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일: 2015년 1월 15일(40주)
3.54kg 여아 경산(둘째)
자연분만(촉진제X, 무통X, 회음부절개X, 제모X, 관장X)

기억이 더 사라지기 전에 저도 출산후기를 써봅니다^^
제가 진오비 산부인과를 알게 된 것은 친자매처럼 지내는 동생(여기서는 기쁨이맘?인가 그렇더군요~)의 소개덕분이었습니다. 4년전 저희 부부는 첫째의 임신사실을 알고 병원을 결정할 때 자연주의 출산을 하는 병원을 찾아보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자연주의 출산으로 유명한 병원들은 턱없이 비싸더군요..물론 거리도 멀고요. 그러다 저희는 조산원에서의 분만도 생각하였는데 양가 부모님들의 반대로 결국 첫째는 가까운 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출산까지 하게 되었어요. 분만을 경험해보니 보통의 산부인과는 출산의 주체가 산모나 가족이기 보다는 철저히 의료진의 편의에 의해 진행되는 느낌이 강했어요. 초산임에도 불구하고 3시간만에 낳았던 나름 스피드 출산이었지만...첫째 출산의 기억은 제게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재작년에 출산한 기쁨이맘의 소개로 진오비를 알게 되었고...입덧이 심하여 차를 탈수 없던 임신 초기를 제외하고는 12주부터 진오비에서 진료를 받았어요. 돌이켜보니 진오비에서의 둘째 출산은 저희 부부에게 매우 행복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심원장님을 비롯한 의료진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본격적인 후기를 시작해볼까 해요. (무슨 간증하는 것 같네요..ㅎㅎㅎ)
편하게 일기형식으로 적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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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초,중반을 예정일로 두고 있는 많은 산모들이 그렇듯 며칠차이로 한살을 더 먹게 될까봐 12월 말에는 요양모드로 지냈다. 물론, 12월 26일까지 직장을 다녔던 나로서는 방콕을 하려고 해도 그럴 수 없었지만 26일부터 31일까지는 숨만 살살 쉬면서 집콕, 방콕 하며 만삭의 직장생활로 피곤해진 나의 몸을 편히 쉬게 하는 시간으로 삼았다. 순산체조를 간간히 하면서..
경산부인 나는 첫째의 출산의 경험과 기억이 있었던 것이 강점이 되기도 약점이 되기도 했다. 진통이 시작되고 3시간 만에 아기를 낳았던 나름 순사의 케이스였지만 나는 그 무시무시한 허리진통을 하는 여자였다ㅜㅜㅜ. 기억 저편으로 쑤셔 박아놓았던 진통의 기억. 현실에서는 도저히 경험할 수 없는 아픔이었기에, 아~ 내가 끔직한 꿈을 꿨지....정도로 매듭지었던 그 진통의 기억이 둘째를 임신하고 임신 중기를 지나면서 점점 더 생생해지는 것이다, 12월 23일쯤인가? 배탈이 나서 배가 엄청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배탈인줄 모르고 진통으로 여기며 시간 간격을 재는 해프닝이 있었다. 그런데 남편과 간격을 재던 중 나는 막 눈물이 났다. 남편이 그렇게 많이 아프냐며 놀래서 묻는데....아니었다. 나는 아파서 우는게 아니었다. 무.서.워.서 눈물이 났다. 진통.... 그 느낌 아니까 너무너무 무섭다고....ㅜㅜㅜㅜ 결국 그 배 아픔은 배탈이었고...나중에서야 알았지만 나는 둘째도 배의 통증은 느낄 겨를도 없이 허리가 두 동강이 날 것 같은 허.리.진.통 으로 낳았다..(윽 ㅜㅜ)

