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자주 먹는 고추장 비빔밥의 요리법을 알려 드립니다.
우선 완성된 사진부터 보여 드리고 구체적 비법은 잠시후 알려 드리겠습니다. ^^


자 그럼 이어서 위에 보이는 고추장 비빔밥의 제조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글을 쓰기 전에 미리 말씀드리지만 전 미식가가 아닙니다. 따라서 맛있는 음식을 기대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만들 줄 아는 것이라고는 여기 쓰는 고추장 비빔밥과 삼겹살을 굽고 난 다음의 비빔밥 뿐입니다.

고추장 비빔밥의 재료는 밥, 고추장 딱 두가지입니다.
요리 프로그램들을 보면 이것저것 재료가 많던데 그 재료의 많음에 기가 질려 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만들 엄두를 내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더불어 계량컵이나 계량 숫가락도 필요없습니다. 음식을 만드는데 무슨 그리 복잡한 도구를 써야 한다면 그건 이미 음식이라는 것, 음식을 만든 것이 주는 즐거움을 미리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옛날 할머니가 만드시는 음식은 그런 것 없이도 맛만 좋았습니다.

우선 밥을 준비해야 하는데 밥은 너무 질어도 안되고 너무 고들밥이어도 안되고 적당해야 하는데 약간은 고들밥인 것이 좋습니다.
너무 진밥으로 비비면 비비는 동안 밥알이 뭉개져서 떡 같이 되어 버립니다.
고추장 비빔밥이 아니라 고추장 떡이 되는 거죠. ㅠㅠ
이때 그릇은 다소 큰 그릇을 이용하는 것이 비빌 때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너무 작은 그릇을 사용하면 비비다가 밥이 넘쳐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양푼 비빔밥도 그렇고 전주 비빔밥도 그렇고 그릇이 큰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이 고추장인데 저는 순창 고추장을 사용합니다. 뭐 꼭 그걸 쓰려고 해서 쓰는 것은 아니고 병실 주방에 있는 것이 그것 뿐입니다.
요리를 하는데 있어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하나가 그것인데 요리를 위해 새삼 다른 재료를 준비할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가지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 냉장고가 온갖 요리 재료와 양념들로 가득차는 순간이 오고 맙니다.
그렇게 준비된 고추장 단지에서 숫가락을 이용해서 고추장을 한 숫갈 푹 뜹니다.
푹입니다.
20cc다 계량 숫가락의 2/3다 그런 것이 아닙니다.
좀 매우면 어떻고 좀 싱거우면 어떻습니까?
되는대로 먹는 것이죠.
제 평소의 철학이 그렇지만 음식이란 먹이이며 먹이란 허기를 모면할 수 있으면 족한 것입니다.
입맛에 아주 딱 맞게 먹으면야 좋겠지요.
그러나 어느 날은 고추장이 너무 많아서 조금 맵게, 어느 날은 고추장이 모자라서 조금 싱겁게 먹으면 됩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인지 모르겠지만 음식은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라는 점을 잊지 마십시요.   

다음에는 푹 떠 넣은 고추장을 밥에 넣고 열심히 비빕니다.
이때 주의할 것이 하나 있는데 너무 세게 비비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밥알이 뭉개집니다.
그렇다고 너무 살짝 비비면 밥과 고추장이 따로 놀게 되니까 강도와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합니다.
고추장 비빔밥에서 까다로운 과학적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 뿐입니다.
비빌 때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은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 맛대가리 없어 밥맛이 떨어지지 않게 성실한 모습으로 비벼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칫 잘못 즉 무성의하게 비비면 옆에서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의 식욕을 감퇴시킬 수 있습니다.
이 점만 조심하면 "나도 한 숫갈 먹어도 되요?" 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요리를 만드는 사람의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죠. ㅎㅎ

