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무,, 아니 이제 채울이 엄마입니다~^^*
아무래도 예정일보다 2주나 늦게 자연분만으로 낳은 경우가 드물 것 같아서 아기를 기다리는 맘들의 마음을 알기에 후기를 올려봅니다. 아주 늦고 늦은 후기이지만요^^ 채울이 태어난지가 버얼써 6개월이 되어가네요. ㅎㅎ
출산휴가 때에는 거의 매일같이 들어와서 진오비 가족들과 약간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싶었는데..3개월 휴가를 끝내고 3개월 동안 복직을 해서 일을 했거든요. 한동안 뜸했지요.ㅎ
일이 손에 잘 잡히지도 않고, 모유량도 확확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모유수유와 직장일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저의 욕심이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동안은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께서 돌아가며 저희집에 오셔서 채울이 봐주셨고 이제 다시 육아휴직을 하게 되었네요~!!! )
6개월 된 채울이를 돌보고 있으면 ‘내가 이 아기를 낳았나? 내가?’ 문득 이런 생각이 아직도 들어요. 출산후기를 정리해야 '아! 내가 채울이를 이렇게 낳았구나' 실감할 듯 합니다.
출산일: 2014년 9월 6일(42주)
3.78kg 여아 초산 , 자연분만(회음부절개 및 흡입분만 했고, 나머지 처치는 굳이 필요없는 상황이라 안하였습니다.)
채울이를 임신한지 4개월되었을 때 저는 이전에 다니던 병원에서 진오비로 옮겨왔습니다.
남편과 함께 아기를 맞이하고 싶었고, '나는 누구? 여긴 어디?' 하며 태어난 아기에게 따뜻함을 전해주고 싶었거든요.
사실 병원을 옮기기 전에 여러분들도 보셨을 법한 다큐도 보았고, 검색하다가 진오비를 알게되어 이 홈피에 많이도 들락거렸습니다. 올려주신 글 중에서도 진오비산부인과의 철학에 대해서 쓰신 내용과 무통분만에 대한 짧은 강의는 제가 진오비로 병원을 옮기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것 같아요.
진오비에 와서 첫 진료를 받던 때도 생각나네요(풋,,,) 진오비에는 올 때 마다 참 기분 좋았습니다. 제가 이전에 다녔던 곳은 산부인과 원장만 7~8명쯤 되는 전문여성병원이었는데, 갈 때마다 대기시간도 1~2시간으로 길고, 원장님들이 출산 때문에 시간이 안 맞다며 갑자기 다른 원장님으로 바뀌었는데, 4개월이 안된 아가상황을 보시고, 역아라느니 전치태반이라느니 걱정만 가득한 말만 듣고는 기분이 상했던 적도 꽤 있었거든요.
진오비로 옮기면서 좀 더 편안한 마음(물론 몸은 빡씬 운동!! ㅎㅎ)으로 임신기간을 지냈습니다. 올 때마다 집에서 혼자 요가한다는 저의 대답에 운동운동운동!!을 외치시는 심원장님 덕분인 듯 해요. 흐흐.. 그런데, 예정일에도 제 자궁은 감감무소식, 예정일 +1주에 태동검사를 해도 감감무소식이었습니다. 심원장님께서는 2주가 되어도 뭐.. 자궁이 하나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하셨어요.. ㅜㅠ 그래서 집앞에 있는 북한산 둘레길을 아침 일찍 일어나 중턱까지 다녀오기도 했지요. 그리고 난 후 하루 뒤 새벽 4시쯤! 지금까지와는 다른 느낌으로 뭔가 푹! 새어나오더군요. 양수였습니다. 저희 큰 언니가 양수파수가 먼저 되어 조카가 태어날 때 태변을 먹었을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마음이 급해서 진오비에 먼저 전화를 했지요. 하지만 분만실 간호사샘(그 때는 어떤 샘인지 알았는데,,,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하려니;;;; 기억이 안 나요ㅠ직원 소개 영상 보니,, 오현경 샘이신 듯?!)께서 그 정도 새는 것은 괜찮으니, 집에서 편히 누워있다가 아침에 원장님 오실 때 오는 것이 더 나을 거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엄마랑 언니랑 제 침대에 누워 웃으면서 진통이 오기를 기다렸지요. (남편은 좀 재웠어요. 제 수발을 들게 하기 위해서 흐흐,,,) 그리고 새벽이 되면서 움직일 때마다 생리대를 한 번에 적실 정도로 더 많이 흐르기에 새벽 6시에 출발해서 병원 앞에 가서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마실 것과 간식도 챙겨가구요, 이 때 까지는 5~7분 간격으로 우웁스~ 하면서 견딜 정도의 찌잉한 가진통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진통 없을 땐 훅 잠들고 말이죠. 자가용 뒷자석에 수건을 넉넉히 깔고 옆으로 누워서 가니 양수도 많이 안 새고 진통도 덜 하고, 좋았습니다.
