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pm4:46 여도겸 출산후기

여아//3.69kg//41주1일//무통×촉진제o제모×관장×회음부절개o

안녕하세요. 벌써 도겸이가 세상으로 나온지 6일째 되었네요.
아직 생생한 그 날의 후기를 올려 봅니다.ㅎ

월요일(10/27) 41주+0

엄마랑 같이 한강공원으로 나가서 약 3시간을 쉬지 않고 걸었드랬죠.~
그 전날에는 신랑이랑 하늘공원 425계단을 오르고 3시간 걷고..

40주부터 '우리 아가 언제나오나..? 너무 커지는 건 아닌가..'하는 걱정에
매일매일 2시간이상 걷고, 요가 개구리자세+나비자세+박쥐자세를 열씸히 했답니다.

하여튼,,, 이날 밤10시, 퇴근하는 신랑이랑 통화를 하다가 "퍽"하는 소리가 뱃속에서 나서 놀랬어요.
'뭐지?'하고 침대에 기대어 있다가 옆으로 돌아서 앉으려는데,,아래쪽으로 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걸 느꼈어요.
속옷이 다 젖을 정도였죠. 당황해서 화장실에 가는데 연신 주르륵 주르륵... 변기에 앉아서도 흘러내렸어요.

'아, 이게 양수인가보다.' 하고 얼른 수건으로 닦아내고 아래를 받치고 준비해두었던 오버나이트를 아래쪽에 대었어요.

산부인과에 전화해서 양수터진 것을 알리고, "양수가 줄줄흘러내렸나요?" 물어보시길래 "네, 지금도 줄줄 흘러내리고 있어요."했더니 "그럼 준비하시고 오세요."그러셨어요.

신랑이 퇴근 길이여서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고, 미리 싸두었던 출산준비 캐리어와 가방을 점검했어요.
(퇴원할 때 필요한 겉싸개, 속싸개, 베냇저고리 꼭 챙기세요!저는 혹시나 하고 챙겼는데 안챙기면 큰일날뻔했어요...)
왔다갔다하며 준비하는동안 벌써 오버나이트를 다 적시고 팬티까지 젖은 상태,,
다시 팬티를 갈아입고 수건을 덧대고 있었어요..

신랑이 도착하고 산부인과로 출발! 다시 오버나이트를 착용하고 가는데,,, 차안에서도 주르륵주르륵..
바지와 시트를 적시고..ㅠㅠ 산부인과에 도착!

밤11시(1시간경과)에 산부인과에 도착했더니 저의 담당의사선생님이신 김원장님께서 마침 3층에 앉아 계셨어요..
이때까진 아무런 진통 없었어요.
바로 내진하니 1센티 열렸다고 하시곤 양수터지고 24시간 안에 진통이와서 자연분만하면 된다고 진통을 기다려보자고 하셨어요.

그리고 태아심박+ 진통측정기 두 개달고 측정,, 미세한 진통이 10분 정도 간격으로 있었어요.
미세하지만 규칙적으로 있으니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고 하시고 가족분만실로 안내해주셨어요.

제 병원침대와 신랑이 쪼그려누울수있는 쇼파와 의자, 옷장이 있었어요.
속옷을 벗고 원피스형식의 환자복을 입고 침대에 패드를 대고 누워있자니 양수가 계속 나와서 찝집 했어요.
살짝씩 움직일 때마다 양수가 주르륵 주르륵... ㅠㅠ 간호사선생님 왈,"보통 1.5리터에서 2리터까지 양수양이기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조금 안심?하고 잠을 청해보기로 했어요. 전 물론 잠이오질 않고.. 신랑만 쿨쿨.....

화요일(10/28) 41주+1

새벽2시(4시간경과)부터 슬슬 진통이 오기 시작했어요. 진통시간은 약 2분 휴식시간은 10분정도.
복식호흡(5초)으로 진통이 금세 누그러져서 참을만 했어요.
위와 같은 진통의 반복..

새벽4시(6시간경과), 이제는 슬슬 허리가 아파오기시작해요.. 똑바로 누어있자니 허리가 막 아프고... 옆으로 누우면 진통올때 호흡하기가 힘들더라구요.
진통도 아까의 2배정도.. 침대 윗부분을 세워서 앉아보기도 하고.. 발부분을 올려보기도 하고... 별짓 다했지만..
젤 편한건. 침대 윗부분을 약 20도 정도만 올리고.. 휴식기간에는 옆으로 누워있으면 허리가 덜아프고 진통이 왔다 싶으면 똑바로 누어서 복식호흡(5초)하니까 훨씬 덜아팠어요.

