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래아가 세상에 나온지 오늘 꼭 120일 되었어요.ㅎㅎ
오늘은 세월호 2주기에  봄비도 와서인지 기분이 센티해지는 날, 래아가 태어났던 12월 18일을 추억해 보고자 출산후기를 쓰려고 합니다.

래아의 탄생 예정일은 12월 8일 이었어요.
하지만 래아는 뱃속이 좋은지 나올 기미가 전혀 안보였었어요.
하루하루 시간이 가면서 초조해 지기만 하고  가진통도 전혀 없었죠 ㅎㅎ
일주일이 지나고 41주 진료를 보는데 아기가 4kg이 넘을 수 있으니  유도분만을 할건지 아니면 1주일 더 기다려 볼건지 정하라고 원장님이 말씀 하셨었어요.
마음을 졸이느니  낳는게 저와 아기를 위해 낫겠다 싶어 유도분만을 하기로 했었습니다.

진료 다음날 태동검사를 했는데 원장님께서 주기적으로 진통이 있으니 하루 더 기다려 보자고 하셨었어요.
하지만 가진통만 있을뿐  전혀 기미가 보이지 않아 바로 다음날 다시 입원 촉진제를 맞기 시작했어요.
사실 촉진제를 맞는다는게 어떤건지 전혀 모르는 상태여서  아무 생각이 없던상태라  출산을 할때만 아플거라는 생각으로 안일하게 있었더랬죠.^^

촉진제 투여 초반에는 잠이 솔솔와서 졸거나 티비를 보고  여유 있게 병실에 누워 편안히 있었습니다.
이런게 촉진제 맞는거라면 완전 편한거구나 하면서 말이죠.
정말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거였죠.ㅎㅎ
점점 촉진제의 양을 늘려 진통이 점점 심해지기 시작해지니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저절로 끙끙 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녁5시가 되어가자 왠지 이정도 진통이면 아기가 나올거 같아 간호사 선생님을 불러 보았지만 내진후 아직 멀었다는 소리에 '진짜?''!!!!!' '이 진통이 아직 아무것도 아니라구?!'싶었었죠.
뭐 아기를 낳아본적이 있어야 말이죠.^^
6시가 다되어 원장님께서 내진 하신후 밤에는 좀 쉬고 내일 다시 촉진제를 투여 하자고 하셔서  밤에는 약간의 가진통만  있는 상태로 다음날 아침을 맞았습니다.
아침을 먹기전 촉진제를 다시 맞기 시작했는데 아.... 강도가 전날과는 정말 다르더라고요.
원장님께서는  자궁이 열리지 않으면 제왕절개를 해야할수도 있으니 아침식사만 하고 점심 저녁은 먹지 말라고 하셔서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식사를 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웬걸..... 한숟갈 뜨자 마자 폭풍 진통이 시작되어  전혀 먹을 수가 없겠더라고요.
거기다 진통이 허리로 와서  똑바로 누워있기도 힘들어 옆으로 누웠다가 끙끙 앓다가..... 이렇게 아프니 차라리 수술하는게 낳겠다... 싶었습니다.
점점 정신도 혼미해지고 소리를 지르면 아기에게 안좋다고 하셔서 심호흡으로 버티고 옆으로 누우면  자궁이 더 안벌어 진다고 하여  너무너무 아픈 허리를 꾸욱 참고 바로누워 시간이 빨리 가기만 바랬습니다.(저녁 6시까지  기다려 보고 안되면 수술하자고 하셨었거든요.^^ 그때는 수술이 더  안 아플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마취하니까 ㅋㅋ)

드디어 6시가 되어 제 정신은 안드로 메다로 가버리고  원장님과 간호사 분들으 보며'도와주세요~!!'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될때 드디어 분만실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틀은 꼬박 진통을 하고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 먹어서인지 왜 그렇게 힘주기가 잘 안되던지요.
아기 머리가 골반에 끼어있어서  더 많이 힘을 줘야 했는데 간호사분들과 원장님의 말씀만 잘 따라하면 된다는 순5님들의 조언 덕에 말씀대로 열심히 힘을 줬는데 역시 부족하더라고요.
원장님께서는 계속 이렇게 힘주면  흡입기를 써야 한다고하시며 흡입기를 쓸때 일어날수 있는 부작용을 설명해 주시는데 그 와중에도 후덜덜 하더라고요. 흡입기 안쓰면 제왕절개 해야한다고 협박아닌 협박을 하시고 (^^;;),
양수색깔은 태변이 나와서 색이 안좋다고  빨리 낳아야한다고 하시지만 정말  힘이 다 빠져버려  '제왕절개 해주세요'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되더라고요.ㅎ
원장님 살짝 당황하시며 다히 흡입기에 대해  다시 설명해 주시던게 기억나네요 ㅎㅎ

마지막으로 힘줘보자는 생각에 흡입기를 쓰기로 하고  간호사분과 원장님과 함께 정말 온몸이 터질듯이 마지막 힘을 주니.....

래아가 태어났습니다.^^

뭐랄까요. 눈물이 나거나  어떤 감동이 물밀듯이 밀려올거 같았는데
배가 편안해지면서 그 심한 진통도 없어지니 평온해 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가슴위에 누워 있는 래아를 보면서 남편도 저도 그리고 래아도 서로를 빤히 쳐다보며  한동안 있었던거 같아요 ㅎㅎㅎ

진료를 받으면서 심원장님의 무뚝뚝한 얼굴로 이야기 해 주시는 모습에  특이하신 분이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출산을 하고나서 보니 그동안의 진료와 상담이  산모와 아기를 위한 것이 였다는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정말 시간이 흐를수록 그 진심이  더욱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출산 후  한달진료를 아직도 못받으러 갔는데 조만간 원장님께 진료 받으러 가면서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원장님과 같은해에 아기를 낳은 순5님들을 만날수 있게 된것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진오비에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덧, 입원해있는 4박5일 동안 심원장님이 밤이건 낮이건 평일이건 공휴일이건 계속 병원에 있으셔서 은근히 놀랐습니다.
주변에 공휴일이나 밤에 출산했던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치의는 퇴근하거나 없어서 진료 받은적이 없는 다른 의사가 아기를 받아줬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출산이 아닌 간단한(?) 진료도 직접 봐주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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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달콤짱짱 등록시간 2016-04-21 01:31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똘망한 래아~ 더 예뻐졌는데요?
제 후기도 아닌데, 읽으면서 제 밑이 묵직~해지는 이 거시기(?)한 느낌은 뭘까요? 허허~
이틀 동안이나 촉진제 맞으시고.. 넘 고생 많으셨어요. 진짜.. 쓰신 대로...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야~ 할 때 아기는 나오는 것 같아요. 탄생 때부터 엄마를 쥐어짜는... ㅠㅜ

댓글

ㅋㅋㅋ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나오더라고요 ㅋㅋㅋ 낳으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  등록시간 2016-05-0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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