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 하면 먼저 가수 마다나~ 언니가 떠오르지만... 중고등학교때 배웠던 이상화의 '나의 침실로' 라는 시도 생각이 나요. 아름답네요. 마돈나. |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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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들이 궁금해 하실까봐 이상화의 "나의 침실로" 시 원문과 해설을 퍼와서 올려드립니다. 공교롭게도 시의 주제가 위 그림의 주제와 그리 다르지 않아 보이는군요. 이상화의 "나의 침실로"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돌아가련도다. 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수밀도(水蜜桃)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 오너라. 마돈나, 오려무나. 네 집에서 눈으로 유전(遺傳)하던 진주는 다 두고 몸만 오너라. 빨리 가자. 우리는 밝음이 오면 어딘지 모르게 숨는 두 별이어라. 마돈나, 구석지고도 어둔 마음의 거리에서 나는 두려워 떨며 기다리노라. 아, 어느덧 첫닭이 울고 - 뭇 개가 짖도다. 나의 아씨여 너도 듣느냐? 마돈나, 지난 밤이 새도록 내 손수 닦아 둔 침실(寢室)로 가자 침실로! 낡은 달은 빠지려는데 내 귀가 듣는 발자국 - 오 너의 것이냐? 마돈나, 짧은 심지를 더우잡고 눈물도 없이 하소연하는 내 마음의 촛불을 봐라. 양털같은 바람결에도 질식이 되어 얕푸른 연기로 꺼지려는도다. 마돈나, 오너라. 가자. 앞산 그리매가 도깨비처럼 발도 없이 가까이 오도다. 아, 행여나 누가 볼런지 - 가슴이 뛰누나.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 마돈나, 날이 새련다. 빨리 오려무나. 사원(寺院)의 쇠북이 우리를 비웃기 전에 네 손이 내 목을 안아라. 우리도 이 밤과 같이 오랜 나라로 가고 말자. 마돈나, 뉘우침과 두려움의 외나무 다리 건너 있는 내 침실, 열 이도 없느니 아, 바람이 불도다. 그와 같이 가볍게 오려무나. 나의 아씨여, 네가 오느냐? 마돈나, 가엾어라. 나는 미치고 말았는가. 없는 소리를 내 귀가 들음은 - 내 몸에 피란 피 - 가슴의 샘이 말라 버린 듯 마음과 몸이 타려는도다. 마돈나, 언젠들 안 갈 수 있으랴. 갈 테면 우리가 가자. 끄을려 가지 말고 너는 내 말을 믿는 마리아 - 내 침실이 부활(復活)의 동굴(洞窟)임을 네야 알련만…. 마돈나, 밤이 주는 꿈, 우리가 얽는 꿈, 사람이 안고 궁구는 목숨의 꿈이 다르지 않느니. 아, 어린애 가슴처럼 세월 모르는 나의 침실로 가자. 아름답고 오랜 거기로. 마돈나, 별들의 웃음도 흐려지려 하고 어둔 밤 물결도 잦아지려는도다. 아, 안개가 사라지기 전으로 네가 와야지.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 해설 (남상학의 시오솔길에서 발췌) 이 시는 1923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시인의 초기 시경향(퇴폐적이고 감상적인 낭만주의)에 잘 어울리는 대표작이다. 사랑과 죽음, 곧 에로스(eros)와 타나토스(thanatos)가 하나로 어울려 주제를 이룬 작품이다. 죽음을 계기로 한 사랑의 재생을 노래하고 있어, 결국 사랑과 죽음과 재생의 세 관념이 엇갈려 이루는 높은 긴장도에서 이 작품의 극적 상황이 마련된다. 어둠, 피안에 까지 삶을 넓혀 체험하려는 곳에서 낭만파 초기의 성향을 엿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