완성된 비빔밥은 맨 위에 사진인데 옆에 있는 우유는 매운 음식으로 자극된 혀의 감각을 되돌려 주어 충분히 맛을 음미할 수 있게 도와 주는 도구입니다.
물론 고추장 비빔밥이 가지고 있는 단점이 영양학적 불균형을 상쇄시켜 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아 참 그리고 영양학적인 점에서 그리고 좀 되게 느껴지는 고추장 비빔밥의 단점을 좀 줄이기 위해 날계란을 하나 까서 비비면 더 좋습니다.
물론 날계란은 넣어도 되고 안 넣어도 되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날계란을 넣어 비비는 것을 좀 꺼려 하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옵션이니 취향대로 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고추장 비빔밥에는 반찬도 필요없습니다.
이상 고추장 비빔밥 제조법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추장 비빔밥에 대하여 요약 겸 특징을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1. 재료가 간단하다.--밥과 고추장 딱
2. 만드는 방법이 쉽다.--어린 아이도 만들 수 있음
3.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1분 이
4. 가격이 저렴하다.--고추장 한숫갈과 밥 한그릇 원가는 500원 이하
5. 중독성이 있다.--흔히 매운 음식들이 그렇지만 이것도 은근 중독성이 있음6. 다양성을 가미할 수 있다.--날계란이나 가다랭어 가루 등 취향에 따라 여러가지 토핑을 다양하게 첨가할 수 있음
6. 단 상품성은 없습니다.--집에서 만들어 먹기 전에는 식당에서 사먹을 수는 없음

참고로 감히 레시피라고 하기에는  좀 염치가 없어서 제조법이라고 달았습니다.
아래 dyoon 님께서 댓글에도 달았지만 멋진 레시피야 인터넷에 넘치고 넘치는데 저까지 그런 수 많은 것들에 하나 보탤 필요는 없겠지요.
어디서 보니 산부인과 의사하면서 요리를 잘 해 식당도 겸업으로 하는 분이 있던데 저는 그런 요리법을 소개할 능력도 없지만 그런 거창한 것으로 읽는 이의 부담을 줄 생각도 없습니다.
흔히 디자인 계에서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라는 말이 회자되지만 저는 요리에서도 "단순한 것이 좋다"라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


#2 dyoon 등록시간 2013-09-25 11:35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앗~예고편에 낚였습니다. ㅋㅋㅋ

댓글

저두요 ㅋㅋㅋ  등록시간 2013-09-25 12:38
진료가 조금 밀려 있어 한가해 지면 나머지 글 이어서 올리겠습니다.  등록시간 2013-09-25 12:38
#3 땅콩산모 등록시간 2013-09-25 12:36 |이 글쓴이 글만 보기
강원도식 김치밥을 조만간 올리겠습니다 ㅋㅋ 네모난 도시락통에 그득히 눌러담아 난로에 올려넣음 주번이 시간맞춰 도시락들 위치를 바꿔주곤 했는데 매일매일 싸가도 언제나 맛있는 점심밥이었죠^^
#4 심상덕 등록시간 2013-09-25 12:41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땅콩산모 2013-09-25 12:36
강원도식 김치밥을 조만간 올리겠습니다 ㅋㅋ 네모난 도시락통에 그득히 눌러담아 난로에 올려넣음 주번이  ...

제가 허접한 고추장 비빔밥 글을 올리는 이유는 그런 글도 올린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니까 다른 분들도 너무 완벽한 요리법을 올려야지 생각하지 마시고 기탄없이 올려주시길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만간 도시락 올려 주시면 감사한 일이죠.
보니까 요리에 대하여 관심있는 분들이 많아서 호응이 독서클럽이나 미술반 모임보다 비교적 참여도가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방송에서도 마스터쉐프인가 뭔가 하는 요리 프로그램을 하던데 제 아내와 막내딸이 빼놓지 않고 보더군요. ^^

댓글

고추장 레시피 글이 그런 의미라면, 제게는 성공하셨네요. 사실 쿠킹맘 모임에 가입을 할까말까 망설였었어요.레시피야 인터넷에 검색하면 훌륭한것들이 쏟아져나오는 상황에서, 요리에 요~자도 잘 모르는 제가 뭘 할수 있을까했었거든요.^^훌륭한 요리법이 아니여도,부담없이 올리겠습니다 ^^  등록시간 2013-09-25 15:52
5# 땅콩산모 등록시간 2013-09-25 12:45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심상덕 2013-09-25 12:41
제가 허접한 고추장 비빔밥 글을 올리는 이유는 그런 글도 올린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니까 다른 분들 ...