12월까지는 아이가 혹시나 나올까봐 조마조마 했는데 2015년이 밝아오고 1월이 하루이틀 지나도 아직 소식이 없는 우리 여름이(태명). 1월 13일 정기검진 때 내진을 했는데 원장님께서는 자궁경부가 많이 부드러워져있고 아이도 꽤 내려왔지만 아직 자궁문이 조금밖에 열리지 않았다고..걷기와 순산체조를 하며 진통을 기다리자고 하셨다. 첫째가 금방 나온 케이스라서 규칙적인 진통이 오면 주저 말고 병원에 꼭 오라고 몇 번이나 당부를 하셨다. 둘째는 첫째보다 진행도 빠르다고 하시며 막달에는 진료 할 때 마다 그 얘기를 하셨던 것 같다. 진통이 오면 집에서 기다리지 말고 병원으로 빨리 출발하라고^^ 남편과 나도 주저하다가 혹시나 주차장에서 애를 낳을까봐 1월에는 초긴장상태로 진통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진통님이 오시면 잽싸게 출발하게 만반의 준비를 다 해놓고...

1월 14일 밤, 그러니까 둘째가 나오기 하루전날 밤...첫째와 남편이 잠들었는데 다시 한번 가방을 점검하고 눕혀있던 캐리어를 세워서 신발장 옆에 두었다. 거실에서 순산체조를 하고나서 갑자기 쌩뚱맞게 방바닥을 닦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도 밀대에 끼워서 방을 닦았지 앉아서 걸레질을 해본적은 거의 없는 나인데 걸레를 깨끗하게 빨아서 그때부터 거실과 방을 폭풍걸레질 하기 시작했다. 쪼그려서 걸레질을 하면 진통이 온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그건 무릎과 발목에 무리가 갈 것 같아서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는데 그날은 왜 그랬는지 지금도 미스테리하다. 지금돌이켜보면 진통이 왔으면 하는 마음 보다는 집안 구석구석을 닦고 오랜시간 집을 비울 것을 예상한 여자의 촉!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네 번정도의 분노의 걸레질을 마치고 냉장고를 정리하고 첫째 옷도 정리하고 암튼 집안 이곳 저곳을 정리하다보니 새벽 2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누워도 쉽게 잠이 오지 않아 2시 30분쯤 잠이 들었다.

am3시 30분.
화장실에 가고 싶어 눈이 떠졌다. 막달에는 모든 산모가 그렇듯이 이슬이나 양수가 보일까 하여 초긴장 상태로 볼일을 보는데 소변을 보고 일어나려는 순간. 뭔가 줄줄 흐른다. 첫째는 양수는 분만 직전에 터졌지 때문에 양수가 터지는 느낌은 잘 모르지만 혹시나 싶어서 기다렸다. 또 양수가 흐를까 싶어서~ 그러던 중 기침을 해서 계속 흐르는 느낌이 나면 양수일 수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혼자 콜록콜록 헛기침을 여러번 해보았지만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에효....막달에는 소변도 맘대로 안된다더니 내 의지와 상관없이 쉬가 나왔구나ㅜㅜ싶어서 씁쓸한 마음에 다시 잠을 청하려는데 눕자마자 또 뜨거운 것이 훅~ 나오는 느낌...아! 이건 양수다 싶은 마음에 분만실에 전화를 걸었다.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양수가 맞는 것 같다고 병원으로 오라고 하시는 간호사 선생님.. 그제서야 남편을 깨우고 자고있는 첫째를 맡겨야 하기에 친정엄마께 전화를 드렸다. 바로 옆단지에 사시는 엄마가 오셨다. 간간히 양수가 새는 느낌은 조금씩 있었지만 아직 진통은 없어서 호빵이랑 떡을 데워 먹고 엄마가 기도를 해주시고 들뜬 마음으로 다시한번 출산가방을 챙겼다. 그 순간 안방에 들어갔는데 자고 있는 우리 첫째를 보니 뭔 주책인지 눈물이 난다ㅜㅜ 막달에는 엄마가 애기를 낳으러 갈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우리 준서...동생 만날 날이 가까워왔다는 걸 아는지 점점 불러오는 배를 보면서 “엄마 애기 낳으러 갈 때 꼭 나한테 얘기하고 가야지돼~~”하던 우리 준서가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냥 맘이 짠해서 눈물이 나왔다. 자는 준서에게 뽀뽀도 해주고 준서야~엄마 동생 낳으러 간다~얘기를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 아빠 없다고 울 첫째 생각에 마음이 무겁기도 했지만 친정엄마의 응원을 받으며 진오비로 향했다.

