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명:                화평안
예정일:             2015.12.3(목)
출산일:             2015.11.24(화) 밤 11시 41분
신체사항:          여아 / 체중 3.58 kg / 신장 48.0 cm / 두위 34.0 cm / 흉위 34.0 cm
그외:                자연분만, 촉진제 x, 무통 x, 관장 x, 제모 x, 회음부절개 o


조산기가 있는데다 둘째라 어느 정도 일찍 나올 것을 예상했지만, 생각 외로 36주를 무사히 넘기니 거의 예정일에 맞춰 다 커서 나오길 바라며 은연중에 그럴 것이다.. 라고 나름 생각했었다.

23일과 24일 꼭 해야하는 볼 일들을 보고, 25일 마지막 진오비 산모수업을 들은 후 아이를 낳음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첫째 생일은 10월 24일이니 둘째는 1을 더한 11월 25일에 낳자.. 고 혼자 날짜까지 정한터였다.

진찰
※[1]
그러던 차, 13일 금요일 밤부터 1~2일 간격으로 약 1시간동안 배뭉침과 함께 뭔가가 아래로 내려오는 듯~ 한 느낌이 들어 '싸~' 했지만, '설마 아직~' 이란 생각과 '혹시~'하는 생각을 가지고 19일 목요일 38주 검진하러 갔다.


38주 내진검사 후..
원장님께서 "4센티가 벌어져있다"시며 당장이라도 입원해야하듯이 말씀하시는데, "네...???"



너무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나왔다.
아기침대도 조립해야하고, 엄마가 병원가서 있음 조부모님이랑 같이 자야한다니 싫다던 첫째에게도 더 설명+설득해야하고, 첫째 어린이집 관련 제출서류도 준비해야하고, 공과금도 내야하고, 물감놀이한 아이옷 얼룩도 빼야하고.. 등 여러가지 할일들이 지나가면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리고, 아직 통증을 겪을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는데... 첫째 때는 나름 출산대비 공부한 것과 운동한 것들이 생각나 진통을 겪으면서 이것저것 해야겠단 생각이 있었는데(결국 누워있긴 했지만^^;), 둘째때는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났다...

하여튼 바로 입원해야하는 듯한 분위기였지만, 첫째때도 3센티 벌어진 후 3주 이상 지냈던 걸 어필하며 집에 다녀오겠다고 하고선 나와서 남편에게 오라고 전화하고, 친정어머니껜 저녁을 먹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드렸다.

집에 가서 김장김치에 수육을 먹고, 가져갈 짐을 정리 후 첫째땐 못했던 샤워를 하고 병원에 가려고 머리를 말리는데, 원장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첫째때는 상황을 들으시고 얼른 병원으로 오라고 하셨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내일 오전 10시까지 와도 된다 하신다...

오후에 해주신 원장님의 주문(?)같은 말씀들 덕분에 배는 점점 더 뭉치며 아파오고, 이슬은 벌써 나왔는데.. 뭥미??    남편까지 허겁지겁 왔는데..

하지만 신기하게도 전화 받은 후부터 진통이 점점 사그라들면서 이 상태라면 내일이 아닌 며칠 후에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혹시 내가 원하던 날짜에 낳을 수 있으려나?

[2]
그 다음날 검진을 했으나 여전히 진통은 별로 없는데 4센티가 벌어진 상태..  둘째+조산기 있는 것까지 감안하면 당장이라도 입원, 촉진제를 써서라도 유도분만을 해야하는 상황인데...


촉진제라는 것 또한 일종의 호르몬인데요
이를테면 합성옥시토신입니다.


자궁수축을 시키는 데에는 도움을 주지만
외부에서 합성옥시토신이 들어오게 되면 우리 뇌에서는 옥시토신 분비를 할 필요가 없게 되고 그러다 보니 그 이후에 나와야 할 호르몬이 차단됩니다.


즉, 아기와 산모에게 꼭 필요한 호르몬을 줄 수 없게 됩니다.
물론 진통도 더 세지구요.
자연출산과정을 통해 모든 호르몬이 순서대로 분비되어야 아기의 기질이 좋아지구요, 특히 사랑이 많은 기질이 형성되는데 중요하다고 합니다◐

어디선가 읽은 이런 내용 때문에 촉진제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터였다.

