이 아파왔어요.
진통주기를 살펴보다가 아무래도 주기성이 있는 것 같아서 병원에 가려고 샤워를 하고 나왔더니 이슬이 두방울 뚝뚝 떨어졌어요.
그래서 설겆이를 천천히 해놓고 병원 갈 가방을 싸고 진통어플로 주기를 체크했어요.
5분주기였지만 통증은 생리통 수준...
어쨌든 신랑은 출근못하고 같이 9시에 오전진료를 보러가서 태동검사를 한 결과 아직 자궁수축은 없는걸로 보인다고 하셔서...
뻘쭘해져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럼 지금 아픈건 가진통인가? 초산이라 진통느낌을 잘 모르겠어서 계속 인터넷만 찾아봤어요.
집에오니 낮12시...통증은 살짝 더 심해져서 앉아있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누워서 점심을 먹고 피곤해서 3시간을 내리 잤어요. 자면서도 계속 허리가 아프다고 신랑한테 허리 주물러달라고 했다고 해요.
저는 너무 피곤해서 비몽사몽했어요. 오후5시쯤 일어났더니 주기성을 띈 허리통증이 계속 있었어요.
왜 배가 안아프고 허리가 아픈거지? 한번 병원갔다가 왔기 때문에 제 마음은 이미 엄청 아파야 병원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이었어요.
누워서 저녁으로 삼겹살을 먹고....오후6시부터는 10분간격의 허리통증이 있었고 이제는 움직여도 아프고 앉아있어도 아프고 누워있어도 아픈..
그러다가 밤 10시가 되었고 병원에 전화해보았더니 심선생님 분만중이라 계시니 한번 와보라고 하여 택시타고 30분만에 도착.
태동검사와 내진을 하였고 자궁이 1-2cm 열렸는데 자궁수축은 미미한... 집에가서 내일 다시 오시겠냐... 입원을 하시겠냐... 물어보셔서 집에서 진통하는게 나
으니까 가겠다고 했어요. 그러다가 다시 진통이 왔고 마음이 바뀌어서 입원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밤10시 30분부터 새벽1시까지 5분주기의 진통이었던 것 같아요.
통증은 미세하게 점점 심해졌고 1시쯤 간호사분이 내진한 결과 3-4cm 열렸다고...
그 이후로 3분주기의 진통을 하면서 으아악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진통어플이고 뭐고 누를 수 있는 정신이 이때부터 없어지는 것 같아요.
옆에서 신랑이 계속 시간체크해주고 1분간격의 진통이 오면서 정신줄을 안 놓으려고 혼잣말로 할수있다고 중얼중얼거리고 진통올때는 호흡에 집중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호흡이 가빠지기 때문에 옆에서 신랑이 천천히 호흡할 수 있게 해준게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그러다 2시 45분쯤 심선생님 오셔서 내진했고 자궁 다 열렸으니 분만실로 가자고 하셔서 이제 진통 다 끝났구나 하는 생각에 아픈 와중에도 너무 기뻤습니다.
분만실 들어가서 조명 어둡게해주시고 조용한 음악(뭐였는지 지금은 기억이 안나는...)틀어주시고 10번정도 힘을 줬던 것 같고 15분만에 뜨뜻한 느낌과 함께 몽
실이가 제 가슴위에 올려졌습니다. 평온한 아기의 얼굴을 보니 고통이 다 사라졌습니다.
분만실에서 짧은 시간에 아기 낳을 수 있게 도와주신 심선생님, 간호사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자연분만은 내 의지로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산모와 남편의 의지와 의료진의 신뢰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남편도 아픈와중에 서로 힘을 합해서 잘 이겨냈다는 생각에 출산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게 되어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가 예쁘게 키우면서 종종 들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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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좋아요를 표시한 회원 오현경 [2014-10-25 07:00] bebe [2014-10-24 15:34] 심상덕 [2014-10-2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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