예정일을 넘기고 싶지 않았기에 양수가 터진 출산의 징후가 반갑고,,,또 첫째때는 경험하지 못한 양수파수라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자연진통이 잘 걸릴 수 있을지...몇 시간 후에 여름이를 만날지 걱정, 설렘, 기대를 안고 출발했다.
집에서는 괜찮았는데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양수가 꽤 많은 양이 흘렀다. 차 방석과 시트가 다 젖을 정도로 줄줄줄 흐르고 있었다. 내려서 보니 레깅스가 이미 다 젖어있었다.

am 4시 40분
병원에 도착했다. 아직 별다른 진통의 기운은 없었고 분만준비실로 안내를 해주셔서 남편과 자리를 잡았다. 첫째 때 누워서만 진통을 했던 것이 너무 싫어서 자유롭게 진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진오비 산부인과 방침이 마음에 들었던 나. 그런데 이게 웬걸~~양수가 많이 흘렀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누워있어야 한다고....아ㅜㅜ누워만 있는 거 난 너무 힘들고 아프던데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대신 옆으로 눕거나 많이 힘들면 침대를 조금 세우라고 하셨다. 태동기를 달고 진통이 오기를 기다렸다. 아직 별다른 아픔은 없다.

am 5시
태동검사 결과 5~6분 간격으로 규칙적인 수축이 있고 내진결과 자궁은 2센티정도 열렸다고. 그리고 반가운 얘기...엄마는 골반이 너~~~무 좋다고...너~~~~무 좋다고 간호사선생님이 두 번이나 얘기를 해주시는데 얼마나 기쁘던지 ㅎㅎㅎ 첫째 때도 내진하는 분들마다 골반이 좋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그래서 애가 빨리 나왔나 싶기도 하고....남편이 타고난 순산 체질이라며 파이팅 넘치는 얘기를 주고받으며 진통을 기다렸다.

am 6시 30분
조금씩 허리가 아프기 시작.. 아ㅜㅜㅜ 또 허리진통이구나 싶어서 절망하는 순간.. 남편이 첫째 때도 잘 해냈으니 이번엔 더 잘할 거라며 용기를 주었다. 진통이 올 때마다 남편의 손을 붙잡고 호흡을 열심히 했다. 호흡법을 다 잊어 버려서 남편은 막달에 인터넷과 유투브 등에서 라마즈 호흡법 강의까지 찾아 필기까지 하면서 둘째 출산준비로 호흡법을 공부했다 진통을 견디기에는 호흡법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호흡이 아픔 자체를 줄여주는지 모르겠지만 파도가 밀려오듯 진통이 오면 남편의 리드하에 같이 호흡을 하면 어느새 시간이 흘러 진통이 끝났고 아픔 보다는 호흡에 집중하면서 체감통증이 훨씬 적었다. 내진을 해보니 4센티정도 자궁문이 열렸다고 하셨다. 그래도 아직은 진통 중에도 티비도 볼 수 있고 남편과 농담도 주고 받을 있는 약한 강도의 진통...그런데 점점 진통의 강도가 세지면서 남편에게 진통이 올 때 마다 핸드폰에 있는 첫째, 준서의 동영상을 틀어달라고 했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추고 성경말씀을 외우는 등의 1분짜리의 준서 동영상이 끝나면 진통이 가시곤 했다.

am 7시
점점 강도가 심해지는 허리진통. 이때부터는 시간간격을 재는 것도 못하겠고 티비 소리도 귀에 안들렸다. 동영상도 눈에 안들어온다. 진통이 오면 온몸에 힘이 뽝~~~들어가고 온몸이 배배 꼬이며 입에 침이 쎄~~하게 고였다. 그럴 때마다 호흡에 집중하면서 몸의 힘을 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지만 잘 안된다 자꾸 몸에 힘이 들어간다. 진통이 시작되면.....진짜 남편의 손 뼈마디가 부서질 정도의 힘을 주며 진통을했다. 안그러면 견디기가 힘들어서..그래도 눈물을 흘리거나 소리를 지르지는 않았다. 나를 지켜보는 남편도 안쓰러워 어쩔줄 모르고 ㅜㅜ점점 허리가 심하게 아파오면서 진통이 오면 남편이 허리를 문지르고 마사지를 해주니 아픔이 덜했다.

