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가 없는 나무를 본적이 있느냐?" 어느 스님이 물었습니다.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고 스님은 밤에 숲에 가면 그런 나무를 많이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말장난 같은 선문답이지만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고 기쁨이 있으면 슬픔이 있습니다.
행복이 있으면 불행이 있고 즐거움이 있으면 괴로움이 있습니다.
함께하는 유쾌함이 있으면 혼자 있는 외로움이 있습니다.
맑은 날이 있으면 비내리는 흐린 날이 있습니다.
만나면 이별이 있고 삶을 받으면 죽음이 기다립니다.
빛이 있다고 반가워할 일도 아니고 어둡다고 내칠 일도 아니라고 합니다.
행복하다고 좋아할 일도 아니고 불행하다고 힘들어 할 일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나 빛은 따스하지만 어둠은 춥고 만나면 즐겁지만 헤어지면 쓸쓸합니다.
따라서 어둠이 싫으면 빛을 만들지 말고 헤어지는 것이 싫으면 만나지 말일이며 죽는 것이 두려우면 태어나지 말일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밤에 숲에 가면 그림자는 없겠지만 밤만 있으면 나무가 자라지 못합니다.
비가 내리지 않고 해만 비추면 축축히 흐린 날은 없겠지만 만물이 생육 하지 못합니다.
만나지 않는다면 헤어짐은 없겠지만 인생도 메마르게 됩니다.
그림자를 피해 밤에만 숲에 갈 수도 없으며 비가 싫다고 사막에 가서 살 수도 없습니다.
헤어짐이 싫다고 아무도 만나지 않고 혼자 살 수도 없습니다.
인간은 모두 그 두 가지를 끌어 안고 웃다가는 울고 울다가는 웃으면서 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천국안에 지옥이 있고 지옥 안에 천국이 있습니다.
그렇게 삶의 고통과 즐거움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함께 붙어 다니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는 것이 쉽지 않으면서 또한 쉽기도 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쉽고 편하게 사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어렵고 힘들게 삽니다.
그것은 만물이 가진 양면성에서 아무도 벗어나지 못하지만 느끼는 데 있어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같은 방에 앉아 있지만 누구는 남쪽으로 난 창문을 보는가 하면 누구는 북쪽으로 난 창문을 보는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남쪽으로 방향을 잡은 사람들은 때때로 북쪽 창문에서 찬 바람이 들어 오지만 그리 춥게 느끼지 않고 처음부터 북쪽 창문으로 방향을 잡은 사람들은 때때로 남쪽 창문에서 따뜻한 바람이 들어 오지만 따스하게 느끼지 않습니다.
이는 사람의 노력에 의해서라기 보다 또는 처한 상황이 달라서라기 보다 타고난 성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북쪽 사람도 남쪽 사람들이 부럽지만 몸을 쉽게 돌릴 수 없고 남쪽 사람들도 북쪽으로 돌려지지 않습니다.
나무처럼 사람도 한쪽에 뿌리를 내리면 쉽게 방향을 바꿀 수 없습니다.
뿌리를 뽑기 전에는 바꿀 수가 없습니다.
북쪽 사람들이나 남쪽 사람들이나 꼭 어느 것이 낫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북쪽으로 앉은 사람들에게는 추운 겨울은 반갑지 않은 것입니다.
다음에 뿌리가 뽑혀 다시 새 나무로 날때는 남쪽으로 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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