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러셀이 쓴 "행복론"의 제일 처음에 나오는 문장은 "삶은 고해다"라는 말이다.
불교에서도 삶은 고해라고 한다.
산다는 것이 원래 그렇게 고통스럽고 괴로운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데서부터 행복을 찾을 수 있고 깨달음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엄마로 사는 것은 힘든 일이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연약한 아기로 사는 것도 힘든 일이다.

수많은 차별이 있는 여자로 사는 것은 힘든 일이다.
어줍잖은 책임감의 바위에 눌린 채 남자로 사는 것도 힘든 일이다.

온갖 병으로 인한 고통과 두려움에 시달리는 환자로 사는 일은 힘든 일이다.
사마귀의 힘에 불과한 지식으로 엄청나게 큰 마차와도 같은 질병에 맞서야 하는 의사로 사는 것도 힘든 일이다.   

그렇게 사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래서 함께 사는 것이다.
엄마와 아기가 함께, 여자와 남자가 함께, 환자와 의사가 함께.

혼자 태어나지만
함께 살면서 돕고
함께 살면서 싸우고
함께 살면서 기뻐하고
함께 살면서 울고
함께 살면서 위로하고
함께 살면서 늙는다.
그리고 혼자 죽는다.
그것이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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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bud19 [2019-12-29 23:21]  rutopia0126 [2019-12-29 07:49]  brugges [2019-12-28 11:18]  thepetal [2016-02-28 13:54]  최현희 [2016-02-27 16:10]  podragon [2016-02-27 13:14]  시온맘 [2016-02-26 23:59]  
#2 시온맘 등록시간 2016-02-27 00:01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심장님, 어문규정에 비추어 볼 때 손색이 없는 명문입니다. ㅎㅎ 농담이고요. 너무나 좋은 내용이라 감동받았어요. 그래서 함께 사는 것.. 왜 이리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며 누군가에게 서운함이 들 때, 두고두고 곱씹어볼 내용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댓글

맞춤법은 자신이 없는데.ㅎㅎ. 남편이든 아기든 힘들게 할 때가 있다 해도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공기처럼 그 가치를 잘 느끼지 못하지만. 차라리 없는게 나은 것은 병 밖에 없는 듯 합니다.  등록시간 2016-02-27 00:25
#3 또아맘 등록시간 2016-02-27 11:31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의사가 안되셨다면 분명 작가가 되셨을거 같습니다.
매일 찾아오는 작고 큰 고통도 반대로 탁 뒤집으면 행복이 되기도 하는거 같아요. 그것을 겪어나가고 함께 헤쳐나갔을때 분명 배우는 것이 또 있으니깐요^^

댓글

작가라...능력만 된다면 다음 생에서는 작가로도 한번 살아 보고 싶네요.^^ 고통과 행복이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것, 결국 그게 그거라는 비밀을 아셨군요.ㅎㅎ 육아를 하다보면 다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지만.  등록시간 2016-02-27 12:10
#4 최현희 등록시간 2016-02-27 16:11 |이 글쓴이 글만 보기
wanname님이 2016-02-27 11:31에 등록
의사가 안되셨다면 분명 작가가 되셨을거 같습니다.
매일 찾아오는 작고 큰 고통도 반대로 탁 뒤

또 태어나시게요???  전 이제 안태어날랍니다.  !!!  ㅋ

댓글

육아가 많이 힘드신가 봅니다. 그래도 지금 이 힘든 시기만 넘기면 아마 그런 생각은 없어지실 듯. ^^  등록시간 2016-02-28 08:55
5# thepetal 등록시간 2016-02-28 13:56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육아를 해보니 '삶은 고해다'라는말이 확 와닿네요 ㅎㅎㅎ
근데 심장님 글 내용도 멋지지만 이제 캘리그라피까지 하시나요?? 팔방미인 심장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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