am 7시 30분
점점 밑으로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어? 이건 애기가 많이 내려왔을 때 드는 느낌인데? 하면서 간호사선생님을 호출했다. 애기가 많이 내려와 있어서 밑으로 힘이 들어가기는 하는데 아직 자궁문이 덜 열렸다고 하셨다. 남편이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이제는 안통할 정도의 심한 진통.. 도저히 안되겠어서 남편에게 주먹으로 세게 허리를 쳐달라고 했다. 남편이 허리를 통통통 쳐주는데....간에 기별도 안가서 약간 신경질을 냈다. 지금장난하냐고 아주 세게 팍팍팍좀 치라고..ㅋㅋㅋㅋ그래도 그럴수 없었나보다 아내를 더더군다나 산모를 어찌 세게 치겠는가....자꾸 힘조절을 하며 남편은 허리를 살살살 치고....나는 제발 세게 팍팍 막 때려달라고 애원을 하고..(지금 생각하니 웃기다) 첫째 때 다리를 달달달 떨었더니 허리가 덜 아팠던 기억이 나서 나중에는 다리를 달달달달 떨며 또 허리 마사지를 하며 호흡을 유지하며 진통을 견뎠다.

am 8시
내진을 하니 6~7센티 정도 열렸다며 분만실로 옮기자고 하셨다. 수액을 꼽고 분만실로 옮기는데 분만실로 걸어가려는데 갑자기 진통이 시작되었다. 진통이 지나가면 움직일까 하다가 그냥 남편에게 걸어가자고 해서 발을 뗐는데..이게 어쩐일인지 걸어가는 동안은 오히려 허리가 거의 아프지 않았다. 난 양수가 터졌기 때문에 누워있어야 했지만 진통이 올 때 자유롭게 자세를 취할 수 있다면 자기에게 맞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진통을 견디는데에는 효과적인 것 같다. 앉아있거나 쪼그려 앉아있거나 서있거나 걷거나 등등..확실히 가만히 누워있는 것보다는 진통이 훨~~~씬 덜했다. 걸어가는 잠깐이었지만....