수많은 경험+지식에 의해 유도분만을 권유하신 원장님께.. 아직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내 느낌으로.. 도리어 며칠 기다려보고 싶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다려주신게 엄청난 배려였다. 타 병원이라면 의견을 물어보기는 커녕 그냥 촉진제를 놓았을텐데.. 위험한 상황임을 강조하며 내 느낌따윈 안드로메다로 보냈을텐데.. 안 그래도 항상 배려해주시는 원장님께 더 신경쓰시게 귀찮게 해 드려서.. 이제와서야 죄송스럽다^^;)

[3]
월요일 밤... 화요일(24일) 새벽..
이제 슬슬~ 느낌이 오는 것 같다.
밑이 둔탁뻐~ 근하면서 허리로 슬슬~ 오기 시작하는 통증.. 배도 싸르르~ 한 게 오늘내일은 낳을 수 있겠다는 느낌.


다행히 원하던대로 화요일(24일)은 심원장님 당직일이기도 하고, 내 볼일도 대충 끝났기에 마음준비를 하고 짐을 싸서 병원으로 갔다.

내진 후 원장님께서... 보통이라면 입원실이 아닌 분만실로 가야하는데, '특이한' 경우라 맘대로 하라시며 아래 중 선택하라며 자유를~
1) 집에 갔다 다시 오던지
2) 입원해서 촉진제 맞으며 기다리던지
3) 계속 기다리며 원래 진료일인 목요일에 오던지(39주 진료)


하지만 내 몸의 느낌에 따라 난 "오늘 입원하는데, 대신 입원 전 산책을 하고 싶다.. 오늘까지 기다려서 진통 안 오면 내일 아침에는 촉진제를 맞겠다"했더니 원장님 표정.. 그러던지 말던지~

3층에 짐을 올려다 놓고, 병원서 5분거리에서 산책하기로 하고 나갔다... 모찌야에 가서 외래랑 분만실에 드릴 모찌를 사고 있는데, 현경쌤에게 전화가 왔다. 병원으로 들어오라고 할 줄 알았는데, 저녁을 병원서 먹을건지 밖에서 먹을건지 물어보신다.. 당근 밖이지ㅋ


입원
진오비 홈피에 나와있는 착한 국수 집에서 돈까스와 국수 먹고, 산책 1시간 반 + 저녁 30분 총 2시간만인 저녁 6시쯤 들어가 입원했다.

산책 덕인가.. 진통이 슬슬~ 와 주신다..
그래두 첫째때와는 다르게 그닥 심하지 않다. 기도가 통했나?


진통이 한 번 지나가고 누워있는데, 현경쌤이 내진하러 들어오셨다. 옆 방에 입원해 있던 산모가 분만실로 갈껀데 같이들 들어가니 무슨 일 있음 벨을 누르라신다. 현경쌤 나간지 얼마 안 되어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초산산모라던데 분만실 들어간지 잠깐만에 아이 울음소리가 나다니.. 우린 분만실 들어가서 20분만에 낳음 좋겠다고 남편이랑 얘기함.


분만
11시쯤 원장님께서 입원실로 오셔서 내진 후 촉진제를 놔서라도 분만하자...고 하신다.

내일 맞는다고 했는데... 하긴, 원장님께서도 빨리 쉬셔야하니.... 하는 마음으로 분만실로 갔다.

하지만, 그런 내 마음을 읽으셨는지 분만실에서 준비하시면서 '벌어진 상태로 가진통이 오랜시간 있으면 자궁이 약해져서 수축힘이 약해져' 위험해질 수 있어 그런거라고 설명해주신다. 독심술사 원장님..

분만침대에 누워 원장님 말씀대로 하기 시작하니.. 오~ 감이 오기 시작한다(팁! 분만실에서 무조건 원장님 말씀대로 따라해야 '효과적'으로 시간 질질~ 안 끌고 낳을 수 있다)..  원장님의 회음부 마사지도 첫째때보단 덜 아프나 누르고 있으니 진통이 찾아온다, 윽~!

진통이 올 때 간호사분이 배를 누르며 누르는 분위에 힘을 주라고 알려주니 큰 도움이 된다.  어디다 힘 줄지 감 팍팍~!(근데 손이 사라지니 힘을 엉뚱하게 주게됨)

남편은 내가 힘을 줄때마다 내 목을 들어줘서 결정적인 힘이 나오게 도와줬다(한 손은 목을 받쳐주고, 다른 한 손은 카메라 들고 하느라 첫째때보다 힘들었다는 남편~).

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서 힘을 주는데..
내 밑엔 난리가 났다.. 아수라장 같은 느낌.



있는 힘~ 껏! 너무 아픈데.. 미칠 것 같은데 힘을 줬다. 그랬더니 힘을 더 주랜다.