새벽6시(8시간경과), 김원장님께서 내진하졌어요. 내진할 때마다의 통증도 저는 너무 아팠어요...
"이제 30%열렸네요. " 8시간 지났는데,,, 30%라니.ㅠㅠ 더 아파야하나...걱정이었죠.
이 때부터 진통의 세기가 훅훅 세지기 시작했어요. 진통시간이 약 3분으로 길어지고 휴식시간은 약10으로 동일.

아침9시 (11시간경과), 이제는 호흡으로 견뎌내기엔 너무아픈 진통의세기...
간호사 선생님은 점심지나서야 낳겠다고, 아침을 죽이라도 간단히 먹으라네요..
신랑이 죽을 사와서 안아픈 휴식시간에 잠깐씩 해서 한 5숫가락 먹었어요.

오전10시(12시간경과)쯤되니 똑바로 누어도,, 옆으로 누워도 허리가 휘는 것 같고 너무 아팠어요. 꼬리뼈부분까지 아픈상황..
김원장님 내진하시니 50%열렸고, "아기가 점점내려올 수록 허리가 아플거에요."하시네요.ㅠㅠ
슬슬 호흡할 힘도 없어지고... 진통시간은 왜이렇게 길게만 느껴지는지... 으앙...
중간중간에 태아심박+진통측정기 달때도 너무 싫고... (똑바루 누워서 움직이지 못하니까..)

오후12시(14시간경과), 슬슬 너무 졸렸어요 새벽내내 잠도 못자고.ㅠㅠ 진통은 너무 아픈데 휴식시간은 7분~10분 오락가락 이짧은 시간에도 꿈꾸면서 슬립... 진통오면 깨고.. 허리랑 꼬리뼈부분이 너무아파서 들썩들썩.. 신랑은 계속 양수가 흐르니까 패드 갈아주고.. 손잡아주고..나는 양수가 3리터는 되는듯.ㅠ
(나중에 얘기하는데 그렇게 많은 피는 생에 처음 본것 같다고..ㅋㅋ)

오후2시(16시간경과), 이제는 눈물이 났어요... 너무 아파서 무서웠어요.. 언제 다열려서 분만실로 가나... 언제까지 아파야하나.. 끝은 있을까? 이 때까지 소리한 번 안내고 호흡하면서 꾹꾹 참다가 눈물이 터졌네요.. 신랑은 울면 더 힘들거라고, 아기한테 산소도 안가고, 울지말라고..

오후3시(17시간경과), 너무 아파서 신랑한테,,, 너무 아프다고.. 의사선생님 불러달라고 했어요. 이전에 아픈건 아픈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아픔.
김원장님 내진하시니 90%열렸다고 하시네요. 응가 나올 것 처럼 힘들어가기 시작하면 얘기하라고 하시곤 또 가심.ㅠㅠ
아,, 언제 다열리나 이제 이러다 죽을 것 같다고도 생각이 들었어요.. 신랑한테 "여보.. 너무 아퍼...(눈물)" 무한반복함...
엄마생각이 문득문득 나면서 더더 슬펐어요.

오후4시(18시간경과), 아픈데 X꼬에 응가 나올것처럼 힘이 들어가기시작했어요. 남편이 간호사쌤한테 말씀드렸는데...
옆방에 12시쯤 오신 둘째 경산모분으로 김원장님 분만실 들어가셨다고 조금만 기다리라네요... 헉!!!
조금 있다가 다른 간호사분이 오셔서 내진해주시고 다열렸다고 분만실로 이동해서 힘주기 연습해도 될 것 같다고 하셨어요.