분만실에 들어가니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조명도 약하게 편안한 느낌으로 맞추어져 있었다. 원장님께서는 9시정도에 아기를 만날 것 같다고 하시면서 자유롭게 남편과 진통을 하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고 도움을 요청하라고 하셨다. 출산의 주체는 엄마와 아빠이고 의료진은 출산을 순조롭게 돕는 역할을 하는 듯한..정말 이상적인 출산의 모습이었다. 환~한 조명아래 침대에 굴욕자세로 누워 진통을 견뎌야 하는 첫째 때의 출산과는 사뭇 달랐다. 양수 파수로 인해 누워있어야 하지만 나중에는 도저히 안되겠어서 앉아있고 싶다고 말씀 드렸더니 이제는 편하게 자세를 취해보라고 하셔서 쪼그리고 앉아서 진통을 견뎠다. 그런데 아까부터 계속 아래로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 난다고..힘을 주게 된다고 하니, 아기가 밑으로 거의 내려와서 그런 느낌이 나지만 아직은 자궁문이 더 열려야 하기 때문에 힘을 주면 안된다고 하셨다. 그러면 자궁내 출혈이 있을 수 있다고 하셨나? 암튼 간호사선생님이 뭐라고 설명을 해주셨는데 내 정신이 아니라 기억이 잘 안난다...힘이 막 들어가는데 힘을 주면 안되는 그 상황이 좀 힘들었다. 힘을 벌써 주면 안되는데 앉아있으니 자꾸 힘이 들어가서 누워서 진통을 좀 견뎠다. 그러다가 심원장님께서 힘이 들어갈 때 얘기를 하라고 힘주기 연습을 하자고 하셨다. 아ㅜㅜㅜ이제 거의 다 왔구나. 여름아 우리 오래 끌지 말고 잘해보자! 심기일전 하는 마음으로 다음 진통이 올 때를 기다렸다. 힘을 잘 줘서 제발제발 이 죽일놈의 허리진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첫 번째 진통이 몰려왔고 지금 힘을 주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평소에 연습했던 대로 아래로 있는 힘을 다해 힘을 주었고 남편은 내 머리를 받쳐들었다. 심원장님은 더더더더더 끙~~~ 하면서 힘을 주는 것을 도와주셨다. 그러나 뭔가 힘이 덜 들어가는 느낌...아직 아기가 나오지는 않았고 진통이 지나갔다. 난 벌써 힘이 빠진 느낌인데...이걸 몇 번을 더해야 할까 싶어 마음 속으로 이번에는 진통이 오면 힘을 잘 줘서 꼭 낳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원장님께 물었다. 내가 힘을 잘 주었냐고....선생님께서 아직 힘이 약하다고 더 해야 한다고 하시는데 그 말씀이 나에게 자극제가 되었다. 힘이 아직 약하다구요? 제가 이번에 제대로 한번 힘을줘보겠어요!!! 하는 어떤 오기? 비슷한거?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발 이 진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누가 대신해 줄수도 없고 도망갈수도 없는 그 상황..오로지 내가 견뎌야 하겠구나...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만이 간절했다.진짜 젖먹던 힘까지 다줘야지 하는 와중에 진통이 밀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거의 너무 아파서 제정신이 아닌 상태었는데 “주님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하고 몇 번을 중얼중얼 소리까지 내서 기도를 하고ㅎㅎㅎ평소같으면 속으로 기도했을 텐데 얼마나 다급했으면...암튼 그렇게 진통이 시작되자 미친듯이 힘을 줬다. 힘을 중간에 빼면 다시 시작해야 하니까 아래로 힘을 준 상태에서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그 힘을 이어나갔다. 평소에 변비가 있어서 그런지(푸핫) 아래로 힘을 주는 느낌은 몸이 잘 알고 있었던 것 같고 남편과 선생님과 함께 정말 내 모든 에너지를 다해 힘을 주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그때를 생각하면 몸에 힘이 들어간다. 우리 아가도 지금 길을 찾아 나오느라 얼마나 힘들까..나보다 더 힘들겠지 생각하면서...그 순간 원장님께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거의 다 됐어요. 하셨는데 뭔가 쑥 나오는 느낌이 들면서 힘을 빼라고 하셨다. 와!! 나왔구나~~힘을 빼라고 하시는 걸 보니....하하하하 히히히히 힘을 빼는 호흡을 하는 중에 아기의 어깨~몸통이 쑤우우욱 나오는 느낌도 들었다. 잠시 후 응애~~~하며 들리는 우리 둘째, 서영이의 울음소리ㅜㅜ 아, 이제 됐구나...우리 아가가 나왔구나...

