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10월 12일(금)에 건강하게 출산한 후기를 끄적끄적 적어보려 합니다.
원래 이런 후기글 같은걸 잘 쓰지 않는데,
저 또한 임신기간 중에 이곳에서 후기를 보며 용기를 냈던 경험이 있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간략히 적어보겠습니다. :)


예정일: 10월 12일(금)
출산일: 10월 12일(금)
출산과정: 진통 17시간(집) - 병원 도착(오후 2:00) 후 촉진제 투여 - 흡입기 이용한 자연분만(오후 5:21)


예정일 전날 오전에 이슬이 비친 후 점심 때부터 불규칙한 가진통이 있었습니다.
가진통은 마치 생리통처럼 아랫배가 살살 아픈 느낌이었고
뜨문뜨문, 심한 통증은 아니었기에 집 근처에서 식사도 하고 마트도 들리는 등 일상 생활이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녁 한 8~9시 즈음부터 대략 10분 간격의 진통이 시작되었고
일반적으로 5분 간격의 진통일 때 병원을 가야한다는 이야기에 밤새 진통을 견뎠습니다. (ㅜㅜ)
밤새 남편이 저의 신음소리가 들릴 때마다 진통어플로 진통 간격을 체크해주었고
아침이 되어서도 진통의 간격은 7~12분을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라 아직 아닌가보다 하고 있었습니다.
진통은 너무나 아팠지만, 진통 사이의 휴식기에는 그래도 좀 움직일 수 있어서
식사도 하고 간단한 집안일(빨래접기)도 하고 씻기도 했어요.

미리 오전에 병원에 전화해서 진통 등의 상황을 설명드리고 검진 예약이 되어있던 오후 2시에 맞추어 병원에 갔습니다.
내진을 해보시더니 자궁문이 3cm 열렸고, 진통을 너무 오래해서 자궁이 수축하는 힘이 떨어진 상태라고 하시며
촉진제를 맞고 오늘 출산을 하자고 하셨습니다.

병원으로 가는 길에도 오늘 낳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막상 출산을 한다고 생각하니 조금 겁이 나기도, 설레기도 했습니다. >_<


바로 입원을 하고 촉진제를 맞기 시작했는데...
촉진제는 정말..... 사람들이 얘기하는 출산의 고통이 바로 이것이구나 싶었어요..ㅜㅜ
촉진제를 맞기 시작한 후 점차 진통의 간격이 짧아지고
배가 아픈것뿐만 아니라 정말 숨을 쉬기조차 힘들었습니다. 비명이 절로 나오고 몸이 꼬이고 머리를 쥐어뜯게 되더라고요..ㅜㅜ
특히 진통 중에 태동검사를 할 때에는 몸을 움직이면 안되는 상황이라 정말 고통이 최고조에 달했고
그런 진통을 2시간 정도 견뎠을 때, 내진을 해보시더니 이제 자궁문이 다 열렸으니 분만실로 이동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분만실로 남편과 간호사선생님의 부축을 받아 이동하였고 저도 출산이라는 걸 하게 되었습니다.

1차, 2차 힘주기 시도 때에는 제가 힘주는 요령도 없고, 힘 자체가 부족해서 계속 실패했습니다. ㅜㅜ
그 때 원장님이 흡입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동의를 구하셨고
만약 흡입기로도 분만을 하지 못하면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가 진오비산부인과를 처음부터 선택했던 이유는 자연분만이었는데 이 상황에서 수술을 한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와 남편은 흡입기 사용에 동의하였고 저는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다 라는 생각으로 온힘을 다했습니다.

다행히 3차 힘주기 때에는 힘주는 요령이 약간 생긴 것도 같았어요!
(원장님이 대변볼 때처럼 힘주라는 말씀을 1차, 2차 시도 때엔 잘 못했는데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ㅜㅜ)

그렇게 흡입기와 저의 힘이 합처져, 열 달동안 뱃 속에서 꿈틀대던 아가가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D

흡입기는 2분 밖에 사용하지 않아 아가도 건강하게 나왔고
머리도 처음에는 약간 꼬깔처럼 튀어나와 있었는데, 며칠 사이에 제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출산 직후 아가를 제 품에 안을 수 있게 해주셨는데
그 순간의 황홀감이 정말...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2박 3일의 모자동실 생활!
사실 임신기간 중에 주변 사람들에게 산부인과가 모자동실이라고 얘기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이 왜 모자동실인 병원을 다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출산 후 본인 몸 챙기기도 힘들텐데 왜 사서 고생을 하냐는 의견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갓 태어난 아가와 더 오래 함께하고 싶고 그런 과정이 아이에게도 더 좋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모자동실 생활을 하고 보니 역시나 제 선택이 옳았고, 그 시간들이 참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남편과 둘이서 새벽에 서툰 손으로 아기의 속싸개를 둘렀다 폈다 몇번을 반복하고
덜덜 떨며 설탕물과 분유를 먹이던 순간들이 정말 행복했습니다.

무엇보다 모자동실을 하면서도 궁금한 것이 있거나 어려움이 있으면
간호사선생님들의 도움을 바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아마 모자동실 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남편이나 저나 아이를 안는 것조차 아직까지도 어색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임신을 계획하는 주변 분들에게 모자동실 할 수 있는 산부인과를 다니라고 추천하고 있습니다. :)


간략하게 적어보려 했는데 글이 길어졌네요.. >_<

임신 기간동안 진오비산부인과를 다니면서
때로는 검진의 주기가 너무 길어서, 중간중간 궁금하기도 아쉽기도 한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검진으로도 태아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고
한편으로는 바우처가 절약되어 출산일까지 사용하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

무엇보다 원장님으로부터 산부인과 의사로서의 철학과 원칙, 그리고 자부심이 느껴져 더욱 믿고 다닐 수 있었고
늘 친절하게 대해주신 외래 간호사 선생님들과
출산 및 입원 기간동안 신생아에 대해 많은 정보와 도움을 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저와 아기 모두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출산을 앞두신 분들께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댓글

저는 약 세달 남았는데..생생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모자동실의 광경도 미래의 저희 모습같이 그려지네요. 저도 예정일에 딱 맞춰 순산하고 싶어요. 몸조리잘하시고 건강하세요~~^^  등록시간 2018-10-29 11:33

이 글에 좋아요를 표시한 회원

honeymonkey [2018-12-05 09:17]  pavese [2018-11-25 17:33]  꿀떡맘 [2018-11-14 19:54]  rich00615 [2018-11-09 15:57]  podragon [2018-10-29 16:35]  happybud19 [2018-10-29 11:31]  심상덕 [2018-10-27 00:20]  

본 글은 아래 보관함에서 추천하였습니다.

스마트폰 모드|진오비 산부인과

© 2005-2024 gynob clinic

빠른 답글 맨위로 목록으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