다행히 토요일이라 아침 출근차량도 거의 없어서 집에서 한 시간 넘는 거리였지만 여유롭게 갈 수 있었어요. 차에서 좀 더 자다가 7시쯤 병원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놈의 배가 병원 가니까 그 가진통마저 없었졌어요!!!! 태동검사도 그닥 반응이 없고, 어쩌면 집에 가서 내일 와야 할 수도 있다고 하셨어요. 유도를 신청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예정일 이후 2주 동안 고민했던 것의 5배 정도 더 고민이 되었어요. 그 날 낳기만 하면 좋겠다 싶어하면서 가족분만실에서 남편과 기다렸습니다.
그로부터 한 시간 쯤 지났을까요? 가족실에서 태동검사를 하는데, 이거 장난 아닌데? 하는 정도의 아픔이 찾아왔습니다. 진짜 진통이 시작되었지요. 간격도 3~4분대로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내진 결과 아직 자궁도 1센티미터 ㅜㅠ. 그런데도 쌀로 된 뭐라고 먹어야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홍대에 왔으니 연애할 때 자주 가던 집의 초밥을 먹고 싶다며, 남편에게 심부름을 시켰어요. 혼자 있을 때 아프니 확실히 더 서럽더군요. 이 인간이 언제오려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그 날은 추석 직전의 토요일 이른 아침이었다는 게 함정이었지요. 열린 초밥집을 찾다찾다 못 찾아서 한 3~40분이 지나서야 해산물이 재료인 샌드위치를 사왔더라고요.
이 다음부터 분만실 들어가기 전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응가가 나올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찾아온 불안함!!!이었어요. 이 느낌이 진짜 대변을 보고 싶은 그것과 비슷합니다. 하하;; 그런데, 그런데!!! 힘을 주면 안 된다고 하셨어요. 자궁이 충분히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힘이 들어가면 파열될 수 있다고 하셨거든요. 진통의 아픔도 있었지만, 그건 지금 생각하면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진통 사이사이에 들었던 단잠이 때문인 듯 해요. 그리고 저는 정신줄을 일부러 놓고 있었지요. 친정엄마와 언니가 진통 중인 저를 찾아왔는데, 남편 손만 붙들고 아는 척을 안 하게 될 정도로요. 그리고 깨어있을 때에는 진통 중인 건데, 그 때에는 나름 인터넷에서 보고 연습한 호흡으로 했어요. 그게 맞든 아니든 흉하든 아니든 그냥 열심히 했어요. 나중에 남편이 그렇게 호흡하는게 맞는거냐며 놀리는 계기가 되었드랬죠.
