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떠나고 나면 서울이 온통 빈 것 같고 눈에 띄는 모든 게 무의미해져서 마음을 잡지 못했다.

(그가) 야간열차를 탄다고 해서 서울역까지 배웅을 나간 날이었다.

그를 보내고 나니까 웅성거리는 서울역이나 광장의 사람들도, 만원 전차 속의 승객들도 다 사람의 형상을 하고 부유하는 허깨비에 지나지 않아 보였다.

피가 통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적막 강산에 혼자 남겨진 것처럼 외롭고 쓸쓸했다.

실컷 울고 싶단 생각밖에 안 났다.
#2 땅콩산모 등록시간 2014-05-15 23:42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박완서님의 글을 간만에 보니 반갑네요^^
매우 여러편의 장편이 짬뽕이 되어 좀 가물가물한데... 미군부대 피엑스에서 함께 일했던 박수근 화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글이었던 것 같네요.. '나목' 에서였나...? (사실 헷갈립니다 ㅎㅎ)

박완서님의 죽은 외아들과 심장님이 동문인지 선후배인지 그렇죠?
개인적으로 친분은 없으셨나요??

댓글

동문회에서 만나서 아는 후배였고 함께 일한 기간이 한 2년 정도 밖에 안되고 병원일이 서로 바빠 아주 사적 에피소드에 대하여는 별달리 이야기할만한 것이 없습니다. 성격은 아주 털털하고 장난기도 많은 좀 개구장이 같은 친구였죠.  등록시간 2014-05-16 00:06
교통사고가 아니었군요!! 외아들 잃고 깊은 슬픔에 빠진 일화는 유명한데... 얼마나 기가막히고 슬펐을지 ㅠㅠ 그 아들분은 어떤 성격이었는지... 그런 성격이 드러나는 그분과의 일화 이런건 없으신가요? 제가 워낙 팬이라...그 분이 낳은 아들은 어떤 사람이었는가도 궁금해서요 ^^;;  등록시간 2014-05-15 23:52
제 고등학교 후배이고 대학교도 후배죠. 잘 알고 지내던 후배였는데 전공의 시절 약물 사고로 사망하고 말았죠. 그 친구의 누나는 서울의대 생리학 교실에 있었는데...참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등록시간 2014-05-1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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