힘을 주는 게 부족해보였는지, 무릎을 넣는 고리(?)에 발을 올려주시며 힘을 주라 하신다.

내가 할 수 있는 한계까지.. 배엔 힘 주고, 발로 밀면서까지 힘을 줬다. 그런데 더 힘을 주라고 하신다. 진통을 덜 해서 '뼈가 으스러지는 것처럼' 골반이 더 아플거라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이번엔 내 배 밑으로 블랙홀이 밀려들어오는 느낌까지 들 정도로 힘을 주고 있는데, 아기 머리 보인다고

"좀 더 끙! 끙! 마지막.."




너무너무너무너무!!
말로 표현 못 할만큼.. 아파서 비명이 절로 나온다.



아기 놀랜다고 조용히 하라고, 그 힘을 아래로 주라고 하는데.. 내 몸이 부셔져라... 힘을 줬다.

'으앙으앵~'

드뎌... 나왔다....
조금만 더 하라했음 코끼리 발차기로 원장님 면상을 가격할뻔 했다 ㅡ.ㅡ^



20분만에 낳음 좋겠다 생각했더니 진짜... 분만침대에 누워 힘주기 시작한지 21분만에 출산했다..(와~ 말하는대로... 말의 힘!)

첫째때와 마찬가지로 출혈이 많아 근래 들어 가장 많이 출혈한 산모+지혈이 잘 안 되는 체질이란 원장님의 걱정스런(?) 소리와 함께 분만실에 좀 더 누워있긴 했지만..
드뎌... 끝.. 났... 다....


=========================================================

후기를 쓰느라 출산 후 처음으로 동영상을 봤어요..
출산의 고통, 아기 울음소리, 탄생.. 그 순간들을 다시 보게되니 눈물도 맺히고.. 참 감격스럽네요. 이런 동영상을 남길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그런데.. 생각보다 원장님의 분만실랩은 느리면서 부드러웠고, 제 표정은 너무 태연+차분하더군요. 그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데도 왜 남자들이 여자들의 고통을 왜 이해하지 못하나.. 억울했는데, 동영상의 제 모습을 보니... 이해가 되네요 ㅋ)


또, 조산기 때문에 순산체조도 못하고 갔는데, 원장님께서 적절+정확한 이끄심(?)과 많은 분들의 정성어린 도움으로 소중한 아기와의 만남이 잘 이루어졌어요.
생각처럼 평온하고 예쁘게 출산하진 못해 민망해서.. 직접 뵙고 인사를 못 드렸지만...  세심하면서도 따뜻한 말로 갈때마다 안정시켜주셨던 남희 간호사님, 매번 즐겁게 아기를 볼 수 있게 해 주셨던 유진 실장님, 부드러운(?) 내진과 그 소리(?)를 다 듣고도 미소로 맞아주시는 현경쌤, 배시시~ 미소로 맞아주시는 외래 간호사님들, 3층 간호사님들... 모두 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ㅜㅜ

다른 산모분들 모두 순산하시고 순산하신 분들 육아 화이팅입니다!!
화이팅♥


p.s. (1) 출산교실서 배운 내용이 (특히 빠른 회복 및 모유수유-완모에...) 큰 도움이 되어서 순간순간 크게 당황하지 않고 잘 대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없어져서 너무 아쉬워요


  (2) 둘째는 첫째보다 쉽다더니... 확실히 회복도 빠르고 진통도 짧더라구요(대신 더 강렬함). 원장님께서 기초공사(?)를 잘 해 주셨으니 첫째로 끝나지 말고, 둘째... 등등 빌딩을 세워보아요, 우리~♥




댓글

잼난 출산후기!!! 정말 둘째는... 짧고 굵은 진통인거 같아요. 고생 정말 많이 많이 하셨어요.두 아가와 하루 하루 버라이어티한 일상을 우리 즐겨보아요^^  등록시간 2016-02-03 01:18
아아 둘째도 평온하게 낳을순 없는거군요 후기를 읽으니 회음부가 다시 아파오는것 같아요 하하하- 그래도 이쁜 공주님 둘이라니 너무 부러워요 ^^ 둘째는 가지고싶은데 분만실의 끙!!! 은 무섭고 ㅠㅠㅠ 골만 벌어  등록시간 2016-01-27 09:20
한 친구가 카스에 글을 적어놨더라구요.. 둘째가 더 쉽다고 말한사람들! 가서 입을 좀 더 크게 해주고싶다..라고..(엄청 순화시켜서 적었음) 출산영상여파로 2년뒤 셋째 얘기했더니 평상시엔 점보는거 믿지도않던사  등록시간 2016-01-27 08:49