내진을 해보시던 심원장님! 갑자기 자궁문이 확 열리고 있다며 어쩌면 한 시간뒤에 나무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한 시간 만에 4센티미터였던 자궁이 8센티미터로 확열리고, 이제 3시 반! 분만실로 가자고 하셨어요. 이제 이 파열에 대한 불안함이 끝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이젠 힘을 줘 봅시다하셔서 저도 끙하고 대변 누듯 낳고 싶은데, 안 나오는 거에요. 두 번, 세 번 해도 안 되는데, 아기의 심박이 갑자기 떨어진다고 하셨어요. 저는 목에 감긴 탯줄이 걱정되었어요. ‘아.. 건강히 나와야 하는데, 나와야 하는데...’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심원장님은 흡입기 사용에 대해 빠르게 설명해주셨어요, 그것도 두 번인가 세 번 만에 나와야지 안 그러면 자연분만이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힘 잘 줘보고 나무 낳자 싶어서 흡입분만 마지막 시도에서 아가의 머리가 끄응하고 나오고, 몸도 물컹스르륵하고 나오는게 느껴졌어요. 분만실에 들어온지 한 시간 정도만에 아기가 나왔습니다. 나오자 마자 ‘엄마!’하고 소리치고서 아기는 저에게 안겨졌습니다. 눈물이 나더라고요. 아기에게 불러주고 싶어 가사를 만든 자장가도 불러주고, 젖도 물려봤어요. 생각했던 것처럼 확 물지는 못했지만, 그냥 행복했어요. 호호..
태반이 힘겹게 나오고(잘 안나오니 저는 이 과정이 더 아프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회음부 절개를 사선으로 약간 해야했기에, 후처치를 받았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고 침대에서 일어나려는데, 제가 눈을 위로 치켜뜨며 기절했다고 하대요. 눕히면 깨어나고, 천천히 일어나게 하려면 기절하고.. 난생 처음 기절해봤는데 진짜 필름이 끊기는게 뭔지 알겠어요. 저는 일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눈을 떠보니 가족과 원장님이 저를 걱정스런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계셨어요. 몇 번이나 그러고 나서 간신히 앉았는데, 글로만 읽었던 심원장님표 휠체어였습니다. 그 때가 저에게도 참 기억에 남는 출산의 한 장면입니다. 방에 와서도 한 두 번 기절해서 가족들이 걱정하기도 했지만, 소변도 이제 잘 나왔고, 먹은 밥들도 반찬 하나 안 남기고 쓱쓱 잘 먹어서 회복도 잘 했습니다. 심원장님께서도 빈혈로 기절했던 산모가 걱정되셨던 것인지 정말 자주 오셨던 것 같아요. 다른 병원에서 아기 낳은 아는 언니는 하루에 두 번 회진 돌고 가는 게 끝이라고 하던데, 심원장님께서는 2박 3일 후 퇴원하는 날 까지도 참 여러 번 오시더라구요. 사진도 예쁘게 찍어주시고 말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첫 번 날 밤에 저의 빈혈 때문에 신생아실에 아기 부탁드렸는데, 부족한 일손에도 아기 잘 돌봐주셨던 간호사실 샘들도, 설탕물에 분유에 뱃고래가 큰 채울이 덕분에 많이 왔다갔다하셨을 샘들도, 가슴 마사지 해주셨던 샘, 분만실에서 잘 도와주셨던 샘, 이것저것 물어봐도 정말 친절하게 대답해주셨던 샘들..... 직원분들 소개 사진보니, 다! 한 번씩 인연이 닿았다고 생각이 드네요. 낯이 다 익어요. ^^* 아! 그리고 만삭 때 축농증 때문에 걱정 많이 했는데, 본인 경험을 예로 들어 잘 설명해주신 이승은 원장님도 정말 감사합니다.
아.. 참으로 기네요. 일주일 동안 채울이 잠 들었을 때 틈틈이 적다보니 더 길어진 것도 같습니다. 저도 이 기록을 따로 보관하고 싶네요.
참! 예정일보다 2주나 늦게 태어난 채울이는요. 처음부터 뱃고래가 커서 그런지 잘 먹고, 잘 먹으니 밤잠도 참 잘 자고 그래요. 360도 제자리 돌기와 비행기 자세에 푹 빠진 채울이 모습 남기고 갑니다. 2주까지 기다려서 이렇게 사랑하는 우리 아기 건강하게 만나게 도와주신 진오비 가족들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개월 후 검진 때 따로 안 갔는데요, 다시 좋은 소식(?)으로 찾아뵙기를 소망합니다. 둘째 때에도 진오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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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좋아요를 표시한 회원 한개 [2015-03-10 02:00] 배소정 [2015-03-04 23:04] 남희9 [2015-03-04 11:06] apple1831 [2015-03-03 11:03] 땅콩산모 [2015-03-03 01:53] 심상덕 [2015-03-03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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