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것들을 위하여
아뽈리네르의 스물하고 한 살도 갔다.
보들레르의 악의 꽃도 시들어졌다.
싸리꽃이 마구 피어나던 언덕길도 잊혀져 갔다.
참꽃이 산불처럼 붉던 산 이름도 잊혀져 갔다.
황량한 마흔 굽이에서 비듬처럼 하얗게
쓸어져 내리는 스산함이 허물없이 비틀거린다.
술 취함도 황량하고, 사랑도 허무하고.
태생을 알 수 없는 얕은 작은 꽃들이 아름답다.
비는 흙 속으로 끝없이 빠져 달아나고, 우리의 희망도 마구 달아난다.
무너진 담 밑에서 하얗게 흩어진 목련꽃송이
해마다 떠나가는 꽃송이.
수 없는 무덤 속으로 사라져 버린 돌아오지 않는 것들의 위안.
우리의 희망은 오늘도 돌아오지 않는 것들을 위하여
기다리다가 죽는것이다.
모 시인의 시집에서..
---------------------------------
줄창 우울한 날들의 연속이었는데
오늘 저만그런건지 날씨까지 꾸물거리는듯하여
마음에 묻은 한 시인의 시집을 펼쳤습니다.
이 시집을 가지게 된지도 벌써 십년이 넘었는데..
육아하시면서 예쁜마음만 가져야할텐데
괜히 꾸리꾸리모드 전파하고 가는거 아닌가싶어
살짝이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ㅎㅎ;;; |