그렇게 오전 8시 55분 나는 둘째 서영이를 낳았다.
첫째 때는 눈물이 안나왔는데 서영이를 내 가슴에 올려주시는데 눈물이 나왔다. 마음 속으로 수없이 상상해봤던 내 딸, 서영이. 내 가슴에 올려놓는 순간 허공에 손을 뻗으며 우렁차게 우는 우리 아가...통통하고 건강하게 나와 준 내 딸ㅜㅜㅜㅜ 여름아~~엄마야~ 하며 태명을 부르고 손을 쥐었는데...작지만 강한 힘으로 내 손을 꽉 잡았다. 그 와중에 아기 손가락과 손톱이 나를 닮았다고 남편이 말해주었다. 정말 그랬다. 신기하게도~손이 나를 꼭 닮아있었다. 남편도 약간 눈물을 보이며 정말 수고했다고 잘했다고 끝났다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우리 부부는 아기를 바라보며 잠시 시간을 보냈다. 첫째 때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등을 세게 때려 강제로 울리는 것이 적잖은 충격이었던 우리 남편...자연스럽고 온화한 분위기의 분만과정에 무엇보다도 만족했다. 탯줄도 바로 자르지 않고 탯줄이 연결된 채로 엄마 품에서 잠시 안겨 있다가 남편이 탯줄을 자르고 우리 아가는 폐호흡 적응. 남편이 아기를 안고 있는 동안 후처치를 해주셨다. 첫째때 회음부를 많이 절개해서 출산 후에 아무는 시간동안 불편하고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회음부 절개를 하지는 않았는데 1센테 정도 약간 찢어졌다고 하시며 꼬매주셨다. 산모들 사이에서 굴욕 삼종세트라고 불리는 제모, 관장, 회음부 절개 없이 출산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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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면 둘째 출산은 정말 아...할만했다. 싶을 만큼의 순산이었네요. 허리진통을 했던 건 힘들었지만ㅜ 그걸 선택할 수는 없으니까 받아들어야겠죠~심하게 아픈 진통이 오고 한 시간 반만에 아기를 만났으니 정말 첫째에 비해서 진행도 빨랐구요. 저 같은 경우에는 막상 진통의 아픔은 견딜만 했는데 오히려 출산 전에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어요(첫째 때의 진통의 기억 때문에ㅜㅜ)
둘째가 진행이 빨라서 병원 달려가는 길에 애가 나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양수가 먼저 터지는 바람에 병원에 가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 우리 부부에게는 안심이 되었던 것 같네요. 분만의 과정에서 엄마 아빠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반영해주는 진오비의 시스템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당연히 해야 하는 줄 알았던 제모, 관장, 회음부 절개 없이도 자연스럽게 출산 할 수 있다든 것도 알게 되었고 제가 그 수혜자가 되었네요.
그리고 호흡법은 첫째 때에도 그랬지만 정말 저같은 경우에는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아픔에 집중하지 않을 수 있고 생각보다 진통의 파도는 금방 지나가더라구요. 진통이 지나가면 또 쉬면 되니까요. 아프면 산모는 거의 아무생각이 없으니까 남편분이 호흡법을 숙지하고 있다가 리드하며 호흡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출산후기를 쓰다보니 그 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저도 저이지만 저희 남편 완전히 진오비의 팬이 되었습니다. 특히 심원장님의 무뚝뚝함 이면에 감추어진 자상한 매력에 푹 빠진듯합니다. 초음파도 자세히 봐주시며 설명도 자세히 해주시는 점, 육성으로 녹음된 초음파 영상도 마음에 들고요. 과잉진료를 하지 않는 것도요^^ 다른 병원 솔직히 초음파보는 시간 3분 내외이고, 병원에 자주 오라고 하더라구요ㅜㅜ
원장님 진료실에서 항상 궁금한점 있냐고 물으시는데 늘 궁금한 게 없어서 민망했던 우리 부부는 서로 질문좀 생각해보라며 진료실 들어가기 전에 장난으로 티격태격하기도 했지요^^ 출산하고 입원해 있던 1박 2일 동안에도 이것저것 세심하게 챙겨주시던 원장님... 표현 못했지만 정말 감사드려요~ 아 그리고 출산동영상 찍어주신 것...정말 저희 부부에게 값진 선물이 되었습니다. 집에와서 다시 보는데 그때의 감격이 고스란히 전해졌어요. 첫째에게도 보여주며 너도 이렇게 낳았다고~~ 얘기해주기도 하고요^^ (사실 진오비에서 낳진 않아서 그렇게 아늑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퇴원전에 아기 사진 찍어주시고 우리 세 식구 사진 찍어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출산을 경험해보니 어느덧 진오비의 팬이되어 임신한 친구나 지인에게 진오비의 길로 전도(?)하고 있는 제 자신을 봅니다.