이 글에 좋아요를 표시한 회원

양선영 [2016-03-31 23:38]  liebecrom [2016-02-18 22:03]  박은영 [2016-02-05 14:52]  오현경 [2016-01-29 13:45]  배유진 [2016-01-29 11:27]  김지은☆ [2016-01-28 18:51]  dongin [2016-01-28 14:14]  최현희 [2016-01-27 14:11]  xingxing [2016-01-27 13:28]  심상덕 [2016-01-27 08:42]  podragon [2016-01-27 02:57]  

본 글은 아래 보관함에서 추천하였습니다.

#2 y00815 등록시간 2016-01-27 11:37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생생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그날의 아픔과 기쁨이 생각나네요~

이 글에 좋아요를 표시한 회원

달콤짱짱 [2016-01-29 22:27]  
#3 김지은☆ 등록시간 2016-01-28 18:52 |이 글쓴이 글만 보기
고생 많으셨어요! 둘째 엄마 존경스럽습니다~!! 이쁜 정안이 잘 크고 있죠? ^^

댓글

넹~ 우리 다음 모임에선 만날 수 있길요^^♥  등록시간 2016-01-29 22:27

이 글에 좋아요를 표시한 회원

달콤짱짱 [2016-01-29 22:27]  
#4 김미수 등록시간 2016-01-28 20:55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짧고 굵은 통증.. 무섭네요 저.. 솔직히 둘째는 수술... 하고싶..... 쿨럭 ㅠㅡㅠ  둘째까지 여유있게 순산하시고~ 전 둘째 생각하니.. 남은 숙제가 계속 밀려있는 기분^^;;;;ㅋㅋㅋ 두딸 리얼 육아 스토리 자주 들려주세요~~~^^

댓글

오잉? 첫째를 그리 순산하신 분이.. 수술이라뇨?? 둘째는 분만실에 들어가기도 전에 나올까.. 오히려 염려되는데요?  등록시간 2016-01-29 22:30
5# 배유진 등록시간 2016-01-29 11:28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이쁘니들의 엄마가 되신 것 다시한번 축하드려요
코끼리 발차기에서 전 그저 웃고 가요ㅋㅋㅋ

댓글

아... 진짜... 그 순간에는... 원장님이 너무 야속하게만 느껴졌어요, 계속 힘주라니.. ㅠㅜ 매번 기분좋은 미소로 맞아주셔서 뵐때마다 힘 나고, 너무 좋아요♥  등록시간 2016-01-29 22:31
6# 오현경 등록시간 2016-01-29 13:49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첫애때도 진통때는 제가 함께 있다가 교대 직후에 분만하셨다고 하셨는데
살짝 기대했던 둘째 역시 그렇게 되어버렸네요~

부드러운 내진처럼 느껴주셨다하시니 감사할따름입니다.
진통은 표현할수없을만큼 아픈거라 알고있기에 평소 우아했던 분이기에
어떤모습도 기억하지않아요ㅎㅎ  고생 많으셨어요~
축하드립니다

댓글

ㅋㅋ 센스쟁이 현경쌤♥ 진짜 쌤의 손은 바람처럼 살랑~ 부드러웠어요^^  등록시간 2016-01-29 22:33
7# 양선영 등록시간 2016-03-31 23:37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세상에~ 이 글을 이제야 봤네요ㅠㅠ
축하드려요. 달짱님~ 고생 많으셨어요!
아기 백일도 지났겠네요~ 얼마나 예쁠까^^
꼬물꼬물한 신생아 그립네요 ㅋㅋ
상상이 안되는 둘째 육아 할만하신가요?
자주 소식 들려주셔요^^

댓글

어요 http://gynob.kr/forum.php?mod=viewthread&tid=8291&extra=page%3D1&mobile=2)  등록시간 2016-04-01 01:05
꼬물꼬물한 신생아... 그리우시면 올해 한 번?^^♥ 정말 정신없긴 하지만, 첫째가 워~낙 대단(?)했었기에 정말.. 둘째는 순둥이같아 보입니당ㅎㅎ 다~닥치면 하게 되나봐요^^ (이제 4달차입니당.. 백일사진도 올렸었  등록시간 2016-04-01 01:05

스마트폰 모드|진오비 산부인과

© 2005-2024 gynob clinic

빠른 답글 맨위로 목록으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