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0월 22일 출산 한 쬬꼬엄마 입니다 : ) 몇일 되지 않았는데 옆에서 자고 있는 아기 얼굴 보니 벌써 한참 전 일 같네요~

우리 쬬꼬의 예정일은 10월 19일 이었습니다. 햇살 좋은 일요일이었죠.. 그런데 도무지 나올 생각을 안 하는 이녀석..

그리고 예정일 이후 이틀은 가을비가 내렸습니다. 내심 신랑이 좋아하는 햇살 좋은 날 쬬꼬를 만났으면 하는 마음에 매일 "햇살 좋은 날 꼭 만나자"하며 태담을 해 주었고, 그렇게 햇살이 참 좋았던 지난 10월 22일 저희 부부는 쬬꼬를 만났습니다.

10월 21일 저녁, 배가 살살 아픈 느낌에 이게 가진통인가...?! 원래 가진통은 이렇게 안 아픈가...?! 헷갈렸지만 혹시나 싶어서 진통 어플리케이션으로 주기를 체크했습니다. 주기는 10분 간격으로 들쑥날쑥... 급히 인터넷으로 검색 해 보니 몇일 씩 가진통이 있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래도 우선 지방에 계신 부모님께 첫차를 타고 오시라고 전화를 드리고 배가 아프지 않을 땐 선잠을 자고 배가 아프면 깨서 진통 주기를 체크하며 밤을 보냈습니다.
10월 22일 아침, 부모님이 서울에 올라오시고 함께 병원에 가서 5분간격 진통이라고 말씀드리고 진료를 받는데 자궁이 3센티 정도 열렸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몇일 진행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일단 돌아가서 더 아프거나 더 자주 아프면 다시 오라고 하시더라구요.. 전 아팠는데 정말 아프면 이렇게 얘기도 못 한다고, 이렇게 서 있지도 못한다고.. 안 믿으시는 눈치...ㅡㅅ ㅡ;;

일단 급히 올라오느라 아침도 못 드신 부모님을 모시고 근처에서 간단히 밥을 먹고 부모님은 우선 영화라도 한 편 보면서 기다리시겠다고 가시고, 저희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후 1시쯤.. 아까보다 좀 더 세진 진통에 다시 신랑과 함께 병원을 찾았고 내진 결과 4센티 정도 진행이 된 것 같다고 드디어 입원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오예! 나 오늘 애 낳나봐!' 아픈 것 보다 아가를 만난다는 사실에 더 기뻐 입원을 하고 진행이 되길 기다리는데 약한 생리통 같던 진통은 골반이 벌어지는 느낌, 다리가 찢어지는 느낌을 거쳐 드디어 묵직한 것이 나오려고 하는, 이른바 아래에 힘이 들어가는 단계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렇게 딸이 진통하는 걸 보시던 엄마는 왜 무통을 안 맞냐고, 요즘 다 맞는데 왜 사서 고생을 하냐며 안쓰러워하셨고, 안절부절 못하던 신랑은 '무통을 맞을 수는 있으나 맞기 전에 원장님과 상의해야 한다더라'는 답을 가지고 왔습니다.

왠지 무통을 맞는다 하면 원장님께 혼날 것 같은ㅡㅅ ㅡ; 생각에 그냥저냥 진통을 참고 있는데 마침 오신 원장님은 "6센티 열렸네요~ 지금 응급수술 들어가야 하니까 두시간 후에 아기 만납시다"는 말씀을 남기고 사라지셨고 그렇게 저의 무통을 맞을 기회도 사라졌습니다..

제가 출산한 날은 유난히 출산이 많아서 원장님도 간호사 선생님들도 많이 바쁘셨고 두시간여를 끙끙대며 진통을 하던 저는 드디어 분만실로 입장! 정신줄을 놓지 않으려 애쓰며 원장님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시간... 출산을 하는데는 정말 원장님 말씀대로 걷기도, 요가도 소용 없더라구요... 그냥 배 아플 때 힘 잘 주는게 최고! 그런데 어디 그게 쉽나요...배는 아프지, 숨은 막히지, 애는 안 나오지... 그래도 시키는대로 하다보니 어느새 "힘 주지 마세요"라는 천사의 목소리가 들리더라구요... 드디어 애가 나오나봐..ㅠㅅ ㅜ(사실 그때쯤 되니 아가를 만나는 기쁨보다는 더 이상 안 아파도 된다는 기쁨이 더 컸습니다)


출산 후기를 읽어보면 불타는 수박이 응꼬에 낀 기분, 코에서 코끼리가 나오는 느낌 뭐 그렇다던데 제가 느낀 출산은 배는 아픈데 나올 응가는 없고 그런데 주변에선 힘은 줘서 응가를 하라는 뭐 그런 기분... 한 마디로 뭐가 뭔지 모르겠는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ㅡㅂ ㅡ;; 아무튼 시키는대로 열심히 힘을 주니 어느새 쑤욱~ 나온 아가가 배 위에 올려지고 끝났나?! 뭐지... 하는 얼떨떨한 상태에서 원장님의 신속한 후처치가 끝났습니다... 후처치도 아프긴 한데 가만히만 있으면 되니 오히려 정말 좋고 편하라구요ㅎㅎ