오늘로 출산 42일째.
둘째라 그런지 출산도 육아도 훨씬 수월하네요
첫째는 조금만 울어도 당황했는데 둘째는 우는 모습도 귀엽고 사랑스러워요~ㅎㅎ

심원장님을 비롯한 의료진 분들 감사드리고
이 글을 정독하시며 출산을 글로 익히고 계실 산전맘님들 순산하세요~^^ 할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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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분만때가생각나며..특히 제딸아이를 가슴에처음 품었을때 눈물흘렸던게 생각나..또 살짝 눈물흘리며 즐겁게읽었습니다! 같이 즐거운 육아해용♥  등록시간 2015-02-2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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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oon [2015-02-27 19:51]  최현희 [2015-02-26 17:43]  기쁨맘 [2015-02-26 14:47]  오현경 [2015-02-26 00:51]  podragon [2015-02-25 11:00]  심상덕 [2015-02-25 10:13]  

본 글은 아래 보관함에서 추천하였습니다.

#2 오현경 등록시간 2015-02-26 00:52 |이 글쓴이 글만 보기
맞아요.
많이 움직이고 싶어하셨는데 안타까웠어요.
그래도 둘째 역시 순산!!!

잊을수 없는 그날. 행복했던 출산의 기억에 저도 함께 하게되어 기쁩니다.

행복한 육아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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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시는군요 감사해요~ 분만을 준비하고 분만하는 그 순간 선생님을 많이 의지할수 있었답니다^^ 움직이고 싶다고 힘이 자꾸 들어간다고 징징 거렸던 저에게 친절하게 또 단호하게 적절하게 조언해주셔서 제가 순산할수 있었던거 같아요~ 입원기간에도 이것저것 챙겨주시고 아기를 진심으로 예뻐해주시는 모습 감동이었구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등록시간 2015-02-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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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eebk [2015-02-26 09:35]  
#3 심상덕 등록시간 2015-02-26 09:02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안녕하세요.
이제 출산하신지 한달 남짓 밖에 안되었지만 둘째라서 회복이 거의 다 되었을 듯 하군요.
후기는 근래 보기 드물게 자세하게 적어 주시어 이글을 보시는 산모들께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그때 모습이 선연하게 떠오릅니다.
참 글이 재미있네요.
중간 "제가 이번에 제대로 한번 힘을줘보겠어요" 하는 부분에서는 살짝 웃을 뻔도 했습니다.

둘째 출산은 아무래도 첫째 출산보다는 수월하기도 하지만 산모께서 진통도 잘 참고 힘도 잘 주시어 옆에서 돕는 저희도 편했습니다.
당사자야 매번의 진통이 쉽지는 않겠지만..
여튼 이제는 꿀육아 하고 계시겠군요.^^육아도 힘든 점이 적지 않겠지만 출산과 마찬가지로 다 보람과 기쁨을 주는 수고들일 것입니다.
그렇게 든든한 두아이의 엄마로서 행복한 나날들 누리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후기에 대한 감사의 선물인 아기 돌도장과 몰스킨 노트는 어제 주문했으니 며칠 후에 받아 보시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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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시면되는데..왜 웃으실뻔하셨는지요?ㅎㅎ  등록시간 2015-02-26 17:44
원장님 원래 이 언니가 글을 잘 써요 ㅋㅋ 요 부부가 진짜 재밌는데 진료 때 그 진가를 못 보여준듯 해요 ㅋㅋㅋㅋ  등록시간 2015-02-26 14:50
원장님!! 정말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지금까지도 남편과 이야기 합니다. 진오비에서의 출산하던 순간을요ㅎㅎ 진통과 출산이야 워낙 아프고 고통스러운것은 사실이지만 아이를 만날때의 기쁨과 감격   등록시간 2015-02-2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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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eebk [2015-02-26 09:35]  
#4 snueebk 등록시간 2015-02-26 09:57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심상덕 2015-02-26 09:02
안녕하세요.
이제 출산하신지 한달 남짓 밖에 안되었지만 둘째라서 회복이 거의 다 되었을 듯 하군요.
후기...


댓글을 너무 길게 썼더니 짤려서 다시 답글로 이어 봅니다.^^
진통과 분만이야 워낙 고통스럽고 아프지만 아이를 만나는 기쁨과 감격에 집중할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셔서 좋았어요~ 제가 순산할수 있도록 도와주신 원장님을 비롯한 진오비식구들에게 늘 감사합니다!