걸어서 분만실까지 이동...ㅠㅠ 으악~ 이때부터 1분간격으로 진통과 힘들어가기가 훅훅~
간호사 쌤은 안들어오시고... 힘은 주어지는데 참음... 슬슬 이제 "아~아~"  신음소리가 나더라구요...
옆방에서 더 큰 신음소리가 계속되더니,, "응애"하고 아기소리가 들려옴... 하지만 김원장님 후처치 때문에 시간 더 걸리시고...
간호사 쌤 2명 오셔서 힘주기 알려주시기 시작했어요.
첨에 2번은 X참는 식으로 줬더니,, 반대로 응가 눈다 생각하고 X꼬 조이지 말고 풀러서 힘을 주라고 하네요..
긴가민가 하면서도 힘주기 진통올 때 너무 아파서 힘주면 더 아플까봐 힘을 제대로 못줌...
왠지 X이랑 소변이 나올 것 같기도 해서 못주겠다고 했더니,,  소변을 빼주시고 응가는 절대 안나올거니까, 아니 나와도 상관없으니까 힘 팍팍줘야 이 진통 멈춰진다고 오히려 힘주면 더 나을 거라고 하셔서 용기내서 그다음 부터 힘 팍팍 주니까 "이제 힘 잘 주네요." 하셨어요.
칭찬 받을 때쯤 김원장님 들어오셔서 힘줘보라고 하시고 "아직 멀었어요. 낳을라면 더 힘줘야해요." 하시길래,,, 얼굴에 핏줄 터지던 말던 있는 힘껏 힘줬어요..
"이제 머리 보이기 시작하네요. 요번에 진통올 때 길게 끙~~~하고 힘줘보세요." 하길래 숨참고 끙~~~~~~~~~~~~~길게 힘주니까 머리가 입구까지 나왔나봐요. 바로 김원장님 의자 앉으시고 조명 오고 이 때까지 침대에 다리 대고 누어있다가 다리 걸이대에 다리 올리고 양손으로 손잡이 잡고 힘주기 시작했어요.
신랑은 힘줄 때마다 베개를 받쳐 머리를 들어올리는 것을 도움줬어요. (머리를 들어 배꼽보는 자세)
2번정도 더 힘주니까 머리가 나오고 "머리 나왔어요. 힘 빼세요. 힘 주지마세요." 하시길래 최대한 힘을 풀었더니 미끄덩 하고 뜨거운 물과 함께 아가가 나오더라구요.. 바로 제 가슴에 얹어주시고 펌프 같은걸로 아가 입속이랑 코속 양수 빼니까 "응애~"하고 울더라구요..
너무 기뻐서 "땡글아~ 엄마야~"하며 태명 불러주니까 금방 그치고 눈을 뜨고 제 얼굴을 쳐다보더라구요.
남들은 눈물이 난다던데,, 한순간 멈춰버린 진통과 아기가 나왔다는 기쁨에 연신 아기한테 말을 걸고 꼭 안아주고 했어요.

그 후 후처치 하고 태반빼고, 회음부 꼬매고.. 남들은 안아프다던데 전 고스란히 다아파서 "아!~아!"했네요.
태반 빼고 나서야 신랑이 탯줄 자르고 신랑이랑 아가는 아가씻는 곳으로 이동,, 나는 포도당이랑 영양제 맞고가야 한다고~
대기! 30분정도 있으니까 깨끗이 씻은 아가가 다시들어오고, 엄마랑 언니랑 같이 와서 위로 해줬어요.

1시간정도 더 있다가 링거 다맞고 일어났더니 어질어질하고 힘도 없고 다리 후들후들..ㅠㅠ
신랑 부축해서 4층에 입원실로 이동했네요.

여기까지가 제 후기에요.

넘 길었나요?!ㅎ 혹시 후기 보다가 궁금하신 산모님들 댓글이나 쪽지주세요~ 알려드릴게요.

김원장님 그리고 18시간동안 교대해 가시면서 돌봐주신 간호사님들(아마, 근무하시는 모든분들을 다 뵌듯) 너무너무 감사해요.
덕분에 우리 아가와 제가 아주 건강히 출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신랑은 둘째도 진오비로 오자고 벌써부터 둘째계획을 짜네요..(난 둘째는 다시 생각해봐야 된다고 함..)

첨부한 사진처럼 우리 땡글이 아니 이제는 '도겸'이라는 이름이 생겼죠! 도겸이는 아주 건강히 잘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출산을 앞둔 산모님들 당신은 위대해요! 용기를 가지세요!
엄마가 되면 출산의 아픔이 싹 잊게 해주는 아가의 웃음을 볼 수있답니다.

이만 줄일게요~ 총총!