음식이 곧 내 몸을 이룬다는 생각으로 상당히 관심이 많아요^^   전 개인적으로 담백하고 야채 위주인 사찰음식에 관심이 많답니다~ 조만간 이유식에도 관심이 많아지겠죠

댓글

맞아요. 내가 먹는것에 의해 내 몸이 만들어집니다~가끔 일탈을 하긴하지만 저도 건강먹거리에 엄청 관심이 많아요  등록시간 2013-09-25 15:54
6# dyoon 등록시간 2013-09-25 17:21 |이 글쓴이 글만 보기
핫핫핫 반갑습니다~저랑 음식에 대한 철학이 비슷하십니다..설탕몇스푼~소금 몇스푼..이런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도 요리할때 오직 "감"으로 적절히 넣습니다. ㅋㅋ
근데, 이 요리가격이 저렴하다 하셨는데,계란이 들어가면 단가가 높아집니다 ㅠㅠ 곁들이는 우유도 요새 가격이 올랐습니다. 기본(밤+고추장)만 보면 서민음식이지만, 계란과 우유가 들어가면 브루조아 음식 같습니다. ㅋㅋㅋ
7# 심상덕 등록시간 2013-09-25 17:24 |이 글쓴이 글만 보기
dyoon 2013-09-25 17:21
핫핫핫 반갑습니다~저랑 음식에 대한 철학이 비슷하십니다..설탕몇스푼~소금 몇스푼..이런건 중요하지 않습 ...

맞습니다.
밥과 고추장만 보면 서민 음식이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아주 저렴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
그런데 제가 원래 그렇습니다.
저를 보신 분은 알겠지만 제가 하고 다니는 옷 꼴이나 자동차를 보면  가난뱅이인데 최신 휴대폰하며 100만원이 넘는 디카에, 아무나 쓰지 못한다는 비싼 몰스킨 노트와 펜까지......
겉으로는 저렴하고 검소한 것처럼 가장 하면서 속으로는 온갖 사치를 다 부리면서 살고 있죠. ㅋㅋ
8# dyoon 등록시간 2013-09-26 09:01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심상덕 2013-09-25 17:24
맞습니다.
밥과 고추장만 보면 서민 음식이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아주 저렴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
...

ㅎㅎㅎ 그런거 저도 좋아합니다. 허름해보이는데 알고보면 장인이 한땀한땀 정성들여(?) 만든 명품인거..ㅋ나는 "이런브랜드요~"하고 누가봐도 딱 알아보는건 별로고요, 남들은 알아주지 않아도, 그냥 그런 디자인이나 재질이 좋아서 쓰는거..자랑질할려고 하는게 아니라요. 몰스킨 노트와 펜은 원장님 통해 알았는데, 한번 써보고싶긴합니다. ㅋㅋㅋ
그나저나, 저는 입으시는 셔츠도 한벌당 몇십에서 백까지 하는것인줄 알았어요~~
9# 심상덕 등록시간 2013-09-26 09:10 |이 글쓴이 글만 보기
dyoon 2013-09-26 09:01
ㅎㅎㅎ 그런거 저도 좋아합니다. 허름해보이는데 알고보면 장인이 한땀한땀 정성들여(?) 만든 명품인거.. ...

몰스킨 노트는 뭐 특별한 건 없는데 야무져서 오래 보관하기는 좋겠더군요.
그리고 비싸니까 아무래도 더 정성껏 쓰고 아끼게 되고. 싸구려다 싶으면 소홀히 다루다가 없어지기 쉽죠.
그래서 오래 보관하기 좋다는 것이 장점 같습니다.

한벌당 몇십에서 몇백되는 옷은 입을 형편이 못되서...ㅠㅠ
약혼할 때 장모님께서 사주신 양복이 80만원 짜리인가 그랬는데 그게 현재까지 제가 입어본 옷 중에 최고가였었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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