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병원에는 귀신이 삽니다.
제가 어디인가에 물건을 보관해 두었다가 가져 오라고 지시하면 물건이 없어졌다고 하면서 못 찾아 오는 적이 많습니다.
혹은 갑자기 대기실에 쓰레기가 있어서 누가 이랬냐고 하면 아무도 그런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귀신이 제 속만 썩이는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닌가 봅니다.
아래 사진은 저희 병원 상담실에 있는 냉장고의 문짝 모습입니다.
외래 직원 미랑씨가 써서 붙여 놓은 것이라는군요.
왜 그렇게 써 놓았느냐고 하니 직원 중에 누군가가 먹을 것을 냉장고에 넣어 놓으면 다음날인가 보면 감쪽같이 없어진 적이 많아서 그렇게 써 놓았답니다.
저는 물론이거니와 아무도 먹었다는 사람이 없으니 귀신이 먹은 것이겠지요.
그렇게 저희 병원에는 귀신이 삽니다.
그렇다고 산모분들께서는 놀라지는 마십시요.
이런 현상은 주로 물건이 없어지는 쪽으로만 작용하니까요.
그러니 혹시 아무도 몰래 버리실 것이 있으면 저희 병원 냉장고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단 부피가 큰 물건은 사양합니다.
버렸으면 싶은 괜한 걱정거리가 있거나 하신 분도 저희 병원 냉장고에 보관하시면 어느 날인가는 없어질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