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엄마 아빠는 늘 불안합니다. 당사자들의 불안과 양가 부모의 불안이 더해지며 젊은 부부의 초산은 조급해지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됩니까. 마음이 급해져 이성적 판단이 어려운 젊은 부부에게 방망이 깎는 노인과 같은 심 원장님의 철학은 좋은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1월 23일.
예정일을 4일 넘긴, 목에 탯줄 감은 3.8kg 아이. 저희 부부는 불안했습니다. 가진통 한 번 없었는데도 병원을 찾아 유도분만을 요구했습니다. 병원에서 하루를 지낸 뒤 다음날 아침에는 제왕절개를 하자고 원장님을 보채기도 했습니다. 심 원장님께서는 "이틀만 더 기다려 보자"며 "아기와 산모 상태를 검사해 보니 이틀은 더 기다려도 될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계시(啓示)였을까요.

거짓말처럼 1월 24일 저녁부터 가진통이 시작됐습니다. 병원과 자택이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보니 가진통과 진통을 구분 못한 젊은 부부는 한 밤 중에도 병원을 들락거렸습니다. 그 때에도 심 원장님은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고 저희를 타이르셨습니다. 그리고 이틀에 걸친 가진통을 겪은 뒤 26일 오전, 가진통쯤은 물구나무를 서서도 견딜 수 있겠구나 싶을 진통이 산모에게 찾아왔고 이후 4시간 만에 첫 아이를 출산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심 원장님을 무서워하던 산모는 퇴원 뒤 "힘 주세요 끙, 다시 한 번 끙, 마지막으로 끙"이라고 외치던 심 원장님의 목소리에서 겨울밤 전기장판과도 같은 온기를 느꼈다고 전했습니다

후기를 쓰는 이 시간, 아이는 출산 뒤 5일이 지난 아이라기엔 믿기지 않을 만큼 살이 올라 있고, 산모는 야참으로 동파육을 먹은 뒤 독서를 즐길 만큼 몸 상태가 나아졌습니다. 심 원장님의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면 보기 어려웠을 장면입니다.

물론 출산과 관련한 사안은 아이를 가진 부부에게 온전히 결정권이 있습니다. 심 원장님은 다만 조언을 할 뿐입니다. 하지만 출산이라는 중차대한 일을 감당하기가 어려울 때, '어렵고 험한 출산 겪어 무엇하리 쉽게 쉽게 가자'라는 유혹이 부부를 휘감을 때 심 원장님의 조언은 조언 이상의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지나 봐야 가치가 느껴지는 부모님의 잔소리처럼, 심 원장님의 숱한 조언들이 다시 떠오르는 밤입니다. 병원에 있을 때에도 산모와 가족이 안심할 수 있게끔 수시로 병실을 찾아 여러 이야기를 건네주시던 세심한 배려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도와주신 심 원장님과 간호사님, 진오비산부인과에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띄웁니다.

심느님은 진리입니다. 심느님을 믿으십시오.

댓글

방망이 깎는 노인에 빵터졌네요. 휴식 같은 글이었습니다. 출산 축하드려요. ^^  등록시간 2015-02-27 23:26
심원장님 비유한 말씀들에 전적으로 공감해요~ 어쩜 비유를 그렇게 잘하시나요?ㅋㅋㅋ 저도 첫출산시 집에서 진통하고 있었는데 친정에서 병원에 왜 안가냐 말이 많아서 참 심적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진통은 질병이 아닌데 말이죠~ 건강한 아가 출산하신거 축하드려요~^^  등록시간 2015-01-3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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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희 [2015-02-25 09:27]  이연경 [2015-02-25 08:56]  최소라 [2015-02-04 04:31]  오현경 [2015-02-02 06:36]  로로맘 [2015-01-31 11:06]  몽실ari4679 [2015-01-31 08:31]  심상덕 [2015-01-31 07:33]  

본 글은 아래 보관함에서 추천하였습니다.

#2 심상덕 등록시간 2015-02-01 00:23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안녕하세요?
글투가 산모의 남편분께서 남기신 글 같습니다.
회복이 빠른 편인 듯 하여 다행입니다.
출산 전에 이런 저런 고민이 많은 것은 다른 분들도 모두 마찬가지일 겁니다.
출산이라는 것이 일생 일대의 큰 일인데 걱정이 안될 수 없겠지요.
그러나 이미 겪어 보셨겠지만 제 경험으로 보면 출산이란 너무 조급해해도 안되고 그렇다고 너무 느긋해도 안되고 적당한 긴장과 여유가 필요한 듯 싶습니다.
이제 순산하시고 건강한 아기를 얻었으니 모유 수유도 성공하시고 행복하고 즐겁게 육아하시는 일만 남았네요.

참 feat 심느님은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으나 좋은 의미일 것이라 생각하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 말이 진리라는 것도 너무 과분한 평가이군요.
그저 배운 것에 따라 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을 뿐입니다.
다만 산부인과 의사로 살면서 때로 어려운 상황에도 처하고 항상 좋은 결과만 얻는 것이 아니지만 이렇게  격려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 보람도 느끼도 한번 더 힘을 내 보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항상 행복한 가정되시길 바랍니다.
후기에 대한 병원 선물인 돌도장은 아기 이름이 확인되는대로 보내 드릴 예정입니다.
개인적 선물인 몰스킨 노트는 어제 주문했습니다.
별 거 아니지만 육아 하면서 소회등을 적는데 쓰셔도 좋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리 잘 하세요.

댓글

저두 심느님! 절대공감  등록시간 2015-02-25 09:26
하느님에 "하"를 빼고 성을붙인것입니다ㅋ 좋은뜻이니 정확히 알려드리고자 늦은댓글 달아드리옵니다~~ 글에 격한공감을 하면 감동받은1인 입니다ㅎㅎ 심느님 저도믿싑니다!!!!!  등록시간 2015-02-25 09:01
#3 이연경 등록시간 2015-02-25 09:11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첫째때 심느님 강림을 경험했던 사람으로써 짧고굵고 격한공감가는 이 글! 글표현을 잘하셔서 책쓰시나 생각도해봤지만 책보다 짧고표현을 더잘해야되는... 책...띠지.... 쓰시나.....? 라는 생각을 한번했었습니다ㅋㅋ 3.8키로의 큰아기+탯줄까지 목에 감고있던 아기.... 얼마나 걱정스러웠을지 조금이나마 짐작이되네요ㅜㅜ 번개같이 강림하시는 심느님 덕분에+엄마아빠의 믿음덕분에 무사히 출산을 마치신것같아요~ 새식구와 더 행복한날들 되시길 바랍니다~~
-출산후기읽고 감동받은 둘째산모-
#4 ennead 등록시간 2015-02-25 23:38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맞아요 심느님!! 저두 목에 탯줄 감고 있던 아기라 불안에 떨었는데 심느님 덕분에 무사히 자연분만했더랍니다^^ 분만 후 심원장님 애정(?)하게 되었다는ㅋㅋ
아기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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