여도겸1.jpg (42.58 KB, 다운수: 115)

여도겸1.jpg

댓글

"땡글아 엄마야.." 저도 울컥했네요. 엄마가 된다는 게 안 믿기고 입덧으로 힘들기만한 요즘인데 출산후기 읽으며 미리미리 마음의 준비합니다^^  등록시간 2014-11-07 21:08
저도김원장님담당이고, 이제예정일2주남았는데 생생한후기 확 와닿았어요 축하드립니다^^  등록시간 2014-11-06 11:30
오랜만에 읽어보는 후기네요^^순산 축하드려요! 읽다보니 급박했던 작년일이 생각나네요! ㅎ ㅎ 앞으로 육아도 홧팅하세요.  등록시간 2014-11-0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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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llili21 [2014-11-27 01:55]  miye0205 [2014-11-07 21:03]  은비 [2014-11-06 01:33]  bebe [2014-11-05 18:55]  수진맘 [2014-11-05 08:36]  bongkeum [2014-11-05 01:31]  몽실ari4679 [2014-11-05 00:37]  thepetal [2014-11-04 22:52]  심상덕 [2014-11-04 20:11]  

본 글은 아래 보관함에서 추천하였습니다.

#2 심상덕 등록시간 2014-11-04 20:10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안녕하세요.
출산 하신 지  1주일 밖에 안되신 것 같은데 후기도 벌써 올려 주시고 회복이 빠르신듯 하네요.
아기 낳는게 다 그렇지만 고생을 많이 하신 듯이 보이는군요.
물론 출산을 도운 김원장님이나 직원들도 수고하고 고생했겠지만 산모의 노고에 비할 수는 없겠지요.
여튼 이제는  귀여운 아드님과 함께 육아에 바쁘시겠군요.
즐거운 육아가 되길 바라며 아드님도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길 바래 봅니다.
꼼꼼한  꼼꼼한 출산 후기 잘 읽었습니다.
출산 후기 써 주신 분께 병원 공식으로 드리는 돌도장은 내일 외래 직원들이 출근하는 대로 주문하라고 지시해 두겠습니다.
아마 1주일 후 쯤 배달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3 도겸마미 등록시간 2014-11-04 20:19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심상덕 2014-11-04 20:10
안녕하세요.
출산 하신 지  1주일 밖에 안되신 것 같은데 후기도 벌써 올려 주시고 회복이 빠르신듯 하네요...

감사합니다!! 참 이름이 '여도겸'인데 중성스러워서 아들로생각하셨나봐요. 이쁜딸이에요.^^ 도장까지 주신다니 아가에게 뜻깊은선물이 될것같네요. 고맙습니다!!

댓글

읽다가 원장님땜에 빵 터졌어요ㅋㅋㅋㅋ 산후맘 되신거 축하드립니다^^ 고생많으셨어요. 아기가 너무 예쁘네요~  등록시간 2014-11-05 00:36
아 제가 또 실수 했네요. 연예인들도 대사가 한번 꼬이면 계속 NG를 낸다고 하더만..여튼 댓글은 수정이 안되니 어쩔 수도 없고..ㅠㅠ, 이쁜 따님 출산 축하드립니다.ㅎㅎ  등록시간 2014-11-04 23:37
원장님... 남자이름같아 혼동하셨다 하시며 또 귀여운 아드님이라고... ㅋㅋ  등록시간 2014-11-04 22:55
아 그렇군요. 아드님인지 따님인지 글 내용 중에 없기도 하고 태명도 땡글이고 도겸이라는 게 남자 이름 같아서 제가 혼동했네요. 여튼 귀여운 아드님 출산 축하드립니다.  등록시간 2014-11-04 20:25
#4 thepetal 등록시간 2014-11-04 22:54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일주일밖에 안된 아가의 배냇웃음이 넘 이쁘네요 {:4_109:} 눈이 반달눈이에요 ㅎㅎ
도겸이라는 이름도 이쁘구요...
아기와 건강하게 만나신거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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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겸마미 [2014-11-06 01:59]  
5# apple1831 등록시간 2014-11-05 09:05 |이 글쓴이 글만 보기
후기 감사드려요. 읽다가 몇번이나 울컥했네요.. 출산이 점점 다가올수록 후기가 정말 기다려 지거든요,..
아기가 아주아주 예쁘네요. 출산 축하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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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겸마미 [2014-11-06 01:52]  
6# 남희9 등록시간 2014-11-05 16:36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출산 후기 잘 읽었어요. 읽으면서 저까지 힘을 팍 주고 있네요. ㅋㅋ 산전맘은 그저 순산하신 모든 분들이 부럽네요. 저희 신랑도 성이 여씨인데, 여도겸 이름이 참 예뻐요. 저도 참고해야 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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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겸마미 [2014-11-06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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