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아빠가 남기는 출산 후기로는 두번째이신데 산모께서 올리시는 것보다 객관적이고 차분해서 나름 좋은 점이 있습니다. 출산할 때의 일들을 다 잊으셨을 것 같은데 그래도 잊지 않고 올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 나이도 들어가면서 건강도 별로 안좋고 직원들도 쏙 썩이고 그만 두는 사람도 있어 충원도 쉽지 않고, 병원 운영도 그리 좋지 않고, 가장으로서 생활비도 제대로 못 벌어주어서 아내에게 미안한 것 등 여러가지로 우울하던 참이었는데 후기 보니까 그리고 이렇게 귀엽게 웃는 아기(바다사자라고 하셨죠^^) 보니까 좀 힘이 나는군요. 사진도 제가 찍어서 올린 것보다 훨씬 깨끗하고 다양한 포즈로 잘 찍으셨네요. ^^ 지난달에 어느 대학 병원에서 출산한 산모가 출산 직후 사망한 의료 사고가 있어서 어제 그건에 대하여 모 방송과 인터뷰 하면서 저도 분만 의사로서 그런 경험이 있고 의료인으로서도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결과가 나쁠 경우 모두 의료 과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코멘트도 했지만 분만 의사로 산다는 것은 여하튼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저나 또는 다른 산과 의사가 분만 현장을 떠나지 않고 지키는 것은 산모가 건강하게 순산하여 회복하여 웃으면서 나가고 또 새로운 또 한 생명이 태어나는 감동과 보람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까칠하고 질문도 함부로 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담스럽고 ㅠㅠ 직원들에게도 못되게 군다는 그런 솔직한 지적도 좋습니다. 사실 저도 그렇고 다른 병원 의사도 비슷한 분이 계시겠지만 간혹 좋은 점만 너무 미화되고 포장되면 당장 기분은 좋지만 결과적으로 나쁜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저에 대하여도 굉장히 친절하고 좋은 의사라고 착각하고 오시게 되면 오히려 뭐 이렇게 무뚝뚝한 의사가 다 있나 하고 실망하실 수도 있구요. 그래서 저희 병원 내부에서 최안나 원장님께서 보시던 산모분들은 제가 이어서 보지 않고 모두 김원장님께서 보시도록 할 정도입니다. 저를 만나면 그동안 살가운 진찰에 익숙하던 산모께서 불편을 느끼거나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어서 그나마 정도 많고 친철한 김원장님께서 맡아서 보시면 그런 간극이 좀 덜할 것이라 생각해서 입니다. ㅠㅠ 여하튼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자연 분만을 하셨으니 둘째는 훨씬 쉬울 것입니다. 아기 잘 키우시고 산모께서 출산하면서 고생도 많이 하셨으니 산모께도 잘 해 드리시기 바랍니다. 산모께 사기(?)는 제가 쳤지만 바깥분도 함께 동조해서 산모를 힘들게 한 책임이 있으니 앞으로 사시면서 하나하나 갚아나가셔야 할 겁니다. ㅎㅎ 추가로 인터뷰 영상은 제가 반강제(??)로 강요해서 찍게 되는 것이라 죄송할 따름이죠. 사실 제안하고 나서 영상을 찍게 되시는 분이 반, 안 찍게 되시는 분이 반 정도 되니 너무 미안해 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 항상 행복한 가정 되시고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