이상 여기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저의 출산 후기였고,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우선 진오비에서 주신 출산동영상은 출산 다음날 엄마, 신랑과 함께 보았는데요, 너무 좋더라구요.. 원장님 말씀대로 육아가 힘들 때, 혹은 아기가 좀 컸을 때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진통하는 동안 신랑이 뭐 하고 있는지 다 보이니 신랑분들 조심하세요 : ) 다음으로는 피곤하신데도 꼼꼼하게 그리고 또 자상하게 출산 후 산모의 몸 상태와 아가를 살펴주신 자칭 무뚝뚝 대마왕 심원장님 너무 감사하고, 모유수유 잘 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조언 해 주신 간호사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다음으로 아쉬웠던 점은 우선 출산이 임박했을 때 원장님께서 출산계획서를 찾으셨는데요, 이전에 출산 계획서에 대한 안내를 받지 못해 준비를 못했습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선생님 말씀을 잘 듣자!라고 신랑이랑 생각만 했지 구체적으로 작성한 출산계획서가 없었는데요, 출산 전 출산계획서 작성을 통해 출산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준비할 수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두번째로는 역시 입원 준비물에 대한 안내를 받지 못해 신랑이 입었던 옷 그대로 하룻밤을 보내야 했는데요, 출산하러 가실 때 신랑분들의 잠옷 혹은 편한 옷도 잊지말고 꼭 챙기시길 바랄께요!
  
그럼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의 도움과 축하 속에 건강하게 태어난 우리 쬬꼬의 사진으로 원장님 이하 간호사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 )



사진 1.JPG (2.46 MB, 다운수: 98)

사진 1.JPG

댓글

우와~~축하드려요^^ 대단한일해내셨어용~~  등록시간 2014-10-28 14:18
산후맘 되신거 축하드립니다~~ 저도 입원준비물을 받지 못해서 암 생각없이 아가 속싸개랑 겉싸개랑 물병만 들고갔다는...ㅜㅜ 제 속옷을 준비 못해서 편의점에서 남자 속옷을 사서 입었어야 했어요...ㅋㅋ 여자속옷은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리..ㅋㅋ 아무튼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네요^^  등록시간 2014-10-27 09:22
마지막사진 보니 아기가 눈도 뜨고 입모양을 보니 배냇짓 하는군요! 작년일인데 까마득한 옛기억 보는듯 하네요^^ 순산축하드려요 몸조리 잘하셔융~~^^  등록시간 2014-10-2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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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petal [2014-10-31 18:32]  심상덕 [2014-10-27 17:06]  apple1831 [2014-10-27 14:01]  오현경 [2014-10-27 10:48]  몽실ari4679 [2014-10-27 09:17]  bebe [2014-10-27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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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현경 등록시간 2014-10-27 10:57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산모들은 정말 약속한것처럼 사이좋게 분만실입성! 하시더라고요~
그들이 온다....{:4_93:}

제가 훈훈해했던 그날밤,
저와 함께 3층에 계셨던!
분만당일에는 아기를 만지는것조차 무서워하시고, 어떤게 불편해서 우는지 몰라 당황하기 마련이에요.

근데,
엄마는 물론이거니와 아빠도 차분한 성격으로 아기가 울어도 당황하지않고
잘 보셔서 또 한번 훈훈 :)
누워서 모유수유하는법도 곰방 터득하시고는 척척~
준비된 엄마,아빠셨어요!

두번정도 태동검사 하실때 만났는데,
그때의 인상처럼 두분 알콩달콩.다정다감 :)
육아도 힘들지않게 아빠와 함께 나누며 행복하게 보내고 계시리라 생각해요.

몸조리 잘하시고, 산후진찰때 만나면 더 반갑게 인사 나누어요.
고생 많으셨어요 {:4_109:}


#3 심상덕 등록시간 2014-10-27 17:05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안녕하세요.
임신 말기에 옮겨 오시게 되어서 제가 몇번 밖에 진찰을 하지는 않아서 살가운 대화를 나눌 기회는 없었지만 오래 고생치 않고 순산해서 다행이고 이렇게 후기로 다시 만나니 반갑습니다.
아기 얼굴이 똘망똘망하네요.
이젠 귀여운 아기 행복하게 육아하는 일만 남았군요.

지적하여 주신 점에 대한 것은 염두에 두어서 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출산 계획서는 적어 가지고 오시는 분들은 거기 적힌 것에 맞추어서 해 나가는 편이지만 대부분의 분들이 적으신 내용이 대동소이하여 다른 분들이 보통 원하는 방식에 맞추어서 진행을 하였습니다.

여튼  아기 건강하게 잘 키우시고 항상 행복한 가정 되시길 바랍니다.
출산 후기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드리는 아기 돌도장은 1주일 후쯤 들어갈 거입니다.
개인적으로 드리는 몰스킨 노트는 이삼일내로 받아보시게 될 것입니다.
조리 잘 하셨다가 정기진료일에 오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4 thepetal 등록시간 2014-10-31 18:38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아기가 이목구비가 또렷해요 +_+
이날 출산이 많았나봐요~ 생각해보니 전 신후진찰로 갔던 날인데.. 원장님께 출산하시는분 많은거같은데 다들 출산하셨냐고 여쭤봤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출산 동영상도 찍어주셨나봐요! 나중에 정말 기념이 되겠어요 ㅎㅎ
무통없이 자연분만했다는 자부심을 가지시고 육아도 즐겁게 하셔요!! 육아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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