아직 힘이 약하다는 원장님의 답변이 힘주기에 대한 제 의지에 불을 붙였나봐요 ㅎㅎㅎ

그리고 출산영상찍어주신 것~ 완전소중한 자료로 남을듯 합니다 ㅜㅜㅜ 볼때마다 감동이예요~

두 아이 수발드느라 정신은 없지만
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천군만마를 얻은듯합니다...밥을 안먹어도 배부르다고 조금 오바(?)해서 말하곤 하죠^^

홈피에 가끔 놀러오겠습니다! 물론 흔적도 남기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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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영상이야 고정해서 찍은 것이기도 하고 화질도 별로겠지만 힘들때 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기 커가는 모습도 종종 소식 주시길....조리 잘 하세요.  등록시간 2015-02-26 10:37
5# 기쁨맘 등록시간 2015-02-26 14:48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아 진짜 언니 후기는 항상 생생 ㅋㅋ 그리고 아주 롱롱 ㅋㅋㅋㅋ
내가 진오비 다닐때 하도 자랑을 많이 해서 너ㅜ 기대를 많이 했다가 혹시 불편하거나 마음에 안드는 부분있을까 걱정한 적도 있었는데...만족이라니 내가 더 기분 좋네! 마음 같아선 셋째 넷째 추천하고 싶지만 고놈의 입덧 때문에 이제 빠빠이~(지율표현) 인가?
곧 만나 ㅋㅋㅋ 집으로 놀러갈께 ㅋㅋ
6# snueebk 등록시간 2015-02-26 23:09 |이 글쓴이 글만 보기
기쁨맘 2015-02-26 14:48
아 진짜 언니 후기는 항상 생생 ㅋㅋ 그리고 아주 롱롱 ㅋㅋㅋㅋ
내가 진오비 다닐때 하도 자랑을 많이 해...

나를 진오비로 인도해준 기쁨맘 ㅎㅎㅎ감사해 정말~ 나도 여기저기 전도(?)해서 진오비 소개해주고싶은 맘 가득... 그치만 친구들이 거의다 출산을 했네 ㅋㅋㅋ 정말 셋째 넷째까지 낳고 싶지만 그노무 입덧! 그리고 빡신 육아~~ㅎㅎ 둘도 겨우해내네 요즘엔 ㅜㅜ
꼭 놀러와~수다가 필요해!
7# 봄봄이 등록시간 2015-02-28 22:40 |이 글쓴이 글만 보기
생생한 출산후기 잘 읽었습니다. 글도 아주 재밌어서 긴지도 모르고 봤네요~~~~

간호사분들이 감탄하던 그 골반... 저도 한번 보고 싶은데요. ㅎㅎㅎㅎㅎ
도대체 어떤 골반이시길래 그리 칭송을 받으셨는지요~~~~ 부럽습니다. {:4_91:}

확실히 둘째는 출산이 무척 두려울거 같은데 두려움 이겨내고 순산하시게 되어 축하드려용~~~

행복한 육아 하시길 ~ ^^

댓글

겉보기엔 칭송받을 만한 골반이 전혀 아니예요~~키가 155단신에 그냥저냥 보기엔 평범한 골반인데 속골반(?)은 우리가 보는거랑 다른가봐용~^^ 한번해봐서 자신감 넘칠줄 알았더니만 저는 둘째 출한이 더더 ㅜㅜ 무섭다라구요  등록시간 2015-03-03 16:24
홈플이나 이마트를 갈때 골반이 멋진 여성을 찾으면 되는건가요? ㅎㅎㅎㅎㅎㅎ 눈 단디 뜨고 살펴봐야겠어용~~~~~  등록시간 2015-03-02 21:56
샘님...이 언니 가양동 사시는 강서구 구민이랍니다. 혹시 이마트나 홈플러스에서 마주칠수도 잇음요 ㅋㅋㅋㅋ  등록시간 2015-03-0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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